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6일 주일낮 예배 설교 <후기>
설교 제목: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
마가복음 8장 15절 말씀
예수께서 경고하여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시니…
https://youtu.be/mtMhuQmk3h4
설교 후기:
이번 주일에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말씀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경고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적은 양식으로 많은 무리를 먹이신 후에 바리새인들을 만나셨다. 아마 그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 후에 소문이 그들의 귀에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왔는지도 모른다. 마가복음 8장 11절에서는 바리새인들이 나왔다고 표현했다. 이 말은 예루살렘에서 ‘밖으로 나왔다’는 의미다. 진상을 파악하려고 사람들을 보냈을 수도 있고 핵심 당국자들이 직접 나왔을 수도 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기적을 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보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모든 것은 자신들의 주관과 허용의 범위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오만한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어쩌면 자신들의 허락이 없이는 참새도 땅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마음 깊이 탄식하셨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고는 그들에게 그 어떤 표적도 행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다짐하셨다.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예수님이 그들을 떠나셔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다. 예수님은 배에 오르셨지만 조금 전에 만난 바리새인들을 생각하고 마음이 착잡(錯雜)하셨나 보다. 한참만에 예수님은 입을 열어 말씀하시기를 삼가 바리새인들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의 그 오만한 태도와 마음가짐이 제자들에게 옮지 않기를 바라셨다. 그래서 주의하라고 하셨다. 하나님이 지금 역사하고 계시는데 그것을 인정하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에 갇혀 있는 냉랭한 사람들은 결코 예수님이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하거나 동참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이 지금도 일하고 계심을 믿고 인정하고 따르는 사람들이라야 새로운 세상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헤롯의 누룩은 무엇일까? 바리새인들의 누룩이 불신앙과 냉랭한 마음이라면 헤롯의 누룩은 자기중심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권력을 쥐고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사람이다. 자기중심성은 하나님의 나라와 반대가 되는 바벨론 제국의 특징이다. 그 근본은 바벨탑의 건설자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흩어져 온 세상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복되게 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만을 위해서 상대방을 짓밟는 제국주의가 바로 그런 생각의 결론이다.
예수께서 2천년 전에 제자들에게 경고하시면서 주신 그 말씀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는 사람들에게 어느 시대에나 해당된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해야 한다. 전자가 불신앙적인 냉랭한 마음이라면 후자는 자신을 위해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는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바리새인들의 누룩이 종교지도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헤롯의 누룩은 정치 권력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하나님은 언제나 새 일을 행하시고 사람의 생각을 초월하여 역사하신다. 하나님이 그렇게 일하신다면 우리는 겸손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일을 맞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이시라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도전하고 시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일은 우리의 용기를 필요로 하며 우리에게 모든 것을 걸고 주님을 신뢰하도록 요구한다. 신앙생활은 언제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동시에 신앙생활은 우리에게 지나친 열정을 자제하게 한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라’고 편지했다(딤후 1:7). 여기서 절제하는 마음은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태도를 의미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생각이나 주장에 기반을 두고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에 우리나라 개신교회에서 어떤 사람들이 보여주는 태도에 대해서 나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법률에서 정한 계엄령 발동의 요건을 무시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한 대통령을 옹호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광주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대형버스를 동원했다. 그들은 지금 정치적인 주장에 붙들려서 하나님 나라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떤 기독교인들은 자유대한민국과 하나님 나라를 동일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시장경제원리와 자유 민주주의 제도로만 운영되는 세상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인간의 이념과 제도 안에 가두어 버렸다. 그래서 스스로 세상 사람들의 선동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의 나라보다 크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애국심을 뛰어넘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자기 부모와 형제 그리고 자기의 처자와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은 불효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며 무정한 배우자나 부모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그 말씀은 하나님의 뜻이 사람의 인정이나 생각에 갇히게 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는 예수께서 진정한 신자는 자기 나라를 미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실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말은 애국자가 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국가를 절대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부정한 일들이 애국의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던가!
사실 지금 헌법재판소나 국회에서 증언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당한 명령에 굴복하고 동조한 사람들은 당당하지 못하고 어딘가 비굴해 보이고 거짓말을 하거나 답변을 거부한다. 그러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사람들은 당당하게 발언을 한다. 교회가 얼마나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에 젖었으면 불의한 사람들의 거짓말을 옹호하는 세력이 되었을까? 예수님이 이 현실을 보신다면 옛날에 바리새인들을 바라보시며 탄식하시던 모습 그대로 오늘에도 깊이 탄식하실 것이다.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대한 재판이 곧 끝날 것이다. 부당한 명령에 부화뇌동한 사람들의 잘못도 정죄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것이다. 그렇게 세상사는 계속 흘러갈 것이다. 그러나 누가 옳으며 어느 진영이 선하다고 할 수 있는가? 성경에는 분명하게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로마서 3:4)
그렇다. 우리는 모두 흠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최선을 추구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렇게 해도 오류가 생기고 그릇된 결정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인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 최선은 우리 공동체의 화합과 연대를 목표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우리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악한 존재로 몰아세우는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이 도처에서 독버섯처럼 돋아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으로 우리를 돌아보고 점검한다: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끝>
설교 영상:
https://youtu.be/Fg485t6XrJc?feature=shared
설교안:
https://cafe.daum.net/Wellspring/WHFA/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