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
“꿈처럼 덧없이 짧은 인생 집착 벗어나 멋있게 살자”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은 〈금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풀어쓰면 “일체의 있다고 하는 것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으며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한해의 달력이 한 장 밖에 남지 않음을 우리는 느낀다. 떨어지는 낙엽마저도 쓸쓸히 우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금강경〉의 사구게 중 마지막품에 나오는 이 구절은 보인다는 형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금강경의 주제처럼 마지막에 한바탕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우리의 인생살이의 벼락같은 말씀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TV 뉴스를 봐도 이같은 진리가 피부에 와 닿는다. 재벌가의 자녀가 남부러울 것 없이 다 누리고 살면서도, 무슨 이유에든 하룻밤에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거나, 어제는 수백억의 재산을 휘둘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쇠고랑을 차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이 또한 ‘있는 것’에 대한 허망과 환상을 경책해주는 대목이다. 어릴 적 어른스님들이 하는 말이 있었다. 누가 너는 왜 출가했냐고 물어보면 “인생이 무상해서요”라고 대답하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어른스님들이 말하고자 하는 뜻은 배어 있는 듯 하다. 항상 함이 없는 우리의 삶을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은 느끼지 못하게 된다. 영원히 가질 것처럼, 영원히 살 것처럼 우리는 삶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어리석음에서, 무지에서 오는 죄이리라. 필자는 울산시로부터 요양원을 위탁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는 평균 80세에 가까운 어른신들이 80여분 계신다. 한번은 넌지시 여쭈어 보았다. “인생이 참 길지요?” 그러면 고개를 가로 저으시며 “절대 아니야. 잠깐이야”라고 힘주어 말하신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오래도록 산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은 밥을 먹고 살아온 것 같은데, 하나도 기억이 없고 남은 것이 없다.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물질 만능의 시대에서 자기 것만 최고라는 욕망과 아집의 시대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 같다. 잠깐 왔다가는 우리네 삶이 삶 속에서 자기 눈앞의 이익만 좇아갈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도우고 수행 정진 하며 의미있게 살다 가면 얼마나 좋을까. 삶을 살아가면서 게으름이 나거나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 〈금강경〉 32품의 마지막 사구게를 읊조린다. 오심스님 울산 월봉사 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