仙界에 들다
/梅谷堂 김 경숙
*일시: 7/20, 7시 30분 신갈 출발
*날씨: 맑음
(11;00) 광석매표소 도착(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1725-2)
(11:06) 입석
(11:32) 산꾼의집(청량산악구조)
(11:38) 청량사
(12;16) 김생굴 자소봉 갈림길(좌측능선으로 진행)
(12;33) 자소봉 경일봉 장인봉 청량사 갈림길(자소봉으로 진행)
(12;41) ▲자소봉(紫宵峰=보살봉, 845m)
(12;51) 자소봉 안부
(12;57) ▲탁필봉(卓筆峰, 820m)
(13;00) ▲연적봉(硯滴峰, 846.2m)-점심식사, 13분간 휴식
(13;38) 뒷실고개(795m, 하늘다리 0.5Km)
(13;56) ▲자란봉(紫鸞峰, 796m)
(13;57) 하늘다리(3번 반복통행 15분 소요)
(14;25) 장인봉 청량폭포 하늘다리 갈림길(장인봉 0.3Km)
(14;37) ▲장인봉(丈人峰,=의상봉,870.4m)
(14;43) 전망대
(14;56) ▲장인봉(되돌아옴)
(15;07) 장인봉 안부(장인봉 청량폭포 하늘다리 갈림길에서 청량폭포방향 하산)
(15;44) 두들마을 첫집
(15;56) 임도
(16;00) 주차장 도착
(16;40) 두들마을 출발
산행을 해야겠단 마음을 먹은 것도 아닌데 꿈속에서 헤어나고 보니 5시 15분이다. 자
리를 박차고 일어나 걸어보았다. 어제보다도 현저하게 나아진 발목을 느끼면서, 어제
농담처럼 흘렸던 "저 내일 일어나 보고 걸을 수 있을 것 같으면 은하수차 타겠습니다."
하였던 생각이 났다. "에이 그러면 안되지. 참아야지.." 하며 잠자리에 다시 드러누웠
다가 "아, 이게 아닌데.."하며 일어나 밥을 안쳐놓고서는 갑자기 배낭에 짐을 싸며 수
선을 피운다.
"그렇지, 산행은 이렇게 하는거야. 예전엔 뭐 이런 일 없었나?"
산행 떠나는 날 아침은 왜 그리 시간도 잘 흐르는지, 일어나 겨우 밥 안쳐 놓은것이 다
인데 벌써 시간이 6시 45분이다. "어이쿠 늦겠다."하며 딸아이를 깨워 아침식사는 알아
서 하라 이른다. 때를 맞춰 남편이 오늘 연수원에 새벽 강의가 있다 하며 어젯밤 출장을
떠나 주었으니 오늘 아침은 식사 부담이 없다. 그것도 고마운 일, 오늘은 청량산 모험산
행을 해보라고 반죽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신갈정류장 6;55분 도착, 아뿔사 급한통에 그만 7시 출발로 착각을 하여버렸네다. 이 아
까운 시간을 어찌한다? "아, 그래 아픈 다리 테이핑이나 해두자." 부상 당한 다리 테이핑
하기 전에, 은하수차가 신갈에서 예약자가 없어 그냥 지나쳐버리기 전에 전화나 한통 해
두자 싶어 상야님께 전화를 넣었다.
"신갈에 나와 있습니다. 그냥 지나쳐가지 마시고 박꽃향기도 싣고 가시기 바랍니다."
뜻밖의 전화에 상야님께서는 어리둥절 하신가 보다. "아 그래요? 그럼 이따 봅시다."
대답은 하시는데 영 뭔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음성이시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거의 1년 가까이 되는가 보다. 모처럼만에 타보는 은하수 애마, 거
기에는 늘 변함 없이 맞아주는 영래총무님의 따뜻한 눈빛이 있어 좋다. 주저앉을 듯 아
픈 허리 애써 세우시고 즉석에서 끓여내주는 따끈한 국이며 찌개가 있어 더욱 좋다. 오
늘은 나도 아픈 다리 이끌고 청량산을 올랐다 내려와, 오래간만에 예전의 따끈따끈한 정
을 느껴보고 싶다.
