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장산(金藏山 862.2m)은 이 산에 금(金)이 묻혀(藏)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백암산 바로 북쪽으로 영양과 울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소위 금장지맥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험준한 산골오지이다.
서쪽 질재를 지나면 울련산(蔚蓮山:939m), 남쪽 구주령을 지나면 백암산과 검마산이 하늘을 받치고 서있다.
울련산은 대동여지도에 울연산(蔚然山)이라 표기되어 있으며 울람산, 우련산, 우렁산 이라고도 불리고, 주로 금장산과 연계하여 산행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금장지맥을 흘러 보내고 울진과 영양의 경계를 따라 북진하다 청정계곡인 수하리 '반딧불이생태공원'과 '천문대'로 하산할 계획이다.
금장산 동쪽은 신선이 놀던 곳에다 물맛이 좋다는 외선미리, 서쪽은 국내 최대 오지인 영양군 수비면, 북쪽은 길곡리, 남쪽은 구주령과 접하고 있다.
구주령(九珠嶺 약 550m)은 처음엔 '구슬령'이었다.
구슬령을 한문으로 표기하면서 ‘주령(珠嶺)’이라 하였고, 언제부턴가 ‘구주령(九珠嶺)’으로 바꿔 부르고 있었다.
구주령은 울진과 영양의 경계이며, 울진방향은 구절양장(九折羊腸) 급커브에 급경사로 구주령휴게소엔 구주령이라 새겨진 자연석 비석이 있다.
고개마루에는 금장지맥이 지나고, 금장산과 검마산, 그리고 백암산으로 연결된 등산로에 낙동정맥이 있다.
금장산과 백암산 사이 구슬령에서 동쪽이나 서쪽으로 발원한 물은 모두 동해로 흘러든다
서쪽으로 내린 물은 곧바로 동해로 가지 않고 수비를 경유 울련산 서쪽을 한바퀴 돈 다음 장수포천, 욍피천을 거쳐 역시 동해로 흘러든다.
금장지맥(金藏枝脈)은 낙동정맥 검마산(1019m)남쪽 1km지점에서 북동쪽으로 분기하여 구주령과 금장산을 지나 왕피천 하구 동해바다 망양정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0km가 채 되지 않는 산줄기.
산길입구엔 '옥녀당(玉女堂)'이라는 사당이 있다.
구주령에서 꽃다운 나이로 죽은 옥녀의 넋을 위로하고자 지은 사당으로 1995년 도로공사 때 시멘트 건물로 지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뜻에 따라 현재의
건물로 복구하였고, 또 무덤에도 묘비석을 세우고 주변을 정비하였다.
날머리인 반딧불이생태공원과 반딧불이천문대는 여름 은하수와 별 관측 외에도 반딧불이 탐사를 할 수 있는 곳.
2018년 영양군 자연생태공원관리사업소 반딧불이천문대가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15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밤하늘협회(IDA,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로부터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코스: 구주령(약 550m)-금장산(울련산 갈림길)-삼각점봉(848.1m)-금장지맥 갈림길-704.1삼각점-전망바위-766.5삼각점-갈림길-반딧불이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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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km가 조금 넘는 거리를 약 6시간 30분 걸었다. 더운 날씨에 거친 산길이었고, 알탕시간이 포함 되었다.
고도표. 작은 오르내림이 심한 산길이었다.
백암산 북서쪽 선구리 내선미천 깊숙한 골짜기에 선시골(신선골)이 있다.
선시골 청정수가 흘러 내리는 내선미천 선구교를 지나 구절양장 구주령 오름길에서 우측 차창으로 하늘에 맞닿은 포인터는 금장산인가?
※ 카메라의 시간이 에러가 났다. 현재 시간은 5시간 10분을 더하여 11:18. 사진의 시간에 약 5시간을 더하면 되겠다.
구주령휴게소를 지나며 차창으로 찍은 사진.
차창을 통해 구주령(九珠嶺) 비석도 담아본다.
이윽고 도착한 고개마루에 목장승이 즐비하다.
1999년 처음 세웠다가 2014년 다시 건립한 옥녀봉 장승의 유래.
