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쪽지 이 사람이 내민 쪽지 하나 수많은 세월 흘렀어도 간직한 그 마음 읽어 보라 네요. 《이 봐요 이 아가씨야. 운명은 비밀처럼 예고없이 나타나는 거야. 말없이 나타나는 거야. 이 봐요. 이 아가씨야 망설일 틈이 없어. 줄다리기 하는 척 하지마. 그대가 슬쩍 물러서야 내가 다가가는 거야. 당기고 당기면 줄만 끊어져. 그대를 처음 본날 그 잔상이 내 눈에 남아 얼마나얼마나 마음 아렸는데. 그대를 또다시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연습하고 연습을 해도, 막상 만나면 한 마디도 나오지 않고 헛기침만 나왔어. 나에게 와! 내게로. 어서. 그대를 만난 것이 내 삶의 시작이고 끝이야. 그댈 본 순간 나의 존재 이유를 알았어.》 이게 내가 당신에게 준 쪽지라고? 에이 말도 않돼!! 손자 녀석이 제 여자친구에게 목을 맨 사랑의 쪽지겠지. 이 녀석 마음도야 그 옛날 나와 빈틈없이 닮았지만. 050422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