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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닝겐이 온 데스!'
'만찬이 시작되는 데스!'
인적이 드문 공원에 한 남자가 들실장들의 환호를 받으며 들어오고 있었다.
남자는 후라이팬과 냄비가 덕지덕지 붙은 배낭을 메고 으쓱한 공터로 걸음을 옮겼고 들실장들은 그런 남자를 놓칠세라 열심히 뒤뚱거리며 쫓아갔다.
'테에에... 마마! 참여하고 싶은 테치! 맛나맛나한걸 실컷 배불리 먹어보고 싶은 테츄!'
'안되는 데스. 저길 가면 분충이 되는 데... 데에에에에!'
먹이활동을 따라나온 장녀가 말릴 틈도 없이 달려나가 어쩔 수 없이 대열에 합류한 어미는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운에 기대어 오늘 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빌 수 밖에 없었다.
잠시 후 남자를 따라나선 수많은 무리들은 익숙한 듯 공터 중앙에 모여 무언가를 기다리며 떠들어댔다.
'오늘은 어떤 음식들일지 궁금한 데스! 저번처럼 매콤한 맛이면 좋을 것 같은 데스!'
'데프프... 와타시는 달콤한 맛이 좋은 데스! 아직도 그 때의 향이 잊혀지지 않는 데스웅!'
남자는 시끌벅적한 들실장 무리의 주변을 분필로 동그랗게 원을 그었다.
그러자 수풀이나 돌 뒤에 숨어있던 몇몇 실장석들이 뒤늦게 뛰쳐나와 무리에 합류하려 했지만 남자가 나서서 제지했다.
'안돼, 너흰 늦었어. 다음에 와라.'
'웃기지 말란 데스! 아직 시작도 안했으면서 좀 봐주면 어떤 데스!'
'..........그럼 첫번째는 너다.'
'데? 죄... 죄송한 데스! 와타시는 멀리서 구경할테니 이만.... 데?! 데에에! 데샤아아앗-!!'
남자에게 대들던 들실장이 뒷목을 잡히자 뒤늦게 따라나왔던 무리들이 뿔뿔히 도망쳤다.
붙잡힌 녀석은 피눈물을 뿌리며 버둥대다가 그대로 커다란 냄비에 던져졌지만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다들 룰은 알고 있겠지? 지금 이 순간부터 선 밖으로 나가거나 들어오면 아웃이야.'
'빨리 시작이나 하란 데샤아앗-!!'
'다 알고 있는 데스! 와타시는 선택받았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는 데스! 어서 시작하란 데스웃!'
'좋아, 모르는 녀석은 없는 것 같으니 바로 시작하도록 하지.'
남자는 들실장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커다란 배낭을 열었고 다양한 주방도구와 갖가지 음식재료가 쏟아졌다.
그리고 솜씨 좋게 요리를 준비하자 들실장들은 저마다의 상기된 표정을 띄운 체 남자의 행동에 주목했다.
'첫번째 요리는 찜이 좋겠어.'
'데? 데에에에엣! 한번만 봐주는 데샤앗!'
'데프프... 저 분충이 사는 집을 아는 데스. 나중에 전리품으로 챙기는 데스.'
'정말 지지리도 못난 년인 데스. 와타시는 이 곳을 5번이나 왔지만 한번도 걸린 적이 없는 데스. 역시 천한 것들은 안되는 데스.'
남자에게 대들다가 냄비에 갇혀있던 들실장이 멱살을 잡혀 독라가 되는 모습에 들실장들은 희극을 보듯이 웃으며 즐겼다.
곧 거대한 식칼에 산 채로 썰리게 된 녀석은 몸이 조각날 때마다 눈앞에 보이는 동족들에게 살려달라 비명을 질렀지만 돌아오는건 그들의 박수갈채 뿐이었다.
'오로로롱... 오로로롱... 제... 제발 살려주는... 살려주시는 데스우...!!'
