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느긋하게 목욕탕을 찾았습니다.
주말인데다 시험 첫과목에서 예상 외의 졸전을 펼친 까닭에
기분전환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뜨끈뜨끈한 온탕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는데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호수의 수면에 비치는 달...
싯구라도 한소절 떠올랐다면 운치가 있었을 법도 한데
요즘 앞날을 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까닭인지
제게는 '역사'라는 것에 대한 혼자만의 정의가 또 새록새록...^^;
인간이 존재하고 있고, 호수에 비친 인간의 모습이 인간과 똑같은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호수에 비친 인간상은 인간, 그 자체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많은 유적과 유물과 기록 속에 남아있는 역사적 실체를 접하면서도
그것이 오래전 살아있을 당시의 그 시간 속 존재와는 다른 상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이...
하물며 호수에 비친 인간상의 실제 인간이 어떤 내면을 가지고 있는 지는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마치 역사를 전개한 그 시절 그 인물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는 전혀 장담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이 말이지요.
또 있습니다.
호수에 비친 인간상은 빛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완전한 암흑 속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그 존재가 여전히 살아있고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는 것은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이 연구되는 시대 상황과 대응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바람이 불어 호수에 파문이 일면 일그러져 버리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뭐...결론은 없습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목욕탕에서 혼자 벌여본 생각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 생각이 스스로에겐 큰 깨우침을 불러온 것 같아서
한 번 끄적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