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동안 생애 첫 그리고 두번째 윤하 콘서트 관람을 했습니다. 즉, 토요일 공연, 일요일 공연을 모두 보았습니다. 첫 공연 관람이 20주년 기념 콘서트라니. ㅠ
저 같은 경우 비밀번호 486으로 윤하님을 알게 된 후 오늘 헤어졌어요, 불면증,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혜성, 기다리다, 텔레파시 정도를 플레이 리스트에 담아두고 가끔씩 듣는, 사실 팬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어요.
그러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사건의 지평선으로 인해 입덕을 하게 되었는데 그 시기조차 남들보다 훨씬 늦은 편이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당시에 왜 그렇게 사평선에 급격히 그리고 깊이 빠져들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에 몇 번씩 사평선을 들었고 가사를 노트에 필사하고 그러다가 6집 전체를 반복해서 듣기 시작했고, 그러다 5집을 반복해서 듣기 시작했고, 다음에는 4집 이런 식으로 총체적으로 역주행을 한 경우입니다.
그렇게 역주행을 하며 느낀 점은 윤하라는 우주가 이렇게 거대하게 팽창하는 동안 나는 전혀 모르고 지냈구나라는 거였어요. 그냥 피아노를 잘 치고 노래를 잘 하는 여자 솔로 가수. 일본에서 활동했던 가수 딱 그 정도 피상적인 수준으로만 알고 지낸 채 깊이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질 못 했네요.
사건의 지평선 덕분에 저는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 아니라 제 인생의 BGM을 계속 공급해 줄 반려 가수를 알고 가지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다른 윤하님 팬들에 비해 나이가 좀 많아요. 만 나이로 44살이고 더구나 사는 곳은 부산입니다. 응원봉을 반드시 사겠다는 일념으로 어제 아침 차로 서울 올라와서 줄서서 응원봉 구매하고, 오늘 공연 보고 지금 부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이 글을 씁니다.
살짝 이 나이먹고 이게 뭐하는건가 하는 현타도 왔지만 그래도 19년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윤하님의 세계에 몰입하고 싶어서 다소 무리를 했네요. ㅎㅎ
어제 오늘 공연 뭐 너무 완벽했구요. 모든 노래를 윤하님 라이브로 처음 듣는 것이었기에 경이로웠습니다. 미처 역주행하면서 챙겨 듣지 못했던 My song and 나 어린 욕심 등 몇 곡은 오늘 공연전에 몇 번씩 반복해 들으며 익혔더니 어제 공연보다 오늘 공연이 훨씬 집중이 잘 되더라구요. 이틀간 두 회차 다 본 거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19년 동안은 윤하님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윤하님을 반려 가수로 쭈욱 모시겠습니다. 어제 슬로건 문구대로 30주년 기념 콘서트 때도 함께 하겠습니다.
이 나이를 먹었어도 괜찮은 날보다 "답을 찾지 못한 날"이 더 많고, 내 그림자가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 거 같고, 심장에 녹이 슨 거 같고, 내 마지막 숨을 지켜줄 사람 같은 거 없을 거 같아 외롭고 그렇게 불안하게 살아갑니다.
그런 와중에 윤하님이라는 새로운 우주를 알게 되서 위로받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 고맙고 기쁩니다.
이번 공연 보면서 느낀 행복감으로 또 열심히 일상에 충실하다 다음 공연 때 제 인생의 BGM들 들으러 가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제 Rock Star!! 땡큐!!
첫댓글 멋있으세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땡큐!! 너무 귀엽죠 저도 만찬가지랍니다 나이 마흔 몇.. 저 이제 그냥 좋하하는 거 다 티낼려고요
반갑습니다. 40대...사회적인 역할이 중년일 뿐이고, 좋으면 당당하게 티내며 즐기자구요. ㅎㅎ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정말 멋있으세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입덕부정기가 기셨군요 ㅋㅋ 찾아보면 40대 팬이 꽤 됩니다. 전 윤하가 본진이지만 아이돌 콘서트도 다닙니다. 체력은 소진하지만 받아가는 에너지가 더 커요.
맞아요. 좋아하는 뮤지션 공연 한 번 보고 나면 그 기운으로 몇 주는 즐겁게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