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장 구속사 강해
이스라엘과 언약을 세우신 하나님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은 3개월이 지나 시내 산에 도착했다. 이 기간동안 이스라엘의 광야 여행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훈련하기에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광야 생활에서 경험한 일들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소유이며 따라서 하나님에 의해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되 자신들은 오직 하나님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민족 공동체로서 역사적인 사명을 수행한다는 의식과 함께 하나님을 신앙하는 길만이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이 세상에서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자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새로운 언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셨다.
1. 언약으로서 주어진 율법
나의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출 19:4-6)는 말씀 속에는 이스라엘에게 주신 하나님의 세 가지 약속이 담겨 있다.
첫째,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이다.
이미 이 세상은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의 소유가 아닌 것은 없다. 그럼에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굳이 이스라엘을 구별하여 하나님의 소유로 삼으실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스라엘에 대하여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하나님의 것'이라고 하는 절대 소유격은 단순히 그 소유주와 소유물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소유주가 누구인가를 밝힘으로서 그것은 최상의 가치를 담고 있을 밝히는 것으로 하나님과의 특수한 관계를 의미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소유가 된다는 것은 최고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보배(보물)가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소유로 삼으신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스라엘을 소중한 위치에 두심을 의미한다. 이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언약의 당사자로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전제로 하였다.
둘째, 이스라엘은 제사장(들)의 나라이다.
제사장의 나라'( )라는 단어는 제사장들의 나라'(the kingdom of priests)라는 뜻으로 이는 이스라엘이 제사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왕국이라는 말이다. 즉 이스라엘 백성은 모두 제사장들로서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는 뜻이다.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직은 당연히 왕직과 선지자직 등 삼중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노아와 아브라함과 모세와 다윗과 예수님에게서도 동시에 발견된다. 때문에 베드로 사도는 본문을 인용하면서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벧전2:9)고 함으로써 제사장 나라'를 왕 같은 제사장(들)'(royal priesthood)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제사장임과 동시에 왕권을 소유하며 또한 선지자로서의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셋째, 이스라엘은 거룩한 백성이다.
거룩한 백성'에 대한 개념은 모세의 강설 가운데 몇 가지의 의미가 포함되어 사용되고 있다.
① 너는 여호와 네 하나님의 성민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셨다 (신7:6)는 말씀에서는 하나님의 기업을 받을 구별된 백성임을,
②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라 무릇 스스로 죽은 것은 먹지 말 것이니 그것을 성중에 우거하는 객에게 주어 먹게 하거나 이방인에게 팔아도 가하니라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에 삶지 말지니라 (신14:21)는 말씀에서는 하나님을 위해 특별하게 자신을 성결하게 하고 하나님의 심정과 같은 윤리적, 도덕적인 인격을 소유한 백성임을,
③ 여호와께서도 네게 말씀하신 대로 오늘날 너를 자기의 보배로운 백성으로 인정하시고 또 그 모든 명령을 지키게 하리라 확언하셨은즉 여호와께서 너의 칭찬과 명예와 영광으로 그 지으신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 그 말씀하신 대로 너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 되게 하시리라 (신26:18-19)는 말씀에서는 모든 민족들 위에 최고의 명예와 영광을 누리는 특권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 사상은 더욱 발전되어
④ 사람들이 너를 일컬어 거룩한 백성이라 여호와의 구속하신 자라 하겠고 또 너를 일컬어 찾은바 된 자요 버리지 아니한 성읍이라 하리라 (사62:12)는 이사야의 선언과 같이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대상자로서의 특별한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며 구원자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자,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모든 백성이 일제히 여호와의 명하신 대로 우리가 다 행하리이다 (출19:8)고 응답했다. 이에 하나님은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옷을 빨고 몸을 성결케 하게 한 후 하나님께서 친히 시내 산에 임하시어 백성과 언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출19:9-15). 제 삼일에 여호와 하나님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보는 앞에서 시내 산에 임재하셨다(출19:16). 하나님은 친히 백성이 보는 앞에서 모세와 말씀을 나누신 후 모세를 시내 산으로 불러 올라오게 하셨다.
모세는 백성을 대표하여 하나님 앞에 섰고 하나님은 백성과 맺을 언약을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함으로써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 사이에 영원한 언약이 세워지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십계명과 율례에 나타나 있다(출20-23
장). 이처럼 하나님께서 세우신 율법과 규례에 참여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로 대우를 받고 있음을 상징한다.
2. 율법의 역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별하여 세상과 별도의 나라를 건설하게 하고 그들에게 삶의 준칙으로서 율법을 주신 것은 이스라엘 민족을 역사상 특별한 사명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를 부르신 목적은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출19:5-6)는 말씀 속에 나타나 있다. 이 말씀 속에서 온 세상이 하나님의 특별한 경륜 가운데 통치를 받고 하나님의 경영( ) 안에 그의 뜻을 이루어 가는 일에 쓰임 받고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를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선택하였음을 분명하게 밝히셨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 언약을 지키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특별한 소유로 삼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에 대하여는 제사장의 나라가 되며 세상 모든 민족들보다 특권을 누리는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겠다는 일에 쓰임을 받기 위하였다.
이 일을 완수하기 위해 하나님은 먼저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가 인류 역사 앞에 독특한 존재 의미가 있음을 인식하고 그 일에 참여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복된 것인가를 명확하게 깨닫도록 하기 위해 율법을 주신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율법을 받았다는 것은 ①하나님의 소유가 되는 것과 ②제사장 나라로 세워진 것과 ③ 거룩한 백성이 된다는 것에 자신들의 민족적 존재 의식을 두어야 한다. 여기에 민족의 사활을 걸고 모든 이스라엘 족속이 각기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충실히 경영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민족적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이고 이것은 나아가 세계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로 후세대의 후손들에게 영원한 빛으로 남게 될 것이다.
출처: 기독신학공동체 글쓴이: 송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