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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프린세스] 13
S#1. 공원 일각
12회와 연결해서... 서동근의 아들로 서인우 확인하고 놀라서 굳어지는 혜리 뒤로 인우 모습 나타난다.
어떤 느낌에 돌아보는 혜리, 자기 보고 있는 인우 보고 기겁해서 놀란다.
확인했지만 믿기지 않는 충격 이상의 충격이라 멍... 해서 보는데 인우, 혜리에게 다가온다.
혜리에게 고통 주는 일임을 알면서 진행한 그라 미안함 조차 염치없어서 뻔뻔함은 아닌, 당당함으로 혜리 대한다.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혜리. 인우가 다가올수록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는 혜리, 그 간의 모습들 스쳐지나간다.
한걸음 물러설 때 마다... ‘하정란과 고만철이 대질하러 오던 모습, 신동하 변호인으로 왔던 인우,
고만철 진술 유도하는 연습 장면 등’ 인우가 아버지 사건 때문에 접근했다는 확신 갖게 하는 장면들 떠오른다.
점점 가다가 화단 턱에 발이 걸리면서 뒤로 넘어지는데... 순간 얼른 다가와서 잡아서 중심 잡게 해주는 인우.
힘주어 자기 팔 잡는 인우 손의 실체와 체온 느끼고야 더 이상 부정 못하는 혜리.
혜리 : 따뜻한데... (눈물 어리는) 서변 맞는데, 맞구나...
인우 : 그래, 나 맞아.
혜리 : 뭐가 맞아? 뭐가 맞아! 처음부터 난줄 알았다는 게 맞아?
인우 : (끄덕이고)
혜리 : 일부러 나타난 게 맞아?
인우 : (끄덕이고)
혜리 : (점점 기막힌) 날 이용한 게 맞아?
인우 : 아마... (표정 다지고 분명히) 확실히. (혜리가 궁금할 것들 미리 말해버리는) 당신은, 뭔가에 꽂히면
다른 거 눈에 안 보이는 사람이고, 원하는 걸 가져야 직성 풀리는 사람이야.
[1회 9씬에서]
차에서 내리려다 슬로프의 스키어들 보고 현금만 꺼내서, 핸드폰도 두고 차에서 내리는 혜리.
혜리 보면서 핸드폰으로 “예상대로 스키장부터 갈 것 같습니다...” 하는 강실장.
혜리 : (현재, 충격에 눈 커지는)
[1회 45씬에서]
인우 : (메모지 하나 더 꺼내 핸드폰 번호 적어서 내미는)
혜리 : (받아서 보면 핸드폰 번호만 달랑 적혀있다. 어? 보면)
[1회 46씬에서...]
혜리 몸 숙이고 구두 문지르는 사이 주머니에서 메모지 쏙 빼가는 강실장.
혜리 : (현재, 인우에게 들은 뒤, 떨리는) 이사도?
인우 : (끄덕)
혜리 : (혼란 속에 다음 뭔가 얘기하려는데)
인우 : (혜리 보며 버티기 힘든, 미리) 당신이 생각하는 거, 전부 다 그래.
혜리 : (배신감에 울컥해서) 뭐가 그래? 뭐가 그래! 내가 무슨 생각하는데? (눈물 어려 쏟아내는)
무슨 생각하는 줄 알고 그래야! 뭐가 그래야!... (더 못 버티며 다리에 힘 빠져 무너지듯 주저앉는데)
인우 : (예상했던 듯 또 잡아서 벤치로 데려가 앉힌다)
혜리 : (한번 뿌리쳐 보려하지만 저항할 기력도 없다. 앉혀지는) ...
[시간경과]
그 자세 그대로 멍하니 앉아있는 혜리. 인우,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다.
일어서는 혜리, 맥없이 차 쪽으로 걸어간다. 고통스럽게 보는 인우.
S#2. 거리 + 혜리 차 안
비척비척 차로 오는 혜리. 혜리가 운전 못할 상황 예상하고 따라오는 인우.
혜리 : (가방에서 차 키 꺼내드는데)
인우 : (손 내미는) 키 줘.
혜리 : (외면하고 차에 타는, 시동 걸려는데 손에 힘없어 키 안 돌려진다)
S#3. 도로 + 혜리 차 안
달리는 혜리 차 안의 두 남녀. 인우는 운전만 하고 혜리는 공허한 눈으로 다른 쪽 멍하니 보고 있다...
한 공간에 있지만 서로를 쳐다보지 못하는 둘...
S#4. 윤 검사실
모니터 화면에 여전히 로그아웃 돼 있는 마혜리 보는 윤검, 갸웃한다.
S#5. 부장실
윤검, 진검, 이검, 채검 앞에서 열나서 얘기하고 있는 부장.
부장 : 이거 이거 이래서 요즘 애들이 문제야. 싫은 소릴 못 들어요! 하도 귀하게 커서 말야. 중국도 문제가 그거래잖아!
두 명이 만나서 하나 낳으니, 애가 왕손처럼 떠받들려 지 귀한거만 알아서 국가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대요!
이검 : 아무리 철없다고 부장님한테 혼났다고 결근했겠어요?
부장 : 아니면 왜 무단결근이야?
진검 : 몸이 아플 수도 있잖아요.
부장 : 글타고 전화를 안 받냐?
채검 : 많이 아픈가? 마검 본가에 연락해 볼까요?
부장 : 본가?... (펄쩍) 안돼, 안돼!
이검 : 왜요?
부장 : (당연히 진검도 경험 있겠거니) 학교 다닐 때 생각 안 나? 아프다고 땡땡이 쳤는데, 몸 좀 어떠냐고
집으로 전화하는 선생님, 아- 그 지나친 배려와 관심이 몰고 왔던 아부지의 폭풍 매질, 엄마의 눈물... (절레절레)
진검 : (벙해서) 아프다고 하고 학교를 빼먹어요?
채검 : 나도 그랬는데. 역시 부장님하고 난 쏠메이트야.
부장 : (아차 얼른 말 돌리는) 내가 지를 애껴서 지적질 한 것을 모르고 말야, 전화나 더 해봐, 받을 때까지... (딴 청하는)
S#6. 휴게실
마혜리 찾아서 통화 버튼 누르는 윤검, 귀에 대고 컬러링 듣고 있는데
진검, 핸드폰 귀에 대고 컬러링 들으며 들어오다가 윤검 본다.
윤검, 진검 보자 괜히 놀라서 핸드폰 내리는데 진검이 듣고 있는 컬러링과 같은 컬러링 흘러나온다.
윤검과 혜리 사이의 정리를 전부는 모르고 있는 진검, 순간 혜리한테 하고 있었구나... 느끼며 윤검 본다.
윤검 : (진검 시선에 뒤늦게 핸드폰 닫는, 스스로 당혹) 어, 진검사.
진검 : (받을 수 없다는 안내 나오자 핸드폰 내리는, 민망한) 마검이 무슨 일이 있긴 한가봐요.
윤검 : 어, 그러게...
진검 : 메시지라도, (얼른 나가며) 선배님이 하세요.
윤검 : (미묘하고 당혹스런) 뭐냐 이거... (핸드폰 들여다보는)
S#7. 혜리 빌라
외출복 차림 그대로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는 혜리, 핸드폰 진동으로 울리지만 받지 않는다.
핸드폰 부재통화에 7통 찍힌다. 다시 핸드폰 울린다.
그동안 자신에게 했던 인우의 모든 행동들이 거짓이었다는 상실감에 짓눌려 꼼짝도 못하는 혜리.
[8회 45씬에서...]
윤검 : 서인우에 대해서 아는 게 뭐야?
윤검 : 단지 친구면서 그렇게 조건 없이 잘해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
혜리 : (현재, 그 말이 맞았다... 가슴 에이는 아픔이 울음 덩이로 훅 올라오지만 꾹 누른다. 또 핸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S#8. 상태 사장실
소리샘으로 넘어가는 안내 듣다가 핸드폰 내려놓는 상태, 불안한 얼굴이다.
S#9. 인우 빌라
소파에 앉아서 통화하고 있는 인우.
인우 : 지금 집이야.
S#10. 인우 사무실(사무실 앞) / 인우 빌라
예상 밖이라는 듯 놀라는 제니.
제니 : (뜻밖인) 집이라구? (무심코) 니들 그, 집?
인우 : 어.
제니 : (이해 안 되는) 왜 거기 있어? 아까 마혜리 만나러 갔잖아.
인우 : 만났고... 들어왔다.
제니 : 왜?
인우 : (혜리에 관한 말 피하고 싶은 감정) 들어오게 됐어.
제니 : (아... 느껴지는) 그럼 오늘 안 나오는 거야?
인우 : 아마도.
제니 : 그래...
인우 : (예의상) 왜, 무슨 일 있어?
제니 : 아니, 궁금해서... (하다) ...많이 힘드니? 많이 힘들어 해?
인우 : (귀에 잘 안 들린다) 내일 얘기하자...
제니 : (잠시...) 그래, 알았어. 낼 아침에 보자. (끊는, 심란한 혼잣말) ...안 나오는 거니, 못 나오는 거니... (답답한 숨 내쉬는)
인우 : (아무 것도 안하고 소파에 앉아있는, 혜리 지키고 있듯) ...
S#11. 혜리 빌라
초점 없이 멍하니 누워있는 혜리, 심정은 끊임없이 울음 밀려 올라오지만
신뢰와 애정이 크게 쌓인 만큼 참담한 배신감에 기를 쓰고 눈물 참고 있다. 신음처럼 참기도 하고...
표정 고통스러운 혜리, 어느 순간 벌떡 일어나서 나간다.
