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8월11일
나는 자연인이다
일주일 휴가를 받은 남편은 3일은 아내랑 강원도에서 보내고 3일은 아버님 제사 준비하고 모시는 일로 보냈다. 1년에 한 번 일주일을 오롯이 쉴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시골집 한 번 들러보러 간다는 말에 혼자 가서 쉬고 오라고 했다. 휴가 마지막 날인데 시골집에서 혼자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다.
일주일을 바쁘게 보냈다. 휴가도 다녀오고 제사도 모시면서 후다닥 지나갔다. 말끔하게 청소를 마치고 에어컨을 켜놓고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니 좋다. 음악을 들으면서 하늘을 보니 참으로 파랗다. 정동진의 하늘처럼 깨끗한 하늘색이다. 호캉스를 즐기는 맛이다. 오전에 잠시 눈을 붙였더니 한결 몸이 가볍다.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다. 수박을 한 접시 담아서 다 먹고 나니 속이 얼얼했다, 식구들이 수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결국엔 내가 다 먹어야 한다. 여름엔 수박만 한 과일이 없는데, 냉장고에 넣어두고 여름이 다 가도록 먹어야겠다.
시골집에서 하루 보내고 남편이 돌아왔다. 옥수수와 오이를 따 왔다. 두루두루 신경이 쓰이나보다. 어머님이 계실 때는 어머님이 다 하시니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우리가 심고 가꾸니까 주말마다 둘러보러 간다. 살아있는 것이니 돌봐주는 것이 맞다. 하룻밤 혼자 지낸 시간이 남편에게는 온전한 휴식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가을을 기다리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자. 더없이 행복한 휴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