그래서 갑자기 올라타게된 은하수차, 아주아주 오랫만에 친정집을 다니러온 사람처럼
반갑고도 푸근한 마음으로 청량산 들머리인 광석매표소에 도착한 시간 11시이다. 그
대로 매표소를 통과하여 입석이 있는 곳에 하차한 시간 11;06..
날씨 좋다! 휭뚫린 하늘엔 쪽빛이 거침없이 쏟아져내리고 능선을 에워싸고 둥글게 둥
글게 뭉게구름이 오늘은 선한 모습의 만물상만을 빚어내고 있다.
옳거니, 그래 궂은 날씨 덕에 대간길에서 당한 설움, 오늘은 쾌청하게 맞아주는 청량산
에서 삐거덕 거리는 다리 달래어나 볼까?^^
청량산 도립공원은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관리사무소 054-679-6321, 매표소
054-672-4994) 남쪽에 있는 산으로서 높이 870m이다. 태백산맥의 줄기인 중앙산맥의
명산으로서 산세가 수려하여 소금강(小金剛)이라고 한다. 최고봉인 장인봉(丈人峰)을
비롯하여 선학봉(仙鶴峰)ㆍ축융봉(祝融峰)ㆍ경일봉(擎日峰)ㆍ금탑봉(金塔峰)ㆍ자란
봉(紫鸞峰)ㆍ자소봉(紫宵峰)ㆍ연적봉(硯滴峰)ㆍ연화봉(蓮花峰)ㆍ탁필봉(卓筆峰)ㆍ향
로봉(香爐峰) 등의 12개의 고봉이 치솟아 절경을 이루며, 그 가운데에서도 금탑봉 오른
쪽의 절벽인 어풍대(御風臺)는 최고절승으로 꼽히고 있다.
이 산세를 조선시대의 이중환(李重煥)은 ≪택리지≫ 북거총론 산수도에 다음과 같이 기
술하고 있다. “봉화 청량산은 태백산맥이 들에 내렸다가 예안(禮安) 강가에서 우뚝하게
맺힌 것이다. 밖에서 그러나 강을 건너 골 안에 들어가면 사면에 석벽이 둘러 있고 모두
만길이나 높아서 험하고 기이한 것이 형용할 수 없다.”
이 산에는 27개의 절과 암자의 유지(遺址)가 있고, 신라시대 이후 선현들이 수도한 유적
이 다수 남아 있다.
또는 의상이 건립하였다고 하는 청량사와 신라시대의 명필 김생(金生)이 글씨를 공부하
던 김생굴(金生窟), 최치원(催致遠)이 수도한 풍혈대와 독서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은신한 유명한 오마대(五馬臺)와 공민왕당 등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에 “돌로 쌓았다. 둘레가 1,350척이고 안에 우물 7개소와 시내 2개가 있다. 지금은 폐하였
다.”라고 기록된 청량산성지도 있다. 이황(李滉)은 도산서원을 근거로 하여 후학을 가르치
며 학문을 연구하다가 수시로 청량산으로 들어가 수도하였다고 한다. 그는 이 산을 매우
사랑하여 이 산에 관한 51편의 시를 남겼고, <청량산록발 淸凉山錄跋>이라는 글도 썼으며,
또 청량산을 오가산(吾家山)이라고도 하였다. 이황은 거처하며 학문을 연구하던 자리에 후
인들이 기념으로 세운 청량정사(淸凉精舍)라는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다. 수려한 경관과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 곳곳에 있어 봉화군 및 안동군 일대의 48.76㎢를 1982년 8월 도립
공원으로 지정하였다.
* 산행코스 ; 입석~청량사~자소봉~탁필봉~연적봉~하늘다리~장인봉~전망대~
남쪽계곡~두들마을 첫집~청량폭포 입구~두들마을 주차장
* 산행거리 : 약7Km(5시간)
오늘은 상야님의 특별지시를 받고 청량사코스로 올라보기로 하였다. 청량산을 왔으니 청
량사를 알고 가야할 것이 아니냐 하시기에.....^^
입석에서 목제계단길을 7분정도 올라 김생굴과 청량사 갈림길에서, 청량사방향(좌측)으
로 향하였다.
10여분후, 머리 위에 연화봉과 마주하게 되고
연화봉을 좌측으로 두고 아늑하고 쾌적한 산길을 오르다보면
잘 생기고 우뚝 솟아 있는 한그루 금강소나무와 만나게 된다.