S#12. 인우 빌라
현관벨 울리고 있고 인우, 모니터에 보이는 혜리 확인하고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현관문 연다.
인우, 혼자 울었던 듯 눈 화장 번진 혜리 얼굴 보고 흠칫 놀라는데...
혜리, 표정에 감정 크게 드러내지 않고 인우 뺨 철썩 때리고 바로 돌아선다.
뺨 맞은 건 아무렇지 않은 인우, 혜리 심정 보여주는 차림새가 더 당혹스럽고...
S#13. 계단
울음 참고 내려가는 혜리, 다리 힘 풀려서 휘청하는데...
인우 : (뒤에서, 소리, 버럭) 정신 차려!
혜리 : (돌아보면)
인우 : (문 열고 선 채, 야단치듯) 정신 똑바로 챙겨.
혜리 : (서글픈 듯 피식 웃는데 눈물 어린다, 내려간다)
S#14. 인우 빌라
문 닫고 들어오는 인우, 어느새 표정 담담하다... 스스로도 속이고 싶은 그다.
S#15. 혜리 빌라
그 차림 그대로 다시 침대에 눕는 혜리, 눈 감는다...
S#16. 혜리 집 거실
5시 55분 가리키는 시계.
애자, 일찍 귀가하는 마상태 황당한 듯 보는 애자. 딸 지키기의 헛소동 이후 혼자 삐져있는 척하는 애자다.
흥... 팔짱 끼고 버티며 모른척하면서 살짝 눈치 보는데...
상태 : (혜리 때문에 일찍 들어왔다) 혜리 별 일 없대?
애자 : (퉁) 혜리가 통신 두절된 데 있대요? 혜리 안부를 왜 나한테 묻는대.
상태 : 통화는 해 봤어?
애자 : (누울 자리 생겨서 발 뻗는) 안 해 봤어요.
상태 : 왜?
애자 : (뻥) 하지 말래서요.
상태 : (덜컥해서) 하지 말라니, 당신한테? 지 엄마한테 전화를 하지 말래? 왜?
애자 : 지 아빠한테 질려서, 지 아빠 같은 남자를 지 아빠로 만든 나도 싫은 거죠.
상태 : (헷갈리는) 박애자, 그게 무슨 소리야?
애자 : (하다 보니 되풀이 말 재밌다) 말 그대로 지 아빠가 싫어서 지 아빠 같은 사람을 지 아빠가 되게 한,
상태 : (듣다가 카리스마로 탁) 말 장난 그만 해라?
애자 : (뚝 멈추는)
상태 : (탁 쳐다보며) 본론만 대답해, 혜리한테 무슨 말 들은 거 있어? 별일 없어 보이드냐구.
애자 : (약간 수그러든) 나 몰래 혜리 집까지 찾아갔다면서 그래요...
상태 : (답답한) 아, 그랬든 말든! 혜리한테 무슨 일 있냐고 없냐고!
애자 : (놀라 눈 커지는) 혜리한테 무슨 일 있대요?
상태 : (엄마한테 아무 말 안한 눈치) 아이구 속 터져... 이러니 딸도 입을 닫지, (하다 정색하고)
혜리한테 무슨 일 있는지 한번 알아 봐.
애자 : 그 나이에 있을 무슨 일은 남자 문제 밖에 없는데...
상태 : (사건에 꽂혀있어 귀에 안 들리는) 있는지 없는지 알아부터 봐! 앉아서 삼천리 보는 척 좀 하지 말고! (일어나서 방으로)
애자 : (황당한, 중얼거리는) 내가 다 아는데 뭘 또 알아봐?
상태 : (확 돌아서며) 나중에 뭐 숨겼던 거 걸리면,
애자 : 이혼을 하시든가.
상태 : (뻥해서 보는)
S#17. 진검 집 거실 (저녁)
찻잔 사이에 두고 앉은 미옥과 윤검. 진검, 미옥 옆에 눈치 보며 앉아 있다.
미옥 : 아까 낮에 계모임 갔는데 친구가 윤검사를 자기 조카딸한테, 요새는 소개팅이라고 한다면서?
진검 : 소개팅?
미옥 : 윤검사, 소개팅 괜찮지? 나이는 서른 둘이고, 약사래는데,
윤검 : (당황해) 아니 저는 아직... 아직 생각 없습니다.
미옥 : 정선아, 저기 사거리 찜질방 있지? 그 옆건물에 약국 있다니까 가서 봐봐.
진검 : (자기도 모르게 뿌해서) 선배님이 만날 여잘 왜 내가 가서 봐?
미옥 : 여자는 여자가 잘 보고, 남자는 남자가 잘 보는 거야. (하다 자랑하고 싶고 궁금도 하고)
근데 혹시 우리 정선이 남자친구는 봤수?
윤검 : (놀라 진검 보면)
진검 : (헉)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남자친구라니?
미옥 : 뭐 어때~ (으쓱) 같이 벚꽃 구경도 가고, 그 사람 만날려고 빈이 생일날도 빈이랑 못 보냈잖아.
진검 : (아닌데... 확 창피해 윤검 보는)
윤검 : (아닌 줄 알지만 분위기에) 남자 친구 생겼구나.
미옥 :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죽겠는데, 굼벵이 보다 더 진도 느린 내 딸 성질 알아서 꾹 참고 있다니까.
윤검 : 네...
진검 : 엄마 스톱 스톱! (더 이상 못 있겠다. 벌떡 일어나 나오는)
미옥 : 아이구 부끄러워하기는? 그 나이에.
S#18. 진검 집 앞 (저녁 혹은 밤)
민망해서 열나는 얼굴 손부채질로 식히고 있는 진검. 윤검, 나온다.
(진검, 윤검에 대한 감정 있어서 윤검 쪽 눈치는 있는데, 자신이 여자로 관심 받는데에 대해서는 완전 둔한 성격 설정)
윤검 : (진검 뒷모습 보다가) 덥냐?
진검 : (돌아보는, 얼른 손 내리고, 무안한) 선배님...
윤검 : 열 식힐 겸 바람 좀 쐬자.
진검 : (놀라) 바람이요?
윤검 : 마검 집에 한번 가 보려고. 연락 없이 결근한 것도 이상한데, 전화도 안 받으니까. 집이 멀면 모를까 한 동넨데.
진검 : (혜리와의 정리 형태 정확히 모른다. 당황해서) 선배님 혼자 가세요...
윤검 : (타박하듯) 넌 마검 걱정도 안 되냐? 선배가.
진검 : (자기는 윤검 때문에 속상해서 나왔는데...) 그게 아니라요...
윤검 : 가자. (가는)
진검 : (아... 갸웃하며 따라가는)
S#19 ~ S#23. 공원 (저녁 혹은 밤)
갑자기 멈춰서는 윤검. 진검, 따라서 멈춰 선다.
진검 : (왜 이리로 오지 윤검 보면) 마검 집 이 쪽 아닌데.
윤검 : 마검한테 전화해 봐.
진검 : (영문 몰라) 집에 가 보신다면서요?
윤검 : 연락도 없이 이 밤에 무슨 후배 집엘 가? 무슨 일 있는지, 아픈 건지, 우리 도움 필요하면 얘기하라고 해.
진검 : 제가요?
윤검 : (당연하다는) 그럼 내가 해?
진검 : (갸웃하며 핸드폰 하는)
[시간경과]
캔커피 두 개 들고 오는 윤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진검, 핸드폰 통화하고 있다.
진검 : (걱정에) 그래, 알았어... 밤에라도 필요하면 전화해라. (끊고)
윤검 : 많이 아프대?
진검 : 한 2, 3일 못 나올 거 같다는데요?
윤검 : 걱정이네. 앉아. (벤치에 앉는)
진검 : (앉고) 아니, 이럴려면 집에서 전화해보지 여기까지 왜 오자고 하셨어요?
윤검 : (너도 진짜 둔하구나...) 나하고 여기까지 온 게 그렇게 억울하냐?
진검 : (당황) 아니 그런 게 아니라요,
윤검 : (툭 던지듯) 마혜리 보는 게 불편하면서도 신기했어.
진검 : (왜 갑자기 마검 얘기를 하지?...)
윤검 : 아내하고 외모는 너무 닮고 성격은 너무 다르니까. 빈이 엄마 성격이 마검 같았으면 암은 안 걸렸겠다,
은지는 저 나이에 엄마 돼서 저 명쾌한 젊음을 누리지 못했구나... 이래저래 생각 많아지드라.
진검 : 알아요...
윤검 : 알아?
진검 : 네, 선배님 마음 다 압니다.
윤검 : 난 아내한테 미안한 게 많은 사람이라... 그동안 누구한테 먼저 다가갈 생각 꿈에도 못했는데, 그것도 알아?
진검 : 그럼요? (진지한) 누구한테 먼저 다가가는 거 쉬운 일 아닙니다.
윤검 : (진검에게 혜리와의 정리 분명히 말하려는) 마검한테 잠깐, 마음이 끌렸던 거 말야...
진검 : ...네...
윤검 : (심각한 척) 아내가 자기 닮은 사람 보내서, 이제 그만 자기를 놔주라고, 정신 차리고 주위 돌아보라고 한 거 같은데,
그건 어떻게 생각해?
진검 : (무슨 소린지 모르는, 갸웃) 그거까진 잘... 제 영역이 아니라서요.
윤검 : (피식 웃음 나는)
진검 : (중얼중얼하며 생각해보는) 언니가 자기랑 닮은 마검을 보내서 놔주라고... 좀 어려운데요.
