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릉고 야구 전국 제패, 지역 발전 촉매 되기를
강원일보 2021-6-16 (수) 19면
강릉고 야구가 2년 연속 전국대회 제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강릉고는 지난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13대4로 대구고에 대승을 거두고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해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후 2년 연속 거둔 쾌거다. 최재호 감독의 강릉고 야구가 강원도를 야구의 불모지에서 야구의 고장으로 바꿔 놓고 있다. 이는 강릉시민은 물론 팍팍한 경제와 코로나19에 지친 도민들에게 모처럼 큰 위안이 됐다. 강릉고 야구부가 75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컵의 주인이 되는 순간 강원도 내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응원전을 펼치던 동문과 도민들의 환호성으로 도내 곳곳이 가득 찼다. 지역 최대 축제인 단오제 기간에 전해진 낭보에 강릉시민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만개했다. 각계각층에서도 기쁜 소식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도민 모두가 어린 학생들로부터 힘과 용기를 얻고 있다.
강릉고 야구부의 2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은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지난해에 1975년 창단 이후 전국대회 제패 경험이 없던 강릉고의 우승을 예상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연습에 열중했던 강릉고 야구부 감독과 선수들, 이들 뒤에서 야구부를 지원하는 학교 당국은 물론 동문들의 노력은 외부의 모든 선입견을 보란 듯이 넘어섰다. 감독과 선수들은 올해도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수행했다. 모두가 팀을 위해 힘을 합쳤고 팀은 오직 하나의 우승 목표를 위해 거침이 없었다. 지역사회 응원 역시 더 뜨거웠다. 그들의 우승이 우리에게 더욱 뜻깊은 감동을 주고 있는 이유다. 감독과 선수들의 열정과 기량, 지역사회의 열렬한 지지에서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스포츠의 매력은 의외성에 있다. 투자(돈)가 절대적으로 전력을 좌우하지만 가끔은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난다. 강릉고 야구도 이른바 '언더도그(Underdog)의 반란'으로 꼽힌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2년 연속 각본 없는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비결로 개인이 아닌 '원팀'의 결속력을 꼽았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평창의 기적도, 성공 개최를 이뤄냈던 것도 강원인 모두가 '원팀'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강릉고 야구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다. '원팀'의 정신이 가정과 지역에서도 넘쳐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포토뉴스]“강릉고 황금사자기 우승 축하합니다”
강원일보 2021-6-16 (수) 4면 - 권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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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강릉고 정문 담에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동문 등의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