3-4분 더 오르다보면 연화봉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서는 듯 느껴질 때쯤 "산꾼의 집"과
맞닥드리게 된다. "청량산악구조", 얼른 보면 암자 같아 보이기도 하고 찻집 같기도 하
고..(청량사, 경일봉 응진전 갈림길)
간간히 스치는 원추리꽃과 눈인사를 나누며 2분정도를 더 오르다보면, 목탁소리와 함께
폭죽을 터뜨리는 것 같은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바위를 깨는가 하고 다가가 보니 청량
사 화장실 건축 공사를 하느라 내는 굴삭기 소리와 석축 쌓기 위해 내려놓는 바위 구르는
소리이다.
공사장 아래 길 가운데 입간판이 눈길을 끌기에 보았더니, "하늘다리, 청량사 가는 길"
"순간 방심 평생 후회"..예전 같으면 무심히 지나쳤을 문귀이나 오늘따라 유달리도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아픈 다리 이끌고 산길을 오르고 있으니 한걸음 한걸음이 예사롭
지가 않다.
공사장을 돌아 좌측으로 올라서니 청량사가 품에 안겨온다.
그늘이 좋은 오솔길을 올라 목이 마른 것은 아니었으나, 물맛 좋은 샘물을 만났으니 미리
수분을 섭취하여 두기로 한다. 목줄을 타고 술술 내리는 물맛이 달고 시원하다.
‘선덕여왕’과 ‘워낭소리’의 촬영지, 봉화 청량사이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꽃이 필까 잎이 질까
아무도 모르는 세계의 저쪽
아득한
어느 먼 나라의 눈 소식이라도 들릴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녁연기 가늘게 피어오르는
청량의 산사에 밤이 올까
창호문에 그림자
고요히 어른거릴까
청량산인-
처음 청량사를 찾았을 때 어느 누군간 바람의 소리를 만났다 했다. 나도 이 곳을 처음으
로 찾았으니 바람의 소리를 만나야 한다. 다행히도 오늘은 청량사가 한가로운 것이 바람
의 소리를 따라 그곳에 머무를 수도 있을 듯 싶다. 무더운 여름날의 청량사는 세상의 발
걸음을 끊고 녹음 깊숙히 들어와 앉아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 하다. 고요로움과 아늑함이
깃들어 있어 아픈 다리 이끌고 온 보람을 안겨준다. 잔잔하게 있는 듯 없는 듯 스쳐가는
바람의 소리를 이곳에서 만나고 가리라.
청량사의 오늘은 통나무 속을 파낸 수십 개의 홈통으로 계곡물이 졸졸 흐르던 옛날의 기
억이 아니다. 오래전의 모습은 기왓장으로 바뀐 오늘에 모두 묻혀버리고, 그 끝에 찻집
안심당이 자리하고 있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그 글귀에 빠져 한참을 바람 소리만 듣
고 있었다.
단풍철이 되면 몰려든 인파로 인해 바람 소리를 듣기 어려울테니, 고즈넉한 바람의 소리
와 풍경소리가 함께 하는 여름날 이곳에 찾길 아주 잘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량사는
최근 ‘선덕여왕’과 ‘워낭소리’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서,
청량사에서 산사의 고즈넉함을 바라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에 쫓긴 천명공주가 김춘추를 낳고 국선 문노를 찾아나서는 장면이
이곳을 무대로 촬영되었었다. 산세가 워낙 수려한데다 산사의 정갈함과 전각들의 날렵한
배치가 드라마 선덕여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배경으로 손색이 없었던 장소이다.
독립영화로 깊은 감동을 준 ‘워낭소리’도 이곳에서 촬영하였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 노부
부가 힘겹게 가파른 계단을 올라 워낭을 손에 들고 죽은 소의 영혼을 위로하던 장면의 배
경이 된 곳이다.
