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2030] 오송역~세종청사 ‘17㎞’의 의미
박상현 기자
입력 2022.10.14 03:00
KTX 타고 출입처인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할 때마다 ‘17㎞’를 생각한다. 오송역부터 세종시까지 거리다. 역 바깥으로 빠져나온 사람들의 다음 행선지는 대개 버스정류장이다. 세종시로 진입하는 도로가 막히는 일은 거의 없어서 20분 남짓이면 도착하지만, 길에서 허비하는 이 시간이 무척 아깝게 느껴진다. 창밖 풍경도 딱히 볼 게 없다. 택시라도 타면 편도 2만원이 더 든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KTX 오송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2만3544명이었다. 이 중 몇 명이 세종시로 향하는지 정확히 집계된 바 없으나, 오송읍 인구가 2만4000명이니 KTX 탑승객 상당수가 세종시를 목적지로 뒀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결국 ‘KTX 세종역’의 부재(不在)가 뜻하는 것은 하루 2만여 명이 왕복 출퇴근길 34㎞, 40분을 길에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17㎞’라는 애매한 거리가 서울 출퇴근을 어렵게 하기 위한 ‘허들’이란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울 출퇴근을 어렵게 만들어 공무원과 그 가족이 세종에 정착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금요일 오후 오송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와 SRT 열차 티켓이 일반실·특실 가릴 것 없이 전부 ‘매진’인 것을 보면, 17㎞가 가진 ‘묶어두기’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자녀가 입시생인 국·과장급 공무원들은 가족은 서울에 두고 본인만 세종에서 지내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세종시의 도시 설계는 세계적 좌파 도시학자가 총괄했다. 데이비드 하비 뉴욕시립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세종시 모습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1월 ‘행정중심복합도시 도시개념 국제공모’ 당선작 중 하나인 스페인 건축가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의 ‘1000개의 도시’(the city of the thousand cities)와 가장 닮았는데, 당시 국제 공모전 공동심사위원장이 하비 교수였다.
서울과의 접근성으로 대변되는 KTX 역과 17㎞ 격리된 세종시의 또 다른 특징은 ‘도심(都心)’이 없다는 것이다. 용이 꿈틀거리듯 찌그러진 원형으로 설계된 정부세종청사는 가운데가 비어 있다. 당시 정부는 이런 디자인에 대해 “사회적 특권과 차별이 없는 민주적 도시 구조” “도시 기능이 분산된 위계 없는 도시”라고 설명했다. 사람과 돈, 교통이 도심에 집중될 것을 우려해 아예 도심 자체를 없애버렸다는 뜻이다. 이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인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을 계승한 하비 교수의 도시학 지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도시화의 부정적 면을 ‘도심 없애기’로 풀어낸 것이다.
도시 설계에는 분명 ‘철학’이 필요하지만, 이것이 ‘이념’과 연결되면 세종시 같은 곤란한 일이 생긴다. 정부가 강조하는 탄소중립이란 점에서 생각해도 중형차 기준 1㎞ 운전에 이산화탄소가 192g 배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오송역과 세종시의 거리 17㎞는 3.264㎏을 배출한다는 뜻이다. 왕복이면 6.5㎏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정부세종청사가 행정 중심 도시로서 기능할 앞으로의 모든 시간 동안 이런 비용은 계속 발생하게 된다. ‘17㎞’는 정부가 특정 이념에 집착해 행정을 펼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숫자 아닐까.
박상현 기자
에드워드
2022.10.14 06:06:36
좌파가 지나가고 난 자리는 온통 부실 부패천지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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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2.10.14 06:13:59
수도 이전이니 행정중심복합도시니 하는 것은 엄청난 혈세 낭비와 여론 분열 정책이다. 수도 이전은 먼 미래에 남북 통일이 돼서 북한과의 균형 발전 위해 평양이나 개성으로 이전하는 게 타당하다. 어리석은 지도자 덕분에 지금도 낭비와 불편이 가중되거나 국력이 소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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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江
2022.10.14 16:26:50
지당하신 말씀 !. 지도자가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내 임기중 치적만 생각하니 나라꼴이 이모양 입니다.
유박사
2022.10.14 06:15:23
좌파 노무현 지시였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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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_K
2022.10.14 15:34:11
청진Kim님 의견에 100%공감. 딸 박통의 실책 시리즈 제 일탄이 "플러스 알파" 운운하며 MB에게 어깃장 놓은 거라고 봅니다.
청진Kim
2022.10.14 13:50:49
노무현만 욕할게 아니지요.여기에 숟가락을 얹은 것이 박근혜지요. 이 여자가 참 한심한 짓을 한거요. 이명박의 산업 중심 기반의 신도시 건설이 맞지요. 행정중심 복합도시? 행정에서 뭐가 나옵니까? 웃기는 짓거리 벌인 겁니다. 이명박이 백번 옳았습니다.