'데퍄퍗! 저 분충 표정 좀 보는 데스!'
'질질 울고 짜고 난리도 아닌 데스! 요리에 더러운 이물질 들어가니까 아가리 다물고 뒤지란 데샤앗!'
'역시 저 닝겐은 뭘 좀 아는 데스! 피빼기를 안해야 실장육이 맛깔나다는걸 아는 데스!'
머리와 척수만 남아 서럽게 울어대던 독라는 갖은 육수재료와 함께 팔팔 끓는 냄비로 들어가는 자신의 몸통을 바라보며 실장활성제에 던져졌다.
잠시 뒤 고기 삶는 냄새가 공터를 가득 메웠고 두눈을 감고 코를 벌렁이던 실장석들은 요리의 맛을 두고 서로 경쟁하듯 토론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데에에... 이 냄새는 언제 맡아도 환상적인 데스! 준비해둔 양념장이 붉은걸 보니 분명 매콤한 맛이 틀림없는 데스!'
'아닌 데샤아앗! 분명 저 양념장은 붉지만 달콤한 맛도 섞인 매콤달콤한 환상적인 맛이 분명한 데샤아앗-!!'
'그럼 요리는 조금 뒤에 마무리 하기로 하고....'
남자가 손을 털고 일어나 주위를 스-윽 둘러보자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공터가 침묵했다.
그리고 들실장들은 마치 잊었던 무언가를 깨달은 듯 초조해하며 남자와 눈을 맞추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남자는 이 상황을 즐기며 천천히 그들 앞으로 다가가 시장에 온 것처럼 한마리 한마리 정성스레 심사했다.
'데... 데에에... 데엣!? 데... 데에에...'
'데후욱.... 데후욱....'
'마... 마마... 숨쉬기 힘든 테치...'
'닥치란 데스! 조용히 있으란 데스!'
장녀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친실장도 장녀의 입과 코를 막으며 쥐 죽은 듯 고개를 내리깔았다.
요리의 숫자는 남자가 마음내키는대로 결정한다고 들었다.
우선 자신에게 대들거나 만찬을 방해하는 놈부터 요리하고 그 다음은 분명......
'너! 그리고 뒤에 너!'
'데... 데에엑!? 왜... 왜 그러는 데스?'
'와.. 와타시는 얌전히 있었던 데스. 이 곳에서 얌전히 있기만 하면 푸짐한 만찬을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얌전히 있었던 데스.'
'누가 똥냄새 맡으면서 음식을 먹고 싶겠냐?'
남자에게 뒷머리를 붙잡힌 두마리는 팬티에서 똥이 쏟아지고 있었다.
다행히 장녀는 평생 처음 맡는 고기 삶는 냄새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잘만 하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실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두번째는 튀김이다.'
'데에에엑! 와타시의 팔씨가! 와타시의 발씨가! 와타시의 몸씨가아아-!!'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데에에에! 이렇게 맛있어질 수는 없는 데샤아아-!!'
대충 물로 씻긴 몸통을 큼직큼직하게 썰어 미리 준비한 반죽 계란 빵가루순으로 옷을 입히고 달궈진 기름에 노릇노릇 튀기기 시작하자 환상적인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들실장들은 처음의 열광적이었던 반응 대신 조용히 냄새를 맡으며 간혹 박수를 치는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어 있었다.
잠시 뒤 남자가 튀김을 끝내고 첫번째 찜을 양념에 절이며 다양한 채소와 과일로 마무리하자 들실장들은 긴장하며 또다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휴! 좋아! 다음은 모녀요리를 연습해볼까?'
'데에에엣! 저리 꺼지란 데샤앗!'
'테챠앗! 테에엥! 테에에엥!'
'와타시에게 붙지 말란 데스으-!'
이마의 땀을 닦던 남자의 입에서 모녀란 말이 나오자마자 자실장을 내팽겨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졌다.