사실 이곳에서 '워낭소리'가 촬영된 데에는 유리보전 앞에 있는 늘씬한 노송 한 그루에 전
해지는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다. 옛날 명호면 북곡리에 남민이라는 사람의 집에 뿔이 셋
난 송아지가 태어났다. 그 송아지는 몇 달 사이에 덩치가 엄청나게 커져 힘이 셀 뿐 아니라
성질도 매우 사나웠다. 연대사 주지가 남민의 집에 시주를 부탁하여 송아지를 데리고 와서
짐을 나르는 데 썼는데 송아지는 매우 순하게 일을 해내었다. 덕분에 가파른 산등성이에 절
을 짓는 대역사를 치러낼 수 있었다. 어느 날 이 송아지가 힘을 다했는지 죽어 절 앞에 묻으
니 그곳에서 가지가 셋 난 소나무가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세뿔 송아지 무덤(三角牛
塚’)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무리 힘 좋은 소라 하더라도 얼마나 고달팠을까. 사람은 소에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고자 하여 주지만 소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준다. 지금도 유리보전 앞 사리탑에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청량산을 바라보며 서 있다. 가지가 셋인 소나무를 바라보고 있자니 사리
탑에서 워낭을 들고 소의 영혼을 위로했던 노부부의 장면이 오버랩 되는 듯 하다.
청량사는 66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송광사 16국사의 끝스님
인 고봉선사에 의해 중창된 천년고찰이다. 연화봉 아래 가파른 산기슭의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한 청량사의 유리보전은 동방유리광 세계를 다스리는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이다. 유
리보전의 현판 글씨는 홍건적의 난으로 안동으로 피신해온 공민왕이 썼다고 전해진다.
청량사 바람소리에 빠져 허우적이다 갈길이 바빠졌다. 텃밭을 가꾸는 한 보살님께 하늘다
리 가는 길을 물었더니 위로 가라 손짓을 한다. 절에서 빠져나와 5분정도를 올라 하늘다리
와 자소봉 갈림길에서 자소봉 오르는 길을 택하였다. 길이 가팔라 오르기 힘들더라도 봉우
리 하나라도 더 거쳐가고 싶어졌다.
하늘로 오를 듯 끝도 없이 이어지는 나무계단길, 그늘 속에서도 턱밑으로 땀줄기가 끊이질
않는다.
살에서 수분을 쥐어짜듯 허벅지가 뻐근하게 오르고서야 뒤돌아서서 연화봉과 눈높이를
마주한다.
오지말라 하는 길을 나섰으니 힘들어도 신음소리 한번 내어보질 못한다. 말씀은 없으셔도
빗물같은 땀을 쏟으며 오르는 모습이 안스러웠던지 상야님이 덩굴속에서 농익은 산딸기
한주먹을 따서 손에 건네주신다. 한입에 털어넣고 그만 나도 모르게 한쪽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 모습이 웃으웠던지 상야님께서 산딸기 먹고 어서 다리 아픈 거 나라 하시며 웃
으신다.
자소봉 갈림길에서 23분만에 김생굴 갈림길에 닿고 그곳에서 좌측능선을 따라 자소봉 경
일봉 장인봉 청량사 갈림길까지 20여분을 더 올랐다. 등산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선계의 어
느 한 곳을 거닐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조용하고 쾌적한 숲속길, 나는 그 곳에서 새의
날개젓는 소리를 빌어 비로소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나뭇가지를 옮겨다니면서
깃털 속에서 뿜어내던 바람의 소리, 덩치 좋은 소나무를 부등켜 안았을 때 그 곳에 가슴을
대고 그들이 주고받던 바람의 잔잔한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자소봉 경일봉 장인봉 청량사 갈림길까지는 너덜길로 이어졌다.
12;36, 자소봉 안부에서 경일봉을 거쳐온 선두와 만나고 계단길을 올랐다.
자소봉(紫宵峰=보살봉, 845m) 정상에서..(12;42)
구구법은 갑오경장 이후 신학문과 함께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 역사가 앞서기를 우리의
생각을 뛰어 넘는다. 유럽에서는 그리스 시대부터 있었으며, 동양에서는 한(漢)나라 때의
서적에도 구구법을 기재한 것이 보이는데, 이조 선조 때를 살던 지성인 퇴계 선생이 설마
99법을 몰랐을까? 그러나 퇴계 선생이 말하는 '청량산 6.6봉'은 육육이 36봉이 아니고 12
봉이다. 도산12곡이 자연을 노래한 전6곡과 학문을 노래한 후6곡인 것과 같다.