뱀부
2022.10.14 09:22:29
세종 갈때마다 늘 황당한 이념 실험의 고통에 분노하는 1인입니다. 인간은 차를 타지 말고 걸어야 한다, 직선 8차선은 나쁘고 구불구불한 2차선이 멋지다, 고층은 죄악이고 저층이 정의다....70년대 박정희 대통령때 설계된 강남과 90년대 노태우때 만들어진 분당이 세종보다 훨씬 미래적이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이 제 주관적 느낌일지 어떨지 결국 시장이 판단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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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라다무스
2022.10.14 08:22:32
노무현 문재인 대한민국 역사의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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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일
2022.10.14 09:17:12
17km로 서울에서의 출퇴근을 어렵게 하겠다? 역시 바보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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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블루
2022.10.14 14:58:52
노무현 본인 스스로도 고백을 했듯이 "세종시 공약으로 재미좀 봤다"고했었지요?허허벌판 맨땅에 길을 닦고 아파트 지어제끼고,온갖 정부청사를 이전하고,그에 딸린 공무원들에게 아파트분양권의 프리미업까지 얹어줘가며 밀어부친 결과가 과연 무엇이있을까요?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준건 공무원들로 하여금 세종시로 이주하게 하기위한 하나의 묘책이였으니 대부분이 오히려 피를 얹어 되팔고 온갖 명목으로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출장비 명목으로 지출되는게 한해에 47억 가까이들었다는 집계도 나왔습니다..지금 세종에 거주하고있는 사람들 가운데 자영업자들과 일부 공무원들을 제외하고 세종에 직장이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될까요?아침에 보면 세종에서 밖으로 출근하는사람 저녁에 보면 세종으로 퇴근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MB가 취임후 세종시를 백지화할려고 했을때 그리 했어야했습니다.박근헤전대통령 재임기간중 행한 일중에 가장 잘못한 일이라는 생각이듭디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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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남조선
2022.10.14 12:37:06
자고로 현명하고 양심적인 좌파는 없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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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lhu
2022.10.14 10:48:06
세종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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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팔
2022.10.14 08:47:53
좌파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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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
2022.10.14 11:01:14
다른 어떤 해석도 다 뒤로하고 행정 수도에 고속열차 역이 없다는 게 도대체 해명이 안된다. 국가 장래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최고 지성이자 권력이 집중된 집단을 위한 신도시를 만들어 이주를 시켰으면, 젊은 공무원들이 일하고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문화, 교통, 의료, 교육 등 서울만큼 갖춰야 한다고 본다. 서울의 기능을 분산하고 폭주하는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고 세종시를 만들었음을 감안하면, 세종시가 서울 기능의 분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정책을 억누르는 조치는 서울 분산의 주목적을 망각한 정책의 역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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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
2022.10.14 13:16:38
세종시 중심도로를 꼴랑 4차선으로 만들어서 출퇴근시 정체가 장난이 아님. 뭐든지 좌파가 끼면 개판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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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보수
2022.10.14 12:18:01
노무현 문재인 박근혜가 틀렸고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더 나쁘다”는 이명박의 주장이 옳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명박은 거기에 직을 걸지 않았다. 이제와서 세종시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 차라리 이렇게 하자 세종 대전 청주 삼각벨트로 행정수도를 왼전이전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나서라 국힘이 먼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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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2022.10.14 17:08:59
세종시에 있는 정부 청사를 다시 이전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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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2022.10.14 15:05:38
세종 행정도시 설계는 실패작이다. 미국의 워싱톤 DC같은 모습과 기능을 기대했던 나의 생각이 너무 지나친 것일까? 고층 아파트로 둘러쌓여 부동산 투기센터로 전락해버린 괴상한 도시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차라리 정부종합청사를 가진 경기도 과천시의 모습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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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석
2022.10.14 13:41:07
어떻게 하면 국민을 괴롭힐까 그 생각만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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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
2022.10.14 13:12:02
오송역은 위치가 세종과 경계에 가까운 청주입니다. 두 도시 사이에 상생발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청주시민도 세종시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없는 곳이 오송역입니다. 17km가 보통때는 20분이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40분 잡아야 합니다. KTX로 오송에서 수서역까지 45분이인데, 수많은 민원인들과 공무원들은 편도 40분을 이 도로에 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택시도 청주택시가 세종가는 길이라서 매우 비쌉니다. 오송역의 관리 상태도 깔끔하지 않은데다 부실하고... 세종역의 신설은 도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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