그러나 남자는 아무 성체나 붙잡고 배를 갈라 요리를 준비했고 이를 본 자실장들은 선 밖으로 뛰쳐나가기 위해 소란을 떨었다.
하지만.....
'테... 테챠아앗! 비키란 테챠아앗! 이딴 운치 같은 만찬은 이쪽에서 사양인 테챠아앗-!!'
'집에 가는 테치! 와타치는 집에 가서 삼녀 사녀오녀와 재밌게 노는 테치 마마아앗-!!'
'데프픗... 선 밖으로 나가면 아웃인 데스. 어차피 뒤질거 맛있어지면 훨씬 좋은 데스.'
'차녀가 뛰쳐나가면 만찬이 취소되는 데스. 그런건 곤란한 데스웅~'
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자신의 품에서 도망친 장녀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친실장은 익숙한 비명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드는 순간에도 제발 아니길 빌고 빌었던 그 일은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장녀는 친실장을 발견하자마자 삿대질을 하며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마마아! 마마아앗! 어째서 와타치를 이런 곳에 데리고 온 테치! 어째서 와타치를 위험에 빠트린 테치! 멍청하게 쳐다만 보지말고 당장 와타치를 구하란 테챠아아아아-!!'
'응?'
모두가 침묵했다.
친실장이 남자에게 달려가 바지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들실장 무리가 자실장들의 도주를 막은건 요리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만찬이 취소되면 공터의 들실장들이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자의 규칙 중 하나가 '만찬이 방해받아 취소되면 참여했던 들실장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였다.
모두가 숨죽이고 친실장을 바라보는 가운데 먼저 입을 땐 것은 남자였다.
'넌 이번이 처음이군. 그럼 만찬에 참여한 누구든지 음식이 될 수 있다는건 알고 있겠지?'
'하... 하지만 장녀를 잃을 순 없는 데스. 차라리 와타시를 요리하는 데스. 제발 와타시의 장녀는 놓아주시는 데스.'
'모성은 깊지만 이런 분충 때문에 목숨을 버리다니... 현명한 개체는 아니군. 좋아, 널 대신 써주마.'
'테쟈아아아아앗-!!'
남자는 장녀를 내팽겨치고 친실장을 붙잡았다.
친실장은 장녀에게 마지막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들어줄 이는 이미 쪼르르 도망쳐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유언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장녀어... 집에 가면... 차녀와 삼녀... 우지챠를 잘 부탁하는 데스우...'
'너처럼 모성애 강한 녀석은 드물지. 덕분에 이 요리를 해볼 수 있겠군.'
남자는 체념한 친실장의 배를 갈라 소중한 위석을 꺼냈다.
그리고 위석을 특수한 용액으로 코팅해 다시 친실장에게 쥐어줬다.
'이 못으로 위석이 검어질 때까지 긁어라. 만약 중간에 멈추거나 포기하면 장녀뿐 아니라 남은 자식들까지 찾아내 학대하겠다.'
'데... 데에에... 안되는 데스... 그것만큼은... 절대로 안되는 데스으...'
[끼이익 끼이이이익]
친실장이 자신의 위석을 긁을 때마다 다른 들실장들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위석이 들어있는 부위를 매만졌다.
마치 자신의 영혼을 괴롭히는 듯한 친실장의 모습에 하나둘 잡혀가 요리가 되어도 들실장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이 고통스러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빌며 조용히 기도하던 녀석들은 눈을 감고 다시는 이 곳에 오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데... 끄윽... 데끄으윽...'
[끼익 끼익 끼이익 끼이이익 끼이이이익]
위석이 검어진 것도 모른 체 온몸이 건어물처럼 마르고 거무죽죽해진 친실장은 계속해서 대못을 긁어댔다.
