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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가지고 싶은 데스.'
'그럼 나가.'
'그건 싫은 데스.'
'하아.......'
실장샾 바겐세일 때 구매한 평범한 B급 사육실장 '유라'가 자를 가지고 싶다고 떼를 썼다.
주의한다고 했지만 함께 살며 조금씩 맛난 것과 좋은 것을 겪으면서 분충끼가 서서히 올라간 것 같았다.
'자를 가지면 좁은 우리집에서 일가를 키울 순 없어. 당연히 네가 나가줘야 해.'
'파파 집 넒은 데스. 방이 2개나 있고 거실에선 축구도 가능한 데스. 문제 없는 데스.'
'내가 일가를 먹여살릴 능력이 안돼.'
'푸드만 좀 더 주시면 되는 데스. 푸드 별로 안 비싼거 아는 데스.'
'......내가 너희 뒷치닥거리를 하기 싫어.'
'제가 다하는 데스. 배변훈련이나 복종훈련도 다 시키는 데스. 걱정없는 데스.'
내가 점점 저기압으로 변하는걸 눈치채지 못하고 나불거리는 유라를 당장 버리고 싶었지만 3년이란 세월을 함께 보낸 정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일단은 유라를 구매한 실장샾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네네, 넘버 [AZBB-120] 유라 말씀이군요. 아무래도 B급이다보니 교육을 잊고 본분을 망각하기 쉽죠. 혹시 투분 단계까지 갔나요?'
'아.. 아니요. 아직 험한 욕이나 투분은 없고 제 명령을 거부하는 정도네요.'
'음, 그 정도면 저희 샾에서 교정이 가능한데 역시 B급이라 다시 재발할 수도...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저의 샾에 한번 들리시죠. 처분해야 할지 재훈육해야 할지 봐드리겠습니다.'
'아... 네.. 네.. 그럼 이번주 일요일로...'
일단 돈이 들더라도 교정이 가능하면 고쳐보기로 했다.
유라가 한 일이라곤 적적한 집에서 아무말이나 주고 받는 정도였지만 외로운 홀아비에게 그 정도면 큰 도움이었다.
나에게 작은 기쁨을 준 유라를 버리고 싶진 않았다.
'데스? 여긴 예전에 와타시가...'
'그래, 기억나지? 네가 아픈 것 같아서 잠시 들린거야. 걱정하지 마.'
'데즈으? 와타시 건강한 데즈우..'
'그건 진찰을 받아보면 알겠지.'
실장취가 풍기는 자동문을 지나 카운터로 다가가니 주인아저씨가 나를 반기며 일어섰다.
유라는 겁을 먹은지 내 다리 뒤로 숨으며 바지를 꼬옥 잡았다.
'아! 오셨군요! 오랜만입니다. 유라도 반갑구나?'
'오랜만이에요. 유라도 인사해야지?'
'데.. 데에... 안녕하신 데스.. 사장님..'
우린 샾 안쪽에 있는 상담실로 자리를 옮겼다.
유라는 커피를 타오는 주인아저씨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눈치였다.
'자~ 보자~ 그럼 유라는 혹시 왜 여기온줄 알겠니?'
'데... 데으... 저... 자를 가지고 싶다고 주인님께 말해서....'
'왜지? 어째서? 똑바로 말 못해?'
[짝!]
'데히이이이이이이익-!!!'
주인아저씨가 유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손뼉을 한번 치자 순식간에 정자세를 잡고 겁을 먹었다.
내가 잠시 나가있을까 물었지만 아저씨는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넘버 [AZBB-120]....?'
'네... 네 데스!'
'사육실장이 지켜야 할 첫번째 덕목이 뭐죠?'
'닝겐님들에게 위해를 끼쳐선 안되고 닝겐님들의 위험을 방관해선 안되는 데스!'
'두번째는?'
'주인님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 데스!'
'그럼 다섯번째가 뭐였죠?'
'데... 그... 자를 가지면.. 안된다.. 데스..'
