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까페에 들어오시는 분 중에는,
제 책 '자전거 아저씨'에 자주 나오는 'Y'라는 친구를 아실 것입니다.
제가 막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번은 그의 전화가 와서(초대?) 그 와중에 그를 만났는데(여행 중이었는데 경기도 '광주' 부근에서)...
"야, 미쳤냐? 이 더위에 그러고 다니길?"(그 때가 2005년 제 '외출금지' 전시가 있었던 해 9월이었을 것 같은데, 낮엔 더웠거든요.) 하고 나무랐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공교롭게도 바로 그 날... 다른 친구 하나와 셋이서 만나 저녁을 하게 되었을 때,
다른 친구 역시,
"야, 왜 그렇게 돌아다니는 거야? 힘들지 않아? 이해가 안 되네!" 하고 저를 나무라던데,
제가 머뭇거릴 때, 이 친구 Y가 그 친구에게,
"야, 이거... 아무나 하는 일인 줄 알아? 우리가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이 거는 보통 일은 아냐......" 하고 뜻하지 않게 저를 옹호하면서부터,
그 뒤로... 상당히 많은 횟수의 '자전거 출타'를 그의 숙소를 중간거점으로 잡고(대표적으로 그 얼마 뒤 그가 전라북도 '남원'으로 숙소를 옮긴 뒤) 다닌 건 물론, 틈틈이 저에게 '노잣돈'까지 챙겨 주었던 친구요.
제 책(자전거 아저씨)에는 그에 대한 얘기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요, (위의 이미지들은 다 책에 나옵니다.)
나중에는 마치 제 '후원자'라도 된 양, 물심양면으로 별의 별 편의를 다 봐준... 아주 고마운 친구 아니었습니까?
그랬던 그가 그 몇 년 뒤, 그 직장을 그만 둔 뒤(IMF 명퇴?),
우리 주변 친구들(Y와 저는 중고등학교 동창) 관계에서 점점 멀어져가더니,
끝내는 저에게조차 연락을 끊었는데...
그렇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그리고 고마운 마음에)저는, 그를 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그저, '독백식의 문자'만을 그에게 보내곤 해왔답니다.
무슨 말이냐면요,
그는 저에게 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저는 그에게 꾸준히 문자를 해왔다는 거지요.
물론 1 년 중 중요한 때인 '명절'이거나 '연말 연시' 같을 때는 당연했고, 틈틈이 그가 생각날 때거나 뭔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제가 외국에 가 있을 때도)... 등등.
그러니까 그는 제 문자만을 받을 뿐, 답을 해오지 않았고,
(그건 그 문자 옆의 숫자를 보는 것으로 확인이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가 제 문자를 받는다는 건 확인할 수 있었구요. 그는 내가 보내는 문자는 꼬박꼬박 보긴 하더라구요.)
저는 그의 답과는 상관없이 혼자 '독백식의 문자'를 띄워왔다는 겁니다.
어떤 때는 그저,
"00아, 요즘 날이 더운데... 잘 지내고 있냐?" 하는 아주 짧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어떤 때는 구구절절 제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는 등(특히 여행 중에는)......
그래도 제가 그의 소식을 가끔(정말 가끔) 들을 수 있었던 건,
Y는 저의 또 다른 친구 S의 '처남'(다른 친구 처가 Y의 여동생이라)이었기 때문에,
제가 S의 집에 들르면(1 년에 한 번 정도?), S의 처(Y의 여동생)로부터(아무래도 형제들간에는 최소한의 연락을 하며 지냈던 듯)...
최소한 '어떤 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정도는 들을 수 있었던 거지요.
그렇게 보낸 세월도 어느덧 10여 년이 흘러갔는데요,
제 Y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답니다.
그의 마음을 잘 알기에(그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왜 주변정리를 한 뒤 숨어들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비록 어떤 때는 답답하기 그지없었지만,
그에게 문자를 보내곤 해왔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문자는 '답을 기다리지 않는 문자'로 자리 잡아왔던 거지요......
근데요 초반엔,
'내가 변함없이 문자를 보내면, 언젠가는 그도... 답을 하리라......' 하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았고,
그러려니 믿어의심치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설사 그에게 끝까지 답이 오지 않는다 해도, 나는 이 일을 그만 두지 않을 것 같다......'는 식으로 변하게 되더니,
이제는 정말, 그의 답은 기다려지지도 않게 되었고...
그저 내 쪽에서만 보내는 정말 '일방적인 문자'로 자리가 잡혀 있었습니다.
(내일 이어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