그 12 기봉(奇峰)이란 장인봉(丈人峰,=의상봉,870.4m), 선학봉(仙鶴峰, 821m), 자란봉(紫
鸞峰, 796m) 자소봉(紫宵峰=보살봉, 845m), 탁필봉(卓筆峰, 620m), 연적봉(硯滴峰, 850m),
연화봉(蓮花峰), 향로봉(香爐峰), 경일봉(擎日峰, 750m), 금탑봉(金塔峰, 620m), 축융봉(
祝融峰, 845.2m) 등 12봉우리를 말한다.
이 12봉이 내청량사를 빙 둘러싸고 바위로 솟아 있다. 이 12봉우리는 하나하나가 연꽃잎이
요, 청량사 터는 그 연꽃의 '수술'에 해당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풍수 지리학상 청량사는 길
지(吉地) 중에 길지(吉地)라 한다.
청량산의 최고봉은 870.4m의 의상봉인데 이를 장인봉이라고도 하는 것은, 주세붕이 이 봉
을 중국 태산의 장악( 丈岳)을 본 뜬 것이라 하여 고친 이름으로 의상봉으로 바로잡아야 한
다는 것이 산악인들의 주장이다. <출처: ‘청량산 청량사’(김태환 저)>
자소봉 안부에서 3-4분 만에 탁필봉을 지나게 되고..
3분만에 연적봉에 올라..(13;00)
자소봉, 탁필봉을 배경으로..
시간이 되었으니 출출하기도 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내려가기로 하였다. 점심 보따리를 풀
기도 전에 하숙생님 권하시는 특별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서..(사각사각 씹히던 살얼
음과 함께 포도쥬스와 우유가 가미된 선식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숙생님 감사합니다.~)
연적봉에서 만난 핑크빛 솔나리꽃..
솔잎나리라고도 하는 희귀종의 솔나리가 청량산에는 제법 개체를 이루고 있는 듯 군락을
지어 피어있다. 이렇게 고운 빛깔의 솔나리꽃은 처음으로 만나본다. 호리호리 한 것이 가
냘프기도 한 것이 어찌 저리도 애리게 생겼던지.. 마치 귀한 집 딸아이의 곱디고운 피부빛
처럼 맑고 투명하다. 잎모양은 솔잎처럼 가늘고 길며, 해발 1,000m 정도의 높은 산지에
자생한다.
청량산 솔나리꽃
사내아이들만 보아도 수줍어서
얼굴 붉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말 한마디 건네보지도 못하고
그늘진 솔숲으로만 숨어들고 싶었던,
반세기를 살아온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분홍의 감정은
빛 바래지 않은 청량산 솔나리꽃처럼
선명하다.
09.07,20
청량산에서
당신이 청량산이라면
난 뭉게구름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푸른 옷 갈아 입는 여름산일 때
난 당신의 초록 치마 위에
하얀 모시적삼이 되어
당신과 한몸이어도 좋겠습니다.
당신이 바위봉 위에 한 그루 소나무라면
난 한 마리 학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벼랑 위에 돌풍과 만나 싸울 때
난 외로운 당신 곁을 지켜드리렵니다.
청량산과 같이 仙界에 드는 일이라면
난 언제 어디서든
당신과 하나여도 족하겠습니다.
09.07,20
연적봉에서 내려와 뒷실고개로 넘기전 봉우리에서 후미 일행님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가겠다며 자리를 편다.(13;18)
한걸음 먼저 앞서 가기로 하고서..
뒷실고개로 내리기전 봉우리에서 바라본 장인봉(의상봉)쪽 풍경이다. 멀리 하늘다리가
건너다 보인다.
연화봉의 모습도 내려다 보이고..
13;38, 연적봉에서 내려와 오르고 내리기를 몇번 거듭한 다음 뒷실고개이다. 연적봉에서
25분 정도 걸린다.
뒷실고개에서 긴 계단길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 다음..
마지막 안부에서 긴 철계단을 올라서면 자란봉(紫鸞峰, 796m)이다.
봉화군이 2008년 청량산 도립공원 내에 설치한 현수교 ‘하늘다리’. 선학봉과 자란봉을
잇는 해발 800m 지점에 놓여졌으며 90m 길이다. 산악다리중 국내 최장·최고의 현수교
이다.
