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도서관 로비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 앞에서 허공을 향해
손을 휘휘 젓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동작 인식 기술을 갖춘 이 기기는 손짓 몇 번만으로
도서관의 모든 정보를 눈앞에 펼쳐보였다.
올해 3월 재개관한 청주대학교 중앙도서관의 모습이다.
청주대는 1984년 건립 이후 30여년의 세월을 품었던 '아날로그' 도서관을
첨단 IT가 접목된 스마트 도서관으로 변신시켰다.
대학적립금 350억원을 들여 2015년부터 2년간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IT가 접목된 디지털 학습 공간
1층엔 대형 멀티비전과 '365 스마트 시스템' 등이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인다.
멀티비전엔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동작 인식 기술이 접목됐다.
카메라를 통해 110인치 대형 화면에 구현한 현실 공간에서 손동작만으로 공지 사항,
좌석 현황, 날씨 등 각종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전자 키오스크(KIOSK)를 통해
여러 매체의 신문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365 스마트 시스템'은 일종의 책 자판기이다.
대학이 선정한 필독 도서 300권이 들어 있어 터치 한 번으로 원하는 책을 손에 쥘 수 있다.
도서관 측은 주기적으로 선정 도서를 바꿔 넣는다고 한다.
도서 보유 현황과 청구 기호, 도서가 있는 곳까지 상세히 안내해주는
'인포메이션 디지털 보드'도 눈에 띈다.
'청주대학교 중앙도서관'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으면 어디서든
열람실 좌석·그룹스터디룸·정보 검색라운지 예약, 도서 대출을 쉽게 할 수 있다.
검색한 도서 정보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도 받을 수 있다.
이 학교 학생 정승원(군사학과·4학년)씨는 "이전엔 도서관에서 책 한 권 빌리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책을 읽을 공간도 부족했다"며
"이젠 휴대전화로 열람실 좌석 예약부터 도서 위치 확인까지도 할 수 있고
열람 공간도 넓어져 반갑다"고 말했다. 열람실 좌석마다 LED 조명등과 스마트폰 충전 장치가 있다.
◇이웃 주민까지 배려한 신개념 도서관
2층에는 학생들이 소모임 학습을 할 수 있는 6·8·10·12인실 등
8개의 그룹 스터디실이 새로 만들어졌다.
미디어 자료를 활용한 토의와 수업 등이 가능한 시네마룸도 있다.
이곳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무료 영화도 상영한다.
'글로벌 스터디 라운지'의 컴퓨터엔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언어별 자판이 있어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공부에 지친 학생을 위한 공간도 돋보인다.
도서관 2층부터 5층에는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형 테이블이 놓였다.
스카이라운지에서 독서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암산과 청주대 교정이 내려다보이는 5층 동쪽 창가는 사색 공간으로 꾸며졌다.
청주대는 모든 시설을 이웃 주민에게도 개방한다.
도서관 이용 보증금 5만원을 예치하고 회원에 가입하면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예치금은 회원 탈퇴 시 돌려받을 수 있다.
청주에 사는 만 20세 이상 주민은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단, 1층 열람 실은 재학생만 이용 가능하며, 대학 시험 기간에는 열람실 사용이 제한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대출 도서를 2개월 이상 반납하지 않으면 도서관 이용이 제한된다.
김성수 청주대 중앙도서관장은 "대학 도서관의 벽을 허물었더니 주민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며
"앞으로 시네마룸과 멀티미디어실 등도 개방해 주민과 호흡하는
도서관이 되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