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이스 케키'다.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한 아이스 케키를 사서 입에 물면 참으로 행복했다.
팥이 든 아이스 케키는 약간 붉으스레한 색깔을 띄었는데 이빨로 깨물면 하절기의 그린랜드 빙산처럼
스르르 무너져 내리듯이 입 안이 얼얼하고 달콤했다.
아이스 하면 얼음이라는 의미는 알 것 같은데 '블랙 아이스'라면 검은 얼음이라는 의미인데
얼음도 검은 게 있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하긴 블랙 스완도 있으니까 말이다.
배에서 일어나는 사고중에 블랙 아웃트(Black out)가 있다.
이것은 야구에서 타자가 스타라잌 아웃 당하듯이 기관실 전력소실을 말한다.
밀히지면 발전기가 운전되고 있다가 갑자기 부하가 증가되면서 ACB가 떨어지거나 발전기가 정지되는 사고이다.
운항중에 블랙 아웃트가 발생하면 운전중의 기기는 모두 정지되고 배는 표류하게 된다. 곧 이어 비상발전기가 자동 기동되고
타기 등 아주 중요한 기기에만 파워가 공급된다. 동시에 통로등의 비상등에 불이 들어와 사고수습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얼음은 보통 투명하지만 두꺼우면 눈처럼 허옇다.
바다가 얼면 온통 하얗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블랙 아이스란 아스팔트 포장 도로에 살얼음이 끼었을 때를 말한다.
눈이나 비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도로 위에 얇은 얼음층이 생긴다.
얇은 얼음층이 투명하니까 아스팔트의 검은 색이 그대로 비춰서, 보기에는 검은색의 얼음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얼음은 미끄러워 차량운전에 장해요인 된다. 제동거리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브레이크를 잡으면
차량이 도로 위에서 한바퀴 빙 돌아버린다.
부산에는 눈이 오는 경우가 드물지만 십년만에 한번씩은 눈이 수북하게 쌓일 정도로 내리는 경우도 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비탈길이 많은 부산 시내는 차량들이 엉금엉금 기어다니기도 하고 곳곳에서는 미끄러져
하수구에 처박히기도 한다.
몇십년전인가 음력설에 눈이 많이 와서 남해고속도로가 마비된 적도 있다. 나는 집사람과 같이 고향 산소에 성묘를 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산을 조금 지나 덕산부근에서 고속도로에 눈이 많이 쌓여 차들의 운행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다.
밤새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날이 새었다. 다음날 아침까지 달려간 곳이 진영휴게소였다. 기름이 거의 동이 나서 히터도 켜지 못하고
꼬박 밤을 새웠다.
어제(12월14일)오전 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 아이스로 큰 사고가 발생하여 7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영천방향 26.1km지점서 차량 20대가 1차 연쇄추돌을 일으키고 5분후 4km 떨어진 반대쪽에서도 2차로 10여대가
추돌사고를 일으켰다고 한다. CCTV분석결과 새벽에 잠시 내린 비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노면에는 블랙 아이스가 만들어졌으나 운전자들은 모르고 평소대로 속도를 내고 있었다고 한다. 일단 블랙 아이스가 생기면 그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도 6배 가량 더 미끄럽게 변한다고 한다. 새벽녘이라 차량들이 뜸해 속도를 내고 있던 승용차 한 대가 200m 가량을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잃고중앙분리대와 부딪친 후 갓길에 거꾸로 멈춰섰다고 한다. 이로 인해 대형 연쇄 추돌사고가 시작되는 데는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거나 안개가 낀 날씨나 눈비가 오는 날에는 주행속도를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하고 차량간의 간격도 두 배 이상으로 늘여야 한다.
노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얼음판 위에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엉뚱한 방향으로 미끄러진다.
그렇게 해서 앞차와 추돌하거나 가더레일을 치고 밖으로 튀어 나가거나 아니면 중앙선을 넘어 마주보고 달려오는 차와
부딪치기도 한다. 차는 생명을 태우고 다니는 편리한 기계장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을 초래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겨울철 운전에는 특히 안전을 염두에 두고 운전을 해야겠다.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