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上海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거리에 옛 吳나라의 수도였던 소주(蘇州)가 있는데, 시내에는 졸정원(拙政園), 류원(留園) 등 중국 四大名園에 속하는 정원과 2500년전의 吳王 합려(闔閭)의 무덤 등이 있는 호구(虎丘) 등 볼만한 곳이 많이 있다.
또 하나 소주(蘇州)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한산사(寒山寺)라는 절이 있다. 1500년의 유서 깊은 절인데, 대개 산 속에 또는 산을 배경으로 있는 보통 절과 달리 벌판 한 가운데 운하를 끼고 있다.
이곳에는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거의 예외 없이 절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간다. 옛날 일본 불교와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5층탑 등 건축 양식이 일본의 것과 유사한 데가 있다. 아니, 일본의 절이 이곳의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
그러나 나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한산사 앞 운하에 걸려있는 아취형의 다리 풍교(楓橋)였다. 모든 당시집(唐詩集) 마다 나오는, 中唐의 시인 장계(張繼)의 풍교야박(楓橋夜泊)이 씌어진 곳이다.
그가 당시의 수도인 머나먼 長安에 가서 과거에 응시했다가 두 번이나 낙방하고, 실의에 빠져 대운하 뱃길을 따라 고향(湖北省)으로 돌아가던 중 풍교(楓橋) 근처에 멈춘 배에서 잠을 청하다가, 한산사에서 자정에 치는 종소리를 듣고 쓴 七言絶句가 유명한 풍교야박(楓橋夜泊)이다.
한산사의 종(鐘)은 여러 가지로 유명한데, 그 종을 치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나? 지금은 돈을 내면 타종할 수 있게 한다는데, 필자는 두 번이나 다녀왔으면서도 타종을 못했다. 줄서서 기다리기도 싫고, 특별히 빌고 싶은 것도 없었고...
시인 장계도 미리 한산사에 들러 종을 치고 장안에 가서 과거를 보았으면 낙방은 면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랬다면 천고명시 풍교야박(楓橋夜泊)은 탄생될 수 없었을 테니까 이것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필자의 孫子가 다니는 상해시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서에 이 시가 실려 있는 걸 보았는데, 일본에는 高等學校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다 한다.
--- 달은 지고 까마귀 울고 찬 서리 하늘 가득한데
--- 강변 단풍, 고깃배 불빛이 시름에 잠 못 이루는 내 눈 비추네.
---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울리는
--- 한밤의 종소리 나그네 배까지 들려오네.
[ Mooring at Night by Maple Bridge ] ( Zhang Ji / Tr. 許淵冲 : 北京大學 교수)
-- The moon goes down, crows cry under the frosty sky,
-- Dimly-lit fishing boats 'neath maples sadly lie.
-- Beyond the Gusu walls the Temple of Cold Hill
-- Rings bells which reach my boat, breaking the midnight still.
한산사 절 경내에 들어서면 역대 명필(名筆)들이 쓴 이 詩句를 새긴 비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唐詩 공부와 書道를 즐기는 나에겐 그 어느 곳보다도 볼만한 곳이었다.
이런 곳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집사람과 다른 일행들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돌아오며, 언젠가 다시 한번 찾아와서 풍교 아래 운하에 떠있는 배를 타고 저 시를 감상해 보겠노라고 기약 없는 다짐을 해 보았다. (필자의 蘇州 紀行文 중에서)
첫댓글 이 시는 너무나 유명해서 이 카페에도 이미 올려졌었겠지만, 필자의 현지 견문을 곁들인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가실 분은 한산사 鐘도 타종해서 소원도 이루시고....
제가 풍교의 실물사진을 올려 보겠습니다^^
교과서에도 실리는 풍교야박 감사하게 보았습니다. 늘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묵호님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마치 옛 이야기를 듣는 듯....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사진까지 올려주신 <三道軒>주인님, 잘 읽어주신 娟堂님, 玄珍님, <혜아>님께 감사드립니다.
좋은시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안개꽃... 멋진 닉이네요. 감사합니다
좋은시에 독음과 해석, 초보생 공부 많이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