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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까지 떨어지자 정부는 양육비 지원 등 각종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 필요할 때 마음대로 사용하기 힘들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변을 보면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초·중·고와 대학의 비전임 여성 교원이다.
전국 대학의 여성 강사는 3만7152명(2022년)으로 전체 강사의 55%인데,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후반 가임기 여성이다. 이들의 계약 기간은 1년인데, 매년 논문 실적, 강의 평가 등을 고려해 최장 3년까지 연장된다. 매년 평가받기 때문에 2~3년 차에도 강의를 계속하려면 육아휴직 1년은커녕 임신 계획조차 사실상 세우기 어렵다. 초·중·고 비전임 여성 기간제 교사도 마찬가지다. 모두 4만6984명으로, 남성의 2배가 넘는다. 1년마다 재계약하고, 최장 4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역시 매년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을 하는 여성 기간제 교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임신은 계약 종료 및 실업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각급 학교 비전임 교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0.1% 미만이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도입한 육아휴직법은 이들에겐 현실에서 쓰기 어려운 유명무실한 법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전임 여성 교원에게 출산이나 육아휴직 이후 복직 시 이전에 근무하던 학교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복직 시 재임용을 위한 논문 심사, 강의 평가는 출산·육아휴직 전년도 실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정부는 일하는 여성을 직종별로 구분해 출산 장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