난 3년 동안 한번도 본적 없는 유라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
과연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선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거쳐야 할까?
일단 그런건 나중에 집으로 돌아가면 유라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지금은 아저씨의 능숙한 조교솜씨를 구경하기로 했다.
'....다 기억하고 있는데 왜 어긴거죠?'
'어기지 않은....'
'지금 또 어기고 있군요. 뭘 어겼죠?'
'데... 데힉... 주... 주인님... 머리 아픈 데스.. 집에 돌아가는 데스..'
식은땀을 흘리던 유라가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집으로 가길 요구했다.
하지만 난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고 아저씨는 유라를 자기 앞까지 끌고와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
'주인님 보지 마세요. 대답하기 전까지는 집에 못가요. 뭘 어겼죠?'
'데... 데끅!.... 데.... 머리... 이따이 데스..'
'뭘 어겼죠?'
'머리가.. 아파서.. 기억이.. 안나는... 데스...'
'지금 벌써 몇개를 어긴건지 아시죠? 규칙을 지키지 않는 아이는... 어떻게 되죠?'
'데.. 우웩! 데우웨에에에엑-!!'
유라가 갑자기 구토를 시작하자 내가 당황해서 일어섰지만 아저씨는 익숙하게 처리하고 기절한 유라를 탁자 위에 눕혔다.
침을 토하며 간헐적으로 움찔거리는 유라를 보니 가슴이 아팠다.
'휴우... 보기보다 중증이군요. 아직 규칙은 기억하고 뭘 잘못했는진 알지만 분충성이 강해져서 온몸으로 거부하는 단계에요. 쉽게 말해서 마음 속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겁니다.'
'그럼.... 다시 훈육시킬 수 없는건가요?'
'이 정도면 아직 훈육은 가능하지만 B급인 유라는 재발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저라면...'
'데... 데우욱.... 주인님.... 와타시를... 버리지 마는 데즈우....'
기절한 줄 알았던 유라가 눈물을 흘리며 날 찾자 도저히 버린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난 재훈육하기로 마음 먹고 꼼꼼히 서류를 작성해 아저씨에게 건냈다.
'휴우... 아무래도 정이 들어서 힘들죠? 제가 책임지고 교정시켜 놓겠습니다. 가시기 전에 요즘 다양해진 사육실장들 구경 좀 하고 가세요.'
'아.. 그 말로만 듣던 실취석이나 실등석이요?'
'하핫, 그런 녀석들은 너무 희귀하고 고가라 무리고... 유전자 개조로 피를 물려받은 녀석들이 생겼답니다. 실장석+실취석? 실장석+실등석?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군요.'
'우왓... 재미있겠는데요!?'
내가 흥미를 보이자 아저씨는 곧 안내를 도와줄 작은 친구를 소개시켜줬다.
놀랍게도 팔다리가 늘씬한 인형 같은 얼굴의 귀여운 사육실장이 알바생처럼 꾸미고 다가와 넙죽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신 데스? 이 곳 행복실장샾에서 안내를 맡은 '도레미' 데스. 잘 부탁드리는 데스.'
'우.. 우와.. 애가 그 말로만 듣던 실취석인가요? 정말 예쁘네요!'
'응? 하하핫! 도레미는 물 건너 오긴 했어도 실취석까진 아니고.. 실취석의 피를 절반 이상 물려받은 특 A급 실장이라 보면 되요. 저희 샾의 자랑거리랍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한 데스웅♡'
한껏 기분이 좋아진 도레미가 나를 사육실장들이 진열되있는 매장 뒷편으로 안내했다.
온통 초록색이던 예전과는 다르게 형형색색의 다양한 실장들이 우릴 반기고 있었다.
'요즘은 B급 이상의 사육실장들은 순혈 실장석이 거의 없는 데스. 수명도 늘고 지능도 늘었지만 뭐니 뭐니해도 분충끼가 거의 없는 것이 큰 장점인 데스. 뭐.. 개체마다 성격이 나쁘거나 그런 정도는 있는 데스.'
