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더 기성용(19·서울)은 2008년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소속팀의 주축이 됐고 23세 이하 올림픽팀에 이름을 올렸으며, 기세를 타고 국가대표팀에도 뽑혔다. 지난달 청소년(19세 이하)팀 일원으로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달리 보면 소속팀은 물론 청소년, 올림픽,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각급 대표팀을 분주히 오가는 힘든 처지에 빠졌다. 이전에는 각급 대표팀 경기가 순차적으로 있어 조정이 가능했지만, 10월말부터는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다. 그를 사이에 두고 소속팀과 청소년팀,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3각 줄다리기'가 펼쳐질 수 있다.
◇10월, 그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기성용은 기로에 서 있다. 10월말부터 아시아청소년(19세이하)선수권대회(10월31일~11월14일·사우디아라비아)가 열리는데, 이 무렵은 K리그의 막판 순위경쟁이 불을 뿜을 때다. 대륙연맹인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청소년 대회를 앞두고 소집명령을 받으면 서울은 대회 보름 전부터 차출에 협조해야 한다. 이 경우 기성용은 오는 16일부터 청소년팀의 소집훈련에 나서야 한다. 청소년팀의 일정이 끝나고 국가대표에 차출된다면 11월 19일 원정경기로 열리는 사우디와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도 출전해야 한다. 이 일정을 모두 따른다면, 기성용은 사실상 10월 중순부터 K리그에 나서는 것이 힘들어진다.
◇청소년팀의 고민은 깊어진다
단 변수는 있다. 11월 19일 국가대표팀의 사우디전에 기성용이 나선다면 대한축구협회는 청소년팀 차출은 재검토할 수도 있다. 청소년팀과 대표팀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순 있지만, 이럴 경우 서울과 차출 문제로 갈등할 수도 있고 또 선수의 혹사논쟁도 나올 수 있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팀은 5일부터 '태국 4개국 청소년 대회'에 나서는데, 프로팀 소속 선수 12명과 전국체전을 앞둔 대학팀 선수 4명을 제외했다. 조 감독은 아시아선수권 때는 최정예팀을 꾸릴 요량이다. 프로팀 소속 선수 차출을 위해 이미 한국프로축구연맹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가 차출을 요청한 12명의 명단에는 기성용도 포함돼 있다. 다만 조 감독은 "기성용의 차출 문제는 기술위원회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대표팀이 필요하다면 청소년팀에서는 빼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을 위한 선택, 체력과 부상 관리도 필요하다
지난 2005년 박주영은 네덜란드에서 열린 청소년(20세 이하)월드컵을 앞두고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원정에 나섰다. 우즈벡전에서 국가대표 데뷔골을 넣는 등 맹활약해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그는 영웅이 됐지만, 공 들여온 청소년팀 일원으로 나선 세계 대회에서는 체력이 떨어져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청소년팀이든 국가대표팀이든, 하나에만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청소년팀 전력에는 마이너스가 됐다. 참고로 잉글랜드대표팀의 웨인 루니는 청소년팀 연령 때부터 국가대표로 뛰면서, 국가대표에만 매진했다.
기성용은 올해 3개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에 나서며 혹사론이 일고 있다. 선수를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10월말 불거질 기성용의 차출 문제는 그래서 지금부터 머리를 싸매고 할 고민거리다.
오광춘기자 okc27@
첫댓글 유럽은 국대 뽑히니 밑엔 안뽑히던데 ㅡㅡ 감독들 밥줄 연명 할려고 애들 혹사 시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