윤검 : 마검은 내게 그걸 느끼게 해준 사람이야. 서로가 진짜가 아니라, 허상이고, 그 허상을 통해서 진짜를 보게 되는.
진검 : 선배님 언제부터 그렇게 형이상학적이셨어요?
윤검 : (바로) 마검하고 좋은 선후배 사이로 돌아가기로 했다구.
진검 : 그 얘기였어요? (끄덕이며) 마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서로 합의했구나...
윤검 : (자기와의 연관성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는 둔한 진검 처음 발견, 신기하 고 재밌다. 피식 웃으며) 앞날이 참 멀다...
진검 : (영문 몰라 보는)
S#24. 혜리 빌라 (다음날 아침)
침구 흐트러진 침대에 혜리 없다.
S#25. 고만철 집 안방
마상태와 이미 협상한 고만철, 이경숙 단속하고 있다.
고만철 : 그러니까, 그 여검사가 또 찾아오면 바로 연락해, 알았지? 이번 일 잘되면, 한몫 챙겨 앵겨 줄 테니까,
이경숙 : (흥) 한 몫 앵겨주고 열 몫 뜯어가는 주제에 바라는 것도 많다.
혜리 : (밖에서) 실례합니다-
고만철 : 누구야?
이경숙 : (자기가 연락해 줬다. 얼른 일어나서 문 열며) 들어오세요, 검사님.
혜리 : (들어오는) 고만철씨 오랜만입니다.
고만철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놀라 뒤로 물러앉으며 이경숙 보는) 야.
혜리 : 뭘 좀 확인할 게 있어서 왔어요. (앉는)
고만철 : (당황하지만 얼른 모른 척, 일어서려는) 당신 손님인가 본데, 일 봐.
이경숙 : (잡아 앉히는) 꼼짝 말고 있어. 나도 확인할 게 있어 오시라고 했으니까.
고만철 : 뭐?
혜리 : (사진 내놓는) 이 사진 기억하시죠?
고만철 : (사진 보고 기겁해서 놀라는)
혜리 : (사진에 날짜 가리키며) 이 날짜와 시간이 뭘 뜻하는 지두요.
고만철 : (딱 잡아떼는) 아니 이게 언제, 고리짝 때 사진인지 이게 난지도 모르겠네.
혜리 : (차게) 고만철씨, 왜 이 시간에 술집에 있었다고 거짓말 했어요?
고만철 : (사진 뺏어서 없애려고) 어디 좀 자세히... (하다 사진 확 집으려는데)
이경숙 : (빠르게 탁 먼저 집어서 혜리 주는) 여기요.
고만철 : 에이...
혜리 : (사진 없애려는 자체로 충격인데)
고만철 : 검사님, 거 뉘 집 딸인지 모르겠는데, 이러고 다니는 거 부모님도 아쇼?
혜리 : (멈칫하는)
고만철 : 그렇게 곱게 키워줬으면 부모 생각도 하셔야지 말야... 쑤시고 다녀...
혜리 : (일부러 강하게) 마상태씨한테 알리바이 만들어줬죠? 그리고 땅 받았죠?
사진에 분명히 정확한 시간, 분 찍혀있어요. 거짓말 할 생각 말아요!
고만철 : (안되겠다, 마상태한테 들은 게 있다) 거짓말 하든 말든 무슨 상관입니까? 여기가 법정도 아닌데.
혜리 : (뚝 굳어지는)
고만철 : 난 이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이거에 관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증인 신청해요. (일어서며) 참고인 신청인가?.. (나가는)
혜리 : (벙해서 보는)
S#26. 인우 사무실
찻잔 두 잔 놓여있는 테이블. 제니, 미리 와서 앉아있고 인우, 핸드폰으로 보고 받고 있다.
인우 : 어, 알았어요, 준비하고 있어요... (끊는)
제니 :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네? 마혜리 부녀.
인우 : 얘긴 나중에 하자. (일어서려는) 가봐야겠어.
제니 : 나중에 얘기해주긴 할 거니?
인우 : (멈칫, 도로 앉아보면)
제니 : 나 진짜 궁금하거든. 전에 마혜리가 너 오해했을 때, 여기 와서 니가 준 꽃다발 팽개치고 너 발로 찼던 거 생각해봐.
그 성질에 너 들키면 마혜리한테 반 죽을 줄 알았거든.
인우 : 그래?
제니 : 당연하잖아. 그동안 니가 좀 잘했니? 너 찾아 여기 왔을 때 보니까... (하다 안하는 게 낫겠다)
암튼 자기 마음을 송두리째 속인 사람인데, (얼굴 살피며) 티끌 하나 없다?
인우 : (혜리에 대한 감정 부분은 제니와 나눌 수 없다, 웃으며) 너 아직도 모르냐?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녀석인지.
제니 : 말을 오백마디는 한 거 같은데, 알게된 건 하나도 없네. 가 어서.
인우 : (다녀오겠다는 손짓하고 나가는)
S#27. 하정란 가게 앞
몸 상태 안 좋아 택시 타고 온 혜리, 택시에서 내려서 하정란 가게 쪽으로 가는데
오토바이 붕하고 오더니 순식간에 혜리 가방 확 채서 간다. 놀라서 오토바이 쪽 보는데 퍼뜩 사진 떠오른다.
[프래쉬 컷- ‘고만철과 하정란 사진’]
혜리, ‘안 돼! 안 돼...’ 하며 기를 쓰고 오토바이 뒤쫓아 가지만 역부족인데
뒤이어 오토바이 또 한 대, 혜리 칠 듯 달려와 스치고 간다.
S#28. 골목길
한쪽에 오토바이 세워져있고 날치기, 혜리 가방 뒤지고 있다.
다이어리 갈피 사이에 끼워놓은 고만철과 하정란의 모텔 사진 꺼내서 확인한다.
날치기 : (핸드폰 하는, 잠시) 있습니다, 찾았습니다... (하는데)
다른 오토바이 한대, 맞은편에서 쏜살같이 달려온다.
날치기, 무심히 보다가 칠 듯이 속도 안 줄이고 달려오는 오토바이 보고 어?... 기겁하는 순간
혜리 가방 채서 가는 오토바이(인우 측 사람).
S#29. 상태 사장실
핸드폰 안으로 ‘어? 야!- ’ 하는 소리에 놀라는 상태.
상태 : 뭐야, 무슨 일이야?
S#30. 하정란 가게 앞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오고 있는 혜리, 아직 충격 속에 있는 상태라 멍하니 원래 목적인 하정란 가게로 들어간다.
S#31. 하정란 가게
정란 앞에 앉아있는 혜리, 해쓱한 얼굴이다.
정란 : (놀란)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혜리 : (반쯤 혼 빠진 상태로 조사하듯 묻는) 15년 전, 1995년 5월 20일 밤 9시 55 분 경, 고만철씨와 숙박업소에 들어가셨죠?
정란 : (뚝 멈추는)
혜리 : 그리고 10시 32분에 나오셨어요, 그렇죠?
정란 : (하얗게 질려서, 화내듯)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혜리 : (기력 없다) 그런 다음... 마상태 사장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기 위해 술집 장미로 갔죠?
정란 : (파랗게 질려 화내는) 이보세요!
혜리 : 경찰한테는 밤 9시경부터 쭉 그 술집에 있었다고 진술했죠?
정란 : 뭐 땜에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들이대지 마시고, 증거 가져오세요.
혜리 : (눈물 그렁해져서) 증거는 사실... 하정란씨 속에 있잖아요.
정란 : (혜리 이상해 보이는데)
문 열리고 혜리 가방 가게 안으로 툭 떨어진다. (인우가 찾아서 툭 넣어준 설정)
정란 : (소리에 돌아보는) 저게 뭐야?
혜리 : (흠칫해서 보다가) ...제 가방이에요...
정란 : 아니 검사님 가방이 왜, (하다) 그러고 보니까 가방이 없으시네?
혜리 :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돌려준 건 인우라는 느낌 온다. 가서 가방 집어 들며) 이 안에 증거가 들어있어요...
정란 : (덜컥해서 보는)
혜리 : (가방 열어 보는) 있네요... (기막힌 심정, 갈 데까지 갈 작정인 인우 느껴진다) 서작가라고 하셨죠?
(정란 보며) 그 사람... 어떤 사람이었어요?
정란 : (혼란스런 상황에 흔들려서 보는)
S#32. 하정란 가게 인근 + 인우 차 안
인우, 세워진 차 안에서 택시 타는 혜리 보고 있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하정란’ 떠있다...
깔끔한 슈트 차림인 인우.
인우 : (정란 전화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받는, 원래 인우로) 서인웁니다.
S#33. 하정란 가게 / 인우 차 안
핸드폰하고 있는 정란, 역시 뭔가 의혹에 차 있는 얼굴이다. 사진 내민 혜리에게 아무 말도 안한 상태.
정란 : (마음 급한) 서작가 난데, 지난번에 공순희 소개해 줬던 검사 있잖아? 알고 보니까 내 고소 사건 맡았던 검사라던.
인우 : 네.
정란 : 그 분하고 서작가하고 무슨 일 있는 사이야?
인우 : (준비하고 있었던) ...누이 가게 앞이에요. 지금 갈께요...
S#34. 하정란 가게
복잡한 얼굴로 앉아있는 하정란. 인우, 들어온다.
슈트 차림에 안경도 안 쓴 인우 보고 깜짝 놀라는 하정란.
하정란 : (일어서며) 어머, 서작가? (하다 지레 짐작하고 신기한 듯) 이러고 다니니까 그 검사님이 정말 변호산 줄 알았었구나?
인우 : (여태 속였던 걸 털어놓으려는, 정색하고 정중한) 누이.