'실창석 30% 실홍석 25%라... 가위나 컵을 들고 있진 않구나.'
'저처럼 50% 이상의 특 A급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개체수가 아주 적은 데스. 어쩔 수 없는 데스.'
약간 우쭐해 하는 도레미의 말을 듣고 다시 수조로 고개를 돌리자 나를 눈치챈 아이들이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일어나 인사를 건냈다.
분명 생긴건 평범한 실장석과 비슷했지만 약간 더 귀엽고 피를 물려받은 아종들의 특징이 살아있었다.
'안녕하신 테치?'
'엇... 그래... 안녕?'
수조마다 붙어있는 아종들의 생태와 장점을 읽어가며 시간가는 줄 몰랐던 나는 유독 한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실취석 35%라고 적힌 팻말 아래에 서서 나를 올려다 보던 그 아이는 방긋 웃으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아이는 실취석의 피를 진하게 물려받은 아이인 데스. 마치 저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처럼 뛰어난 외모 데스. 게다가 우리 매장에서도 손 꼽히는 고급 개체인 데스. 단골 손님들 중에선 벌써 눈독을 들이시는 분들이 많으므로 만약 원하신다면 하루라도 빨리......'
'.....너 정말 장사 잘한다.'
'과찬인 데스.'
난 내 눈치를 보며 열심히 침 튀기는 도레미가 아니더라도 이미 이 아이를 사기로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결국 곧장 카운터로 걸어간 나는 세달치 월급을 지불하고 그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뎃스웅~♪ 뎃스우웅~~♬'
'그렇게 좋아?'
'그런 데스! 훈육도 다 끝내고 주인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데스! 와타시 이제 말 잘 듣는 데스! 와타시는 행복한 데스웅~♡'
훈육이 끝난 유라는 샾에서 나와 집으로 오는 내내 뺨을 붉히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게다가 높은 계단에선 특별히 품에도 안아주자 침까지 흘릴 정도로 기뻐했다.
분명 내가 준비한 깜짝선물도 마음에 들어할거라 생각하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데... 데에... 와타시의... 동생 데스?'
'안녕하신 테치 오네챠! 와타치 오네차의 동생인 '유미'라고 하는 테치! 앞으로 잘부탁드리는 테치~!'
'내가 준비한 선물이야. 자는 무리지만 대신 동생을 준비했단다. 앞으로는 친동생이라 생각하고 사이좋게 지내렴.'
한껏 꾸며진 방안에서 선물받은 빨간상자를 허겁지겁 뜯어본 유라는 조그만 자실장이 들어있자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자신과 다르게 좀 더 하늘하늘하고 갸름한 유미의 인상이 낯설었나보다.
약간 걱정도 됬지만 오늘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특제 케이크를 보자 기분이 풀린듯 열심히 먹는 모습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이게 아닌 데스..'
'뭐? 뭐라고 했니 유라야?'
'아.. 아닌 데스. 케이크가 맛있는 데스.'
'키득, 오네챠 흘린 테치. 와타치가 닦아드리는 테치.'
유미는 자신의 새언니가 마음에 들었는지 벌써부터 살갑게 대하며 언니의 입을 닦아줬다.
하지만 유라는 그런 동생을 물끄럼히 바라보며 말없이 케이크를 우물거릴 뿐이었다.
'주인님 이제 피곤한 데스. 자고 싶은 데스.'
'어? 어... 그래? 그럼 어서 이 닦고 자자. 유미도.'
'네 테치!'
'............'
난 냉랭한 유라의 모습이 조금 걱정됬지만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거라 생각했다.
'네.. 네.. 당연한거라고요? 그럼 어떻게...'
'유미를 절대 혼자 두시면 안됩니다. 외출을 하실 때는 수조에 각각 넣어주시고요.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말씀주세요. 절대 눈을 떼시면 안됩니다.'
샾에서는 유라를 다른 곳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 했지만 그럴 순 없었다.
