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7일(화) 11:40분 무궁화 열차를 타고 논산시에 있는 연산역으로 향한다.
연산면사무소 옆으로 난 연산문화창고로 우리를 안내하는 보배의 뒤만 따른다.
- 대추골 상징의 연산면사무소 앞 -
< 연산문화창고 >
뒤따라 가는 일행들..
연산역 못 미쳐서 오른쪽으로 예전 농협창고를 개조한 시설들이 보인다.
연산문화창고에서 뜻밖의 만남이 이뤄진다.
생면부지의 화가, 김용경. 그의 작품 속에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공부한다.
( 두 개의 붉은 점 표시 창고가 전시회가 열리는 곳. 이번 주말 까지라는 데...
붉은 점 하나는 천호산(天護山) 줄기.)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연산문화창고.
무슨 보물이 있는 건가.?
1950년 생, 미술과는 전연 관계가 없는 분야에서 평생을 봉직한 사람이, 평소에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늦게서 꽃을 피우는 열정, 의지, 정열이 대단하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 했단다. 1년간의 연필 소묘로부터 시작해서...
2016년 4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그림에만 몰두하기 시작.
2016년 제1회 개인전 전시회를 갖고, 단체전에도 참여하게 된다.
우리가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것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모범이 되는 삶을 살고 있다 하겠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데에서 삶의 진정한 기쁨과 의미를 찾는 한 사람의 모습에서 감명을 받는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흔적'을 남기는 것인가? '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갈 것인가?
<작가 노트>에서 그 속 내면을 들여다 본다.
- (자연은 바닷가 모래나 갯벌 똔 사막 위에 흔적을 남겨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사람(우리)도 여러 모습으로 삶의 흔적을 남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나는 이런 자연과 사람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자연과 사람이 남긴 흔적을 모래나 황토 또는 갯벌을 사용해서 캔버스에 그림으로 옮긴다.
그 흔적을 통해 어쩐 존재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이야기처럼 화폭에 담는다.
바위가 부서져 모래가 되고 모래가 쌓여 다시 바위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나의 작품에도 많은 시간이 투여된다.
흔적이 남겨진 현장에서 모래나 갯벌 또는 황토를 채취해서, 그것을 씻고 말리고 캔버스에 붙이는 작업만으로도
이미 여러날이 소요된다.
그런후 그 모래나 황토 위에 남겨진 흔적들을 그림으로 정직하게 묘사한다.
따라서 나의 작업은 단순히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는 그림을 만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자연이나 우리가 한 번 남긴 흔적은 그것을 지우고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나의 그림 또한 한 번 잘못된 부분은 그것을 지우고 다시 그리기가 매우 어렵다.
나는 그림 속에 인위적인 화려한 색상이나 기교보다는, 자연이 품고 있는 고유의 색과 질감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흔적으로 남겨진 변화의 모습을 소중한 이야기처럼 화폭에 담고 있다.
작품의 대주제는 '흔적'이며, 그 흔적은 다시 '바다의 흔적', '바람의 흔적', '우리의 흔적' 등 소주제로 나누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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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적으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사전 양해를 받고 우리 카페 게시판에 올린다.)
- 성지기가 열심히 관람하고 있다 -
소주제 : '바다의 흔적'
붉은 함초가 피어 있는 갯고랑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마침 옆에 서있는 작가와 이야기를 나눈다. 작품 설명도 듣고..
한적한 시골에서 호젓 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맛이다.
- '돌 가족' 작품 앞에서 숨이 멎는다.
진짜 돌을 박아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질감에 압도 당한다.
신라 시대 때 솔거가 그린 황룡사 벽화 그림에 새들이 날라와 부딪혔다는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눈에 낮익은 그림이 보인다.
진천 농다리 . 옛날 답사 때 거닐었던 곳, 그림으로 보는 맛이 또 다르다.
실물과 그림, 사진, 직접 밟아 보는 느낌.... 그 미묘한 차이를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논산 원목다리를 그린 작품도 눈길을 끈다.
무수한 사람들이 밟고 지나갔을 다리, 그 다리를 놓은 사람들,, ...홍수와 장마에 견뎌냈을 이야기들...
옛날 사진 자료를 찾아 본다.
사진과 작품: 맛이 다른 느낌을 갖게한다.
전시장 정면에 걸려 있는 갯고랑 함초 작품이다.
세월을 뜻하는 바닷물의 드나듦, 밀물과 썰물 속에서 생겨난 세월의 흔적들,
그 속에서 짜디짠 소금물을 아랑곳 않고 자라는
붉은 함초(咸草)의 엄숙한 생명력, 갯벌은 한 편의 장엄한 서사시이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는가?
말귀를 못알아듣는 나는 귀머거리인가.
작가 자신의 그림자가 들어있는 작품이란다.
쩍쩍 갈라진 갯바닥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 실체가 없는 것인가?
시간에 쫒겨 좀 더 음미하지 못하고 서둘러 나온다. 기차시간에 맞추느라고,,
인간사란 언제나 이 모양.
건승을 기원하며, 방명록에 이름 석자 남기고 떠난다. 언제 또 만나 볼 수 있을가?
(혼자 보기가 아까워서 급히 올린다.)
(2024.12.18일(수) 카페지기 자부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