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 하리(Mata Hari)란 말레이어로 ‘태양’을 뜻하는데 매혹적인 여성스파이의 대명사로 쓰입니다.
이와 비슷한 발음의 마타리는 여름에서 가을사이에 피는 수수한 노란색 꽃으로 ‘미인, 잴수 없는 사랑, 무한한 사랑’이라는 이쁜 꽃말을 가졌습니다
뙤약볕 쪼이는 한여름 산행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찾고자 군자산 정상을 오르면서 건수를 찾고 있던 차 마타리가 눈에 띄네요
우리에게 나무박사, 꽃박사로 잘 알려진 심중보 회원님이 황순원선생의 ‘소나기’라는 소설에도 나오는 꽃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해주시네요
오랜 장마가 이어진 뒤끝이라 그리 따갑지 않은 햇살을 받으며 군자산 정상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건 열한시가 거의 되어서인데 서울 오르리를 비롯한 대구오르리, 안동낙동산악회, 전남광주오르리, 청주오르리, 인천길벗산악회등 총 220여명이 참가하였다
지난해 8월 권오을 위원장님이 미국으로 장도를 떠나시기 전의 합동과 올해 초 시산제산행에 이은 합동산행이다
산에 오른지 10분도 지나지않아 제아들 녀석의 투덜거림이 시작됩니다
‘현기증이 난다. 가슴이 울렁거리며 터질거 같다. 눈알이 튀어나온다.’ 등등
계속되는 보챔으로 일행에서 멀어진지 오래. 급기야 꼴찌로 떨어져 어찌할 줄 모르고 있을 때 속을 한 번 우라까이(?)후에야 진정이 되었는지 마지막에는 거의 선두그룹에까지 따라 붙었습니다- 우리 아이 달라졌어요
전남광주오르리 박종정 회장님의 아들 건후는 다섯 살 나이에 힘든 표정없이 헤헤거리며 모든 회원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잘도 걷던데...
나중에 권위원장님의 소개로 알게 되었지만 또 다른 많은 아이들이 참가하여 사랑을 듬뿍 받았더군요-애들아 담에도 많이 와라
여하간 후미그룹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쉬엄 쉬엄 걷고 걸어 군자산 정상에 올라 몇몇 일행과 증거사진을 박고 도마재로 향하는데 비좁은 길열 여기저기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며 정상정복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기껏해야 휴일산행에 오는 이 모두 합해서 500여명 밖에 안되는 시골산이라 한데 모일 만한 공간도 별로 없어 보였고, 중간에 엇갈렸던 다른 산행자들의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합동 산행을 왔는가? 민주노총 단합대회를 하는건가?’라는 볼멘 소리를 들은터라 아쉽기는 하지만 소규모로 점심겸 간식을 먹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자위를 해 본다
정상으로 향하면서 지역별로 떨어진 산악회들이 함께 모여 산행을 하는데 최적지로 군자산을 선택했구나 하는 감탄과 아울러 김호민 대장과 임도혁대장의 혜안에 혀를 내두르며 도마재로 한발 한발 내딛는데 이러한 확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어진 하산길의 돌들이란 참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며 우리를 괴롭히는데 君子山 이름에 어울리도록 행동하려던 애초의 마음 가짐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다리에 오는 충격땜에 얼굴을 찡그리다 신음으로 변하고 급기야는 육두문자가 슬슬 입밖으로 새나온다
여기서 자유로우신 분 있으면 손들어 보시기 바라며 계시다면 존경한다고 머리 조아리겠습니다 ㅋㅋ
거기다 산행안내에서 등장하였던 물 흐르는 계곡이란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벌레 울음소리가 물소리를 대신하는데 완전히 산을 내려온 다음에야 계곡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데 어찌하랴 다 끝난 후인걸
여하간 산 정상과 도마재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이란 가히 절경이라
속리산 국립공원의 한자락으로 첩첩히 쌓인 산들과 켜켜히 들어찬 계곡들을 바라보면서 옛적에 죽림칠현들이 노닐었을 기분을 감히 상상해 본다
회원 전원이 하산할 때까지 얼음골 찬물을 기대하고 들어선 발가락을 잠시 간질이다 마는 뜨뜻한 계곡물과 실랑이를 하는 사이 일부는 생맥주집에서 시켜놓은 도토리묵으로 허기를 때우다 수안보 상록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식사를 시작한 것이 여섯시가 거의 다 되어서이다
