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리추얼의 모든 것
전 세계의 현장에서 확인한 인간 사회의 '접착제' 의례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탐구
의례 없는 사회는 없다. 입학식과 졸업식에서 뜨거운 불 건너기, 무아지경의 춤 추기까지
티베트 승려는 조용히 사색하는 삶을 위해 세상과 담 쌓은 채 명상을 완벽히 실천하려 수 십 년간 노력한다.
전 세계 이슬람교도는 라마단 기간에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며, 인도의 결혼 의식은 꼬박 일주일간 계속될 수 있다.
의례는 모든 인간 사회 제도의 핵심이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판사나 취임 선서를 하는 신임 대통령을 생각해 보자. 군대, 정부, 기업은 입대식, 퍼레이드, 값비싼 헌신의 표현으로 의식을 행한다. 중요한 경기에서 늘 같은 양말을 신는 운동선수도, 판돈이 클 때 주사위에 입을 맞추거나 행운의 부적에 매달리는 도박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일상에서 축배를 들거나 졸업식에 참석하거나 생일 축하 모임을 할 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례를 실천한다. 의례의 욕구는 원시적이며 인류 문명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몇몇 의례 전통의 발상지다. 따라서 의례에 관한 많은 현장 연구가 인도에서 나오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힌두교의 빛 축제인 '디왈리 - 원래 추수 감사제로 열리던 디왈리는 일련의 잡단 기도와 공동 식사를 하고 불꽃놀이로 막을 내리는 닷새간의 의례로 어둠을 이긴 빛의 승리를 축하한다.
현대에 들어 의례에 대한 종교와 국가 기관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한 사회는 종교적 이데올로기가 사회 조직 원리의 하나로서 중심성을 점차 잃어 감에 따라 더욱더 세속화하고 있다. 조직화된 종교의 예배 생활에 참여하는 사람 수도 참석 빈도도 줄고 있다. 더욱이 인간 사회는 대체적으로 더 민주화하고 있다. 따라서 종교 및 국가 의식의 후퇴로 생긴 공백은 다른 생활 영역이 점점 더 의례화하면서 필연적으로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