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에 땡벌님 인터뷰 실렸습니다

[시원-이병헌]

"텐트는 천 한 장에 불과합니다"

땡벌님과 히든님을 레저 등산장비 전문 업체인 버팔로에서 만났다. 땡벌님(조영만, 40세)은 오토캠핑의 회원이면서 다음카페 캠프랜드의 카페지기이고, 히든님(황우종 37세)은 오토캠핑의 회원이자 히든의 캠핑장비를 이끄는 카페지기이다. 땡벌님은 현재 버팔로에서 개발실장을 맡고 있고, 히든님은 제약회사에서 영업 일을 하다가 최근 그만 두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이다.

글/사진 이병헌 기자

텐트 만드는 일을 처음 시작한지 어느덧 20년이 되어가는 땡벌님은 근황을 묻는 질문에 성수기를 맞아 한창 바쁘다고 답한다. 여름 휴가철을 대비한 레저 장비의 수요가 가장 높은 때이기 때문이다. 성수기이다보니 오토캠핑의 릴레이 캠핑이 멀리에서 열리면 가지 못하고 가까운 곳으로 1박 정도만 참가할 수 있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히든님은 올해 3월 다니던 제약회사를 그만 두고 캠핑 쪽의 일을 준비 중이다. 캠핑과 연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레저 활동을 진행하는 일을 해볼 생각이다. 한 곳에 캠프를 두고 보트 타기나 비박 종주 산행, 암벽 등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을 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캠핑이 먹는 문화에서 즐기는 문화로 발전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국내 캠핑 가이드 1호가 되는 것이 제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캠핑이라는 문화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숨은 봉우리와 땡벌의 만남
히든님의 닉네임은 산의 이름에서 빌려 왔다. 고교 시절부터 산악부 생활을 해오기도 했고 산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는 그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파키스탄에 있는 해발 8,068미터의 가셔브룸 1봉의 다른 이름인 ‘히든피크(hidden peak)’는 인간이 오른 최초의 8천미터 급의 산이기도 하고, 다른 산군(山群)에 가려 보이지 않는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다. 가셔브룸은 ‘아름다운 산, 빛나는 산’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히든님에 비해 땡벌님의 닉네임은 짧고 쉽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쉽고 단순한 닉네임을 찾던 중 누구나 알 수 있고 발음하기 쉬운 땡벌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어요. 그래서 닉네임이 쉬운 사람이 좋아요.” 옆에 있던 히든님이 눈을 흘긴다.

캠핑 장비 쪽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히든님이 가장 먼저 아끼는 장비는 무엇일까?
“가장 좋아하는 장비는 랜턴이에요. 랜턴은 캠프의 70%인 밤을 밝히는 장비이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장비는 C사의 작은 가솔린 랜턴이에요. 원래 캠핑이 약간 불편함을 즐기는 거잖아요. 펌프질을 해야 하는 가솔린 랜턴을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 있는 것 같아요. 참, 결혼기념일에 아내로부터 선물 받는 도끼 선물세트도 좋아합니다.”

테이블, 의자, 마음가짐이 오토캠핑의 필수품
오토캠핑의 초보자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어떤 장비를 먼저 준비해야 할까? 히든님이 먼저 대답을 했다.
“(캠핑이나 오토캠핑이나) 텐트는 공통으로 사용하는 거고요. 테이블과 의자가 첫 번째입니다. 야외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밥을 먹다가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먹으면 기분이 달라집니다.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뀌면서 캠핑의 질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땡벌님은 다른 대답이다.
“마음가짐이 첫 번째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연으로 떠나는 마음가짐이 안 되어 있으면 못 갑니다. 장비는 그 다음이죠. 저의 경우에는 모든 장비가 다 중요합니다. 오토캠핑의 캠핑을 따라갈 때도 이것저것 챙기다보면 언제나 제 차 안에는 장비들이 가득합니다. 이번 캠핑에 쓰이지 않더라도 없으면 꼭 쓰일 일이 생기더군요.”
히든님이 옆에서 다시 낭패한 눈빛이다. 살아온 연륜이 있어서일까? 히든님의 답변이 정답인 듯 하면서 땡벌님의 대답도 정답이다.

가슴을 열고 즐기려는 마음이 첫번째
초보 캠퍼에게 중요한 점. 이미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캠핑의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이번에도 히든님이 먼저 대답을 했다.
“동호회나 모임을 통한 캠핑이라면 가슴을 열고 즐기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새로운 이웃이 된 캠퍼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껍질을 깰 수 없습니다. 그냥 가족끼리의 캠핑이라면 무리하게 계획을 잡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멀리 가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먼 곳으로 계획을 잡으면, 가다가 지칩니다. 지치면 캠핑이 재미없겠죠.”
“자연을 즐기는 걸 두려워 말고 주위의 고참 캠퍼들에게 묻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군가가 제대로 가르쳐 줘서 몸으로 익히면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는 거니까요.” 땡벌님의 대답이 이어졌다.

텐트는 천 한 장에 불과해, 매너 지켜야
캠핑을 하는데 가장 꼴불견인 모습은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텐트는 천 한 장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의 사이에 천 한 장이 있을 뿐입니다. 늦게까지 떠들며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은 사라져야겠죠. 설거지 할 때에도 음식물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동으로 쓰는 시설은 개인이 스스로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피해를 봅니다.”

“우리나라의 캠핑 인구는 지금보다 백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로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오토캠핑 쪽으로 갈 겁니다. 오토캠핑 일세대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캠퍼들이 제대로 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 속에서 즐기면서 그 자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땡벌님의 이야기로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다.

캠핑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었지만 이제 막 팽창하고 있는 오토캠핑 문화가 두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편안하게 즐기는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주위 캠퍼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는 진정한 오토캠핑의 세상을 기대한다.

[비룡]

축하드립니다...한턱 쏴~

[제로니모]

텐트는 천 한 장에 불과해, 매너 지켜야 .....땡벌 어록에서...

[Skyview3/이흥재]

가슴에 와 닿네요~ "텐트는 천 한장에 불과...."

[영웅]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전 언제즘 캠핑을 논하는 경지에 이를런지...

[항상]

두분 스타 되셨네요. 축하합니다.

[땡벌-조영만]

에궁~~~이렇게 거창하게....하여간 감사합니다...주말에 캠핑장에서 만나면 한턱(?) 쏘죠뭐...^0^

[오마르]

오우~~~~~~~ 마지막 사진 포즈 죽여주는군~

[샤먼]

말들을 잘 하시는 군요 위에서 말씀 하신것처럼 올바른 캠핑문화를 만들어야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원석아빠(허성재)]

역시 땡벌님, 히든님.. Gooooood!

[들판(이정욱)]

텐트는 천 한 장에 불과해, 매너 지켜야 ...>정말 1세대 캠퍼들이 지켜야할 가장 큰 덕목인 듯합니다...멋지십니다...

[란수]

정말 천한장으로 만드는거야! 근데왜이렇게 비싸!!......그말뜻이 아닌가????? 튀자=3=3=3=3=3=3=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