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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에 자리한 삼악산(三岳山·654m)은 예나 지금이나 계절과 상관없이 인기도가 산당히 높은 산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 산은 산세가 그다지 크지 않음에도 큰 산에 뒤지지 않는 수려한 계곡, 노송 어우러진 암릉, 옛 성터, 정상에서 조망되는 호수와 강, 산과 관련된 숱한 전설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삼악산은 흥국사를 가운데 두고 주능선이 마치 입 구(口)형태인 사각형으로 이어져 있다. 이 사각형 주능선 안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룬 분지를 이루고 있다. 반면 바깥쪽은 수십 길 수직절벽 아니면 급경사 바위지대다. 바로 이 사각형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삼한시대 맥국(貊國)의 성터가 남아 있다.
이 성터는 태봉국의 궁예(弓裔)가 왕건에게 패하여 패잔군들과 함께 피신처로 삼았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춘천에서 서울로 가는 유일한 육로였던 석파령을 내려다보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암릉 상의 바위와 바위 사이에 부분적으로 쌓은 성은 현재 약 5km 길이가 남아 있다. 이 성을 지키는 본영이었을 흥국사 주변에서는 지금도 깨진 주춧돌과 석탑 잔해, 기와조각 등을 볼 수 있다.
이 산성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전설도 전해진다. 맥국이 어떤 적의 침공을 받게되자 지금의 흥국사 자리로 대궐을 옮기고 성을 쌓은 후 적과 대치하게 됐다. 적군은 삼악산성을 겹겹이 포위하고 맹렬히 공격을 시도했으나 워낙 험준한 산세 때문에 점령에 실패하고 만다. 이 때문에 적군들은 위장전술을 쓰게 된다.
적군들은 삼악산 남쪽 북한강변 건너에다 안장을 떼어낸 빈 말들을 풀어 놓아 공격의사가 없는 듯 위장했고, 지금의 강촌역 뒤편 산 꼭대기에서는 맥군을 안심시키기 위해 늙고 쇄약한 군사들로만 칼싸움을 하게 했다.
그리고 밤을 틈타 정예병력으로 편성된 공격군을 대궐터 서문 밖 골짜기(현 당림2리 배일골·서문 방면으로 경사도가 가장 완만한 지형임)에 매복시켰다. 한편 서문 반대쪽인 지금의 의암리(의암댐 바로 아래쪽)에는 군사들이 빨래를 많이 널어놓아 맥국의 파수병들이 볼 때 공격의사가 없는 듯이 위장했다.
이 때 서문 방면에 매복하고 있던 적군들이 박물장사 할머니를 앞세워 맥국 왕비가 전부터 부탁했던 패물을 구해가지고 왔노라고 속이고 성문을 열게 했다. 이 순간 적군들이 순식간에 서문 안으로 쳐들어가 맥국 군사들을 칼로 베어 전멸시켰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맥국 병사들을 칼로 베어버렸다는 베일골, 말안장을 푼 말들이 있었던 곳을 말골, 늙은 병사들이 칼싸움을 했던 봉우리를 검봉(劒峰·530m), 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옷바위라는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다.
■ 드라이브 코스
서울에서 삼악산 산행기점인 등선폭포로 가는 길은 경춘국도(46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가평에 이르면 가평읍내 입구에서 계속 직진, 북한강을 건너는 경강교~춘성대교를 건너 강촌 입구에 이른 다음, 약 3km 더 직진하면 등선폭포 입구다. 서울에서 등선폭포 입구는 약 80km, 가평에서 16km 거리다.
등선폭포 입구에서는 좌회전이 되지 않으므로 춘천 방면으로 약 1km 더 주행해 원당리 신흥사 입구 앞 신호등에서 적신호일 때 유턴해서 다시 등선폭포쪽으로 간다. 신호등에서 400m쯤 가면 종합주차장이 있다. 공휴일에는 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는 것이 좋다(주차장에서 등선폭포 입구까지 도보 6분 소요). 등산객이 많지 않은 평일에는 등선폭포 입구에 주차가 가능하다.
부산·대구 방면에서는 대구~춘천 간 중앙고속국도를 이용, 춘천시내로 들어와 서울 방면 46번 국도를 타고 등선폭포 입구에 이르면 된다.
