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만 500만부 이상이 팔린 우미노 치카의 원작만화를 CF 감독 출신 다카다 마사히로가 영화화 한 [허니와 클로버]는,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순정만화 줄거리를 따르고 있다. 하마 미술대학에 재학중인 5명의 미대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흔히 캠퍼스를 소재로 한 내러티브에서 발견되는 첫사랑의 아픔, 사랑하는 여학생을 두고 자신의 선배와 형성되는 삼각관계, 그러면서도 전공 분야에 대한 집념과 열정 등이 골고루 녹아 있다. 새로움은 없는 대신, 보편적인 이야기들이 잘 조합되어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중심축은 건축과 3학년에 재학중인 다케모토(사쿠라이 쇼 분)와 회화과 신입생인 하구미(아오이 유우 분)다.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 다케모토는 하구미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서툴고 자기만의 세계 속에 빠져 있는 하구미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보다도 뜨겁다. 거기에 갑자기 뛰어든 사람은 학교를 다니다가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버리며 8년째 아직도 학교를 다니고 있는 모리타(이세야 유스케 분)다. 모리타는 하구미의 그림을 보는 순간 그녀의 뛰어난 재능을 인정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모리타의 출현으로 하구미 역시 마음이 흔들린다. 그것을 직감한 다케모토는 마음 속으로 괴로워 한다. 더구나 모리타는 다케모토의 옆 방을 쓰고 있고 평소 좋아하던 선배였다.
[허니와 클로버]가 전형적인 순정만화 공식을 따르고 있다고 해도 이 영화에는 청춘의 빛나는 열정이 훼손되지 않고 담겨 있다. 모리타의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되며 5백만엔의 그림값을 받고 작품이 팔리는 등 순항을 하고 있지만, 하구미는 슬럼프에 빠진다. 순수한 젊음의 열정은 충동적으로 떠난 밤바다 여행 등에서도 너무나 잘 나타나 있다. 우리가 겪었던 혹은 겪고 있는 젊음의 통과제의가 [허니와 클로버] 속에는 진부한 방식으로지만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