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종 영구기관, 제 2종 영구기관
및 제 3종 영구기관이 가능한가?
산업혁명 이후에 석탄을 태워 발생한 열로 물을 수증기로 변환시켜 생기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열기관이 많이 사용되면서 열과 일의 관계에 대한 이론이 필요하게 되어 확립된 이론이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들이다. 열역학 제1법칙은 1840년 영국의 물리학자 J. P. 줄 (1818~1889)에 의하여 체계화되었으며 한 형태의 에너지가 다른 형태로 변환될 때 없어진 에너지양과 만들어진 에너지양은 동일하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은 에너지보존의 법칙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로 바뀌며 무에서 새로 만들어지거나 소멸되지 않는 다고 정의된다. 예를 들면 날아가는 테니스공이 담에 부딪히면 공이 가지고 있던 운동에너지가 소리에너지, 열에너지, 감소된 운동에너지 등으로 변환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의하면 에너지는 질량으로 변환될 수 있으므로 열역학 제1법칙을 에너지-질량 보존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1법칙에 위배되는 기관이 제 1종 영구기관이다. 즉, 무에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관이 제1종 영구기관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기관이다. 18세기 초에 독일의 오르피레우스가 만든 자동바퀴가 유명한 제 1종 영구기관을 이용한 사기사건이다.
오르피레우스의 자동바퀴
조금 경사지게 설계된 큰 톱니바퀴에 4개의 추가 달려있고 추이 낙하하는 힘으로 옆에 있는 작은 톱니바퀴가 계속 돌아간다는 것인데 마찰과 공기 저항 등으로 불가능이다. 사실 마루 밑에 사람이 숨어 움직이게 한 것이었다. 이런 사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는 일반인들은 전문지식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과 우리 인간이 근본적으로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점 등일 것 이다.그 외에도 여러 영구기관이 선을 보였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경사가 다른 삼각형에 걸린 구슬
오른쪽 사면과 왼쪽 사면의 경사 각도를 다르게 한 삼각형에 구슬을 넣어 사슬로 만들면 왼쪽에 있는 구슬의 수가 오른쪽보다 더 크므로 왼쪽으로 끄는 힘이 더 클 것이다. 즉 A>B가 되므로 구슬들이 왼쪽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결국 사슬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왼쪽 사슬이 더 긴 것은 확실하지만 사슬에 작용하는 중력을 고려하면 사슬방향의 성분은 왼쪽이 작으므로 a>b 의 이점이 사라진다.
(2) 윌킨스의 자석을 이용한 영구기관
이 장치에서 사면 꼭대기에 있는 강력한 자석에 의하여 아래에 있는 쇠공이 끌려 올라간다. 올라간 쇠공이 꼭대기 근처에 있는 구멍으로 빠져 아래로 떨어지면서 바퀴를 돌린다는 원리이다. 그러나 자석에 의하여 올라간 쇠공은 구멍이 있어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자석에 붙게 된다.
(3) 전기장치로 된 영구기관
마찰전기에 의하여 생긴 전자석을 이용한 영구기관이다. 손으로 왼쪽 원판을 회전시키면 마찰전기에 의해 원판이 전기를 가지게 되고 전기에 의해 만들어진 전자석이 왼쪽에 있는 철판을 끌어당긴다. 그러면 철편에 연결되어 있는 크랭크가 왼편으로 회전하고 원판이 반만큼 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용수철이 원래의 길이로 복귀하면서 철편이 전자석에서 떨어지게 하고 이 힘에 의하여 원판이 다시 회전하게 되고 마찰전기가 일어나 전 과정이 영원히 반복된다. 역시 있을 수 있는 일 같지만 전기저항과 마찰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것들을 고려하면 이 기계는 얼마 안 되어 정지하게 된다.
(4) 모세관현상을 이용한 영구기관
수건을 물에 넣으면 모세관 현상에 의하여 물이 수건으로 올라가지만 올라간 물이 수건의 끝에서 저절로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올라간 물은 섬유에 달라붙어 있다.