친실장은 온몸이 찢기고 박살나는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위석을 직접 상처주었기에 아슬아슬하고 절묘하게 죽음에 이르지 않았던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자는 친실장이 죽기 직전 대못을 빼았고 소금과 설탕을 적절히 뿌려 머리를 잘라 접시에 올리는 것으로 요리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건어실장' 요리가 완성되었다. 언제나 내 요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찾아줘서 고맙고 이제 즐겨도 좋다.'
'데... 데샤아아아아아앗!'
'와타시는 살아남은 데스! 와타시는 역시 고귀한 데스! 존귀한 데스! 이 모든걸 맛볼 권리가 있는 데수우우우우웃!!'
'전부 비키란 테챠아아앗! 와타치가 맛볼 때까지 다 먹으면 다메 테챠아아아앗-!!'
[우르르르르-]
남자의 허락이 떨어지자 마음 졸이던 들실장들은 족쇄 풀린 망아지처럼 뛰쳐나가 음식에 머리를 쳐박고 삼켜댔다.
평생 쓰레기와 잡초를 먹으며 연명하던 녀석들은 따끈하고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요리를 한입 맛보자마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뎃챱! 뎃챱! 뎃햙! 뎃츄릅! 텟쮸와아압!'
'살아있어서 다행인 데스! 정말 아마아마한 데스! 목숨을 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데스! 다음 만찬도 무조건 참석하는 데샤아앗!!'
'달달한 데스! 매콤한 데스! 달달매콤한 데스! 이런 맛을 언제나 꿈꿔왔던 데스! 오마에! 다음에도 이 맛을 부탁하는 데스! 이건 어떤 분충도 거부할 수 없는 맛인 데갸아아아앗-!!'
'데에에에! 저번보다 못하다 생각했지만 먹다보니 더 깊이 있는 맛인 데샤아아앗! 이.... 이건 식감이 달라진 데스! 아직도 와타시의 입맛이 올라갈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데스! 다음 만찬까지 어떻게 쓰레기로 버티란 말인 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노릇노릇한 튀김을 바삭이며 삼키다가 목구멍이 막혀 쓰러진 자실장을 밀치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듬뿍 배인 찜을 맛보던 성체는 너무 맛있어 자신의 손까지 씹어삼켜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공터는 그야말로 들실장들의 식탐과 포식의 장이 되어 뎃챱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로롱... 먹지 말란 데스... 이건 꿈인 데스... 와타시는 이 곳을 5번이나 왔지만 한번도 걸리지 않았던 데스... 그런데 어째서...'
'이게 무슨 모녀요리인 데스... 와타시의 배 안에는 생판 처음 보는 분충들이 득실대는 데스... 이게 무슨 모녀인 데스... 오로로롱...'
'갑갑한 테치! 살려주는... 테엣! 감사한 테치 오바상! 감사의 의미로 와타치의 마마가 되는 영광을 주는 테쟈아아아아앗! 왜 와타치를 뜯어먹고 지랄인 테쟈아아아아아아앗-!!'
'와... 와타시의 살점을 뜯지 말란 데스! 그렇게 맛나게 뜯지 말란 데스! 오로로롱... 와타시도 맛보고 싶은 데스...한입만 달라는 데샤앗!'
만찬 뒷편에는 요리에 쓰였던 들실장들의 머리가 실장활성제에 척수만 담겨 자신이 먹히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고 있었다.
남자는 그중에서 장녀 대신 요리된 비운의 검은 머리를 들고 말을 걸었다.
'넌 들실장만 아니었어도 내가 맛을 봤을텐데... 정말 아쉬워. 그래도 내 요리를 도와줬으니 조금은 배려해줘야겠지?'
'데....... 자....... 장녀는.......'
'아, 그 분충? 한번 볼래?'
남자는 머리를 들고 북적이는 난장판을 지나 몸통이 있는 곳으로 갔다.
검게 변색된 실장육은 굽고 튀긴 요리보다 인기가 없었는지 몸싸움에서 밀려난 자실장 몇마리가 붙어 씹어대고 있었지만 모두 하나같이 피눈물을 쏟으며 맛을 보고 있었다.
