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225]孤山선생7, 詠硯滴呼韻[영연적호운]
고산유고 제1권 / 시(詩)孤山遺稿 卷一 / 詩
詠硯滴,呼韻
연적을 노래하다. 운자를 부르는 대로 지었다.
形似仙桃落九天,형사선도락구천
口如鵬噣擧波邊。구여붕주거파변
胸中雲夢惟泓識,흉중운몽유홍식
麗澤多年意獨堅。이택다년의독견
생김새는 구천에서 떨어진 선도와 같고 / 形似仙桃落九天
입은 바닷물 격동할 때의 붕새 주둥이 / 口如鵬噣擧波邊
홍만이 알고 있을 흉중의 운몽이여 / 胸中雲夢惟泓識
이택한 다년에 뜻이 홀로 굳세도다 / 麗澤多年意獨堅
九天= 고대 중국에서, 하늘을 아홉 방위로 나누어 이르던 말.
중앙을 균천(鈞天), 동방을 창천(蒼天), 서방을 호천(昊天),
남방을 염천(炎天), 북방을 현천(玄天), 북동방을 변천(變天),
남동방을 양천(陽天), 남서방을 주천(朱天),
북서방을 유천(幽天)이라고 한다.
鵬=붕새 붕, 봉새 봉.
붕새. 전설적인 새 중 가장 큰 것. 날개 길이가 3천리인데,
그것을 한 번 치면 9만 리를 난다고 함.
鳳
噣= 부리 주. 쪼을 탁(다른 표현: 쫄 탁, 별 이름 독)
泓홍= 벼루의, 물을 부어 두는 곳
泓=깊을 홍 ① 물이 깊다 ② 웅덩이 ③ 벼루의, 물을 부어 두는 곳
④ 수세(水勢)가 감돌아 가는 모양
麗=고울 려, 나라 이름 리, 꾀꼬리 리
麗澤이택=인접해 있는 두 못이 서로 물을 윤택하게 한다는 뜻으로,
벗이 서로 도와 학문과 덕을 닦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주-D001] 바닷물 …… 붕새 :
바다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하면, 대붕(大鵬)이 남명(南冥)
즉 천지(天池)를 향해 날아가는데, 이때 물결을 격동시키는 것이 삼천리에 달하고,
마침 불어오는 회오리바람을 타고서 구만리 위로 날아오른다는 이야기가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첫머리에 나온다.
[주-D002] 홍(泓)만이 …… 운몽(雲夢)이여 :
연적 속에 물이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는 벼루만 알 것이라는 뜻의 해학적인 표현이다.
홍은 벼루의 별명인 도홍(陶泓)을 말한다.
한유(韓愈)가 《사기(史記)》의 필법을 모방하여 붓을 소재로
〈모영전(毛穎傳)〉을 지으면서, 붓과 먹과 벼루와 종이 등 이른바
문방사우(文房四友)에 대해서, 각각 관성자(管城子), 진현(陳玄), 도홍(陶泓),
저선생(楮先生)으로 의인화(擬人化)하였다.
운몽은 초(楚)나라의 대택(大澤)인 운몽택(雲夢澤)을 가리킨다.
[주-D003] 이택(麗澤)한 …… 굳세도다 :
문방사우 모두가 소모품인 데 비해서, 연적만은 옛 모습 그대로 변함이 없다는 말이다.
이택은 벗들이 서로 도와서 절차탁마하는 것을 말한다.
《주역(周易)》 〈태괘(兌卦) 상(象)〉의
“두 개의 못이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이 태이니,
군자는 이를 보고서 붕우와 함께 강습한다.
〔麗澤兌 君子以朋友講習〕”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