오죽이나 그리웠으면 다시 찾은 하늘다리야
꽃반지 끼워주며 송이 따던 내 사랑아
새하얀 내 가슴에 사랑을 그려 놓고
너무 쉽게 떠나간 사람아
정답게 오르던 청량산 길에
하얀 목련꽃은 나를 반기는데
반겨야 할 내 사랑은 어디 갔을까
기다리다 청춘만 저물어
그래도 잊지 못해서
행여 찾은 청량산에는
하늘다리만 외로이 떠 있네
(가수 이태호의 노래 ‘하늘다리’)
경북 봉화의 청량산은 ‘육육봉’으로 불리는 12개의 빼어난 바위 봉우리가 있어 전남
영암 월출산, 청송 주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악(奇嶽)으로 알려진 명산이다.
또 퇴계 이 황으로 대표되는 유교의 도장이자 산수문학의 보고이다.
그럼에도 청량산은 또 다른 ‘보물’을 안고 있다. 봉화군이 2008년 청량산 도립공원 내에
설치한 현수교이다. 선학봉(해발 826m)과 자란봉(해발 806m)을 잇는 해발 800m 지점에
놓여진 이 현수교(길이 90m)는 국내 최장·최고를 자랑한다. 산악지대에 설치된 보도형
교량 중 가장 길고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늘과 가장 가깝다 해서 ‘하늘다리’로 이름
붙였다.
하늘다리는 개방과 함께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다리 길이 등에서 전북 완주 대둔산
(길이 50m) 및 순창 강천산(70m), 전남 영암 월출산(54m) 등 국내 산악지대에 놓인 다른
현수교를 제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잇따랐다.
다리가 개통되던 그해 청량산을 찾은 연간 관광객은 50만 2000명에 달했다. 전년 24만
명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51만 5000명이 찾았다. 김도년 군 문화관
광과장은 “청량산의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에는 하늘다리가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젠
관광객들에게 청량산 하면 하늘다리로 통한다.”고 말했다.
하늘다리의 인기가 기세를 더하자 봉화군 홍보대사인 향토 출신 트로트 가수 이태호씨는
지난해 이 다리를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어 관광객 몰이에 가세하고 나섰다.
하늘다리의 인기 비결은 뭘까. 관광객들이 특별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청
량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하늘다리를 건너 본 관광객들은 ‘주체할 수 없는 어지럼증과
아찔함에 정신을 잃었다.’고 아우성을 떤다.”며 “이 같은 아우성이 울려 퍼지면서 하늘다
리에는 하루 3만명의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려 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한번 건너간 것이 부족하여 되돌아 갔다 한번 더 통행을 하고서야 하늘다리와 작별을 고
하였다.
우측으로 협곡을 두고 지나며 또 다시 통나무계단길을 올랐다가 내려서는데 7-8분 걸려
서 장인봉 안부삼거리이다.(장인봉 0.3Km지점, 청량폭포 1.5Km 갈림길)
장인봉을 오르다 계단길에서 바라본 선학봉 자란봉 연적봉 방향의 능선이다.
장인봉 오르는 철계단에서..
300m를 길게 철계단으로 오르고서야 장인봉 정상이다.
정상석 있는 곳 못미처 나무그늘에서 잠시 쉬면서 갈증을 해소한 후, 그대로 하산 하겠
다는 후미 일행들을 상야님께서 부추기시어 전망대까지 가기로 하였다.
장인봉을 넘기전 정상석과 함께.....(14;37)
정상석 뒷모습이다.
장인봉(의상봉) 정상을 넘어 1분도 채 안걸려 내려서면 전망대이다.
지금은 870m 아래 영래총무님과 통화중..^*()*^
"총무님 여기 정상인데 손한번 들어주세요."
총무님 허리 구부리고 음식 끓이시다 말고 손을 번쩍 쳐든 채
"어디여 어디? 아무것도 안보여~"
"박꽃향기야 망원경을 통해 보니 총무님이 보이시지, 총무님은 당연히 안보이시죠."ㅎㅎ..
"지금 정상에 있는데 내려갈테니 맛있는 거 해주세요~~"
"알았어. 빨리 내려오기나 해."
