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드디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멀티플렉스의 개념은 관람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관객의 증가이다. 그리고 이건 영화시장의 확대로 이어지니 한국영화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
그래서 한번 내가 가본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물론 중요 극장을 다가본 건 아니다. MMC야 집에서 멀다고 해서 그렇다고 쳐도,메가박스도 가보지 않고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좀 부끄럽긴 해도..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1. 서울극장 : 재개관하고 화요일날 처음 가봤는데.. 오웃 좋더군. 좌석의 각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고, 좌석에 컵홀더도 있을 뿐더러 연인관객을 위해 가운데 팔걸이도 없더군. 사운드가 귀에 띄지않는 영화라 음향은 뭐라 말할 수 없지만 많이 좋아졌더라. 단지 화재시에는 생존확률이 굉장히 낮다는 점은 여전한 문제(정말 타서 죽을 수 있다.)
2. 명보극장 : 좌석의 각도도 역시 좋고, 스크린을 중심으로 좌석이 곡선으로 배치되어 있어 가장 가장자리도 다른 극장에 비해 잘 보이는 편. 그렇지만 명보의 백미는 음향시설이다. 지금까지 내가 가본 극장 중 최고의 음향시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속된 말로 3D입체 써라운드를 빵빵하게 틀어주는 곳은 여기가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또 역시 화재시 질식사 확률이 거의 90%를 육박한다는 게 단점.(타서 죽는 것보단 낫겠지만..)
3. 허리우드 : 역시 좋은 극장으로 시설면에서는 CGV에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겐 별로 좋게 각인되어 있지 않은 극장. 그 이유는 아마도 주위 환경때문이 아닐까? 들어가는 길목이 너무 지저분하고, 머릿고기 냄새가 좀 심하게 난다는 점. 저녁시간에는 스산한 분위기까지 감돈다는 점 따위 말이다. 그래도 화재시엔 다른 극장보다 생존률은 높을 듯.
4. 단성사 : 97년 여름 모양과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장에서 비가 내리더군. 자동차 극장에서도 안맞는 비를 실내극장에서 맞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해봤다. 재개관을 했다고 하지만 다시 가고 싶진 않다.(근데 갑자기 그녀가 보고 싶어지는군...^^) 유사한 시설을 자랑하는 극장으로는 동아극장(최근에 재개관했다는데 아직 안가봤음)이 있음.
5. 시네코아, 시티극장 : 비슷한 등급의 극장이다. 좌석각도가 좋은 걸 제외하고는 음향이나 입구시설(즉 화재시 생존확률) 화장실의 청결도, 스크린의 높이, 컵홀더나 연인석이 없다는 점 등등이 거의 유사한 극장이다. 아니 시티극장의 표가 더 후졌다.(성남에 있는 극장이 주는 표같다.)
6. 코아아트홀 : 이극장의 최대 장점은 좀체 극장개봉이 어려운 영화를 상영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인디영화나 외국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은 이 극장이나 백두대간 배급망을 타는 극장을 제외하고는 접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이 갖추어야 할 (거의 모든) 시설면에선 코아 비디오방이라고 불러야 할 듯.
7. 피카디리2관 : 일요일날 처음 가봤는데, 뭐 시설이야 별로 기대도 안했지만(코아아트홀보다 좀더 낫다고 해야할까?) 가장 놀라웠던 건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통로다. 이건 무슨 미국 슬램가 뒷골목을 걷고있는 듯한 느낌이다. 저녁시간이었는데 등도 하나 안켜져있는데다, 잘 살펴보면 누군가 실례를 한 데도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최악이더군
8. CGV : 우리나라 멀티플렉스의 확산에 불을 지핀 장본인이자 시네마서비스의 독주에 대항세력으로 떠오른 한국영화 제작/배급계의 기린아. 거의 모든 시설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단 음향은 명보가 아직 낫다.) 특히 오리CGV는 앞에 서장훈이 앉아도 가리지 않을 듯하고, 좌석도 넓어 옆에 강호동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듯하다.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퍼스트클래스 좌석은 거의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수준이라고 하더군. 게다가 화재시 생존률도 가장 높을 듯 하다.
기타 등등
1. 의정부극장 : 이게 이름이 아니라 의정부에 있는 극장이라는 뜻이다. 친구가 의정부에 살아서 몇번 간적 있는데 그 때 있었던 일이다. 영화를 보는데 옆에 뭔가 생명체가 지나갔다. 근데 좀 있다가 다시 지나가는 거다. 잽싸게 봤더니 이런! 고양이였다.. 그래서 친구에게 말했다. "야 고양이 지나갔어!" 그러자 친구가 뭐 그런 걸 가지고 놀라냐는 듯이 말했다..
"쥐보다 낫잖아!"
2. 중앙극장 : 성남에 있는 중앙극장이다. 길게 말하지 않겠다. 의정부극장과 별반 다를 것 없다.
극장 에피소드
1. 시티극장에서 타이타닉을 볼 때다. 앞좌석에 아주머니들이 떼로 오셔서 봤는데, 광고를 할 무렵 갑자기 내쪽을 돌아보시더니 '이것좀 들어요'하시면서 귤과 오징어를 마구 주시는 거다. 갑자기 소풍온 기분이 들었다.
2. 지금까지 극장을 가면서 앉아본 최악의 자리배치는 대한극장이었다. 코미디영화였는데(제목이 잘..) 좌석 맨 끝자리로 떨어져 앉는 배치였다.(아마 무슨 말인지 알거다.) 무슨 코미디 소재로 쓰일 법한 일이 나한테 일어나 거다.
3. 이보다는 못하지만 코아아트홀 맨 뒷자석에도 앉아봤는데, 거긴 (내가 다리도 짧긴 하지만.. 제길..) 다리가 땅에 안닿는다. 마치 구름에 앉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또 정동 A&C에서도 맨 뒷자리에 앉아봤다. 그것도 2층. 정말 스크린이 비디오방 만하게 보인다.
같은 돈내고 이렇게 영화보면 정말 열받을 거다. 근데 공교롭게도 이 세번의 경험은 모두 시사회였다. 다행이다...^^
음.. (언제나 그렇듯이) 쓰다보니 길어졌군.. 근데 가끔 글을 쓰고나면 실수한 게 보인다.(예를 들어 광고이야기 쓰면서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가 게토레이 광고라고 했는데, 파워에이드 광고였던 것 같다.) 어쩔 수 없는게 도서관에서 한정된 시간에 쓰려면 빨리 빨리 생각나는데로 써야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혹시 잘못된 게 있더라도 이해해 주길..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