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구박의 전화가 왔습니다. 일달 가자구요.
시동 걸고, 발통 구불러 가는 사이에 구박 전화가 또 왔습니다. 그새 맘 바뀌었는지... 자봉 가자구요.
신호등 기다리는 사이에 밥많교 차와 조우 :
" 우리는 자봉 갈테니 지기님은 일달 챙기소... 우리 둘은 일달 참가자로도 이름 남겨 주시고!"
" 일달 근처에도 안 온 사람들이 무슨 참가자입니까?"
" 시끄럽다. 이 신새벽에 지기 만났으면, 참가한 거지...."
그러나 결국 일달 참가자 명단에는 빠져 있었슴다.
바다하프 참가자/자봉 명단 어디에도 제 이름만 역시 빠져 있었지만! 흑...
자봉은 구박이 다 한 것처럼 보였지만, 저도 자봉을 위한 자봉을 정말 열심히 했슴다.
차 갖고 모시러 와라, 커피 한 잔 끓여 와라, 담배 가져 와라, 고안나 찾아 와라, 막걸리 한 잔 부아라...
제게 대한 호칭은 "강선배" 였지만, 시키는 것은 거의 "마당쇠" 수준!, 내 참 드러브서....
자봉을 위한 자봉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주말이면 어김없이 떡이 된 구박을 무사히 집 앞에 배달하는 것으로 보람찬 한 주일이 끝나는
저의 딸랑딸랑.... 이 엽기적 생활이, 일요일 아침의 신성한 대회날에도 예외는 안 되더군요.
Episode 1 :
대회 레이스 패트롤 자격으로 오랫만에 뛰면서 땀 범벅된 윤식 회원이 들어와선 나를 보며 하는 말 :
"선배님, 일찍 들어 오셨네요."
"......"
Episode 2 :
윤정현 99가 사달모 거두는 명단에 제 이름도 있었슴다. 그래서 2,000 원 냈슴다.
이전에, 땅콩 2 개 먹었는데도 회비 2 만원 거둬가던 윤정현 99의 서슬에 저는 항상 깨갱합니다.
게다가 전 자봉을 위한 자봉을 하고도 사달모를 냈는데, 정작 구박 자봉은 사달모를 안 냈다고 합니다.
결론 : 앞으로 자봉을 위한 자봉은 절대로..... 하라면 또 합니다. 닝기리....
첫댓글 역시나..웃음이 머금어지는 작은아버지의 후기 잘 읽었슴다^^ㅎㅎ
복 받을 겨~.. 강선배님 모쪼록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늘 애용하시는 茶와 관련된 Episode 도 올려주심은?
강혜승씨! 고생하고 이름도 못 남기고 참으로 섭하시겠수. 그러나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으니 너무 섭하게만은 생각지 마시오.
2년이나 깎아주시는 선배님께 제가 못할짓을 했나봅니다.ㅜㅜ 어디 좋은 茶있으면 선배님을 위해 준비하도록 할께요~ 글고 대회날 그 명단은 오신분 성함 적어놓은 것이었는데... 그래도 좋은 일에 쓰이는 거니깐 되돌려드리지는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