게다가 이젠 사이좋은 모습을 자주 보였기에 난 걱정없이 둘을 함께 키우기로 했다.
'와타시도 유미랑 똑같은거 입고 싶은 데스.'
'뭐? 너도 똑같은걸 입었잖아? 잘어울리는데?'
'그.. 그런 테치 오네챠! 정말 아름다운 테치!'
'...................'
큰 마음 먹고 홈쇼핑에서 구매한 매지컬 테치카 셋트(모녀버전)를 선물했지만 유라의 갑작스런 투정에 나와 유미는 어쩔 줄 몰랐다.
유라가 무엇 때문에 성이 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나와 유미는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
'다른 데스. 크게 다른 데스. 뭔가 똑같지 않은 데즈우...'
'오네챠가 그러면 그런거인 테치. 와타치 이 옷 안입을테니 오네챠는 기분 풀라는 테츄.'
'그래, 유라야. 착한 동생이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이제 기분 풀어야지?'
'...........................'
언제나처럼 유미가 먼저 양보해 언니를 배려했지만 유라의 심통난 볼은 줄어들 줄 몰랐다.
사실 새옷은 귀여운 유미에게 입히기 위해서 구매한 것이지만 유라 혼자 독차지하게 되자 내 마음도 쓸쓸했다.
그리고 혼자서 테치카의 분홍 드레스를 꿋꿋히 입고 지내는 유라가 못마땅해진 것도 이 때부터였다.
'...... 와타시는 왜 볼이 이리도 큰 데스?'
'아닌 테치 오네챠. 볼살은 많을수록 귀엽다고 파파가 말한 테치.'
'와타시는 왜 배가 이리도 큰 데스?'
'파파가 통통한걸 좋아한다고 한 테치. 그래서 통통한 오네챠를 먼저 오네챠로 받아들였다고 한 테치. 와타치는 오네챠가 부러운 테츄우.'
'왠지 마음에 안드는 데스...'
오늘도 거울 앞에서 한탄하는 유라를 착한 유미가 달래고 있다.
사실 정이 떨어진 유라를 부모님에게 보내고 싶었지만 유미가 한사코 반대해 아직 우리집에서 지내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는 유라는 유미에게 칭얼대며 간식과 장난감을 양보 받았고 이젠 세수나 안마까지 수발 받기에 이르렀다.
'유미야.. 힘들지 않아? 말만 하면 내가...'
'아닌 테치 파파! 와타치가 즐거워서 하는 일인 테치! 오네챠는 파파처럼 소중한 와타치의 가족인 테치! 오네챠도 곧 와타치와 파파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 틀림없는 테츄!'
'어휴, 어쩜 이리 듬직하고 귀여울까.'
난 인형 같은 유미가 착한 말을 쏟아내자 참지 못하고 꼬옥 안으며 볼에 뽀뽀를 해줬다.
간지럽다며 도망가는 유미를 흐뭇하게 바라보았지만 유라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덕분에 유라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전혀 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유미가 부러운 데스.'
'테에? 오네챠? 전혀 그렇지 않은 테치. 와타치도 크면 분명 오네챠처럼 되는데 뭘 걱정하는 테치. 세월은 금방인 테치.'
'와타시가 어릴 적엔 작은 찐빵이었을 뿐인 데스. 지금은 큰 찐빵인 데스. 거짓말 좀 그만하는 데스.'
'오... 오네챠...'
오늘도 유라와 유미는 내 감시하에 거실에서 노닥이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라는 유미를 더욱 몰아붙였고 결국 유미는 눈물을 보이게 된다.
'오.. 오네챠.. 와타치가 해드릴 수 있는건 다 해드리는 테치. 그만 기분을 푸는 테츄.'
'정말인 데스? 와타시가 원하는건 뭐든지 할 수 있는 데스? 믿을 수 없는 데스. 유미는 분명 못생긴 와타시의 기분이나 맞춰주려고 거짓말하는게 분명한 데스.'
