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저자 홍순옥은 연세대 사학과를 전공 후 대학원을 경제학과 계량경제학을 전공을 전환한다. 역사학도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하자니, 고등학교 수학부터 다시 힘들게 공부한다. 그리고 10여 차래, 이직한 경력으로 오늘에 이른다.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을 하고 군대를 다녀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 현장의 잡부로 일한다. 1달 뛰면 월 100만 원을 손에 쥔다. 당시 등록금은 50만 원이었다. 힘들여 돈 벌어 등록금 내고 자취할 돈이 되니, 어려움이 없이 철이 들어 죽으라고 공부를 한 셈이다. 당시까지만 대학생이 잡부로 뛸 기회였고, 후에는 중국의 조선족에 잡부 일자리를 빼앗긴다.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에 경쟁에 노출되고 유례가 없는 소득 불평등에 빠진다. 500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의 2019년 평균 연봉은 6,274만 원이나, 5~29명을 고용하는 소기업의 평균 연봉은 3,743만 원이다.
2020년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대금이 8,644조 원에 이른다. 국내 총생산의 4배 이상의 거대 대금이다. 그러나 성과는 평균적으로 손실이다. 투자 원칙을 잡지 못하고 이놈의 이말, 저 방송의 저 말을 듣고 매매가 잦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는 성공 확률 높은 투자전략이 궁금한 독자를 위해 이 책을 썼지만, 내용은 대체로 나와는 간이 맞지 않는 심심한 내용이다. 최윤식, 박종훈, 정희연 부부, 김영익 같은 수준 있는 내용도 없고, 강방천, 존 리, 첼리 최 같은 경험의 축적으로 부를 쌓지도 못한 듯하며, 정필모나 정철진 오건영 정도의 수준으로 뵌다.
2020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가구는 15.2%다.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으로 순자산 10억 이상을 보유한 가계는 7.2%다. 문제는 순자산에서 부동산의 비중이 8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한국 가구주 상위 10%는 순자산 8억 8천만 원, 상위 5%는 13억 3천만 원, 상위 1%는 30억 9천만 원, 0.5%는 43억 9천만 원, 0.1%는 158억 1천만 원이 있어야 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당장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자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질문에 저자는 “부자가 되면 어려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기댈 수 있습니다.”란 답변을 한단다.
총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으로 연 1억 원의 수입이 있는 가계는 상위 8.9%다. 이런 가계는 노력 여하에 따라 연 4,000만 원 이상 저축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계는 년 1,000만 원의 저축도 어렵다. 한국 전체 가계 중에 4,000만 원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가계의 비중은 50.9%다.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자산이 종잣돈을 모을 수 있는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뜻이다. 대표가 미국 상장지수펀드다. 2019년 말~2020년 3월 수익은 16.4%다. 소득이 적어 종잣돈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한 가계일수록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해외증권 계좌를 개설했거나 해외주식 매매에 익숙한 사람은’IEF(미국 7~10년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나, TLT(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에 투자를 권합니다. 참고로 IEF는 ‘iSares 7~10 Year Treasury Bond’의 티커(Ticker)이며, TLT는 ‘iSares 20+Year Treasury Bond ETF의 티커입니다. 티커는 주식 거래를 위한 고유종목 코드이다.