'테쟈 테쟈 테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테.... 테츄와아아아아아아! 환상적인 데스! 다른 요리들도 조금 맛봤지만 이렇게 농후하고 깊은 맛은 없었던 테츄와아아아아아아!!!'
'이건.... 이건 천상의 맛인 테챠아아아악! 이제부터 마마가 주는 쓰레기는 절대 다시는 안먹는 테챠아아아악! 무조건! 무조건 이 음식이 아니면 목구멍으로 넘기지 않을 것인 테챠아아아아아-!!!'
검은 머리는 눈알을 굴려 자신의 장녀를 찾았다.
머리는 곧 자신의 가슴팍 안에서 빵빵한 배를 한 체 똥을 지리며 살점을 파먹는 장녀를 발견했고 검은 눈물을 줄줄 흘려댔다.
'테.... 테챠챠아앗!! 똥마마 우마우마 아마아마 환상인 테쮸와아아악! 이렇게 맛나맛나하면서 어째서 지금까지 한입도 안줬던 테치잇! 정말이지 쓸모라곤 맛밖에 없는 똥마마는 먹어주는걸로 벌을 줄 수 밖에 없는 테쭈와아아악! 앞으로도 매일 매일 와타치의 식사로 봉사할 것을 명령하는 테쮸와아아아아아앗-!!!!'
'............어때? 이제 안심이 돼?'
'니... 닝겐사마... 와타시가... 와타시가 눈이 멀었던 것 같은 데스... 와타시의 마지막 부탁... 혹시 들어줄 수 있는... 데스?'
'응? 장녀를 키워달라느니 그런건 무리지만 간단한거라면 허락하마.'
검은 머리는 아주 작은 소리로 웅얼이다가 숨이 끊겼다.
다행히 남자는 조금 귀찮았지만 오랜만에 희귀한 요리를 만들어 기분이 좋았다.
소원을 들어주기로 마음먹은 남자는 식기구를 챙겨 배낭을 매고 장녀에게 다가갔다.
'내 요리는 마음에 들었니?'
'꺼억-!! 최고였던 테치! 이제 집에 가서 한숨 때리면 딱일 것 같은 테치! 똥마마는 당장 와타치를 모시지 않고 어디서 뭘 하는 테챠앗!'
'내가 부탁받았거든? 데려다줄게.'
'테프프.. 와타치의 노예가 되기로 한 테치? 현명한 테치! 앞으로 와타치의 세끼는 똥노예가 받치는 테치! 맛이 부족하면 와타치의 똥으로 세수를 시키는 테프프...'
장녀를 종이컵에 담아 안내를 시킨 남자는 일회용접시를 두고 난투를 벌이는 들실장들을 뒤로 한 체 조용히 공터를 빠져나왔다.
'테? 오네챠? 마마는 어디가고 닝겐과 오는 테치?'
'테엣? 닝겐상 가까이서 보니 정말 정말 큰 테츄! 와타치도 높이높이 해보고 싶은 테츄!'
'닝겐상의 프니프니는 환상적이라고 들은 레후~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프니프니 한번 부탁하는 레후~'
다행히 장녀 빼고는 분충이 없는 개념있는 일가였다.
남자는 소리치려는 장녀를 내려놓고 배낭을 열어 간단한 요리를 준비했다.
[치이이이이이익~]
'테에에-!? 맛나맛나한 냄새가 나는 테치! 이게 무슨 일인 테츄 오네챠?'
'테프프프... 와타치가 요리하는 노예를 구해온 테츄! 물론 와타치만의 노예라서 오마에들은 맛볼 수 없는 테칫! 정말이지 환상적인 맛이었던 텟츄웅~♡'
'테.... 테에.... 그런게 어디 있는 테츄... 와타치타치들도 맛보고 싶은 테치... 마마는 어디 있는 테츄...'
