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호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들어보셨다면 여성 분일 확률이 무척이나 높고, 그렇지 않다면 아마 남성 분일 가능성이 높으시리라. 21호는 국내에서 거의 기준치 취급을 받는 미백화장품들의 피부 호수다.
반면 상류 계급은 나름의 여가생활을 즐기며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니 피부가 탈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하얀 피부는 피부가 탈 정도로 바깥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계급의 일원이라는, 일종의 지위재가 됐다. 얼굴에 붙이고 다니던 샤넬백인 셈이다. 그리고 샤넬백도 그랬듯 짝퉁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동양의 여성들은 얼굴을 하얗게 꾸미기 위해 곡식의 가루, 그중에서도 쌀가루를 주로 사용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시라. 현재 사용되는 파운데이션도 화장이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냥 쌀가루 간 것이 피부에 얌전히 붙어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접착력을 만들기 위해 일부는 꿀에 가루를 개어서 썼고, 일부는 무지에 의해 잘못된 선택을 했다. 납 가루를 거기 섞은 것이다.
납(lead)은 대표적인 중금속의 하나다. 체내에 흡수되면 쉬이 빠져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축적은 신경계에 문제를 일으켜 정신이상이 발생하게 만드는 무서운 물질이다. 그런데 무척 안타깝게도, 식초 처리를 한 납 가루는 피부에 딱 달라붙어 아름다운 광택을 냈다.
서양의 경우 아예 납 가루와 또 다른 중금속인 비소를 섞어서 만든 가루를 피부 미백에 사용했고, 그 결과 많은 여성이 납 중독과 피부괴사로 고통받다 사망했다. 납의 위험성을 미처 인지하지 못해서 발생한 불행한 일인 셈이다. 그런데 요즘 비슷한 일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어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 식욕억제제다.
식욕억제제의 부작용과 폐혜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식욕억제제의 종류는 크게 나눠서 두 가지다. 하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세로토닌의 양이 평소보다 늘어나면 식욕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인체의 자연적인 세로토닌 제거를 억제해 인위적으로 뇌 속의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것이 이쪽 계열 식욕억제제의 작동 방식이다. 문제는 여기에 사용되는 의약품이 대표적인 우울증 치료제 성분인 플루옥세틴(fluoxetine)이라는 것이다.
흔히들 처음 나온 제품인 프로작(Prozac®)으로 부르는 이 약은 우울증에 가장 많이 쓰이고, 그만큼 안전성도 입증받은 의약품이긴 하지만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이 아니다. 우울증 치료효과가 그보다 훨씬 뛰어나니 사용될 뿐이지, 다이어트와 미용 목적으로 감당하기엔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런 다이어트용 식욕억제제를 처방하는 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이 아닌, 다른 전공의 의사가 운영하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람들은 정신과 전문의에 비해 해당 의약품의 용량이나 부작용 등에 대해 제대로 수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낮고, 가장 심각한 부작용인 자살충동 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우울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저 약물을 사용할 때도 세심하게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기도 하는 미용목적 환자 손에 저 약을 들려주는 것은 그냥 적당히 약 처방해서 돈만 벌겠다는 악질적 행위에 가깝다.
식욕억제제의 두 번째 종류는 신경흥분제 계열의 약물들이다. 다들 그런 경험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실 테다. 바짝 긴장해서 무언가에 몰두하는 중에는 배고픈 줄을 모르다가, 집중하던 일이 마무리되면 급격히 배가 고파지지 않던가. 이를 응용해 인위적으로 신경을 흥분시키고 그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의 식욕억제제가 펜터민이나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약들이다. 다이어트 한약이라고 불리는 마황이 들어간 한약도 이 분류에 속한다.
그냥 조금 업 된 상태로 지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안일한 생각을 하셨다면, 이 약은 의존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어떤 경우는 한 달 정도만 복용해도 의존성이 생기고, 보통 세 달 이상 복용하면 의존성이 생겨 한국 식약처에서도 3개월 이상 복용하는 것은 자제하라는 권고를 한다. 그런데 세 달 약 먹으면서 체중 줄인 사람이, 세 달이 지난 이후에는 약을 먹지 않아도 체중 조절이 될까?