하정란 : 그 분하고 무슨 일 있는 거야? 자꾸 서작가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뭐랄까...
(하다) 솔직히 내가 말하기 그런... 좀 복잡한 일이 있었는데...
인우 : (정색하고 정중한) 저, 작가 아닙니다, 누이...
하정란 : (영문 몰라 보는) 그게 무슨 소리야?
[시간경과]
모든 상황 다 들은 하정란, 충격 받은 얼굴로 인우 보고 있다.
이제는 모든 걸 다 말해야 할 시점이다... 진심 다해서 자기 과거와 정란에게의 접근 등 모든 걸 털어놓은 인우다.
인우 : (진심이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 못 드립니다... 처음부터 누이 속였어요.
하정란 : (인우 사연 기구한지라, 기막힌 물기 어리는) 참 징하네, 작가샘...
인우 : (작가인 척은 했지만) 그래도 나 서인웁니다...
하정란 : (기막힌) 어떻게... 그러고 살 수 있어?... 사람이...
인우 : (복잡한 눈으로 보는)
S#35. 상태 사장실
씬28의 오토바이 날치기 앉아있다. 얘기 들은 듯 심각한 얼굴인 마상태.
상태 : 알았어, 가봐.
날치기 : (인사하고 나가는)
상태 : (기막힌) 누군가 바로 가방을 아니 사진을 되찾아 갔어?...
(E) 아무래도 뭐가 있어... 혜리 주변에 누군가 있어. (인터콤 누르는)
비서(휠) : 네, 사장님.
상태 : 민이사 당장 내 방으로 오라고 해. (끊는, 심각하게 생각에 잠기는)
S#36. 유나 매장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고 있는 혜리, 이것 저것 고르고 있다. 옆에 가방 하나 정도 골라놓고 다른 품목 보고 있는 중.
유나 : 지난 번에 그 팔찌 진짜 윤검님 어울리디? 좋아하셔?
혜리 : 그거 윤선배 준거 아닌데?
유나 : 그럼 그 팔찌 누구 줬어? (하다) 이상한 변호사 준 거야? 서인우?
제니 : (들어오다 듣고 멈칫하는)
혜리 : (고른 것 들어 보이며) 얘 데려가야겠다. (하다 제니 보는, 놀라 뚝 멈추는)
제니 : 자주 만나네요.
유나 : (뒤늦게 보고) 어머~ 어서 오세요! 제 친구 아세요? 혜리야 넌 어떻게,
혜리 : (굳어서) 어떻게 알아?
유나 : 우리 브이아이피 고객이야. (자랑하듯) 그 때 지오 베르니 초대권하고, 호텔 소개까지 해주셨어.
혜리 : (놀라) 지오 베르니?
[프래쉬 백]
-1회 20씬. ‘내 방이니까’ 하던 인우.
-21씬. ‘분명히 니 이름대구 너라면서 취소 전화 온 기록이 있대’ 하던 혜리.
-22씬. ‘소파에 앉아있는 제니’ ‘못 간다구 메시지 보냈잖아’ 하던 유나.
-23씬. ‘여기 같이 쓸래요?’ ‘갈데없음 방 하나 나눠줄까 해서요’ ‘여자 기다려요’... 하던 인우.
혜리 : (합작이었구나! 기막혀 제니 보는)
제니 : (언젠가 마주칠 거라고 준비했던 터라 흐린 미소로 인정하고)
혜리 : (기막혀) 당신도 한편이었어?
유나 : (놀라) 혜리야, 너 왜 이래?
제니 : 우리 얘기 좀 하게 해줘요.
혜리 : (그러라고 끄덕이는)
유나 : (자리 비켜주고)
제니 : 무슨 편 갈라 싸우는 것도 아닌데 이편 저편, 좀 거북하네요.
혜리 : 그쪽 둘이 같은 편 먹고, (약간 오르는) 나 하나 바보 등신 만들었어요.
제니 : 화나신 거 같네요.
혜리 : 당연하죠.
제니 : (왜 화를 내지? 하는 듯) 인우한테 얘기 다 듣지 않았어요? 어제 만났잖아요.
그동안 모든 거, 마혜리씨한테 다 말 하겠다고 했는데... 인우가.
혜리 : (충격, 그 정도 관계였어?) 두 사람이 같이 나 갖고 놀았단 말은 안 했거든요.
제니 : (갑자기 싸늘해지는) 사과라도 바라는 건가요?
혜리 : 그런 짓 하는 사람들 사과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제니 : 나도 사과할 생각은 없어요. 하고 싶지 않거든요.
혜리 : (멈칫하는)
제니 : (왜 그런 줄 알아?) 좀 전에 골라든 그 수백 만원하는 가방, 그동안 당신의 명품들...
인우 인생 짓밟은 대가라는 거 알아요? 인우 거 뺏은 거라는 거.
혜리 : (충격 받고 보는, 아직 생각 못했던 부분) ...
제니 : 그쪽 충격도 이해는 하지만, 한국 사자성어 중에 좋은 말들 꽤 있던데 역지사지라고..
이제는 인우 입장에서 좀 생각해 보시죠?
혜리 : (뭐라 대꾸할 말 없다. 굳어서 보는)
제니 : (냉정하게) 인우는 이곳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미국에서 15년, 자기 인생을 바쳤어요.
혜리 : (충격으로 떨리는 손 쥐는) ...
S#37. 혜리 빌라 일각
천천히 힘없이 걸어오는 혜리, 인우 테라스 본다.
인우와 추억이었던 모든 일들과 그로 인해 느꼈던 감정들이 다 가짜가 되어버린 공간이다...
S#38. 혜리 테라스 + 인우 테라스
나오는 혜리, 인우 테라스 쳐다본다. 등 돌린 채 통화하고 있는 인우 뒷모습.
[프래쉬 컷-6회 엔딩씬에서 등 돌리고 통화하던 인우 뒷모습]
혜리, 울컥해서 보다가... ‘어이! 서변!’ 아무렇지 않게 부른다.
아직은 믿고 신뢰했던, 그러다 사랑하게된 인우에 대한 배신감에 지배당하고 있는 상태라 비아냥대는 걸로 감정 표현하는 혜리.
인우 : (제니와 통화 중이다가 힐긋 돌아보는)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끊고 혜리 쪽으로 돌아서는)
혜리 : 서변! (인우가 찾아준 가방 들어올리며) 가방 찾아줘서 고마워요-
인우 : (보다가) 눈치 빠르네요.
혜리 : (천연덕) 우리 엄마가 사람한테 신세지지 말라 그래서 그러는데요, 고맙단 인사로 차 한잔해요.
인우 : (왜 저렇게 천연덕이야? 약간 당혹스러운데)
혜리 : 내려올래요? 올라가까? (바로) 내가 올라가께요.
인우 : (약간 벙해서 보는)
S#39. 인우 테라스
앞서 나오는 혜리. 인우, 코코아 잔과 물병 하나 들고 뒤따라 나온다. 인우 테라스가 처음인 혜리.
혜리 : (둘러보며) 음.. 전망은 여기가 더 좋은가? (당연히 늘 인우가 서있던 테라스 가로 가서 자기 테라스 내려다본다. 비웃듯)
우리 테라스가 저렇게 생겼구나? 여기서 보니까 다 보이네?
인우 : (약간 불안한 얼굴이었다가 그제야 아... 혜리 심리상태 느낀다)
혜리 : (애써 웃고 있었던 웃음 사라지며 자기 테라스 내려다보는, 기막힌) ...
인우 : 앉아요, 할 말 있어 왔을 텐데.
혜리 : (돌아서며 빈정대는) 서변 돈 많나 봐요? 여기 원래 사람 살고 있었다면서요? 이 집 비우는데 돈 많이 썼다면서요?
인우 : (대답 대신 그렇다고 끄덕하는)
혜리 : (빈정대도 흔들리지 않는 인우가 사무치게 서운한, 눈물 어리고)
인우 : (보는, 눈빛 흔들리지 않고)
혜리 : 나한테 접근하려고 돈도 많이 쓰고, 그렇게 잘해줬어요?
인우 : 어.
혜리 : 서변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사람 마음 움직이는 법 공부라도 했나? 아니 여자한테 잘하는 백가지, 이런 책 봤어요?
진짜처럼, 사실은 가짠데 정말 진짜처럼 어쩜 그렇게 연기를 잘해요?
인우 : (보는)
혜리 : (점점 오른다) 음식 해주고, 업어 주고, 필요할 때 나타나고, 힘들 때 먼저 알아주고, 무서울 때 같이 있어주고,
싫어하는 사람한테 좋아하는 척하면서 되게 힘들었겠다.
인우 : (보기만 하는)
혜리 : (억지인 줄 알지만) 차라리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요? 부탁을 하지.
인우 : (말 막으려는) 그래도 됐던 거면, 진작에 그럴 걸 그랬네.
혜리 : (너무 어처구니없어 하하 웃음 나는) 그러게, 그러지.. (하다 울음덩이 꿀꺽 삼키는, 정색하고,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질문)
나한테... 원하는 게 뭐에요?
인우 : (바로) 우리 아버지 누명 벗겨주는 거.
혜리 : (속으론 알고 있었지만 확인하고 또 기막힌) 뭐라구요?
인우 : 살인범이 아니면서 살인범이란 옷 입고 이 세상 떠난 아버지... 아버지가 입고 있는 살인범이라는 옷 벗겨주고 싶어...
S#40. 운동장 또는 놀이터 (회상)
축구하는 서동근과 어린 인우,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인우 상대해 주고 인우 승부욕으로 아빠에게 공 뺏으려 기를 쓴다.
