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達人)”은 ‘널리 사물의 이치와 도리에 정통한 사람이나 특정 분야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좋은 뜻의 말입니다.
요즘도 공영방송에서 방영하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에 보면 우리나라에 정말 뛰어난 달인들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정 음식 분야의 달인도 많고, 여러 방면의 생활 요소에 아주 뛰어난 능력을 지닌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저는 특정 달인이 만든다는 음식들을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그게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가서 먹고는 실망할 수도 있을까봐 선뜻 찾아가지는 않는 편입니다.
달인과 비슷한 뜻으로 쓰는 말에 “달자(達者)”가 있습니다. 사람 ‘인(人)’이 놈 ‘자(者)’로 바뀐 것인데 달인보다는 널리 쓰이지 않는 말 같습니다.
여기 거짓말의 달자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 말과 대구에서 한 말이 다르고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르며,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한 말과 된 뒤에 하는 말이 다른 사람입니다. 그가 자주 쓰는 말이 “~~~라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라고 합니다. 참 대단한 거짓말의 달자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임박했지만, 실제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21일 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박홍근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을 총의로 확인했다"며 "당론 채택 여부는 논의조차 할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이 대표가 직접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는데, 노골적인 부결 압박과 다름없다.
이는 이 대표의 '캐릭터'를 너무나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권력은 잔인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던 그다. 그 말대로 제 1야당 대표의 지위를, 국회의원의 특권을 누구보다 잔인하고 효과적으로 사용 중이다.
불과 몇 달 전 자신이 했던 말도 필요하다면 뒤집는 데 인색하지 않다. 지난해 지방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던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제한해야 한다"며 "이재명 같은 깨끗한 정치인에게는 전혀 필요한 것이 아니다"고 했었다. 그에 앞서 대선 공약에는 국회의원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폐지를 당당하게 넣었다.
물론 민주당에서는 "불체포특권은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것으로, 당사자가 포기하고 말고를 결정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심지어 "편파 수사이기 때문에 특권을 행사하는 게 정의롭다"는 말도 하는 의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일례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18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체포동의안을 제출하자, 국회 회기 중단을 요청하고 스스로 영장심사에 임했던 전례가 있다. 보수진영 입장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구속되는 엄혹한 시기였음을 고려하면, 이 대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항변도 통하지 않을 터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정치 스페셜리스트다. 평균 2년에 한 번 꼴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와 같은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른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을 보면 정치적 의미가 무엇인지, 나아가 다음 행보까지 읽어낸다. 아무리 "정의로운 특권 행사" 같은 레토릭을 동원한다 해도 이 대표의 언행불일치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는 얘기다.
민주당 인사들도 문제점을 모르지 않는다. 의원은 물론이고 실무진들까지 "정말 이렇게 가도 되는 걸까"라고 반문하는 이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공개적인 반발이 그리 크지 않는 것은 공천 학살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모습이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묘수"라며 이 대표에게 공천권을 포기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대표도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친명 인사들이 지역구에 내려가 '이재명' 이름을 팔자 강력한 경고를 했고,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 대표도 공천에 대해 '사천(私薦)은 없다'는 분명한 뜻이 있다"고 밝혔다. 공천을 매개로 비명계 인사들을 향해 체포동의안 부결에 동참해 달라는 회유이자, 내년 총선까지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구심점이 없는 비명계로서는 이 대표의 약속을 믿든, 살아남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를 하든 선택지가 별로 없다. 아예 대안 없는 혼돈보다는 이재명 중심의 대여투쟁이 낫다는 판단을 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과연 1년 뒤에는 어떨까.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하니 진짜인 줄 알더라'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출처 : 데일리안. '불체포특권 폐지한다 했더니 진짠줄 알더라' [기자수첩-정치]
제가 누차 여기에서 얘기했지만 우리나라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80년대 초의 신군부의 등장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상식과 질서를 무시하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방법이 우리 사회를 문란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들돠 다 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무슨 일이든 그때그때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남에게 전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일 겁니다. 거짓말의 달자와 그런 달자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날이 와서는 절대 안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다시 크게 한 번 타락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