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게 집단서식지 청사포에서 발견
강우동의 해운대자연생태
청사포 해안가 산기슭에서 드디어 도둑게의 집단서식지를 확인했다. 흔적을 발견한 건 수년 전이었지만 촬영을 하지 못했다. 틈틈이 산책시 주변을 살펴보았으나 좀처럼 그들의 산채를 드러내지 않는 노련한 도둑집단들이었다.
이들은 야행성이라 주로 밤중에 활동하고 족제비나 너구리에 들키지 않으려고 바람소리만 나도 모습을 감추어 버린다. 그래서 군복무 시절 수색대 출신답게 수 시간 매복을 하고 발자국소리 기침소리 없이 카메라를 겨누었으나 그들의 집단이동 모습은 아직 포착하지 못하고 간신히 비트에 숨어있는 은신처만 확인하였다.
미포와 청사포해안은 도심이지만 여러가지 해양생물이 조간대(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에 살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해야 할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패류, 연체류, 갑각류, 절지류, 극피류는 물론 녹조류, 갈조류, 지의류, 현화류 등 해양식물들과 각종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들도 이름있는 사구나 갯벌 못지않게 다양하다.
해안가에 위치한 수많은 관광지를 다녀봤으나 지근거리에 이렇게 다양성이 살아있는 생태관광지는 보지를 못하였다. 멜번의 펭귄은 수십 킬로 밖에 있었고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는 단일품목이다.
해양 관련 연구소나 교수님들이 많지만 이들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지자체는 단체행동이나 집단민원이 아니면 이런 것들을 오랜 시간 조사하여 결재권자를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려 들지 않는다. 지난번 ‘장모님혓바닥선인장’ 서식지를 발견했을 때 구청과 시청, 중앙청을 뺑뺑이 돌다 힘들어서 그만두었다.
"한마디로 아깝다!!"
일반인 출입을 금지시키고 조간대 학습생들과 허가를 얻은 생태관광객들만 지도자의 인솔로 드나들게 하면 좋겠다. 안 그러면 수년 내로 훼손돼 사라질 것이다
도둑게의 생태는 특이하다. 밤중에 어부들 살강에 올라 밥소쿠리를 파먹는 밥도둑이다. 그래서 도둑게다. 이들은 새끼일 때만 물속에서 살고 커서는 산에서 땅굴을 파고 산다. 물속에 넣어주면 익사하고 만다.
그리고 등딱지에 웃는 얼굴 모습 무늬가 있어 ‘스마일 게’로도 알려져 있고 10년 이상 오래 살아 집에서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도 많이 있다.
/ 강우동
국가해양환경교육센터 찾아가는 강사단
해수부어촌어항공단 바다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