■ 산행코스
삼악산 등산은 종주코스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가장 많은 등산인들이 몰리는 등선폭포를 기점으로 흥국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르게 되면 십중팔구는 동봉~상원사를 경유해 삼악산장 아래 매표소로 하산한다. 또는 이 코스를 역으로 하기도 한다.
등선폭포 입구 일대는 덕두원3리로, 입구에서 동쪽으로 1km 거리인 신흥사 일원이 원당리로 불리고 있다. 바로 이 원당리로 하산하게 되면 원점회귀 산행이 된다. 원당리는 정상에서 동쪽으로 약 200m 거리인 동봉에서 남동쪽으로 뻗어내린 능선 끝자락이다. 이 능선은 동쪽 의암호 방면이 수십 길 단애를 이룬 암릉으로 아직 등산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비경지대다.
등선폭포로 들어서는 입구는 양쪽이 수십 길 절벽을 이룬 U자형 바위협곡이다. 삼악산성 전체로 볼 때 남문에 해당된다. 바위협곡 안으로 약 60m 들어서면 매표소가 나타난다.
매표소는 양쪽 절벽 사이를 가로막은 2층 건물이다. 건물 아래 하수구 말고는 쥐새끼도 그냥 통과할 수 없게 축조된 철옹성 같은 매표소를 통과하면 곧이어 높이 10m 등선폭포 하단부에 닿는다. 마치 골뱅이 조개껍질 속을 들여다보듯 바위 속에 숨은 듯 자리한 등선폭포 오른쪽 절벽에는 내등선폭포(內登仙瀑布)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산길은 내등선폭포 글씨가 새겨진 바위절벽 위 급경사 계단길로 이어진다. 급경사 계단길로 약 30m 올라가면 왼쪽으로 약 8m 길이 철다리를 건너간다. 발 아래로 등선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철다리를 건너 100m 가면 비선식당에 닿는다. 식당 오른쪽 계류를 건너 약 60m 오르면 계류를 건너간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높이 4m 가량의 폭포수가 보인다. 이 폭포 상단부 직경 6~7m의 하트형 물웅덩이가 선녀탕이다.
선녀탕의 모습은 선녀의 엉덩이에 비유된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이곳을 찾은 선비들이 엉덩이를 가리려는 방편으로 선녀탕 서쪽 절벽 하단부에 주렴(珠簾)이라는 글씨를 남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두 뼘 크기로 음각되어 있던 이 글씨는 산길을 내느라고 콘크리트 속에 묻혀버렸는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근처 바위에 ‘정유추 영동 최○○(丁酉秋 永同 崔○○)’라는 오래된 글씨만 이끼 속에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선녀탕을 뒤로하고 계류를 거슬러 20분 올라가면 도토리묵과 음료수를 파는 매점에 닿는다. 매점 뒤안길로 50m 올라가면 흥국사 대웅전 앞이다. 흥국사는 일명 ‘큰절’이라고 불리는데, 창건연대 기록은 없다.
흥국사를 빠져나온 삼거리에서 북동쪽 산길로 들어가 200m 올라가면 산길은 동쪽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이 지능선길은 처음부터 급경사다. 상원사쪽에도 깔딱고개가 있지만, 흥국사 방면에서는 이 지능선길이 깔딱고개다. 오를수록 힘들어지는 깔딱고개를 35분 가량 올라가면 삼악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춘천시민산악회가 세운 정상비석이 있다. 비석 뒷면에는 ‘용화봉(654m), 청운봉(546m), 등선봉(632m)’라고 음각되어 있다. 춘천 등산인들은 삼악산 정상을 용화봉으로 부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날카로운 유리파편처럼 돌출된 바위로 이뤄진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절로 무릎을 칠 정도로 광활하고 아름답다. 북서쪽으로는 석파령을 지나 길게 뻗어오른 능선 위로 계관산과 북배산이 멀리 명지산 화악산과 함께 시야에 와닿는다. 북으로는 덕두원리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덕두원에서 오른쪽으로는 의암호반이 환상적으로 조망된다. 의암호 가운데에 떠있는 중도와 붕어섬이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 같다. 의암호 건너로는 춘천시내와 봉의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더 멀리로는 용화산, 배후령길, 오봉산, 마적산, 사명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은 일단 동봉으로 향한다. 동봉은 약 200m 거리. 동봉에서 상원사로 가는 길인 남동쪽 능선으로 200m 내려서면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상원사 가는 길은 동쪽 급경사 아래로 굽돌아 이어진다. 바로 여기서 상원사행 길을 벗어나 남동으로 뻗어내린 흐릿한 능선길로 들어서면 원당리로 내려가게 된다.