울진에서 영양으로 넘어가면...
좌측 포장임도 입구에...
검마산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다시 고개를 살짝 넘어가면 우측으로 금장산 들머리. 금장산 들머리 이정표는 울련산이라 적혀있다.
조금 아래엔 옥녀당이 있어...
가까이 가 보았더니 여성분들이 먼저 와 기도를 하고 있다.
철수하기를 기다렸다가 다가선 옥녀당엔...
산신령과 옥녀가 나란히 앉아 있다.
옥녀무덤에 벌초를 하면 아들을 낳거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아들을 원하는 부인들이 남몰래 벌초를 하여 보존이 잘 되고 있다한다.
이제 일행들의 꽁무니를 물고 산길 입구에 섰다<11:29>. 그런데 이정표에 금장산은 없고 울련산만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등산로 입구는 울련산이라는 말인데, 그건 잘못된 표기.
여긴 당연히 금장산이라야만 하고, 금장산 전망대에서 서쪽으로 울련산 이정표가 세워져야 한다.
안내판.
이정표에 전망대가 표시되어 있다. 이는 금장산(862.2m)의 데크전망대를 말하는 것.
데크를 올라서면...
금장산 전망대. <12:20>
전망대에 금장산 표지판이 걸려 있다.
시야가 열리는 북쪽으로 우리가 나아갈 능선이 오롯이 드러나고, 더 멀리는 천축산 라인.
우리가 나아갈 능선과 임도, 그리고 우측으로 휘어지며 달리는 대령산.
이 산길을 신경수 님은 '낙동금장대령단맥'이라 부른다.
'낙동금장지맥'이 금장산 지나 영양군 수비면, 울진군 온정면, 원남면의 삼면 경계지점(약 650m)에서 동쪽으로 흘러가고, 북쪽으로 분기한 한 줄기가
영양과 울진의 군계를 따라 금장지맥과 매화천을 경계로 나란히 북진하다 대령산과 남수산을 거쳐 왕피천하구 매화천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
기념사진을 찍고...
이정표를 확인하니 우리가 걸어온 거리가 2.18km로 표시.
데크를 내려서 이장묘를 지나며 고도를 잠깐 떨어뜨리다...
2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삼각점이 있는 848.1m봉에 오른다.
이곳에도 '금장산'이라는 표지판을 걸었지만 그건 잘못된 표식. <12:43>
사람 이름을 함부로 바꿀 수 없듯 산 이름도 지형도에 충실해야만 한다. 삼각점은 그냥 삼각점일 뿐.
잊혀져 가는 무덤은...
그 이름도 잊혀져 가고...
어디쯤에서 '낙동금장지맥'을 떠나 보내야만 하는 것. (13:18>
짙은 녹음, 잦은 오르내림이 있은 후...
<14:13> 삼각점 봉우리의...
빛바랜 판떼기에 704.1m라고 적어 놓았다.
이따금 만나는 노송엔 오랜 세월 아픔을 견뎌낸 상처가 깊다.
<14:33> 좌로 살짝 우회한 704.3m 봉우리에선 높이를 적은 표식을 걸었다.
다시 깊은 상흔.
체력을 시험하는 듯 오르내림을 강요하는 갑갑한 육산에서 작은 바위덩이와...
종일 쓸고 다닌 낙엽 사이에서 우산나물 군락을 보았다.
체력이 얼추 바닥이 날 때쯤 좌측으로 뚫리는 공간.
고개를 길게 뺐다.
<16:17> 그리곤 한덤 님께 이 좀 보라고 하였다.
가까운 산줄기 뒤로 검마산과 백암산이었다.
더위에 지친 갑갑한 산길에서 한꺼번에 보상받는 것.
그것은 주위 낯익은 산하를 굽어보는 것이다.
<16:21> 북으로 일명 '금장대령단맥'을 떠나 보내고 올라선 766.5m 삼각점봉.
앞서간 장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장 선생은 한때 끗발날린 옛날 버전의 Gps를 지니고 다니신다.
이 삼각점봉에서 북쪽으로 바로 치고 내려가는 트랙이 그어져 있어 아무래도 찜찜했단다.