아빠는 축구화, 인우는 운동화다.
사이좋은 부자의 축구 구경하는 엄마(30대 후반), 옆에 과일, 물병 등 간식거리 놓여있다.
어느 순간 골대에 공 뻥 차서 넣는 서동근. 인우, 열 받아서 팔짝 뛴다.
엄마 : 3대 0! 우리 남편 최고! 아들 분발해라!
인우 : 난 축구화 안 신어서 그래!
서동근 : 너한테 맞는 거 들어오면 다시 붙자! (웃으며 인우 머리 흐트리는)
S#41. 인우 방 / 거실 (밤)
퇴근해 들어오는 서동근. 인우모, ‘어서 와요’ 인사하고.
인우 : (막 방에서 나오며) 아빠! 다녀오셨어요?
엄마 : (서동근 보고) 왜 빈 손이래? 인우 축구화는?
서동근 : 아차...
인우 : (실망해서 시무룩해지는)
서동근 : 아빠가 오늘 회사일 때매 정신없었다. (다시 신발 신는) 금방 갔다올게. 자지 말고 기다려? (전화벨 울린다)
인우 : (화색 돌아) 빨리 오세요!
엄마 : (받는) 여보세요... 잠시만요. 여보! 전화.
서동근 : (들어와 전화 받는) 네, 전화 바꿨습니다.
인우 : (축구화 기대감에 아빠 신발 신기 좋게 다시 놓는)
서동근 : 유대표님 뭐라구요? (하다 놀라) 우리 사장님을 만난다구요?...
인우 : (뭐지? 보면)
서동근 : (표정 굳어지는) 유대표님, 혹시 술 드셨어요?... (하다 전화 끊겼는지 수화기 보고 끊고, 인우에게 애써 밝게)
아빠 금방 갔다올게... (나간다)
인우 : (설레는 기분으로 보는)
S#42. 재개발 사무실 앞 (밤)
자전거 뒤에 인우 축구화 박스 묶고 달려오는 서동근, 자전거에서 내려서 세워두고 사무실로 간다.
S#43. 현장 사무실 컨테이너 (밤)
들어오는 서동근, 바닥에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유명우 보고 헉! 놀란다.
서동근 : 유, 유대표님!...
놀라서 유명우에게 다가가 흔들어 보는 서동근, 유명우 머리 밑에 돌 (타원형의 평평한, 마상태 살인 현장씬 참조) 보고
유명우 몸을 돌 옆으로 해주려고 하다가 양 손에 피범벅 된다.
이 모습 창밖에서 본 신정남, 서동근의 얼굴 확인하고 놀란다.
(* 신정남의 시선으로... 적당히 열린 가방 안에 들어있는 돈다발도 봅니다)
놀라서 돌아서 사라지는 신정남.
뒤늦게 정신 차리는 서동근, 피범벅 된 손 보고 자기 옷에 막 닦으며 사무실 전화기 찾아 전화 시도하는데 전화선 끊어져 있다.
서둘러 밖으로 뛰어 나가는 서동근.
S#44. 구치소
초췌해진 서동근, 파란 구속복 입었고, 유리막 사이로 인우와 마주 보고 있다.
아버지 보면 눈물 터질까봐 고개 푹 떨구고 있는 인우.
인우부 : 얼굴 좀 보자, 인우야.
인우 : (고개 들어 한번 보고 다시 고개 숙이는)
인우부 : 아빠 없다고 운동 걸렀구나, 서인우. 그을린 구석이 없어 사내놈이.
인우 : ...
인우부 : (인우가 날 창피해 하나?) 인우야, 아빠는 살인자가 아냐.
인우 : (그대로) ...
인우부 : (애타는) 아빠 사람 죽이지 않았다, 절대... 살인자 아냐, 니 아빠.
인우 : 그래서가 아니야... 울까봐 그래요... (말문 여는 순간 울음 터지는, 엉엉 울고)
인우부 : (안도하며) 아이고 다행이다, 아빠 싫어서 안 보는 줄 알았어.
인우 : (울며 아니라고 고개 젓는) 아빠 아닌 거 알아요. 내가 거기서 꺼내주께. 누명 꼭 벗겨줄께 조금만 기다려요?
인우부 : (눈물 흘리며) 그래, 그래줄래?...
인우 : (크게 끄덕이는) 어, 어, 어. 해주께요, 꼭 해주께. (새끼손가락 내밀었다가 막혀있자 손가락 끝 유리에 대는)
인우부 : (반대편에서 인우 손가락 끝에 자기 손가락 끝대는)
S#45. 인우 테라스
혜리에게 얘기하는 인우.
인우 : 우리 아버지는, 내 축구화를 사러 나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어. 당신 아버지와 유명우가 만나기로 했다는 전화...
그런데 당신 아버지는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고 했고 그래서 알았지, 범인은 당신 아버지라는 걸.
혜리 : (뭔가 기억 떠오른다)
[프래시 백 - 12회 기록열람실에서 마상태 진술서 읽는 위로]
마상태(E) : 유명우가 협상문제로 만나자고 했지만, 담당자는 서과장이라 대신 내보냈습니다.
S#46. 혜리 집 앞 (3부 46씬 연결)
초조한 얼굴로 서있는 어린 인우. 마상태, 의아한 얼굴로 문 열고 나온다.
상태 : 누구 심부름 왔다구?
인우 : (애타지만 예의바른) 서, 동자, 근자 쓰시는 서동근씨 아들입니다!
마상태 : (뚝 굳어지는)
인우 : (눈물 어려 떨며) 우리 아버지 살려주세요! 우리 아버진 사람 안 죽였어요! 아저씨는 알잖아요!
마상태 : (당황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인우 : (마상태에 매달리는) 아저씬 알잖아요! 우리 아빠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마상태 : (떼놓으며) 엄한 데 와서 소란 떨지 말고 썩 돌아가! (대문 걸어 잠그고 집으로 들어간다)
인우 : (비틀했다가 대문에 매달려서 사정한다) 아저씨! 사장아저씨!
[시간 경과]
밤. 혜리 집 대문 잘 보이는 쪽에 서서 집 노려보고 서있는 인우. 집안 대문 안에서 살짝 내다보는 공주 차림의 혜리.
S#47. 인우 테라스
인우, 테라스에 서서 얘기하고 있고 혜리, 의자에 앉아서 굳어서 듣고 있다.
인우 : 그랬는데... 아버진 기다려주지 않았어.
혜리 : (당시 경찰에게 옥중 사망했단 얘기 들었던 지라 아프게 보는)
S#48. 병원 응급실
병상 시트 덮여져 있는 서동근. 인우모와 인우, 충격인 얼굴로 그 앞에 서있다.
차마 시트를 젖히지 못하는 인우모.
의사 :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간다)
인우, 눈에 힘주고 입 앙다물고 시트 젖히면... 차갑게 식은 채 눈 감고 누워있는 아버지다. 죄수복의 아버지다...
얼굴 보자 오열하는 인우모. 어린 인우 눈 껌벅이며 굳은 채 서 있다가 ‘아빠...’ 하며 다가간다.
약속 때도 못 잡은 아빠 손잡는 인우.
인우 : (입술 떨리는) 파울이야... 이런 법이 어딨어! (더 참지 못하고 아빠 시신 껴안고 서럽게 우는) 아빠... 아빠...
S#49. 인우 테라스
등 돌리고 혜리 테라스 쪽 내려다보며 그 당시 감정 그대로 쏟아내고 있는 인우.
인우 : 아버지... 이런 법이 어딨어요? 기다리기로 해놓고, 내가 꺼내줄 때까지 기다려줘야지... 이러는 게 어딨어요...
S#50. 강가
어린 인우, 유골함 가슴에 안고 골분을 뿌리고 있다. 발 옆에 축구화 놓여있다.
인우모, 넋 나간 표정으로 인우 뒤에 앉아서 강 등지고 있다. 인우, 눈물이 나올듯하면 참고 또 참으며 혼자 뿌리고...
인우(E) : 그 때 내 자신과 약속했어, 아버지 누명을 꼭 벗겨드리겠다고...
S#51. 인우 집 앞
가방 끌고 오는 인우모. 한손으로 싫다는 인우 손 잡아 끈다.
인우 : (안타깝고 버럭) 싫다니까!
인우모 : 인우야...
인우 : 우리가 가버리면 아빠 혼자 남잖아.
인무모 : 니 아빠 죽었잖아! 죽은 사람은 아무 소용없어. 너 엄마까지 죽는 꼴 보고 싶어?
인우 : (그 잔인한 말에 멈칫하는)
인우모 : (얼른) 미안해, 인우야... 그런 말해서 미안한데... 엄만 이 땅 싫어.
아빠 생각 나서 싫고, 니 아빠 그렇게 만들어서 싫어. 가자, 응?
S#52. 하늘을 나는 비행기
S#53. 미국 도시 외경
S#54. 코리아타운 뒷골목
S#55. 주방
산더미 같은 설거지하고 또 하는 인우모...
S#56. 미국 인우 집 (밤)
낡고 오래된 침대, 싱크대, 식탁 등 놓인 작은 방. 낡은 식탁 위에 영어책 펼쳐져 있고 먹다만 볶음밥 정도 놓여있다.
쇠철망까지 쳐진 창가에 붙어 서있는 인우, 외롭고 불안한 얼굴이다. 그 위로...
인우(E) : 늘 그랬지만, 그 날은 유난히 더 외롭고 더 무서웠어... 그래도 나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S#57. 거리 (밤)
어두컴컴한 뒷골목. 골목길 담벼락이나 쓰레기 더미 정도에 붙어 서서 엄마 기다리 고 있는 인우.