'아닌 테치! 오네챠는 와타치의 소중한 가족인 테치! 뭐든지 할 수 있는 테치!'
'그럼.... 소중한 돌씨도 줄 수 있는 데스?'
순간 유미는 자신의 돌이 있는 가슴을 부여잡고 거부하고 싶었지만 유라의 웃음을 보자 마음을 다잡았다.
어미의 얼굴도 모르고 자란 자신에게 언니가 되어준 유라를 믿어보기로 한 유미는 결국 자신의 위석을 건내기로 한다.
'응? 애들아! 뭐하는거야! 떨어져!'
'파파야말로 떨어지는 데스! 이게 안보이는 데스? 파파가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유미의 소중한 돌씨인 데스!'
'뭐.... 뭐어어? 제길.. 유.. 유미야.. 괜찮아?!'
'테.... 테헥... 테헥...'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단 젓가락으로 파헤쳐진 유미의 가슴을 고치기 위해 구급약으로 서둘러 치료했다.
가슴의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지만 문제는 유라가 물고 있는 유미의 위석이었다.
'유... 유미야! 나한테 당장 말했어야지! 이... 이런....'
'데프프... 그럴 일 없었던 데스. 유미가 자진해서 돌씨를 넘긴 데스. 와타시를 믿는다고 한 데스.'
'파파..... 죄송한 테치.....'
당장 본색을 드러낸 저 분충의 사지를 찢어발기고 싶었지만 조금만 잘못해도 유미의 목숨은 없었다.
분하지만 유미를 멀리 눕혀놓고 온 나는 분충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당장 칼씨를 들고 오는 데스! 장난감 말고 정말 날카롭고 뭐든지 베는 칼씨 말인 데스!'
'아... 알았으니까 진정하자.. 알겠지?'
유미에게 휘두를까 걱정됬지만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나는 과도를 꺼내 녀석에게 건냈다.
하지만 과도를 넘겨받은 녀석은 거울 앞으로 다가가 소름끼치는 장면을 보여주게 되는데..
[사아악- 사아악-]
'으으으... 너... 뭐하는 짓이야-!!'
'데읏..! 데흐으으..! 데기이이이이..!!'
도살장의 고기처럼 자신의 쳐진 볼살을 과도로 잘라내던 녀석은 턱뼈마저 깍기 시작했고 고통을 느낄때마다 유미의 위석을 깨물었다.
[까득- 까득-]
'테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만해! 그만하라고! 내가 잘못했어! 맞아! 넌 뚱뚱해! 그래서 씨발 어쩌라고! 우린 널 배려했을 뿐이야!'
'데즈우우우... 어떤 데스... 유미랑 같은 데스... 그런데 어째서 유미만 사랑한 데스? 어째서 유미만 아낀 데스? 어째서... 유미에게만 뽀뽀를 해준 데스...?'
유라는 그 날을 지독하게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녀석에겐 한번도 해주지 않은 입맞춤을..
'자아... 파파.... 어서....'
'이 미친 새끼야! 너... 너어.... 진짜....'
설마했던 일이 벌어졌다.
녀석은 적록의 피가 뚝뚝 흐르는 볼을 내밀고 나에게 입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죽었다 깨어나도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유미의 목숨이 달린 일.
난 천천히 녀석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질척]
'좀 더... 좀 더 애정있게 하란 데스! 파파가 유미에게 했던 것처럼 진하고 사랑스럽게!'
[질척 질척 질척]
'아아아... 아픈 데스.. 첫경험은 아프다고 했는데 사실인 데스우..'
반드시 죽이리라.
절대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보내지 않겠다며 다짐하는 나에게 분충은 다음 요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건 죽었다 깨어나도 들어줄 수 없는 일이었다.
'.....왜인 데스? 유미의 목숨이 그것밖에 안되는 데스?'
'미친 놈... 그건 유미도 하지 않았잖아... 게다가 넌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더 이상 날 화나게 했다간 각오하는게 좋을텐데?'