달러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네이버의 ’상장지수펀드 ETF’를 검색해봐야 한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다. 2020년 한국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은 1% 초반대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국 4.77%, 미국 1.83%, 호주 4.43%다. 배당수익률이 낮으면 투자가들이 기업에 장기간 투자해서 얻는 이익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미국 채권 주식에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수익률 높이고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분산을 아무리 미국에 해도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한국 증시가 살려면 배당을 높여야 한다. 한국은 좌파 정부가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세로 46.6%를 때리니 지배주주들이 배당을 꺼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 증시를 14년 전으로 돌리면 상위 10위 종목이 현재도 살아있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다. 포스코와 신한금융지주는 밀려났다. 6년 전으로 돌리면 삼성전자, 현대차, 하이닉스, LG화학, NAVER다. 한전, 삼성물산, 아모레퍼시픽, 현대모비스, 삼성생명이 밀려났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경쟁’과 ‘변화’다. 세상이 변하면서 인터넷 게임이나, 2차전지 같은 분야가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기업에 꽂혀서 한두 종목 매집해 묻어둔다는 식은 상당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한국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면 어쩐다.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경제구조차가 있다. 2018년 기준 한국은 수출 비중이 41.7%인데 일본은 18.5%다. 세계 수출 평균은 30.1%다. 한국은 수출 중심 국가이고, 일본은 내수 중심 국가이다. 한국 경제가 내부적으로 어려워져도 수출이 살아나면 금방 회복이 된다. 반면 일본은 내수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가 어렵다. 수출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한국 경제가 부정적이면 환율이 상승한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이 달러로 바꿔 도망을 친다. 달러 사자 주문이 늘어나면 기업에 도움이 된다. 불황에서도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이 생기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선정한 2021년 ‘세계 혁신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1위다. 한국은 지난 8년 동안 7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16위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그룹인 블룸버그의 영향력은 크다. 첨단 산업 집중도와 여러 지표를 합산해서 혁신국가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일반 기계, 자동차 그리고 철강 제품 등이 수출 순위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날이 경쟁력이 개선되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하는 순간 수출물량이 늘어난다. 한국의 핵심 제품들의 생산비용이 상승한다면 경쟁력이 약화할 수도 있다. 수출 기업 대부분이 학습 곡선이 가파르다. 학습 곡선이란 생산량이 늘어날 때마다 일정한 속도로 제품 단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반도체는 2년마다 생산단가가 반 토막이 나고, 항공기 제조업은 물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제작단가가 23%씩 떨어진다. 이유는 기술 수준의 향상이다. 두 번째 이유는 대량 주문으로 인한 비용 절감이다.
대주주가 매수에 나서는 기업을 눈여겨보자. 전자공시시스템인 ‘DART’에 상장기업의 중요한 정보 변화가 있다. 자녀에 증여하는 것이 이익일 때 절세행위로 적정 주가보다 싸게 거래한다. 다음 신호는 ‘배당금 인상’을 꼽을 수 있다, 주가가 폭락하면 ’우량 대량 주‘로 갈아탈 기회다. 브랜드가치 주는 코카콜라(KO), 나이키(NKE), LG생활건강을 꼽았다. 성장주로 마이크로 소프트(MSFT), 어도 비(ADBE), 화이자(PFE), 존슨앤드존슨(JNJ), 가격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를 저자는 추천했다. 책 한 권 읽고 능력에 미달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스스로 다양한 지식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을 ’더닝-크루거 효과 Dunning-Kruger effect‘라 한다. 오늘 내가 삼성전자를 8만 원에 매수했을 때, 판 상대자는 ’워런 버핏‘일 수 있다. 무제한 체급경기인 셈이다. 저자가 20대에 신용으로 원금 1천만 원에 4천만 원을 빌려서 20%의 손해를 보고 주가가 급락하자 ‘마진콜’ 전화가 와, 추가 증거금을 넣지 않으면 내일 아침 시가로 반대매매에 들어간다는 전화를 받고, 원금을 날린 이야기를 한 뒤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30대에 여의도 출근을 위해 신도시에서 마포로 이사를 온 것이 큰 도움이 돼서 부동산 투자를 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후 40대에 환율 스위칭 전략을 눈뜨고 외화예금을 한 이야기가 나온다. 50대에 자산 배분 ‘국민연금 스타일’의 자산 배분 전략을 활용한 것을 소개했다. 나는 저자보다는 20여 년 먼저 산 사람으로 그의 이야기는 나도 다 소싯적에 해본 이야기들이니 그저 그런 이야기지만, 몇 자 적고 마친다.
2022.04.05.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홍춘옥 지음
포르체 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