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에 출간된 스티븐 호킹의 책 ‘시간의 역사’ (A Brief History of Time)는
천 만 부 이상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입니다.
부제가 ‘Big bang에서 Black hole까지’인 이 책에 대해서는 우스갯소리가 있죠.
이 책을 백 명이 사면 그 중에 한 명만 완독한다는 겁니다.
그만큼 어렵고 재미없고 딱딱한 책이란 얘긴데, 저는 다 읽었을까요????
무한질량을 가진 한 점의 폭발을 우주 탄생의 시작으로 보고 그 폭발을 Big Bang이라고 합니다.
그럼 BIG Bang 이전에, 무한질량을 가졌다는 그 한 점 이전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부모미생전의 문제를 푸는 건 아니지만,
에너지도 없고
절대 無만 있었을 때도
그 무엇이라는 하나는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뭘까요?
바로 ‘시간’이라고 합니다.
산수월보살님이 올리시는 화엄경강설에도 얼마 전에 나왔습니다만,
헤아릴 수 없이 큰 수를 微塵數 미진수라고 하듯이
無始無終 무시무종,
시간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고 합니다.
그 무시무종한 시간을 사람이 제 편하자고 년월일시분초로 갈라놓고
저는 2021년8월27일13시37분45초에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시간을 표시하는 기계가 바로 시계 아니겠습니까?
과학은 시분초를 나누어 백만분의 1초를 다루지만
우리네 삶이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 절의 법회 시간이 10시30분10초에 시작합니다 그러면 너무 삭막합니다.
옛날에 통도사에 사셨던 한 스님은
살갗에 닫는 햇살의 무게로 시간을 아시고
지금 뒤안의 정원엔 무슨 꽃이 피며
뒷산엔 무슨 열매가 맺히는지 아셨다고 합니다.
핸드폰이 나오고 시계가 전화기 속으로 들어간 이후론
사실 손목에 차는 시계가 크게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손목은 그런 고급시계에 대한 향수가 없고
제 마음도 그런 고급시계에 대한 의욕이 없기 때문에
몇 천만원 몇 억원짜리 손목시계에 관심이 없는데
의외로 이걸 뇌물로 많이 쓴다고 합니다.
그런 거 차고다니면 손목관절이 튼튼해지나?
총각 때 지금 구디의 만민교회 부근에 오로라전자라고,
Intel의 고객사가 있었습니다.
그 회사에 시계사업부가 있었고
제가 결혼할 때 거기서 3만원 주고
집사람 예물시계를 사줬는데….
많이 부끄럽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