뒷골목 범죄자 눈에 띨까봐 후드 뒤집어쓰고 웅크리고 서 있다.
행인 지나가자 얼른 쓰레기 뒤로 숨었다가 행인 지나갔나 내다보는데...
저만치 길 건너에서 이쪽을 향해 오던 엄마, 인우 발견 한다.
어둠 속에 있는 아들 보고 다급한 마음에 급히 뛰어서 도로 건너는 엄마.
인우, 막 엄마 쪽 보는데 끼익!- 급정거하며 서는 차 보인다.
퉁! 사람 치는 소리와 동시에 꿈결 같은 슬로우로 쓰러지는 엄마 보인다.
벌떡 일어서는 인우, 몇 걸음 다가간다. 머리에서 피 흘러내리고, 이미 고개를 돌릴 기력 없이 꺼져가는 생명인데
마지막으로 인우를 보려고 사력을 다해 고개 돌리는 엄마.
그런 엄마 향해 달려가는 인우, 달리는 발자국 소리보다 더 크게 심장이 쿵쿵 울리고...
이미 엄마의 죽음 예감하고 눈물 흘러내린다. 마음 속으로 ‘제발... 제발...’ 하며 달려가는데 엄마 몸이 그대로 멈춘다.
인우를 보려고 부릅뜬 채 멈춘 엄마의 눈에서 피에 섞인 눈물 흘러내린다. 핏물 같은 눈물...
S#58. 인우 테라스 (현재)
눈물 어려 있는 인우. 기막힌 인우 과거 듣고 저절로 눈물 그렁한 혜리.
혜리 : (울며) 참 힘들었겠다... 고생 많았겠다, 서변...
인우 : (그 진심어린 위로 할 수 있는 혜리 기막히다. 보는)
혜리 : (메여서 울며) 그래서 그래서... 우리 아빠한테 갚아주고 싶었구나... 이렇게라도 복수하고 싶었구나...
인우 : (웃긴다는) 복수라니, 천만의 말씀.
혜리 : (멈칫 보면)
인우 : 말했는데? 난 그저, 아버지 누명을 벗겨드리고 싶었을 뿐이야.
혜리 : (이해 안 되는) 날 이용했잖아요, 근데 복수가 아냐?
인우 : 재밌을 거 같았어.
혜리 : 재.. 미?
인우 : 한국에 돌아와서 사법시험 붙자마자 유명우 살인사건 조사를 시작했어. 마상태를 찾았고, 사건 관계자들도 찾았지..
사건 조각을 맞춰가고 있는데, 그 딸이 사법시험에 합격하더니, 검사를 지망한대? (웃는) 웃기드라구.
마상태 딸이 검사를 해? 이거 재밌겠네?
혜리 : (가슴 베이는 말들이다. 손으로 가슴 짚고 버티는)
인우 : 어떤 앤지 알아봤지... 단순하고 호기심은 많은데 의심은 별로 없는 사람... 잘만하면 그 누구보다 적임자겠다.
혜리 : (너무한다) 그래서 내가 필요했다구? (있을 수 없는) 우리 아빠야. 내 아빠라구. 알고도 내가 할 거라고 생각해?
인우 : 왜 못 해? (냉정한) 당신 검사잖아, 내가 당신 아버지 뭐하래? (강조하는) 내 아버지! 억울한 누명을 밝히라구.
혜리 : (눈물 어려) 서변... 딸을 시켜서 아버지 사건을 파고 다니게 하면서, 복수가 아냐?
인우 : (잔인한) 당신이 검사면, 아무 문제없는 거야. 순서를 바꿔서 생각하면 돼.
당신 아버지가 먼저가 아니라, 억울한 사람 누명을 벗겨주는 거야, 그 뿐이야.
혜리 : 하나만 물어보자... 나한테 미안하지 않았어?
인우 : (멈칫 보는)
혜리 : 그렇게 그러면서, 나 좋아하는 척, 걱정되는 척 그러는 동안... 이렇게 나한테 아빠 사건이 나한테 오도록 이러면서...
미안하지 않았어요?
인우 : (보다가 눈에 웃음 띠는) 미안할 거 알고 시작한 사람은... 미안해하지 않아.
혜리 : (쿵... 하는) ...한번두?...
인우 : (마지막 자르듯) 미안할 사람은, 그런 짓을 안 하지.
혜리 : (냉혹한 나의 현실이구나... 보는)
인우 : 더 질문 있어요?
혜리 : (배신감에 입 앙다무는, 마음 다지고) 서변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증거가, 명확한 증거 있지 않는 한,
난 우리 아빠 믿어요.
인우 : 당연하지, 실체적 증거가 없으니까.
혜리 : (멈칫 보면)
인우 : 지금까지 나온 것들은 증거 아니고, 증거가 없는데 죄인 취급하면 안 되지, 훌륭해.
혜리 : (분노로 입술 깨무는) ...
S#59. 혜리 빌라
문에 등 기대고 눈감고 서있는 혜리, 아득한 심정으로 서있다.
혜리 (E) : 이제 나... 뭐부터 해야 되지?... 고만철 또 아니라고 하고 하정란도 말 안 하면... 신정남... 아빠...
S#60. 인우 빌라
혜리 나가고 문 닫으려 그대로 있었던 듯 문에 이마 대고 서있는 인우, 미안한 마음으로 차마 얼굴 못 들겠는...
자기 분에 못 이겨 주먹으로 문을 친다.
S#61 ~ S#63. 삭제
S#64. 인우 테라스 (밤)
잠 못 이루고 고민하는 인우, 문득 내려다보다가 흠칫 놀란다. 쏜살같이 계단 뛰어 내려가는 혜리 보인다.
엄청 급한 일 있는 사람처럼 전력질주인 혜리 보고 덜컥하는 인우, 분명 무슨 일이 있다! 자기도 모르게 돌아선다.
S#65. 빌라 앞 (밤)
급하게 뛰어나오는 인우, 혜리 어디 갔나? 둘러보면 저만치 뛰어가고 있는 혜리.
인우, 뛰어서 혜리 뒤쫓아 가는데... 지친 혜리, 뛰는 속도 점점 떨어지다가 걷는다.
S#66. 거리 (밤)
혜리, 정처 없는 마음을 달랠 길 없어 걷는다. 얼만큼 떨어진 뒤에서 따라서 걷는 인우.
혜리, 끝까지 인우가 따라 걷는 줄 모른다. 걷고... 걷고...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현재 두 사람 사이처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걷는다...
S#67. 상태 사장실 (다음 날)
민이사에게 보고 받고 있는 상태.
민이사 : 서인우라고 혹시 아십니까?
상태 : 서인우? 뭐하는 사람인데.
민이사 : 변호사랍니다.
상태 : 변호사?... 근데 그 서인우라는 놈이 우리 혜리하고 왔다 갔다하는 놈이야?
민이사 : 시간이 짧아서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아보지 못했구요, 서인우 외에 다른 사람은 따님 주변에 없는 거 같습니다.
상태 : 변호사면 어디 법대 출신이고, 고향, 주소, 부모는 다 알아봤어?
민이사 : 희한하게 미국 이민 출신인데 사시 봤다고 하구요, (메모지 내밀며) 부모님은 다 돌아가셨다고 하고,
나머진 여기 보십시요.
상태 : (받아보는, ‘서인우’ 주민번호와 주소 적혀있고 부에 서동근, 모 김명숙 적혀있다) 달랑 이거야?
아버지 뭐하던 사람이래?... (하다 뚝 굳어지는, 서동근이란 세 글자만 눈에 확 들어온다. 민이사 말 안 들린다) 서동근?
(설마... 하다가 서서히 굳어지는)
S#68. 혜리 빌라
외출복 차림으로 현관으로 가던 혜리, 핸드폰 울리자 본다. ‘하정란’ 떠있다.
혜리 : (뜻밖인 듯 보다가 받는) 네, 마혜리 검삽니다.
하(휠) : 저 하정란이에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 전화 드렸어요.
혜리 : (긴장되는)
S#69. 인우 사무실 로비
완전히 굳은 얼굴로 들어오는 상태.
직원 : (일어서며) 어서 오세요.
상태 : 서인우 변호사 좀 만나러 왔소. 마,상태라는 사람이 왔다고 전해요.
직원 :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S#70. 하정란 가게 (혹은 혜리 빌라)
긴장한 얼굴로 마주 앉아있는 혜리와 하정란.
하정란 : 그날 보여주셨던 사진에 있던... 1995년 5월 20일... 9시 55분에 고만철씨와 그 모텔에 들어갔던 거 맞아요.
혜리 : (흠칫 놀라는) 맞아요?
하정란 : 그리고 10시 30분 경 나왔어요... 만철 오빠가 마상태씨 연락 받아서요.
혜리 : (긴장하는) 마상태씨... 어떤 연락이요?
하정란 : 제가 직접 받은 건 아니었구요, 고만철이 받았죠.
[프래쉬 백]
-모텔 방. 욕실에서 샤워소리 들리고 고만철, 침대에 누워서 티비 보던 자세로 울리는 삐삐 확인한다.
반색하며 ‘상태 형님이...’ 하며 얼른 모텔 전화기 집어 든다.
-모텔 방. 샤워하고 샤워 가운 입고 나오는 하정란. 고만철, 뭔가 긴장한 얼굴로 ‘빨리 옷 입어, 나가야 돼’ 한다.
영문 모르는 하정란, ‘왜?’ 하고.
하(E) : 그날 가게 쉬는 날이었는데, 시키는 대로 제가 먼저 앞문으로 들어가서...
