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마을 사마르를 출발한다. 언제까지 여기에 머무를 수는 없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면 지금 있던 곳을 떠나야 한다. 사마르 게이트 사이로 푸른 계곡이 펼쳐진다. 우리는 그 게이트를 지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곳마다 초르텐이라는 탑을 세워 놓았다.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관문을 지나게 된다. 어머니 뱃속에서 편안히 있다가 세상으로 내던져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세상에서 생존해야 한다. 젖을 떼고 밥을 먹어야 하고 집을 떠나 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사춘기에 들어서면 새로운 성에 눈을 뜨게 되고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의 품을 떠나 결혼을 해야 하고 직업을 가져야 하며 자녀를 출산해야 한다. 중년을 지나면 마지막 피치를 올려 추수를 해야 하고 노년을 맞이하면 하늘의 세계로 들어갈 할 준비를 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관문 아닌 것이 없다. 관문을 지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지 아니하면 그는 과거에 고착되고 정체되어 더 이상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가 없다.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낯선 세계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한다. 이것이 인간의 자기본능이요 중력의 세계이다. 그러나 중력을 벗어나야 우주로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우리는 사마르 게이트를 지나 계곡으로 내려간다.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악명 높은 베나 고개(Bhena La)를 올라간다. 베나 고개를 넘으면 독수리 계곡이 나타난다. 독수리들이 유유히 하늘로 비상한다. 히말라야 눈표범 지역을 지난다. 지구상에 몇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전설의 동물이다. 히말라야에 눈이 내리면 그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다른 동물이 눈 때문에 힘들어할 때 그들은 가장 민첩하게 사냥을 할 수가 있다. 계곡 사이로 뚫린 길을 지난다. 지구의 심장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껍질을 뚫어야 심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본질과 중심으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피상적이고 얄팍한 세계에서 살아가기를 거부한다. 생사의 기로를 뚫고 드디어 상보체에 도착한다. 이대로 계속 진행하기엔 너무 무리이다. 바로 그때, 새로 뚫린 길로 한 대의 찝차가 지나간다. 우리는 그 차를 타고 가기로 결정한다. 죽도록 걸어서 이틀 걸리는 길을 4시간 만에 주파해 로만탕에 입성하게 된다. 문을 지나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문이 나타나면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가 시작된다. 이렇게 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