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이 격찬한게임회사 넥슨의 전략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아이템은 되레 안 팔리고 싸구려 취급만"
크리스 앤더슨이 공짜경제 시대의 똑똑한 기업으로 칭찬한 넥슨은 이미 10년 가까이 다양한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해 왔다.온라인게임 초창기(1995년)에 나온 게임은 대부분 정액제 모델을 채택했었다. 특정 기간(보통 1개월) 동안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2001년 7월 넥슨은 '큐플레이(당시 게임명:퀴즈퀴즈)'를 내놓으면서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한다. 기본 플레이는 무료로 제공하고, 각종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으로, 크리스 앤더슨이 말한 프리미엄 방식에 해당한다.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격) 대표이사는 "10년 동안 온갖 공짜경제 노하우가 쌓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하우의 요체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돈을 낼 만한 가치를 제공하기, 둘째 기분 안 나쁘게 돈 받기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돈만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면 이용자들은 가치를 못 느낀다고 한다. "게임 속에서 비싼 옷이 있는데, 그걸 돈만 내면 누구나 살 수 있다면 잘 안 팔립니다. 어느 정도 레벨에 올라가야만 입을 수 있는 옷을, 힘들게 올라가서 비로소 돈을 내고 사야 주변에서 '아 정말 좋겠다' '너무 멋있다'고 합니다. 자부심과 명예, 인정과 결부돼야 비로소 가치가 생깁니다. 돈만 내면 살 수 있는 것은 싸구려밖에 없고, 그런 것은 매출에서 얼마 되지 않습니다."
넥슨은 경제학자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등 과금 모델을 늘 연구한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예전에는 게임을 개발한 후 과금 방식을 검토했지만, 요즘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과금 방식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문화가 바뀌었다. 그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카차폰'(캡슐 뽑기)도 재미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돈을 냈지만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모르거나, 때로는 '꽝'이 섞여 있는, 일종의 복권식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 출시할 게임에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과금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비즈니스모델(BM) 특허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