(5) 좌우 힘의 불균형을 이용하여 돌리는 바퀴
이 장치 역시 작동되지 않는다. 좌우의 길이가 다르므로 계속하여 회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시계방향의 힘과 역방향의 힘이 같으므로 상쇄되어 일어나지 않는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에너지의 전환방향을 정의하는 법칙이며 카르노의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열에너지는 언제나 고온의 열기관에서 저온의 열기관으로 전달되며 저온의 열기관에서 고온의 열기관으로 전달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제2법칙의 다른 정의에 의하면 자발적인 반응에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한 예를 들면 높은 위치에 있는 공은 땅으로 떨어지지만 땅에 있는 공이 주위에서 에너지를 흡수하여 저절로 튀어 오르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제2법칙에 위배되는 기관이 제2종 영구기관이다. 제 2종 영구기관이 존재한다면 바다에서 배가 주위의 찬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얻어 움직일 수 있지만 역시 제2종 영구기관도 만들 수 없다.
양손을 문지르면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마찰하면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을 끓이면 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증기가 발생하다가 100℃가 되면 온도는 더 이상 오르지 않고 물이 전부 수증기로 변하는 것도 경험상 알고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물을 이루고 있는 분자의 운동과 열은 관계가 있다. 열은 분자의 운동에너지 합이라고 정의될 수 있으며 온도는 열의 척도 즉 분자운동이 활발한 정도이다. 물론 어느 온도에서 개개의 분자가 가지는 운동에너지는 확률분포에 따르지만 총에너지는 열에너지가 커지면 즉, 온도가 올라가면 증가해야 한다. 또한 온도가 증가하면 개개 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상태도 커진다. 다시 말하면 온도가 올라가면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온도가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무질서도가 점점 감소하여 어느 온도에서는 최저값인 0이 될 것이다. 이온도에서는 모든 분자의 운동에너지가 0인 상태에 도달한다. 이때의 분포는 하나인 완전질서상태이다. 수학적으로 표시하면 열역학적 분포수 W는 1이 된다 (W= 1). 이온도가 절대영도이다.
절대온도는 1848년에 영국의 물리학자 W. 톰슨 (W. 캘빈 경, 1824~1907)에 의해 도입되었으며 그는 이상기체의 열역학적 고찰에서 이 온도척도를 생각하였다. 이상기체는 기체분자의 자체 부피는 0이고 상호작용이 없는 기체로 정의된다. 보일의 법칙에 의하면 일정한 온도에서 기체의 부피는 압력에 반비례한다 (PV = 일정, P:pressure, 압력; V:volume, 부피). 샤를에 의해 보완된 보일-샤를의 법칙을 섭씨온도, t℃로 나타내면 PV = nR(t + 273)이 된다. 여기에서 n은 기체의 몰수이고 R은 기체상수이다.
W. 켈빈 경은 t +273 = T로 표시하고 T를 절대온도라고 하였다. 그러면 보일-샤를의 법칙은 PV = nRT가 된다. 따라서 T = 0인 온도 즉, 절대영도에서는 기체의 부피가 0이 된다. 보다 정확한 실험결과에서 현재 1기압일 때 물이 어는점은 섭씨온도로는 0℃, 절대온도로는 273.15K가 얻어졌으므로 절대온도와 섭씨온도의 관계는 다음 식으로 주어진다.
T = t + 273.15
실제로 온도를 하강시키면 절대0도에 도달하기 전에 기체가 액체 또는 고체로 변하므로 절대영도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도달할 수 없는 온도이다. 열기관은 온도 차이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장치이므로 저온 열원의 온도를 절대영도로 유지할 수 있다면 효율이 100%가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절대영도에 도달할 수 없고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에서는 열기관이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제 3종 영구기관 또한 가능하지 않다.
