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적대국뿐 아니라 한국 등 일부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감청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당연히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에 터진 미국의 동맹국 감청 의혹은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그 파장의 폭과 길이가 생각보다 길고 강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한국 대통령실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로 말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번에 외부로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서에는 우크라이나 전황부터 아시아의 동향,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상황 등이 기록되어 있다. 유출문건은 모두 100쪽이며 미국 국가안보국(NSA), CIA,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미국의 정보기관의 다양한 보고내용을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등 동맹국들을 도청과 감청을 해서 얻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군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포탄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된 사항도 들어있다. 이 문건에는 한국 관리들은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자를 제공하라고 압력을 넣을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국의 국가안보실장과 외교 비서관의 대화내용까지 도감청됐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한국의 국방외교라인의 최고위층에 까지 도감청의 영역이 확대된 것으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타국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획득 활동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지금의 미국은 바로 이 정보기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나치지 않다. 미국의 대통령은 유한해도 미국 정보기관들은 무한하다는 말도 있다. 미국 대통령보다 훨씬 막강한 힘으로 미국을 우지좌지한다고 한다. 미국은 대선을 통해 나라가 양분될 듯이 난리를 피우지만 미국이 흔들리지 않고 세계 최대의 패권국가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은 막강한 정보기관 덕이다라는 말도 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의 정보확보 기능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정말 못하는 일이 없다. 우리가 그냥 평범하게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과감하고 노골적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 첩보기관들의 움직임이 거의 틀림이 없다고 보면 된다. 왠만한 나라의 수장을 바꾸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특히 남미의 국가들에서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의 공작으로 많은 정치적 변수 요인을 만든 것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미국의 정말 막강한 정보기관들이 있기에 좀 모자라거나 생뚱맞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도 그냥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다. 세상의 어느 정도 영향가가 있는 장소에는 반드시 미국 정보요원들이 존재한다. 미국 정보요원들의 활동은 정말 이웃들이 전혀 모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평범한 회사원 모습으로, 또는 힘 없는 소시민 모습으로, 일개 평범한 음식점 형태로 정보기관과 정보요원들은 활약한다.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 이란 북한 등에서도 미국의 정보요원들은 당연히 존재하고 그 숫자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이다.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국가들에서도 정보요원들이 암약한다. 하지만 그 규모와 숫자에서 미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족탈불급이다. 정보기관 운영 경비만해도 어마어마한 천문학적 숫자일 것이다.
이번에 한국 안보라인 최고책임자들의 대화를 도감청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지금껏 미국이 해온 그 수많은 정보활동을 감안하면 말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한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의 언행과 전화내용 그리고 모처에서 이뤄지는 만남들이 모두 미국 정보요원들에게 포착되고 도감청되고 있을 것이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요원들의 보고를 종합해서 각국을 요리하는데 사용한다. 상대국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요리법 레시피가 얼마나 간단 명료하겠는가. 상대의 패를 훤히 보고 있는데 게임에서 질 리가 없는 것 아닌가. 안그래도 패를 다 보여주고 있는 한미관계에서 핵심부의 생각을 고스란히 파악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게임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냥 가서 형님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 더 시간을 절약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미국이 정보요원을 이용해 상대국들을 입맛에 맞게 적당히 요리하고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미국의 힘과 효과가 오래 갈 리가 없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이 오랜 기간 효과를 거둔 예를 국제역사상 또는 국제 정치학상 본 적이 없다. 그 편하고 간단한 도감청 방법에 의존하다가는 역으로 당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을 미국과 미국 정보요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2023년 4월 1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