나는 진작 이 트랙은 능선이고, 산사면이고, 계곡이고를 불문하고 막무가내로 쓸고 내려간 흔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선명한 북서쪽 능선을 따르다 북릉으로 하산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 북서능선은 작은 바위군들이 나열된 능선.
그런 바위 능선 좌측으로 아까부터 보아온 눈에 익은 봉우리.
<16:33>삼각점봉에서 10여분 만에 닿은 갈림길에 '반딧불 갈림길'이라는 표식을 걸어 두었다. 등로는 북쪽 능선으로 부드럽게 꺾어 내리게 된다.
길은 대체로 선명한 편이지만 펑퍼짐한 능선에선 촉각을 곤두세워 능선을 고수해야만 할 것이다.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길에서 갑자기 오래전 간벌한 흔적이 어지러이 나타나...
발목을 붙잡는다. 간벌을 했으면 등로에서 나뭇가지를 치워야만 하는 것.
등산로를 일부러 정비하지 않더라도 산길은 자연스레 날 것이지만 이런 행태는 산행길을 방해하러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하산지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생태관광지구로 지정된 반딧불이 천문대를 설치하지 않았는가?
최소한의 인프라로 등산로가 정비된다면 장수포천 청정계곡과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반딧불이천문대와 연계되어 더할나위 없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무슨 목적으로 간벌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이토록 훼방을 놓았으니 담당 공무원의 관리 감독 소홀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쭉쭉빵빵 황장목의 우람한 모습이 시선을 끈다. 황장목(黃腸木)은 금강소나무(金剛松), 줄여서 ‘강송’이라고 하고 ‘춘양목(春陽木)이라고도 한다.
소나무의 속이 붉으면 전부 황장목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전부 금강송은 아니다.
금강송은 전부 황장목이지만 황장목은 전부 금강송이 아니므로 '황장목 ≧ 금강송'이라는 이야기.
간벌한 흔적이 없는 곳에서는 아주 반듯하고 호젓한 산길.
다시 고개를 들어 高高한 자태의 금강송을 우러러 본다.
그러다가 다시 간벌한 나뭇가지가 성가시게 하자 동행하던 두 분은 우측 산비탈로 탈출하고 만다.
나는 트랙 작성을 위하여 능선을 고수...
북서릉 끝자락인 합수지점에 내려서...
우측으로 살짝 내려섰더니...
<17:30> 계곡을 만난다. 탈출한 일행들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고, 다른 길로 내려온 회원 한 사람을 조우한다.
가뭄에 물마른 건곡을 따르다...
우측으로...
계곡을 벗어나 산길로 들지만...
다시 또 계곡으로 내려선다.
<17:39> 그러다가 계곡을 가로 지르는 세멘트 잠수로에서 땀에 절은 옷들을 벗었다. 상류천이라 그런가, 아직 물은 차다.
잘 정비된 공원 정자쉼터가 있는 곳으로...
우리 버스가 보이고...
시선은 수하리 장수포천(長水浦川)의 수려한 물길을 따라간다.
곳곳에 정자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호수엔 데크로드가 형성되어 있다.
수하3교를 건너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안도하며 우리를 맞는다. 하산길에선 제각각이었다는 전언.
반딧불이 보호지역 빗돌.
첨성대 모형.
<18:11> 반딧불이천문대에 들어서면 플라네타리움에서 디지털 시스템으로 별자리 영상을 본다.
영양반딧불이천문대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내에 자리해 여름철 밤하늘의 별과 반딧불이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낮에는 보조관측실의 태양망원경을 이용해 흑점과 홍염을 관측하고, 밤에는 행성과 성운, 성단, 은하, 달을 관측한다.
전문 해설사가 밤하늘 별의 특징과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하는 별자리 등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별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별볼일 없어 버려진 산길을, 별볼일 없는 곳으로, 별 볼일 없이 왔다 갈 뿐.
산속에 들어가 그저 멍때리기만 하여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고강도 유산소 운동은 심장과 허파가 많이 움직인다.
이 때 두뇌는 허파 숨쉬기와 근육 움직이기에만 집중한다.
마음이 모아지니 명상과 같다.
그게 등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