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수십억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현직 목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은 기독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출자금 명목으로 목사와 신도 등에게서 24억원대 사기를 벌인 한국사회복지뱅크 대표이사 강보영 목사(66 잠실동 소재 새소망교회)를 8월 3일 특경가법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목사와 짜고 신도들을 농락한 복지뱅크 대표이사 고모(51)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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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한국사회복지은행 발기인대회. 전 한기총회장인 엄신형 목사가 설교하는 등 기독교계 인사들이 대거참여하면서 관심을 끌었으나 결국 사기극으로 막을 내렸다. |
강목사는 지난해 11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기독교계 인사가 대거 참석한 7,000여명 규모의 발기인 대회를 열고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처럼 가난한 이들과 미자립 교회, 원로 목회자 생활보조금 지원 등을 위한 제1금융권 은행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강씨는 이 과정에서 출자의향서를 제출받은 것을 두고 이미 1조5,000억원을 확보했다고 선전 했다. 그러나 이 출자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서류상의 약속일 뿐이었다.
강목사와 고씨 등은 또 매물로 나왔던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제주은행 가운데 하나를 인수해야 한다며 주식을 남발하는 방법으로 투자금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모 외식업체는 주식 백만주를 담보로 4억여 원을 빌려주었다가 떼였다. 주식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말에 속은 것이다. 하지만 은행설립 절차를 진행하거나 은행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사실도 전혀 없었으며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더 나아가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매장량 1조원대 규모의 광산이 파주에 있다며 투자자들을 현혹했지만 이 광산은 강목사 소유가 아니었으며 지역주민의 반발로 발굴이 멈춘 상태였고 또 용미리에 20만기의 납골당을 만들어 은행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도 개발이 불가능한 남의 땅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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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국사회복지은행 홈페이지 캡쳐 ⓒ뉴스앤조이 제공 |
검찰은 강목사가 이같은 방식으로 교인 204명에게서 투자금 23억7,000여만원을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강목사와 고씨 등은 주식판매대금을 4대6으로 나눠갖기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에겐 애초 은행을 설립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다"며 "이 사건은 종교를 주제로 한 신종·변종 금융사기사건으로서 재정적으로 열악한 교회를 주 범행 대상으로 해 그들의 신앙심과 대출우선권을 미끼로 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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