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의 패러다임은 1970∼1980년대 백화점에서 1990년대 대형마트로, 21세기 들어 복합문화유통시설로 옮겨가는 추세다.
복합문화유통시설은 교외형의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경기도 여주, 파주)과, 서울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등 도심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라이벌로 대전과 천안지역 백화점을 거론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 충청점의 최대 라이벌로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을 함께 구성한 복합문화유통시설을 꼽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다양화되면서 기존 백화점 고객이 백화점만 이용하지 않는다는 판단 이다.
공교롭게도 충청권에서 이 같은 복합문화유통시설이 현대백화점 충청점 개점과 비슷한 시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해 11월 "신세계 그룹과 함께 대전에 충청권과 영·호남권, 수도권 등 초광역 상권을 목표로 하는 초대형 복합랜드마크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이날 대전시청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대전 유니온 스퀘어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세계의 복합 웰빙단지를 유치해 사람과 돈이 모이는 대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용진 부회장은 총 4500억 원(추정)을 투자해 오는 2013년까지 대전 서구 관저지구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포함해 교육, 문화, 예술, 관광, 스포츠,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을 아우르는 복합문화유통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전 유니온 스퀘어는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저가로 판매하는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100∼150개)으로 구성된다. 대전시는 유니온 스퀘어에 연간 750만여명 관광객 및 쇼핑객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충청점 개점을 계기로 청주·청원권 소비자가 대전과 천안으로 원정쇼핑갈 가능성이 점차 줄 것"이라며 "반대로 대전과 천안 소비자들이 청주까지 와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백화점 간 규모와 마케팅, 입점브랜드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먼 거리까지 원정쇼핑을 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온종일 머무를 공간인 복합문화유통시설은 경우가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유니온 스퀘어와 현대백화점 간 입점 브랜드는 상당수 중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양자 간 경쟁은 피 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충청점 인근의 비하동 유통업무설비지구에 내년 12월 들어설 예정인 롯데백화점 청주 아울렛은 경쟁관계이면서 공생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간 입점 브랜드는 대부분 중복될 가능성이 높아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되지만 청주 서부상권을 유지하는 데는 인접거리에 위치해 서로 돕는 입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 관계자는 "청주지역 최초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아울렛 점포로, 운영방식과 마케팅, 서비스 등이 기존 청주지역의 일반 아울렛 업체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에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