- 술집 ‘장미’ 앞 (밤) ‘금일휴업’ 이라 써 붙인 문. 하정란 열쇠로 잠긴 문 열고 들어간다.
- 술집 일각 (밤) 캄캄한 술집 안 뒷문 앞. 하정란, 뒷문 열어주면 고만철, 하정란에게 사라지라고 손짓한다.
하정란, 뭐야... 불만스럽게 돌아서면 고만철 뒤에서 마상태 들어온다.
하(E) : 뒷문 열어 줬더니, 마상태 사장이 따라 들어왔어요.
혜리 : (쿵... 해서 보는)
하정란 : 그 때가 11시 조금 넘었을 땐데, 만철오빠가 9시부터 가게에서 술 마셨다고 하라고 해서
경찰서에 가서 그렇게 말했어요.
혜리 : (알리바이 조작의 첫 증언을 직접 듣자 충격 크다. 손으로 이마 짚고)
S#71. 인우 사무실
들어오는 마상태. 인우, 창 밖 보고 서 있다.
상태 : (뒷모습 보다가) 나 마상태요.
인우 : (여유 있게 돌아서는, 웃으며) 생각보다... 늦으셨습니다? 마상태 사장님.
상태 : (뚝 굳어지는)
S#72. 하정란 가게 (혹은 혜리 빌라)
그날에 대한 하정란 증언 다 듣고... 막막한 심정으로 앉아있는 혜리.
하정란 : (뭔가 이상한) 어디 안 좋으세요?
혜리 : 아뇨... 그런데... 갑자기 왜 자발적으로 이 얘기를 하시는 거에요?
하정란 : 서인우 변호사 부탁을 받았어요.
혜리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정란 : 서작가가, 아니 서인우 변호사가 왜 저를 속였고, 접근했는지... 그 사람 과거 들어보니까 이해되고,
밝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혜리 : (뜻밖인) 서인우씨를 위해서... 밝혀 주시는 거에요?
하정란 : 접근할 땐 목적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2년 간... 제가 도움 많이 받았어요. 조언해 주고, 하소연 들어주고...
절 대하는 순간은 진심으로 대해줬으니까.
혜리 : (혼란스런 심정) 서인우씨를... 믿는 거네요?
하정란 : 어떤 순간의 진심이라도 진심은 진심이니까요.
혜리 : (복잡하고) ...
S#73. 인우 사무실
소파에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인우와 상태.
어떤 계획으로 온게 아니라, 딸 때문에 확인하러 올 수 밖에 없었던 상태. 절도 있고 깍듯하게 마상태 대하는 인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서로를 대하는 두 남자.
상태 : 서동근이가 아들 하난 야무지게 잘 낳았군.
인우 : 아들 하난, 이라뇨? 아버지 인생을 절단 낸 분이 할 말씀은 아닌데요.
상태 : (멈칫) 방금 한말 취소하지, 아주 야무진 아들은 아니구만.
인우 : (꿈틀하는) 제가 어떻게 컸나 평가하러 오신 건가요?
상태 : 어려운 환경 극복하고 변호사 된 인내를 보니 야무졌던 거고,
근거 없는 피해의식에선 못 빠져나온 건 야무진 게 아닌 거고.
인우 : 나이 드셨군요.
상태 : (멈칫 보는)
인우 : 상대한테 영향을 끼치는지 아닌지, 본인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못 가리고 말을 뱉어내시는 걸 보니까요.
말에도 자격이 있는데 말입니다.
상태 : (보통 놈이 아니다) 그건 자네가 경솔한 행동을 하고 다니기 때문이야.
다 끝난 자네 아버지 사건을 다시 들쑤시고 다닌다면서!
인우 : 현직 검사님이 수사를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상태 : (발끈) 수사? 변호사라는 사람이 합법적인 방법을 써야지, 내 딸 이용해서 하는 게 수산가?
인우 : 제가 마사장님 따님을 이용했다는 증거 있으십니까?
상태 : (멈칫하는)
인우 : (증거 없이 누명 쓴 아버지 빗대는) 하긴 따님을 이용한 증거가 없다고 해서,
제가 혜리를 이용하지 않은 게 되는 건 아니죠.
상태 : 말장난하지 마. 어차피 다 끝난 사건을 경솔하게 다시 파헤치는 이유가 뭔가? 뭐가 나올 거 같아서?
인우 : 그렇게 당당하시지만, 따님한테 서인우를 만났다는 말은 안하실 거잖아요.
절 만났다는 자체가 그 날의 범행을 인정하는 거니까요.
상태 : (확 굳어지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인우 : 그리고 따님을... 과소평가 하시는군요. 전 마혜리 검사 능력, 아주 신뢰하는데요.
상태 : (확 올라서 보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혜리’ 떠있다. 흠칫해서 인우 보면)
인우 : (마치 혜리라는 걸 아는 듯 살짝 미소 띠고 보는)
상태 : (인우 앞에서 혜리 전화를 나가서 받을 순 없다. 받는) 그래.
혜리(휠) : (하정란 만난지라 마음 급한) 아빠 어디세요? 회사에요?
상태 : (낮은) 집으로 와. (인우 보는)
인우 : (흔들림 없이 보는)
S#74. 혜리 집 거실
혜리와 상태, 마주 앉아있다.
상태 : 그날 그 시간에 있었던, 다른 일을 말 할 수가 없어서, 고만철이 핑계 댄 거야.
(설득해야 한다. 딸을 위해서) 사람들은 수없이 많이, 어쩔 수 없어서 거짓말을 해.
혜리 : 아빠가 정말 그 사건하고 관계없으면 제가 조사해도 상관 없잖아요.
상태 : 조사 해 봤자 별거 없다니까? 너 부실공사 때도 봐, 아빠 말이 맞았잖아.
그런 일이 거론된다는 자체가 이미지 회복 불능이야! 그런걸 뭐하러 해?
혜리 : 진실을 알고 싶어요, 알아야 하구요.
상태 : 왜?... 15년 전 일을 니가 왜 알고 싶어? 왜 알아야 해! 밝혀낼 게 있는 사건이었으면 그때는 왜 못 밝혔어?
혜리 : 그러니까요. 밝혀낼 게 있는지, 못 밝혔으면 왜 못 밝혔는지요.
상태 : (오르는) 쓸데없는 짓하지 말고, 덮어.
혜리 : 그럴 순 없어요.
상태 : 계속 고집 피우고 그런 짓이나 하고 돌아다닐 거면, 검사고 뭐고 때려치고 당장 집으로 들어와!
혜리 : (기막힌 듯 보는) 검사를 그만두라구요?
상태 : 적성에 안 맞는다면서!
혜리 : 아빠...
상태 : 그 집 내일 당장 빼버릴 테니까 짐 싸서 들어와! 차고 카드고, (하는데)
혜리 : 겁주지 마세요.
상태 : 뭐?
혜리 : 아빠가 저 집으로 끌고 와서 가두셔도, 제 가방 구두 옷들 다 태워 버려도, 아빠 무서워서 무조건 말 듣는...
(예전) 혜리 아니에요.
상태 : (예상 밖 딸 모습에 놀라는데)
애자 : (들어오는, 미리) 화장실 급해서요! 짝은 거... (하다 이상한) 아니 근데 둘이 얼굴이 왜 그래? 싸웠어요? 무슨 일이야?
나 마당으로 쫓아내고 무슨 얘기한 거야?
상태 : ...별거 아냐.
혜리 : (엄마 앞에선 더 못한다. 일어서는) 저 그만 가볼께요. (후다닥 나가는)
S#75. 혜리 빌라 (밤)
들어오는 혜리, 문에 기대선다.
제니(E) : 그 수백 만원하는 가방, 그동안 당신의 명품들... 인우 인생 짓밟은 대가라 는 거 알아요? 인우 거 뺏은 거라는 거.
상태(E) : 쓸데없는 짓하지 말고, 덮어.
혜리 : 그렇게 그러면서, 나 좋아하는 척, 걱정되는 척 그러는 동안... 이렇게 나한 테 아빠 사건이 나한테 오도록 이러면서...
미안하지 않았어요?
인우 : (마지막 자르듯) 미안할 사람은, 그런 짓을 안 하지.
혜리 : (현재, 심경 복잡한)
S#76. 혜리 빌라 (밤)
침대에 옆으로 길게 누워있는 혜리, 앞에 시계 놓여있다. 현재 시간으로 맞춰져 있는 시계 눌러져 있던 버튼 탁 누르면...
‘마혜리! 일어나!-’ 예전 쾌활했던 인우 목소리 들린다. 가슴 아픈 듯 얼른 정지 버튼 누른다.
마음 접듯이 시계 집어서 툭 밀어버리는 혜리.
혜리 : (옆에 둔 사건 메모 다이어리 집어 들어 보며) 서변, 하정란씨가 알리바이 진술을 조작됐다고 했어.
그래서 아빠의 알리바이는 깨졌지만... 법적으로는 아무 것도 아냐... 아빠는 당연히 화를 내셨지...
나 어떡하냐, 서변... (하다 뚝 멈추는, 기막혀 헛웃음 웃는) 나쁜 놈... (하다 벌떡 일어나 앉는) 니가 미친 거지!
(자기 머리 쾅 쥐어박는) 차라리 벽을 보고 말을 하지 진짜...
벌러덩 눕는 혜리, 시계가 바로 눈 옆에 보인다. 집어서 누운 채 다시 버튼 누르면,
‘마혜리 카풀 해야지! ‘윤검님 만나러 가야지’ 등 나온다. 어처구니없는 웃음 난다.