결국은 약을 끊었다가도 다시 처방을 받고, 나중에는 의존성이 생겨 끊고 싶어도 자의로 끊기가 힘들다. 게다가 이런 약들은 지속적으로 신경을 흥분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복용하는 사람의 정신 상태도 변화시킨다. 해외의 사례에서는 심각한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하기도 했고, 국내의 경우 을지대 의과대학에서 2013년에 보고한 사례가 있다. 해당 논문의 일부를 옮기자면 이렇다.
내원 4일 전부터는 자신의 몸과 주변에 검은색 벌레가 보이고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매캐한 냄새와 찍찍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였다. 이러한 증상으로 환자는 머리카락과 옷을 자주 털고 장시간 샤워를 하고 불안, 초조해하여 보호자와 함께 외래 방문 후 평가 및 치료 위해 안정병동에 입원하였다.
환자는 정신과적 기왕력 및 가족력은 없었고 물질 의존과 남용의 과거력도 없었다. 입원 당시에 생체징후는 정상범위였고 신체검진, 혈액검사, 뇌 자기공명, 뇌파검사, 마약류 약물 6종 검사를 시행했으며 모두 정상 소견을 보였다. 의식은 명료하였고, 지남력과 인지기능은 정상이었으며, 벌레에 대한 환청, 환시, 환후, 환촉이 있었다. 입원 2일째까지는 벌레에 대한 환각증상으로 장시간 샤워를 하고 환의를 자주 갈아입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Quetiapine 150 mg을 경구투약하면서 경과를 관찰했고, 입원 3일째부터는 환각 증상을 더 이상 호소하지 않았으며, 입원 10일째에 퇴원하였다. […] 그로부터 5개월 후인 2012년 11월, 환자는 내원 2개월 전부터 귀신이 자신의 몸에 들어와 자신을 조종하고 사람들의 미래가 보이며 귀신이 말하는 소리와 냄새가 난다는 것을 주소로 보호자와 함께 외래에 다시 방문하였다.
-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윤지애·박우리·유제춘·최경숙, 2013
첫댓글 제가 20대때, 제 전공을 살려서 시립 정신병원에서 잠시 일했었던적 있습니다.
그때 정신치료 약물들이 얼마나 무섭고 독하며 중독성이 강한지?를 알게 되어서 나는 호기심으로라도 그런 약물들은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으며
이후 중독성 있는 물질은 커피 외에 타이레놀 먹은거밖에 없었습니다.
정신병원에 수감된 환자들의 치료방식은 너무 간단합니다
전두엽에 영향을 주는 중독약을 먹인후 종일 잠자게 하는게 다입니다.
사이코패스들의 뇌는 전두엽에 이상이 있다는 근거에 의한 것인거 같고 하루종일 잠들게 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게 결과물이더군요.
이런 약을 먹으면 그냥 잠드는게 아니고 그냥 까라져서 정신잃다시피해서
잠들게 되는 아주 독한 약물입니다.
이런약 장복했던 사람들은 거의다 망상증이거나 정신 분열된 상태이고
정상적인 삶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 병원 근처에만 봐도
병원에서는 퇴원했으나 왔다갔다하는 온전치 못한 분들 많이 봤습니다.
퇴원해도 정상적 삶을 못 사니깐 병원 주변만 맴돌더군요.
불면증이나 다이어트 약물들도 위와같이 대표적인 신경물질들이라서
중독성이 어마하고 끝없이 뇌세포를 파괴시키며 우울증 환자로 만들거란게 불보듯 뻔합니다
위 두가지 약물이 가장 필요한 곳이 연예인들이고
연예인들의 자살들은 위와 무관치 않을거라 추측됩니다.
중독성 있는 신경자극 물질들은 절대로 조심해야 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