갈길이 먼 관계로 식사를 다 끝내기 전에 뒤풀이를 시작하여 이번 행사를 기획·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은 서울오르리 강석웅회장님의 개회 멘트에 이어 대구오르리 유욱하회장님, 안동낙동산악회 손용락회장님, 전남광주 박종정회장님, 청주오르리 발대준비 이도성회장님, 인천길벗산악회 임도혁회장님의 인사말과 회원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전남광주의 남길부회장님은 얼마전 큰 교통사고로 친한 친구의 죽음을 맞이하고 본인은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문병을 와 준 오르리 집행부의 고마움에 인사를 한다는 것이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고 말았는데 최대한 빨리 후유증에서 벗어나시라는 기도를 하겠습니다
이도성회장님 청주오르리 발기를 잘 하셔서 내년 요맘 때는 많은 회원님 모시고 오시기를 기원드리며, 인천 임도혁 대장님은 평소에 말빨이 센 걸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우공이산의 고사에 버금가는 논리로 코스선택의 탁월성을 입증하시는군요 존경합니다
모두가 인정하건데 가끔씩은 오늘같은 코스를 잡아 빡세게 돌리는 것도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는 거라고 하니 너무 미안해 하지 마세요 ㅋ
1년여 전 문경새재에서의 합동산행에서 뵌 이후 미국에서 열심히 내공을 닦아 늦어도 2012년 정치복귀를 하려는 플랜도중 사랑하고 존경해마지 않던 어머님상을 당해 잠시 귀국하여 대사를 치르고 미국에서의 마무리를 하고 돌아오신 권오을 위원장님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부재중인 사이에도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며 오르리를 잘 지키며 오히려 조직확대에 힘써준 집행부 여러분께 건네는 감사의 말씀을 잊지 않았습니다
모든 이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즉 주인이 주인역할을 확실히 하는 국가와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고 왔다
귀국 도중에 일본을 잠시 거쳐서 왔는데 우리가 잘모르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일본이란 倭라는 글자가 뜻하듯 작은 나라가 아니고 여러 분야에서 배우고 본받아야 할 큰 나라이며 정치선진화의 모범이 될 수도 있다
맨 처음에 정치에 입문할 때 목표중 첫째가 경북도청을 안동으로 유치하는 것이었는데 최근에 확정이 되어 뜻을 이루었고 둘째는 투명성과 소신을 견지하면서 올바른 정치를 해보자는 목표이었는데 정치 복귀이후 최고·최대의 화두가 될 것이다
우리 부부 모두가 허연 머리를 염색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도 이유가 있는데 미국에 가서 보니 굳이 꾸미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대범함과 솔직함이 맘에 들어 당분간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라는 취지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배영숙 여사님이 마이크를 받아 남편자랑(?) 끝에 순발력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라는 닭살애정(?)을 보이자 마자 위원장님이 쏜살같이 튀어나와 아까 채 하지 못한 건배제의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런데 배여사님은 이거 못보시게 해야 하는데 딱히 방법이 없으니 그냥 보세요
예전에도 그런 기미가 있긴 했습니다만 미국 계신동안 절에 열심히 다니셨는지 확실히 ‘포대화상’의 모습으로 돌아오신거 같아요
넉넉한 웃음을 짓고 있는 미륵보살의 화현이라고 하던데...
어찌됐든 머지않은 장래에 두분 부부에게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에게도 기쁜 소식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어진 건배제의에서는 조인묵 고문님께서 아름다운 아가씨의 미니스커트 길이보다 약간 긴 멘트를 해주셨고, 강종일고문님은 건배제의할 때 파이팅!이라고 하는 용어는 전투적인 냄새가 나 서양인들도 좋아하지 않으므로 우리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지방산행에서 부상을 당해 등산을 못함에도 불구하고 오르리 회원들을 보기 위해 순천에서 올라와서 오랜 시간 수안보에서 기다려 준, 우리 카페 활성화의 주인공 top-jean, 노순정님의 건배 제의를 들었는데 앞으로도 원 스포츠님과 함께 카페 분위기 조성에 많은 기여를 부탁드립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시간 되는대로 다음 카페 ‘오으리 사랑’에 들어오셔서 오르리 산악회 소식도 보시고 글도 올려주시기 바라며 특히 ‘안동낙동산악회’ 카페에도 자주 들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날 본사 및 경북지역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시고 협찬을 해주신 한국농어촌공사의 김충호 본부장님의 마지막 건배제의가 있었습니다