혜리 : 서인우, 너 진짜 나쁜 놈이야, 이런 걸 왜 해놓냐구?... 이거 부분 지우는 거 안 되나...
(일어나 앉는, 시계 이리 저리 만지며 보는)
[시간 경과]
침대 옆 쪽 바닥에 앉아있는 혜리, 드라이버 정도로 시계 분해한 듯 시계 열려있고 부속들 보인다.
혜리 : (여기 저기 만지며) 어떻게 하는 거지... (어딘가 건드리는데)
인우(E) : 마혜리씨, 지금 몇 살이니?
혜리 : (화들짝 놀라는)
인우(E) : 지금 사는 데는 어디요? 아니 (좀 더 정중한) 지금은 어디 사십니까?
혜리 : (벙해서 보는) 이거 뭐야?...
인우(E) : 나는 지금... 어제 너 따라서 이사 온 테라스 집이다... 여기 참 좋으네...
혜리 : (어? 눈 커지는) 어제?
[7회 35씬에서]
소파에 앉아서 탁자 위에 놓여있던 알람시계 집어 들고 녹음 하려고 ‘흠흠!’ 하는 인우.
인우(E) : 이렇게 좋은 곳에서 나는... 니 고통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너와 있으면 즐겁고, 설레면서...
(자조적인) 내 계획의 변수가 될 줄도 모르고 널 선택한 나의 건방을 탓하면서도... 아플 줄 알면서도 널 때려야 하고,
결코 멈추진 못할 거야.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조차 못해...
혜리 : (현재, 심각하게 듣는)
[7회 38씬에서... * 이사 온 첫날 상황입니다. 그 장면들 위로 인우 시계 E 덮히게]
혜리 : (피곤해 죽겠지만) 그럼... 뭐 시킬 거 있으면 불러요? (소파에 앉으며) 기다리고 있으께요.. (벌써 눈에 졸음 가득 찼다)
인우 : 오케이. (혜리 잠들라고 벽 살피는 척하며 주방 쪽으로 가는)
[시간경과]
스탠드만 켜진 실내. 혜리, 소파에 누워 가는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
벽에 못 박을 연필 자국 표시돼 있고 인우, 혜리 안 보이는 소파 등받이 뒤쪽에 등기대고 바닥에 앉아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계획을 실행하는데 한편 혜리가 맘에 걸리는 복잡한 심정인 인우...
인우(E) : 혜리야... 풀만 먹지 말고... 오래 살아라, 건강하게... 널 아주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
내가 준 상처 따위는 흔적도 없게 만들어 줄 사람 만나서 행복해라. 내가 덜 미안하게...
혜리 : (울컥해서 듣고 있는데)
인우(E) : 이걸 듣는 당신이... 일흔 일곱 살이면 좋겠다.
혜리 : (무슨 소리지? 갸웃하는)
인우(E) : 영화 타이타닉에서처럼 널 사랑하는 너의 딸이나, 딸의 딸에게.. (가슴 아픈) 너 젊었을 때, 아주 젊고 철없고 이쁠 때..
니 인생을 지옥으로 몰아넣었던, (메이는) 어느 빌어먹을 놈이 있었는데... 그 놈이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난 아주 잘 살았다고, 웃으면서 내 욕을 맘껏 할 수 있을 때... 이걸 들었으면 좋겠어.
혜리 : (눈물 어리는)
인우(E) : (메여서 아픈, 진심으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혜리 : (눈물 후두둑 떨어진다)
[프래쉬 백-계획적으로 접근했지만 순간 순간 나왔던 인우의 진심들.]
-9회 61씬. ‘당신이 얼마나 겁 많은 줄 아는데...’ 하고 가버리던 인우.
-9회 72씬. ‘어디서 뭐하고 돌아다녔길래 핑핑 이래!’ 하던 인우.
-9회 75씬. ‘진심이었는데... 그걸 그대로 받아 들였다구?’
-보험 살인 현장에서 위험하다고 운전 못하게 했던 인우.
-7회. 윤검에게 바람 맞고 왔을 때 화냈던 인우...
-6회. 차 박으면서 다치겠다며 혜리 끌어내리던 인우.
혜리 : (인우 진심을 알았다는 안도감으로 눈물 흘리는)
S#77. 인우 빌라 (밤)
현관 벨 울리고 모니터에 보이는 혜리 보면서 갈등하고 있는 인우.
모니터 속의 혜리, 꼭 그런 인우 마음 알고 있다는 듯 시계 들고 모니터 쳐다보고 있다.
들어와서 혜리는 감정 쑤시고 인우는 끝까지 버티려 하는 둘이다.
인우 : 버리면 될 걸. (결국 열고 마는)
혜리 : (시계 쓱 내밀며, 무뚝뚝, 퉁명) 이거 녹음 좀 지워주지.
인우 : (멈칫) 버려 그냥.
혜리 : 한번 줬으면 받은 사람 꺼니까 버리라 마라 할 권리는 없지.
인우 : 그럼 알아서 지워요.
혜리 : (당연히) 알아서 지우고 싶었지 않겠어요? (안되니까 온거지)
인우 : (지워주려고 받아드는, 문 닫으려는데) 기다려요.
혜리 : (막으며) 좀 들어갑시다.
인우 : 거기 있어. (못 들어오게 막아서는)
혜리 : (황당한) 내가 그렇게 무서워요? 들어가면 잡아먹을 까봐 겁나나?
인우 : (멈칫, 보는)
혜리 : (들어가서 지우라는 듯 턱짓하는)
인우 : (인상 쓰고 보다가 안으로 가는)
혜리 : (문 닫고 따라 들어오는)
인우 : (탁자에 시계 놓고 살피는데)
혜리 : (팔짱 끼고 서서) 너 없어졌을 때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아냐?
인우 : (건성) 그랬나?
혜리 : 어디 어디 찾아다녔는지 알아?
인우 : 사무실 왔었다는 말은 들었는데.
혜리 : 왜 찾아갔는지는 알아?
인우 : (관심 없었다는) 생각 안 해 봤는데.
혜리 : 거짓말.
인우 : (못 들은 척 드라이버 찾으려고 책상 쪽으로 가는데)
혜리 : (쫓아온다)
인우 : (쫓아오는 기척에 신경 쓰이는, 화난 듯) 거기 있어!
혜리 : 서인우, 왜 그렇게 날 무서워 해? 왜 날 겁내?
인우 : (확 돌아서며) 까불지!
혜리 : (다 안다는) 미안해서 그러지...
인우 : (뚝 멈추는)
혜리 : 사실은 그래서 도망갔지? 내 얼굴 보기 겁나서 숨었지? 나한테 미안한데 미안하다는 말도 할수 없을 만큼 가슴 아파서.
그래놓고... 나 걱정돼서 돌아왔지.
인우 : (어떻게 알았지? 물어볼 수도 없고, 흔들리는) 헛소리할 거면 가라.
혜리 : 제일 힘들 때 니가 생각났어. 아무한테도 절대 하지 못할 말을 마음에 품고, 혼자 힘들어 죽겠다고...
너한테는 하고 싶었는데, 해야 했는데... 사라져 버렸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믿게 된 사람이, 없어져 버렸어.
인우 : (무섭게) 그만! 너 왜 이래? 정신 나갔어? 싫다고, 끝났다고 정신 차리랬지! 지금 나한테 그런 말이 하고 싶냐?
혜리 : 어! 하고 싶어!
인우 : (멈칫하면)
혜리 : 이 말만 하고 싶은 줄 알아?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은데!
인우 : 마혜리, 너 왜 이래!
혜리 : (계속하는, 눈물어려) 그렇게 날 미치게 힘들게 만든 너를... (전에 인우처럼 약간 넉살로 건들대듯 툭)
사랑해, 이 나쁜 자식아.
인우 : (뚝 멈추는)
혜리 : 못 알아들었냐?
인우 : (절대 혜리에게서 들을 수 없는 말이다. 믿기지 않는 듯 보는)
혜리 : 다시 말해줘?
인우 : (순간 굳어지는) 하지 마.
혜리 : (눈물 어려 보는)
인우 : (두렵다) 하지 마!
혜리 : (정색, 진심) 사랑해, 이 나쁜 자식아.
인우 : (어쩔 수 없이 눈물 어린다)
혜리 : (눈물 어려) 그러니까... 때릴 때 때리더라도... 미안하다고 말해 줘.
인우 : (쿵...하는)
혜리 : (애절한) 지금 말해 줘. 난 일흔 일곱 살까지 절대 못살아. 이번에 당신이 준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암 걸려 죽을 텐데
일흔 일곱까지 어떻게 사냐?
인우 : (뚝 놀라는, 들고 있던 시계 들여다보는, 혜리가 들었다, 자기 진심 다 들켰다)
혜리 : (울며) 날 사랑하는 남자도 다신 못 만나. 당신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흉터가 너무 징그러워서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말해줘, 그래야 내가 살수 있을 거 같애.
인우 : (눈물 참는데 그렁해지는, 무너지는)
혜리 : 아파도 내가 아플 거니까... 가짜라고, 다 가짜였다고 그러지 말고 어? 서변... 미안하다고 해, 미안하다고 해줘...
인우 : (가슴 찢어지는, 자기도 모르게 혜리 뺨에 손바닥 댄다)
혜리 : 지금 해줘, 미안하다고... (간절하게 보는)
인우 : (누르던 감정 북받쳐 오른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말 못하는,
눈물 후두둑 떨어지는 순간 혜리 끌어안으며 키스하는)
혜리 : (동시에 인우 끌어안는다)
절망 속에서 끓는 갈망이라 더 뜨겁게, 서로의 깊은 사랑만큼 애타는 둘의 눈물키스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