'레후? 프니프니 한번 안해주던 장녀 오네챠가 이상한 소릴 하는 레후? 닝겐상이 저렇게 큰데 오네챠가 어떻게 노예로 만드는 레후?'
대충 기름이 끓자 남자는 장녀를 낚아채 반죽을 묻히고 계란물에 빠트렸다.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눈치챈 장녀가 겁에 질려 버둥댔지만 남자의 손길을 피할 순 없었다.
'텟푸! 텟푸푸! 왜... 왜 이런 짓을 하는 테챠아아아! 만찬은 끝난 테치! 와타치는 선택받았고 오마에를 노예로 삼아 덜떨어진 이 분충들을 가지고 놀며 평생 호의호식할 몸이 되었는데 어째서 이런 심한 짓을 하는 테쟈아아아아-!!'
'큭! 웃기고 있네 분충새끼가... 난 그냥 네 어미가 부탁한대로 남은 가족들에게 내 요리를 대접하기 위해서 온 것 뿐이다.'
'테에에에엥~ 마마는 어디 있는 테치잉~ 와타치를 어서 구하란 테에에에엥~!!'
'아까 잘만 쳐먹어대더니? 아무튼 네 어미의 부탁대로 널 맛있게 만들어 가족들에게 먹여주마.'
보글거리는 기름에 빠진 장녀가 기운차게 솟구치며 마지막 발광을 해댔다.
고소한 냄새가 퍼지자 골판지에 숨어있던 일가도 기어나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구경을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요리가 끝나고 빵가루가 뿌려질 때까지도 질기게 살아있던 장녀는 마지막 말을 남긴 체 숨을 거뒀다.
'마마는 대체 어디에.... 파-킨-!!'
'테... 맛있어 보이지만 장녀인 테치... 닝겐상은 어째서 이렇게 맛나맛나하고 무시무시한 일을 벌인 테츄?'
'네 어미는 장녀 때문에 목숨을 잃었단다. 그래서 내가 복수를 해준거지. 맛있게 먹고 힘차게 살아가렴.'
'닝겐상 반가웠던 레후~ 그리고 마마를 대신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레후~'
식기구를 챙기는 동안 뒤에서 텟챱거리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왠일인지 구더기는 튀김을 먹지 않고 슬픈 눈을 한 체 자매들 뒤에서 몸을 말고 있었다.
짠한 마음이 들었던 나는 남은 식재료를 전부 골판지에 넣어주고 공원을 떠났다.
아마 몇 주 동안은 이 공원에서 만찬이 열리진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식실장 요리 전문점 '실장명가'에서는 요리를 배우기 위한 수련생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수련생들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철웅'은 손님과 함께 오는 사육실장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다양한 요리를 개발해 차기 주방장으로 손꼽히는 인재 중 하나였다.
'이번 요리도 정말 반응이 좋았어! 정말 기대되네 철웅!'
'감사합니다 주방장님!'
'실장석들의 입맛을 어떻게 그렇게 잘읽어내나? 실장석을 많이 키우기라도 하나?'
너털 웃음을 터트린 주방장이 철웅의 어깨를 치며 묻자 철웅도 함께 웃으며 말했다.
'아주 아주 많이 키우는 셈이죠.'
-끝-
맛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한 똑똑한 우지챠는 며칠 후 엄지가 되어 자매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험한 공원을 힘차게 살아가게 되는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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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 대상의 식실장 스크가 아닌데도 와타시의 입안에 침이 절라게 고이는데수.... 정말 묘사 하나는 끝내주게 잘 쓰는 작가상인데스!!!!
게다가 분충 묘사도 오질나게 완벽한데샤!! 오마에 문과인데스?
발상존나참신ㅋㅋㅋ
텟...오바상 글이 아마아마한 테츄...한 편 더 부탁드리는 테챠
똥분충장녀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