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0일)에는 아프리카 여행 종단 여행 팀이 금가락지를 방문하여 1박 2일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아프리카를 다녀 온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군요.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어요.
나는 금굴산 자락에서 날아다니는 토종닭을 키우는 농장으로 가서 수탉으로 두 마리를 사왔습니다. 백숙 요리는 내 친구 응규가 그 어떤 셰프보다도 아주 잘 끓입니다. 친구가 토종닭에 오갈피나무, 황칠나무, 녹두, 마늘 등 양념을 넣고 가마솥에 넣어 장작으로 불을 지펴 영계백숙을 쑤었습니다. 2시간정도를 푹 고아내니 맛있는 냄새가 금가락지 뜰에 가득합니다.
병용 아우가 정애자 선생님을 태우고 먼저 도착을 했고, 뒤를 이어 병선씨 부부가 거대한 캠핑카를 몰고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심명자 선생님은 전철을 타고 동두천에서 다시 택시를 불러 타고 좀 늦게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프리카 종단 여행팀이 모두 다시 모였습니다. 아내는 아프리카 여행을 가지 못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여행팀을 맞이하고 대접을 할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아픈 몸으로 손님을 치르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흔쾌히 손님을 맞이하는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것도 1박 2일로 말입니다.
잘 쑤어진 영계백숙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임진강 주상절리를 산책을 나섰습니다. 주상절리를 적벽을 용암처럼 빨갛게 물들이며 붙어있는 담쟁이덩굴 단풍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임진강 평화누리길을 1시간 넘게 걸었습니다.
주상절리 산책을 한 후, 금가락지로 돌아와 차 한 잔을 마시며 아프리카 사진을 동영상으로 감상하며 밤늦게까지 여행후일담을 나누웠습니다.
밤이 깊어 병용 아우는 병선씨 부부가 캠핑카를 몰고 온 캠핑카에서 잠을 자겠다고 하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합니다. 아우가 움직이는 호텔이네서 잠을 자게 되어 너무 좋다고 합니다. 병선 씨 부부는 이 캠핑카를 몰고 북한 땅을 지나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날은 연천 숭의전지에 들려 왕건이 마시던 어수정으로 목을 적시고 숭의전지와 잠두봉을 산책했습니다. 찰라가 문화해설사 역할을 자청하여 숭의전에 얽힌 고려역사를 설명했습니다. 600년을 넘은 느티나무가 고려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숭의전지를 돌아본 후 신라 56대 마지막 왕인 경순왕릉을 탐방하였습니다. 왕건에게 항복을 하여 신라를 바친 비운의 경순왕은 죽어서 개성에서 100리 밖에 무덤을 만들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고향 경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 임진강변에 묻혔습니다. 김알지의 후손인 경주김씨는 이곳 경순왕릉에서 3월 1일과 10월 1일에 제사를 지냅니다.
병용아우와 병선씨도 경주김씨 후손으로 찰라와 함께 경순왕릉에 정성들여 참배를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찰라도 수성최씨 시조가 경순왕 11대 손인 김영규로 경주김씨 후손에 해당됩니다. 김영규는 고려 충렬왕 때 수성백으로 정치를 잘 하여 충렬왕으로부터 최씨 성을 하사 받고(사성) 수성최씨 시조가 된 분입니다.
경순왕릉
마의태자 영단
경순왕릉 가까운 곳에는 마의태자 영단이 모셔져 있습니다. 마의태자는 경순왕이 신라 천년 사직을 고려에 바치는 항복에 반대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처자를 죽이고 동생 덕지 왕자와 함께 금강산으로 들어가 바위 아래 집을 짓고 마로 된 옷을 입고 일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후에 사람들은 마로 된 옷을 입었다 하여 마의태자라고 별칭을 붙였습니다.
아프리카 여행팀과 함께 연천지역 문화탐방을 마치고 전곡에서 바지락 칼국수와 쭈꾸미 볶음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다음여행지는 2019년에 중미 여행을 가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뜻을 모으고 헤어졌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생각이 같아 부담이 없고 화제가 많아 만나면 항상 새롭고 즐겁습니다.
참 의미 있고 보람 있는 뒤풀이 모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