■쓰레기와의 전쟁
수백대의 쓰레기트럭이 매일같이 미시건주로 향하는 것이 미국대선 이슈로 등장하는 등 토론토의 쓰레기처리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당국은 해결책의 일환으로 「젖은(wet)」 쓰레기를 따로 구분하는 재생프로그램을 내년초까지 시전역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주민들은 음식찌꺼기, 기저귀, 커피가루 등을 따로 구분해 시에서 주택소유주들에게 20일부터 제공할 녹색통(green bin)에 넣어 버려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수거한다(파란박스는 병과 깡통, 회색박스는 종이를 버리는 목적으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스카보로, 이토비코 주민들은 이미 시행하고 있고 구 토론토·욕·이스트욕 주민들은 10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노스욕 주민들은 내년초부터 합류한다.
토론토 데이빗 밀러 시장은 『녹색박스는 참으로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이미 시행되고 있는 지역의 시민들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주택소유주들이 참여하면 미시건으로 향하는 쓰레기의 11만톤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가정집과 주거시설에서 나온 62만톤의 쓰레기를 그곳에 갖다버렸다.
「녹색통 프로그램」에 대한 정치인들의 흥분도 이해할 수 있고, 토론토가 북미 대도시들 중 가장 활발한 쓰레기 재생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도시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회색, 파란색, 녹색박스 등을 모두 사용한 결과 미시건으로 향하는 전체쓰레기의 32%(28만7천톤)밖에 줄이지 못했다. 토론토의 목표는 60%를 재생하고, 2010년까지 미시건으로의 「쓰레기수출」을 모두 중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생목표를 달성해도 어디에든 갖다버려야 하는 쓰레기가 40만톤이나 나온다. 이에 대해선 당국도 아직 확실한 계획이 없다.
한편 노스욕주민들이 합류한 후에도 주거시설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의 45% 정도만 재생된다. 당국 관계자는 『15~16%가 더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아파트와 콘도미니엄 건물들을 겨냥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아파트와 콘도 거주자들은 쓰레기의 12%밖에 재생하지 못했다. 반면에 주택소유주들은 43%를 재생했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가?
최근에 새로 짓는 빌딩들은 층마다 재생시설을 확보하게 돼있으나 오래된 건물들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재생을 하려면 쓰레기를 들고 지하실로 내려가거나 건물밖으로 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녹색통 프로그램은 아직 아파트와 콘도건물은 포함하지 않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이들도 합류하게 된다.
쓰레기의 60% 재생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빈병이나 깡통, 신문지 등을 재생하는 것은 비교적 쉬우나 음식찌꺼기까지 구분하라고 하면 짜증낼 사람들이 많다. 이밖에도 목표달성을 위해선 배터리, 가전제품, 소파, 침대 등 재생가능 품목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재생된 물품을 취급할 시장을 계속 개척해나가야 한다. 한 예로 20년전에는 재생신문지의 수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오늘날 토론토가 매년 10만톤의 신문지를 재생함으로써 190만그루의 나무가 보존된다.
그러나 재생에도 한계가 있다. 60% 목표를 달성해도 나머지 40%는 갖다버려야 한다. 일부 관계자는 70%까지 재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래도 30%는 다른 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인근 킬밸리(Keele Valley) 매립장이 2002년 문닫은 이후 재생불가능한 토론토의 모든 쓰레기는 미시건행 트럭에 실리고 있다.
남부온타리오의 도시들은 긴급상황을 이유로 토론토의 쓰레기가 자신들이 사용하는 매립장으로 운반될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다. 온주 런던의 매립장은 앞으로 20년, 키치너-워털루는 30년 더 쓸 수 있는 매립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나 토론토의 쓰레기를 받게될 경우 이같은 시간은 대폭 단축축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재생프로그램의 비용도 만만찮다. 녹색통 프로그램은 수거된 쓰레기를 퇴비로 재생시키는데까지 톤당 145달러의 비용이 든다. 현재 미시건으로 보내는 비용은 톤당 117달러. 회색과 파란박스 재생도 톤당 195달러이나 재생품목을 매각해 시가 얻는 이득을 감안하면 톤당 80달러로 줄어든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토론토 시민들은 재생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미 녹색통을 갖고 있는 가정접의 95%가 이에 참여하고 있다.
◆ 녹색통 쓰레기
- 과일, 채소 찌꺼기
- 육류, 갑각류, 물고기
- 국수, 빵, 곡류
- 우유, 버터, 달걀 껍질
- 커피가루, 필터
- 종이컵(뚜껑은 불가), 종이접시
- 사탕, 과자, 케이크
- 화분용 화초(흙 포함)
- 기저귀, 생리대
- 애완동물 배설물
◆ 녹색통 불가
- 플라스틱, 비닐봉투 등 썩지 않는 모든 물품
- 가죽, 직물, 의류
- 양탄자, 융단
- 고무(껌 포함), 담배꽁초
- 코르크(포도주 병마개)
- 솜, 화장 지우개
- 진공청소기 봉투와 내용물
- 드라이어 보풀(lint)
- 머리털, 개·고양이털, 깃털
- 벽난로, 바비큐 등에서 나오는 재
- 각종 나무제품이나 톱밥
◆ 블루박스 쓰레기
- 유리병(뚜껑 제외)
- 깡통
- 플라스틱병(뚜껑 제외)
- 알루미늄 접시·쟁반
- 빈 페인트통
- 우유·주스 카튼
- 드링크 박스
◆ 회색박스 쓰레기
- 선전광고·우편물, 봉투, 신문지, 잡지, 업소록, 책 등
- 포장지, 카드
- 종이로 제작된 달걀 카튼, 종이백
- 각종 종이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