원당리쪽 능선길로 4~5분 내려가면 작은 안부에서 20m 높이 바위로 올라간다. 이 바위로 올라서면 바윗길 주변이 온통 분재와 같은 노송군락으로 뒤덮인 암릉길로 들어선다. 진경산수 그림 속을 걷는 기분이 나는 암릉을 타고 나가면 왼쪽 아래로 의암댐과 김유정시비가 있는 구 경춘국도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10분 거리에 이르면 돌출된 뾰족바위에 닿는다. 춘천시내와 대룡산을 비롯해서 신남 금병산 너머 연엽산 구절산 등이 막힘없이 조망된다. 남서쪽 멀리로는 양평 용문산과 폭산 봉미산 종자산 등이 조망된다.
뾰족바위에서 바위 안부로 내려선 다음, 다시 칼날 같은 흰 바위 암릉을 타고 10분 거리에 이르면 남동쪽 아래로 경춘선 철길과 평행선을 이루는 새 경춘국도와 북한강이 그림처럼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남쪽 급경사지대로 5분 내려서면 갈비가 푹신거리는 송림 속 능선길로 들어간다.
능선을 타고 10분 내려서면 무덤에 닿는다. 무덤을 지나 40m 내려서면 능선 왼쪽 사면으로 갈라지는 뚜렷한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능선길을 버리고 사면길로 들어가 15분 거리에 이르면 신흥사 동쪽 진입로로 내려서게 된다. 신흥사 진입로에서 남쪽 지능선을 넘는 길을 따라 4~5분 내려서면 원당리 경춘국도변 신호등 앞이다. 신호등에서 등선폭포 방면 주차장까지는 도보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주차장을 기점으로 등선폭포~신흥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동봉~상원사 갈림길~남동쪽 암릉~원당리 신호등 앞을 경유해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산행거리는 약 7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5분 간격(06:00~21:20), 서울 상봉터미널 에서 1일 47회(05:40~21:3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이용, 강촌 입구에서 하차. 상봉동에서 버스 승차시 강촌 정차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요금 동서울~강촌 5,500원. 1시간20분 소요.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20회(05:45~22:30) 운행하는 경춘선 열차 이용, 강촌역에서 하차. 무궁화호 5,200원, 통일호 2,500원.
강촌역 앞에서 등선폭포 입구까지 3km 구간은 수시로 운행하는 1, 2, 3, 50, 55, 57, 86번 춘천시내행 버스 이용. 요금 800원. 3~4분 소요.
■ 먹거리
등선폭포 입구 선물의 집 매점(033-261-7797), 삼악산식당(261-9960), 등선식당(261-1443) 등 이용. 아침 일찍 등선폭포로 들어서기 전 분식집인 선물의 집에서 오뎅(1,000원), 라면(2,000원), 김밥(2,000원), 커피(500원) 등을 매식하면 된다. 삼악산식당에서 메기매운탕(대 40,000원, 소 30,000원), 모래무지찜(30,000원), 잡어매운탕(대 25,000원, 소 15,000원), 송어회. 향어회(각 20,000원), 빙어회(15,000원), 빙어튀김(6,000원), 닭백숙(25,000원), 더덕구이(15,000원), 칡파전(7,000원), 해물파전(6,000원), 감자전, 도토리묵, 된장·김치찌개, 산채비빔밥(각 5,000원), 막국수(4,000원) 등을 판다.
하산지점인 원당리 옛날막국수(261-1303), 과수원집(261-1154·닭갈비, 생오리 숯불구이 전문식당), 의암공원닭갈비(262-3004)등에서 막국수 쟁반(12,000원), 닭갈비(1인분 300g 7,500원), 도토리묵(5,000원), 막국수(4,000원), 감자전(3,000원) 등을 판다.
주차료(하루) 소형차 2,000원, 대형버스 4,000원.
입장료 어른 1,600원(단체 30인 이상 1,400원), 중고생·군경 1,000원(800원), 어린이 600원(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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