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건축 아줌마 부대 아시나요
파이낸셜뉴스|기사입력 2006-07-05 03:24 |최종수정2006-07-05 03:24
‘재개발·재건축 아줌마 부대를 아십니까.’
주택시장을 주도하곤 하는 아줌마부대가
재개발·재건축 현장을 주무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장에서 OS(아웃소싱)로 불리는 이들은 수주전이
한창인 현장에 투입돼 조합원들에게 사업추진
과정과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회사를 적극 홍보한다.
수주전을 벌이는 동안엔 재개발·재건축 수주업체의
준 직원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직원 수로는 그 많은 조합원을 접촉할 수 없어 아줌마들을 고용, 현장에 투입한
다”면서 “특히 대형건설사간 수주전이 격화될 때는 회사 홍보와 분위기를 띄우는데 절대적인 존재로
일종의 ‘특공대’”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안다고 하지 않느냐”며 “재개발·재건축 총회에서 입김이 센 여성
조합원들을 공략하기 위해 이들을 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들 비밀병기가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흔하다. S사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은 모두 대형 브랜드에다 이주비나 금융조건 등에서도 비슷한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럴 경우에는 대부분 조합원들 사이에 퍼지는 입소문이
시공사 선정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줌마부대가 퍼뜨리는 입소문이 ‘비밀병기’인
셈이다.
그럼 아줌마 부대는 어떻게 운영될까. 10여년 가까이 활동했다는 C씨(39·여)는 “회사에서
직영체제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 용역업체 소속으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합원들 중 맞벌이가 많아 낮시간대보다는 밤에 많이 찾아 나선다”면서 “건설업체 직원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직접 집을 방문해 회사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은근히 경쟁사를 깎아내린다”고 말했다.
C씨는 또 “팀원이 40명이다 보니 지방 현장은 아예 숙소를 잡고 7∼10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을 한다”면서 “일당은 대략 12만∼13만원이지만 수주에 성공했을 경우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귀띔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G사가 수주한 인천 부평 신촌구역에서 아줌마부대가 적극 활용됐고 부산과 대구,
광주지역 재개발 현장에도 아줌마부대가 투입돼 수주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재개발 수주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곳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롯데건설, GS건설),
부산 연산2구역 및 양정3구역(삼성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전국적으로 40∼50곳에 달한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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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부대 동원 '시공사선정 로비' 돈살포 등 120여명 적발 교수·공무원까지 개입…100억 챙긴 조합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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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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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ㆍ재건축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 로비를 벌인 건설업체 임직원과 조합원 등 120여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유관기관과 합동수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건설업체 임직원과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장 등 127명을 입건해 이중 37명을 구속하고 82명을 불구속하는 한편 8명을 지명수배했다고 3일 밝혔다.
◇재건축ㆍ재개발 과정은 뇌물잔치=검찰 수사로 드러난 재건축ㆍ재개발 과정은 ‘돈 놓고 돈 먹기’ ‘뇌물잔치’ 그 자체였다.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뿌려지는 뇌물은 최소 백억원대로,
이 돈은 분양가에 전가되고 결국 부담은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비리 고리에는 시공사, 조합 관계자, 하도급업체, 브로커는 물론 교수ㆍ공무원ㆍ변호사ㆍ아줌마부대 등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모두 망라돼 있다. 한마디로 재건축ㆍ재개발로 한몫 챙기려는 건설사와 조합원에 각종 이권 당사자들이 가세, 수백억원의 금품이 오고 가는 비리 합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시공사로 뽑히기 위해 아줌마부대 동원, 조합원에 돈 살포=I건설이 서울 성북구 D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는 데는 아줌마부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이 회사 정모 상무는 재개발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1~12월 아웃소싱(OS)요원으로 불리는 아줌마들을 관리하는 J컨설팅업체 대표 김모(여)씨를 통해 아줌마부대를 소개받았다.
이들 아줌마부대는 조합원을 밀착마크하며 I건설을 홍보하거나 경쟁업체를 깎아내리는 소문을 퍼트렸다. 이 과정에서 아줌마부대는 주민 200여명에게 10만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매일 돌렸다. 이 업체가 이런 식으로 한달 넘게 사용한 액수만 3억여원에 달했다. K기업과 H건설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공사 선정에 아줌마부대를 활용했다.
◇현금에 승용차까지, 조합장은 기본이고 건축심의위원인 교수도 뇌물=서대문구 D구역 재개발 조합장인 유모씨는 조합 고문과 총무이사 고문 변호사와 짜고 조합 상가를 건설업체에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넘기는 대신 뒷주머니로 100억원을 챙겼다가 적발됐다. 또 서울 양천구 도시계획위원인 S대학 김모 교수는 I건설 이사로부터 건축심의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200만원 상당의 승용차와 현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이복태 대검 형사부장은 “재건축의 경우 사업시행 인가 후 시공사 선정까지, 재개발의 경우 시공사가 공동시행자로 선정되기 전까지는 어떤 명목으로도 시공사가 조합에 금전을 포함한 유ㆍ무형의 지원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관련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ttp://economy.hankooki.com/lpage/news/200608/e2006080318103270300.htm
첨부: - 아줌마부대 - 재개발 재건축의 천태만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