'지금까지 훈육이랑 복수를 저울질 했던 데스. 그 지옥같은 훈육이 너무 싫어서 참았지만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데스. 닥치고 당장 자를 만들 준비를 하는 데스.'
'하.... 훈육으로 끝날거라 생각하냐... 다시 한번 말한다. 그 위석 얌전히 뱉어내고 끝낸다면 부모님댁에 보내는걸로 끝내마... 하지만 계속 유미 목숨을 걸고 이 지랄을 한다면... 기필코 내가 최고의 학대사에게 보내주지. 지옥이 뭔지 다시 알게 될거야..'
[까득]
'테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개새끼가.....'
평생 험한 말을 해본 적 없는 내 입에서 절로 욕짓거리가 튀어나왔다.
결국 난 선택을 했다.
하지만 절대 저런 오물에게 내 물건을 넣을 순 없으므로 한순간에 죽여 유미를 구하기로 마음 먹었다.
'입 안에 주먹을 넣어 그대로 찢어주마..!'
'이미 오래전에 했어야 했던 일인 데스. 빨리 바지를 벗고... 데엣?'
'파.. 파파! 안되는 테치.. 저 때문에 그런 짓하면 안되는 테치.. 차라리 저를 죽이는 테치 오네챠...'
갑자기 바닥에 누워있던 유미가 달려와 유라에게 매달리며 애원했다.
제길... 왜 수조에 넣지 않았을까!
유미의 위석을 문 혐오스러운 언청이 입이 귀에 걸릴 듯 벌어졌다.
녀석은 자신에게 무릎 꿇고 비는 유미의 모습을 즐기는 것이다!
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억누르며 다시 한번 유라를 회유해 보기로 했다.
'유라야.. 아직 우린 널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 위석을 뱉으면 네가 원하는건 뭐든지 해줄게! 널 아끼는 동생과 널... 사랑하는 날 봐서라도 제발...!'
'그런 테치 오네챠! 와타치는 오네챠를 믿는... 테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까득 까득 까득 까득]
'데프픗! 좋은 울음인 데스! 이런게 와타시가 원한 것인 데스! 왜 처음부터 파파의 아내인 와타시가 있는데 저런 천박한 년을 들인 데스? 저 미꾸라지처럼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보는 데스! 정말 천한 데스! 비참한 데스!'
'유.. 유라야...아아? 유미 위석이 지금 위험한 것 같으니 조심해줄...래에에?'
유미의 작은 위석은 지금 금이 가다못해 검게 물들어가는 중이었다.
당연히 최고급 위석활성제가 있었지만 조금만 더 충격을 받으면 위험한 상황이라 난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데엣? 지금 저 분충이 걱정되는 데스? 목소리가 왜 그런 데스? 그럼 파파가 저 분충에게 실장채로 훈육을 좀 해주면 그만두는 데스.'
'테엣... 테엣...'
'뭐? 너 진짜? 아오! 아... 아니야 한다 할께!'
난 이빨을 보이는 분충의 협박에 얼른 실장채를 들고와 유미를 치는 척 했다.
[철썩! 철썩!]
'테에엣..! 테에에엣..!!'
'그게 아닌 데스! 와타시가 예전에 운치 조금 지렸다고 혼낼 때는 그 정도가 아니었던 데샤아아앗-!! 좀 더 세게! 아프게 때리란 데샤아아아앗-!!'
점점 눈 밑이 검어지고 몸에 힘이 빠져 맞을 때마다 몸이 휘청대는 유미를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의 힘으로 연기를 하듯 실장채를 휘둘렀지만 유미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했다.
그리고 결국....
[파-킨]
'유미야... 유미야아아아아아아아아-!!!'