맨 끝 순서로 서울오르리의 김호민 등반대장의 산행지 선정과 준비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고 이후 산행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었는데 앞으로도 많은 희생과 봉사가 기대됩니다
늦은 시간에야 출발한 차편으로 편히 가셨으리라 믿으며 담번 산행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고대하면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도 많이 사랑하세요
이번 행사에 협찬을 해주신 여러분께 재삼 감사드리며 그 분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농협 하나로 김현근 분사장님 칫솔세트등 생활용품
농협 양재하나로 클럽 김봉락사장님 두유,생수,오이
농협 정보통신 송춘선 사장님 20만원
한국농어촌공사 장세일 감사님 10만원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 김충호본부장님 30만원
한국농어촌공사 영주지사 우명하지사장님 10만원
낙동산악회 기념타올 250개
김봉회고문님 20만원
장영근 그레이프 이사님 손수건 100개
서울오르리 회장단 특별회비 150만원
첫댓글 2차대전 당시 매혹적인 여성스파이 마타하리와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이 윤초시 딸에게 양산 쓰는 흉내를 내며 건넨 마타리! 이름이 비숫하군요! 심부회장님이 군자산에서 펼쳐진 위원장님 귀국후 첫 산행 모습을 글로써 잘 스켓치 하였군요..좋은글에 감사~~
심부회장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행사 진행에 후기 까지 수고가 넘 많았습니다. 씩씩한 아드님과 함께하는 산행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저녁운동 다녀와서 잠시 들렀습니다,,울 에어로빅까페에 들렀다가 왔습니다..에어로빅 휴가관계로, 올만에 회원님들 만나니까 반가워서 멘트 올리고 왔지요~ 심재곤님,,완존 글쟁이 ㅎㅎ..너므 잘 읽었습니다..군자산이 그케 힘든 산이었음을 실감할수 있네요~ 한분 한분 모두 귀하신 회원님들 아무일 없어야 할텐데요.....소나기라는 책에 그런 꽃이 나왓다니,,그당시엔 꽃에 별관심 없어서 그냥 지나친듯 한데요...다시 한번 읽고싶은 충동이 생깁니당 ㅎㅎ~~
다시한번 산행을 다녀오게 하시는 심부회장님의 상세한 묘사에 감사드립니다...그리고 8월24일 군대가는 아들!! 건강하게 잘 다녀오게!!!(금방 갔다가 다시 함께 산행하도록 하세~~~~)
군에 입대 할 아들과의 산행 좋은 추억거리 만드셨는지요? 후기 감~~~쏴.
두시간에거처 작성하신 후기글 카페에 바로올리시다 날려버리고 두번씩이나쓰셨다함니다^^^노고에 무한감사드립니다
두번쓰다보니 빼먹은게 있어요/위원장님 야간산행하셨는지 여쭐려고 했거든 ㅋㅋ
시차를 감안하면 아직은 주간산행일텐데요ㅋㅋㅋ
위원장님 야간산행? ㅋㅋ 아마 쉽진 않으셨을듯... 헤어질때 위원장님께서 저희부부에게 데이트 잘하라 하셨는데 저흰 증평IC에서 동서로 헤어졌답니다. 쩝. 심부회장님 장편의 산행후기 두번 쓰실때 맘 저는 압니다. 저도 지난번 그랬었거든요. 성의있는 산행후기에 감쏴아~~드립니다. 다음산행에서 건강하게 만나요.^^
거기서 갈라지다니 얼마나 아쉬었을까 ㅋㅋ 두번쓰신분이 한둘이아니군요/이래저래 동료가많아좋아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산행후기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준비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군자산 정말 힘들었습니다..아직도 풀리지 않은 다리가 몇일은 더 가야 할것같습니다....
군자의 도리를 다하셨죠? ㅋ
다시 산행을 한듯한 느낌입니다. 제가 여태 했던 산행 중 가장 힘든 산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산행을 하면서 무턱대고 해인사 백련암을 따라가 3000배를 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무엇인가 하나를 이룬 듯한 느낌입니다. 전 회원들이 그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이루지 않을까 소망해 봅니다. 위원장님,여사님,집행부님,,전 회원의 마음 하나된 것이 보이나요? 당신이 추구하는 그길로 "나가자!" 입니다.
매일 밤 야간 산행을 하려 해도 오를 산이 없어서리.. 다리에 빳빳하게 힘 들어간 이 사정을 누구에게 하소연 할꼬.. 많이 착각할 것 같아서 지울까 하다가 그냥...
그 튼튼한 다리가 안동과 국가발전의 건각(健脚)이 되리라 믿습니다
국가발전에 기여할 다리와 하소연할 다리 같은거 맞죠? ㅎ 아님 우째? 하여튼 튼튼하고 힘들어간다니 좋습니다. 한 40년 이상 쭈~욱 더 지속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