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봉래(蓬萊) 항구서 2척 인양
고려가 조선왕조로 교체되기 직전인 14세기 중ㆍ후반 무렵, 중국 해안에 침몰한 고려선박 2척이 최근 산동성 동산반도 최북단인 봉래시에 위치한 고대 항구 유적인 봉래수성 해안에서 발굴, 인양됐다고 한국 '연합뉴스'(김태식 기자)가 28일 오전 속보로 전했다.
한국 문화재청 산하 전남 목포 소재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김성범 관장은 28일 "중국 산둥성문물고고연구소와 옌타이시(연태시)박물관, 그리고 펑라이시문물국은 2005년 7-11월, 봉래수성 해안 일대에 대한 조사 결과 고려선박 2척을 포함한 고대선박 3척을 발굴했다"면서 "이들 고선박 중 일부가 고려선박임은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을 비롯한 한국의 고선박 전문가들도 중국측 연구자들과 함께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려선박 발견 인양을 기념해 중국측에서는 22-24일 보래시 현지에서 산동성문화청이 후원하고 연태시문물국이 주최한 가운데 '봉래고선박 국제학술토론회'를 대규모로 개최했으며, 아울러 이에 즈음해 그 발굴조사 보고서인 '봉래고선'(蓬萊古船)을 발간했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중국측 각계 전문가 외에 한국측에서 김성범 관장과 고대 선박전문가들인 리원식(李元植) 인하대 명예교수, 허일(許逸) 한국해양대 교수, 한중문화교류사 전공인 박현규(朴現圭) 순천향대 중문학과 교수, 그리고 일본인 연구자 등이 참가해 모두 44편에 이르는 논문이 발표됐다.
김성범 관장의 전언과 조사보고서 '봉래고선' 등을 종합할 때, 고려선박 2척은 지난해 내항(內港)인 봉래수성 해안에서 명나라 말기에 폐기된 중국 고대선박 1척과 함께 뻘층에서 발견됐다.
중국 조사단은 이보다 21년 앞선 1984년, 같은 봉래수성에서 인양한 다른 명나라 때 중국 고대선박 1척(현존길이 28.6m, 선체 폭 1.1-5.6m, 높이 1.2m)을 포함해 이번 추가 조사 3척을 발견 순서에 따라 차례로 1~4호 선박이라는 고유번호를 부여했다. 이 중 3,4호선이 고려선박으로 밝혀졌다.
3호선 고려선박은 중국 고대선박인 2호선(현존 길이 21.7m, 최대폭 5.2m)과 바로 린접한 북쪽 지점 뻘층에서 존재가 드러났다. 발견 당시 남쪽을 향해 기울어진 이 선박은 현존 길이 17.1m에 최대 선체 폭은 6.2m로 밝혀졌다. 이는 국내에서 발견된 여느 고려시대 선박보다 규모가 큰 것이다.
이 3호선에서는 유물은 그다지 많지 않으나 선박의 국적이 고려임을 확실히 하는 장군과 고려청자편들이 발견됐다. 즉, 제4선창에서 고려청자수파연주문완(高麗靑瓷水波聯珠紋碗)이, 제6선창에서는 고려청자국화화판문완(高麗靑瓷菊花花瓣紋碗)이 나왔다.
2-3호선 북쪽 뻘에서 발견된 4호선은 훼손이 극심해 저판(바닥판) 일부만 남아 있으나 그 구조가 3호선 고려선박과 거의 똑같아 고려선박임이 엿보인다. 잔존 길이 4.8m에 최대 폭은 1.96m였다. 중국 선박인 1-2호선 목재가 대체로 예장나무인 데 비해 3-4호선은 대부분 소나무인 것으로 판명됐다.
3호선에 대해 발굴조사보고서는 "해당 선박의 모양이라든가 조선기술로 볼 때 당연히 한국의 고선박이다"(106쪽)이라고 단언했고, 김성범 관장 또한 틀림없이 고려선박이라고 확인했다.
중국과 한국 고대선박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닥판에서 감지된다. 즉, 중국선박이 뾰족한 형식인 데 비해 한국 고대선박은 편평한 평저형(平底形)이다.
해외에서 한국 고대선박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