'데프하핫! 파파가 유미를 죽인 데승~♪ 실장채로 쳐죽인 데스웅~♬ 기분이 어떤 데스? 그렇게 아끼던 년을 직접 솎아낸 기분이... 데에? 가... 가까이 오면 이 위석을 깨물어버리는.... 데갸아아아아아악-!!!!'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이런 개 씹X끼가아아아아아-!! 뭐 이런 X 같은 새끼를 키운다고 내가!! 아오오오오오-!!! 너 이 새끼 너 곱게 뒤질 생각하지마라-!!!'
'데에에에엑-!! 데기이이이이이익-!! 데규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난 이웃들이 시끄럽다며 우르르 몰려오고 나서야 손을 멈출 수 있었다.
내장이 터지고 온몸이 으스러져 꿈틀거리는 놈에게 실장활성제를 뿌려주고 침을 퉤 뱉어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죽이지 않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데... 데에엥... 데에에엥... 파파... 아픈 데즈우... 안아주는 데스... 이제..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면 되는.. 데즈우우...'
'뭐? 뭐라? 지X하고 있네 새끼... 넌 내가 '정'으로 어쩔 수 없이 키웠지만 유미는 '사랑' 하는 마음으로 키웠어 알아? 그런 유미한테 더러운 짓이나 시키고 질투나 해대서 분위기나 다 망치던 짐짝 주제에... 유미가 애원하고 애원해서 겨우 붙어 살던 쓰레기 주제에...'
'파... 파파아아아..... 데에엑!'
'닥쳐!! 너 훈육 따위가 무섭다고 했지? 후우.. 훈육 같은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걸 알려주지. 아, 사장님? 다름이 아니라....'
난 당장 전화를 들어 샾에서 소개시켜줄 수 있는 가장 실력있는 학대사를 소개 받았다.
유미를 구매하는 것 보다 배가 드는 비용도 마다하지 않았다.
녀석이 부디 지옥으로 떨어지기를....
'네.. 네.. 의뢰인이 학대기간을 최대 1년 이상으로 원하십니다... 한달마다 학대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필요하고... 네네...'
'데.. 데에에에.. 파파아... 파파아아...'
'데프픗~♪ 정말 멍청한 똥분충인 데스. 편하게 일생을 보낼 수 있는데 그걸 시원하게 걷어찬 데스. 주인이 정말 좋은 사람이던데 얼마나 멍청해야 이런 꼴이 되는 데스웅~♬'
'잠시만요... 어휴, 레미야. 분충 놀리다가 너도 옮아요.'
'데엣.. 하지만 이 놈은 와타시가 아끼던 유미도 슬픈 일을 당하게 하고 그 좋은 사람도 슬프게 만든 상분충 놈인 데스. 이런 놈에게 그런 큰 돈을 들여서 학대하다니 너무 아까운 데스. 차라리 그 돈으로 와타시를 구매했으면...'
'뭐? 너 임마! 내가 얼마나 잘해주는데!'
'데프픗! 농담인 데스웅~'
도레미는 얼른 상자를 닫으며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오마에는 이제 지옥에 가는 데스. 거기서 만약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시작인 데스. 평생 유미와 주인님께 사죄하며 고통받으라는 데스... 분충!!'
'데... 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
유미와 주인이란 말을 듣고 분충은 절규했다.
그렇게 샾에서 팔려나간 마지막 순혈실장은 학대사에게 보내지며 끝을 맞이하게 된다.
오랫동안 죽여달라고 울부짖으며....
-끝-
익명 글이여서 창작으로 옮기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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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미친시발데스
며칠전에 익명으로 읽은거라 작가상이 누군지 궁금했었는데
오마에였던데스???
매우 우마우마한 스크인데스~~~
@반영구콘페이토 익명으로도 많이 적었던 데스 고마운 데스웅~
@이런일이 백업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한데스....오로로롱
오마에 정말 글쓰기에 재능있는데스
참피계의 보배인데승
@반영구콘페이토 데엣 너무 아마아마한 칭찬 너무 감사한 데스웅 ㅜㅜ 몸둘 바를 모르겠는 데샤앗!
레훼에엥
인분충 잘못
학대씬이 필요한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