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테라입니다.
며칠 비가 오지 않더니 다시 폭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을 둘러싼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있을 정도니
이번 장마는 정말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밖으로 나가는 것도 힘든데
비까지 겹치니 외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끔 숨 쉴 틈을 주는 듯, 맑은 날이면 기쁘게 또 외출하게 됩니다.
지난 여행기에 이어서 오늘은 선릉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지난 목요일에 저는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있는 사적 제1995호, 선릉과 정릉에 다녀왔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선릉역에 하차 후 걸어서 약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입구 바로 옆에는 주차장이 있어 가족 단위로 운전해서 오시는 분들에게도 좋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궁과 능의 관람이 제한되었다가
7월 22일부터 오픈을 시작하니 방문한 사람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인 거 아시죠?)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면 입장이 가능합니다.
만 25세부터는 성인 요금을 내야 하며, 1인 1,000원입니다.
만 24세 이하는 무료, 지역 주민들은 50% 할인이 적용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화살표 방향으로 둘러보라는 안내를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릉을 먼저 둘러보고 크게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능을 볼 때는 유적지구나 싶다가도
능과 능 사이를 걷는 곳은 나무숲이 우거진 산속을 걷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이곳이 나들이하기 좋은 여행지로 유명하답니다.
지도를 보면 왼쪽은 선릉, 오른쪽은 정릉이 있습니다.
선릉은 조선 제9대 성종과 정현왕후의 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같은 능역에 하나의 정자각을 두고, 서로 다른 언덕에 능침을 조성한
동원이강릉의 형태입니다.
정릉에서 선릉으로 넘어가면 정현왕후릉을 먼저 볼 수 있습니다.
정현왕후 윤씨는 영원부원군 윤호의 딸로 1473년 성종의 후궁으로 간택되었습니다.
그리고 1480년 왕비로 책봉되었어요.
연산군이 왕위에 오를 때 자순왕대비가 되었다가
1506년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을 폐위하고
아들 진성대군의 즉위를 허락하였습니다.
그리고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1530년 정현왕후 안장을 하였고, 동원이강릉의 형태로 조성이 되었습니다.
옆에는 난간석주가 있는데
능 앞에 세우는 것으로 전현왕후릉을 조성하던 당시 혹은 이후에 파손되어
능 주변에 묻혀 있는 것을 발굴해낸 것입니다.
정현왕후의 능 앞에도 신로라 하여
제향을 지낼 때, 정현왕후의 혼령이 봉분과 정자각 사이를 오르내리는 길이 있습니다.
2014년에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정현왕후의능을 지나 내려오면 성종대왕릉이 있습니다.
성종은 추존 덕종과 소혜왕후의 둘째 아들이었습니다.
1469년 예종이 세상을 떠나자 정희왕후의 명으로 13세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재위 기간 동안 [경국대전], [국조오례의]를 반포하여 조선의 법과 예를 완성하고
조세제도를 정비하여 백성의 부담을 줄였다고 합니다.
또한 홍문관을 설치하고, [동국여지승람]등 많은 서적을 간행하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예종이 제8대 임금으로 오를 때 성종은 왕위 계승에 상관없었던 왕손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세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왕위에 올라
늦게 공부를 시작하였고, 그만큼 열심히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경연에도 빠지지 않고, 매일 공부하여
신하들과 할머니 정희왕후도 걱정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선릉을 지나면 정자각과 비각, 수복방, 수라간, 홍살문이 있습니다.
정자각에서는 정릉에 있던 정자각과 같이 기신제를 행하는 장소입니다.
옆에 있는 비각에는 조선국 성종대왕 선릉, 정현왕후 부좌강(좌측 언덕에 모심)이라 적혀 있습니다.
수복방은 능지기들이 능역을 관리하기 위해
정자각 동쪽에 지은 집입니다.
수복방 맞은편, 정자각을 지나면 수라간이 있습니다.
매년 제향을 지낼 때 음식을 덥히는 곳으로 2014년에 복원되었습니다.
정자각 맞은편으로 홍살문까지 이어지는 어로도
다른 조선 왕릉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홍살문에서 매표소 쪽으로 향하면 역사문화관이 나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서 문화관은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역사관을 지나면 재실이 나옵니다.
재실은 제례를 지내기 전 제관들이 미리 도착해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제례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주요 시설로는 향을 보관하는 안향청,
제례 업무를 주관하는 전사청,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 행랑채 등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한 번은 꼭 둘러보고 갈만한 곳은
재실 옆에 있는 은행나무입니다.
이 은행나무는 500년 이상이 된 나무라고 합니다.
8월이라 은행잎이 푸르지만 노랗게 변했을 때 사진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곧게 뻗어 올린 나무 기둥과 은행잎,
주변 풍경과도 조화로웠습니다.
재실까지 한 바퀴 크게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한 바퀴를 천천히 구경하면서 돌아도 1시간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벤치가 있으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있었고,
저처럼 카메라 들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는 분도 계셨어요.
조선왕릉은 이번에 처음 방문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역사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이 많이 없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선왕릉은 2009년 6월 30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문화유산으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유교 통치 이념으로 조상에 대한 존경과 승모를 중요한 가치로 여겨
42기 능이 거의 훼손되거나 인멸되지 않고 모두 제자리에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외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전쟁으로, 혹은 그 가치를 몰라서 훼손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한국이 옛것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그 근처에서 볼일이 있어서 다녀온 곳이었는데
조선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이 모습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역사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은 사람을 큰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던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유익하고 즐거운 여행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