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短歌)
넓은 의미로 보면 단가는 판소리에 포함되며, 허두가(虛頭歌), 초두가(初頭歌), 단가(端歌), 영산(靈山), 영산(瀛山)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단가(短歌)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고 있다. 소리꾼이 본격적인 판소리 창을 하기에 앞서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로 가볍게 부르는 것이 보통이며, 악상도 화평한 평조(平調)가 대부분으로 지나치게 슬픈 곡조는 피한다. 내용도 절실한 현실의 문제보다 관념적이고 환상적인 문제를 다룬 것이 대부분이며 사설(詞說)의 이면에는 인생무상과 풍유적 낙천성의 두 가지 주된 정서가 깔려 있는데, 이 중에서도 인생무상감이 주류를 이룬다.
단가의 마지막 구절은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자’ ‘헐 일을 허여가면서 놀아보자’와 같은 청유형으로 끝을 맺고 있어 청중들은 창자를 ‘우리’라는 일체감 속에서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청중들은 남의 놀이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단가는 이렇게 하여 소리판을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현재 부르고 있는 단가는 40여 가지가 되는데, 이 중에서 널리 애창되는 단가는 백발가, 이산저산, 사철가, 진국명산, 호남가, 강상풍월, 죽장망혜, 효도가, 초한가, 운담풍경, 녹수청산, 등이다.
잡가(雜歌)
조선말기 가곡, 가사, 시조, 판소리등 성악이 번창하자 서민들 중 노래에 뛰어난 재주를 가진 소리꾼들이 그 지방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오던 노래들을 발전 시켜 널리 불리던 그 시대를 살던 서민들의 정직한 삶을 반영한 노래로 1930년대까지 번창 했다. 잡가는 사설이 길어 긴 잡가라고도 하였고 앉아서 부른다 하여 좌창이라 하기도 했다. 당시 서민들의 풍속이나 삶의 모습이 익살스럽거나 혹은 슬프거나 담담하게 담겨 있고 선율의 흐름도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서울지방의 12잡가, 유산가, 적벽가, 소춘향가, 집장가, 십장가, 형장가, 제비가, 평양가, 선유가, 달거리, 방물가, 출인가, / 더벅머리 기생이라 불리던 삼패나 소리꾼들이 부르던 곰보타령, 생매잡아, 한잔부어라, 만학천봉, 육칠월, 병정타령, 순검타령, 맹꽁이타령, 비단타령, 바위타령, 기생타령, 등 휘모리 잡가 / 수심가, 공명가, 사설공명가, 관산융마제전, 초한가, 추풍감별곡, 적벽부, 관동별곡, 배따라기, 등 평안도와 황해도지방의 서도잡가 /보렴, 새타령, 등 전라도지방의 남도잡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