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인 이어 양주 대세로
위스키 매출액 전년비 66% UP
구매 연령대도 대폭 젊어져
유통가, 특가전 등 판매 주력
유통업계가 양주에 흠뻑 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본격화한 혼술 열풍이 주류 판도까지 바꾸면서
지난해 와인으로 시작한 주류 전쟁이 위스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 9일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에서 선보인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14년산' 500여 병이 2시간 만에 매진됐다.
10만 원 대 중반 가격으로 대형마트 판매 주류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가에 속하지만 빠른 속도로 팔려나갔다.
이마트에 따르면 위스키 매출액은 매년 급격히 상승 중이다.
2020년 전년 대비 보다 45%, 2021년에는 65.8%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9일까지 5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 그룹 주류유통전문기업 신세계I&B도 신규 위스키 사업을 계획 중이다.
단순히 위스키 수입과 유통이 아닌 직접 제조까지 나설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신세계 그룹은 와인 사업을 전개하며 성과를 거뒀다.
자체 주류전문점인 '와인앤모어'를 통해 수입와인, 맥주, 위스키 등을 판매 중이다.
와인앤모어는 2020년 36개 점포에서 지난해 말 44개 점포까지 늘었으며 2019년 매출 1000억원 달성 이후
지난해 1454억원을 기록했다.
와인을 주력으로 다루던 신세계의 위스키 사업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와인으로 시작한 양주 열풍이 위스키로 옮겨가는
조짐을 보이면서 선제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통가에는 와인 열풍이 불어 닥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수가 모여 술을 즐기기 어려워지면서 음식점 등에서 소비하던 소주와 맥주 소비가 주는 대신
와인, 전통주, 소규모 브루어리 맥주 등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홀로 마시는 '혼술족'들은 지난해 29.2%에 달했고 장소는 70.7%가 집이라고 응답했다.
2년차에 접어든 코로나19사태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보복소비 여파가 주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와인으로 시작한 '양주 열풍'은 위스키로 옮겨붙었다.
관세청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5만 달러(약 2105억원)로 전녀 대비 32.4% 증가했다.
주류업체 트렌스베버리지 또한 지난해 1~10월 버번위스키 '와일드 터키'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359%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가정용 상품의 경우 이 기간 매출이 무려 1492% 증가세를 보였다.
해당 위스키는 위스키 애호가 사이에서 저렴한 가격에 비해 괜찮은 맛으로 '버번(미국 위스키) 입문' 술로 유명하다.
과거 위스키는 50대 이상 남성이 즐기는 술로 인식됐으나 최근 위스키 소비자의 대다수는 2030 MZ세대다.
프랑스 주류 회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위스키 구매 연령층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 번이라도 위스키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3400명의 소비자 중 1위를 기록한 33%(1122명)는 30대였고,
다음 순위인 20%(680명)는 20대였다.
30대와 20대를 합치면 53%에 이른다.
불경기이지만 위스키를 위한 2030세대들의 지갑은 고가를 따지지 않는다.
지난 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잠실점 위스키 전문매장 '위스키바'에 들어온 2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골든액맥페일글렌리벳 제네레이션스 80년'이 전시와 동시에 판매됐다.
지난달 설 명절 직전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특가로 선보인 싱글몰트 위스키 탐나블린과 달모어
또한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지난해 문을 연 제타플렉스 내 보틀벙커 또한 위스키로 큰 인기를 누렸다.
보틀벙커는 오픈 한 달 간 매일 오픈과 동시에 위스키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위스키 동호회의 오픈런이 이어졌다.
오픈런에 힘입어 첫 한 달간 방문한 고객 수는 264% 늘고 상권 외 고객 유입은 전년 대비 48.2%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2030세대 유입도 53.4%나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위스키가 와인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지에 대해서 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혼술 열풍이 기존 스터디 셀러 주류가 아닌 종류와 산지, 제작자를 막론한 술 전반의 매출을 끌어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유통채널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