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라고 바보가 어머니 모시고 조성공중목욕탕에 다녀오자 한다.
좁은 목욕탕에 사람이 많다.
식당으로 가면서 누님에게 전화하니 배고프지 않으시다는데 그래도 오시라 한다.
넷이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누님은 장모님께 주머니에 이것 뿐이라며 얼마인지 모를 돈을 드린다.
집에 오니 성후니와 순주가 과역에서 닭을 잡아왔다고 분주하다.
성훈이가 키운 오골계 청계 등을 한마리 오천원씩 주고 6마리를 털벗겨왔다.
정우 아재가 생으로 먹어야 고소하다고 부르신다.
난 입만 가지고 가 정우 아짐이 먹은 것처럼 먹어야 한다며 굵게 발라놓은 가슴살에 소주를 마신다.
노인당에 계시던 병우 아재가 사발오토바이를 타고 오신다.
금식이 동생도 와 닭맛을 보는데 모두 똥집찾고 껍질 찾고 날개 찾는다.
성훈이가 벗은 오골계를 한마리 가져온다.
칼질의 명수이신 병우 정우 아재는 사양하고 결국 광주에서 5년 치킨집했다는
금식이가 칼을 잡는다. 우린 치킨집 사장이 칼질하는 이는 아니라면서도
남이 해ㅐ 준 것이 맛있다고 그가ㅏ 발라낸 고기를 씹는다.
날개를 좆아찍는데 뼈가 세어 얇은 도마가 튄다.
없어서ㅓ 못 묵고 안줘서 못묵는다고 두 아재와 난 연신 소주를 마시고
순주는 차가운 막걸리를 마시ㅣ며 심부름을 한다.
두ㅜ 아재의 말이 끝없고 난 웃으며 뼈다귀 쌘 오골계를 씹는다. 고소하다.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려면 술을 적게 먹자하면서도 결국 오골계의 몸통만 남겨 둔채 일어난다.
저녁술을 마시려면 땀을 흘리자고 범재등에 올라간다.
여름에 가슴까지 올라오던 풀들이 무너져 하얗게 덮여있다.
고춧대르르 뽑고 썪어가는 막대기도 한 곳으로 모은다.
군데군데 쇠스랑으로 긁어 불이 옮겨지지 않게 하고 불을 붙인다.
다행이 불은 힘이 세지 않다.
절반쯤 태우다가 나머지는 풀이 계속 덮도록 두기로 한다.
나도 다면전략을 써 불피운 곳과 그대로 둔 곳 중 그대로 둔 곳이 더 잡초가 못 올라올 것응 기대한다.
6시에 모이자 하더니 먼저 시작했다.
송년회라고 안주가 걸다.
긴 탁자상을 두개나 방안에 펼쳤다.
주류는 안쪽에서 비주류는 바깥쪽에서 음식을 먹는다.
덜 마시려 해도 술은 금방 취한다.
아재들이 커피를 마셔야 파한다고 하는데 난 효심이네 각자도생을 본다고 일어선더.
보긴 봤는데 내용은 기억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