빨간 비치파라솔 아래 밥을 하시다말고 한손엔 휴대폰을 한손은 번쩍 쳐든 채, 하늘 쳐다
보시고 빙빙 도시던 영래총무님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내려다 보고 한참 웃었다.^^
(나중에 하산하여 '내려온다 해놓고서 얼른 내려오지 않았다'고 총무님께 한소리 들었지만..)
전망대 옆 소나무 그늘 아래 즐거웠던 한 때..
전망대에서 직접 내리던 하산길이 통행이 금지되어 있어서 장인봉으로 되돌아 올랐다
하산 하여야 한다. 전망대에서의 조망이 너무 좋았던 관계로 한번 더 내려다 보고 하산
하기로 한다. 서쪽 하늘에 피어오르던 뭉게구름이 아주 아주 고왔기에.....^^
얼마동안 장맛비로 인하여 궂은 날씨에 산행을 하였던 터라, 모처럼의 좋은 전망을 두고
하산하기가 많이 아쉬웠다. 푸르를대로 푸르른 산하와 휭뚫린 하늘이 가슴을 그렇게도
뛰게 하였던 그곳에서의 잠깐동안, 말없이 가슴을 쓸어주던 산들바람에 반하여 그만 난
그 곳에 머무르고 영 내려오고 싶지 않았다.
14;57, 장인봉 정상을 다시 올라와 선학봉 자란봉 연적봉 방향의 능선을 바라보면서,
장인봉 안부삼거리에 도착한 시간 15;07이다. 청량폭포 방향으로 하산, 긴 통나무계단
길을 내리고 너덜길을 지나 또 다시 철계단을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첫댓글 거의 일년만인것같으네요,박꽃향기님의 글이좋와 산행기을 기다리고있었는데 오늘불현듯보니 작년의 공룡이 그리워지네요...다리가 많이 불편하셨는가보네요.발리 완괘하시어 좋은 산행과 좋은글들 부탁드리겠습니다...
공룡산행 때 뵙고 못뵈었던가요? robot이란 닉이 아직도 익숙하게 뇌리를 스쳐가는데요. 잘 지내셨지요? 그동안 백두대간을 뛰면서 두차례 부상이 있었습니다. 산행길이 고행길이라 자처하고 힘들게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걸을만 합니다.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박꽃향기님에 좋은글 오랜만에 보는것같에서 반가워요
단풍잎님 참 오래간만이네요. 가끔 보고픈 마음이 일곤하였었는데..... 언제나 보게 되려는가요?
나두 오랜만에 들렀는데,... 왠 횡재를 ,...박꽃님 후기글도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글을 보고 횡재라 할만큼 박꽃향기가 보고팠던 건 아니시구요? 언제나 보게 되려는가요?
오랜만에 뵙네요 함께한 산행이 그리워지네요 ...좋은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보고픈 사람은 언젠간 만나게 되겠지요? 건강한 몸으로 잘 지내만 주신다면.....^^
마치 산행을 한듯한 느낌이 드네요 ~ 생생한 후기글 감사합니다
좋은 감정으로 읽으신듯 하시니 다행입니다. 댓글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꽃향기님 정말 반가워 습니다~&~오래만에 친정 오신길이 월많나 행복했습니까 아푸로 종종 들려 주세요~~~
벼르고 벼르던 친정길이 참으로 행복했나이다. 언니같은 영래총무님 박꽃향기가 늘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시간 허락되는대로 들리겠습니다.^^
봉화 청량산..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절절해지는데요.
꼭 가고 싶은 산중에 하나 였는데 미리 공부와 감상 고맙게 했습니다.
감성지수를 깊게 자극하는 산행기..올 여름이 가기전에 꼭 다녀 오렵니다,고맙습니다!
날 좋은 날 꼭 다녀오시구랴. 함께 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다시 들리니 박꽃향기님이 마중을 나오셨네요 ~~ 반갑습니다 ~`
참으로 오랜만이외다. 잘 지내셨는가요?
이렇게 아름다웠었구나............. 예전에 내가갈때는 별로였었는데. 어떤맘으로 가느냐에따라 이렇게 달라지는것을.........
생각하기에따라 아름다움의 깊이를 알게한 " 박꽇향기" 님의 아름다운 산행 감사했읍니다 ............. 늦게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