J. C. 맥스웰 (1831~1879)이 생각해낸 가상적인 맥스웰의 도깨비는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 맥스웰의 도깨비는 물과 술의 혼합물에서 알코올 분자만을 모아서 질 좋은 술을 만들 수도 있고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유해성분만을 제거할 수도 있다.
100℃의 물 10L과 0℃의 물 10L을 혼합하면 50℃의 물 20L이 생긴다. 그러나 50℃의 물 20L는 100℃의 물 10L과 0℃의 물 10L로 저절로 분리되지 않으며 에너지를 가해야만 분리할 수 있다. 물에 파란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점차 퍼져 전체가 연한 파란색이 되지만 반대 현상 즉 연한 파란 잉크 물에서 잉크 한 방울이 자발적으로 생성되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는 에너지 변화가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므로 다음과 같이 결론지을 수 있겠다. 분리되어 있는 상태보다 혼합되어 있는 상태가 일어날 확률이 훨씬 크다.
거리의 쇼윈도에 가끔 진열되어 있는 평화새 일명 물먹는 새의 비밀은 무엇일까? 태엽이나 전기장치 없이 머리 쪽에 있는 컵의 물을 마신 후 머리를 들고 일어섰다가 다시 수그리는 동작이 되풀이 되니 제 2종 영구기관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겠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물먹는 새의 원리
물먹는 새는 유리로 만들며 안의 공기를 제거하고 끓는점이 낮아 휘발성이 강한 에테르를 넣고 밀봉한다. 머리는 펠트라는 물을 잘 흡수하는 헝겊으로 싸고 눈과 부리를 그린다. 처음에 부리를 수그리게 하여 컵 물에 넣어 적시면 머리에 있던 에테르가 몸통으로 흘러 나가므로 머리가 가벼워져 일어선다. 일어선 새의 머리의 펠트에 있던 물이 증발되어 에테르에서 증발열을 뺏는다. 머리에 있는 에테르 증기는 냉각되어 액화되므로 증기압이 감소하여 몸통의 증기압보다 작아진다. 따라서 몸통의 에테르가 머리로 그리고 부리로 들어가 무거워지니 다시 수그러지고 물을 마신다. 태양에너지에 의하여 물이 증발하므로 물먹는 새의 운동은 계속된다.
열역학 제 3법칙에 의하면 완전고체의 엔트로피는 절대영도에서 영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절대영도에 도달할 수 없다. 이 법칙에 위배되는 기관이 제 3종 영구기관이다. 저온을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소금과 얼음을 혼합하면 마이너스 21℃까지 내릴 수 있고 드라이아이스유기용매 슬러리를 사용하면 마이너스 110℃까지 내릴 수 있다. 절대1도 (1K)까지는 줄톰슨 효과를 이용하여 온도를 내릴 수 있다. 줄-톰슨효과 (Joule-Thomson effect)는 J. P. 줄과 W. 톰슨 (W. 캘빈 경)이 1854년 실험을 통하여 발견한 것으로 압축한 기체를 단열된 상태에서 넓은 공간으로 보내면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이다. 150기압 정도로 압축한 공기를 단열된 용기에서 팽창시키면 액화공기가 만들어지며 이때의 온도는 80K 정도이다. 액화공기 속에 수소기체로 채워진 용기를 넣고 줄-톰슨 효과를 이용하여 액화수소를 만들고 (온도: 약 20K). 액화수소를 사용하여 액체헬륨을 만들 수 있다 (온도: 4.2K).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를 얻기 위해서는 단열자기소자법을 사용한다. 1926년경 P. J. W. 디바이 (1884~1966)와 W .F. 지오크 (1895~1982)가 고안한 방법이며 1K 이하의 극저온을 만들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상자성체에 강한 외부자기장을 가하면 입자들이 외부 자기장에 평행한 방향으로 배열된다. 이 때 단열된 상태에서 외부자기장을 제거하면 배열이 무질서해지면서 온도가 내려가게 된다. 배열이 무질서해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잃기 때문에 온도가 내려가며 이 방법을 여러 번 반복하면 원하는 극저온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