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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레고 경비원
[자료(영상) 출처 : 유튜브]
[작성자 및 자료(글)출처 : 엽혹진 '레고 경비원']
- 사람의 마음을 읽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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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멈추는 목걸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0803
- 시간 여행을 해주는 피아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9251
- 1탄 : "최후의 인간" (어느 날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다면? + 세계가 멸망해서 나 혼자만 남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1845
- 2탄 : "거래" (당신이 오늘 죽는다면? + 영생을 누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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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탄 : "운명" (저희 술집을 사실래요? + 적힌대로 그대로 이루어지는 포춘 쿠키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154
- 4탄 : "능력" (악몽이 현실이 된다면? + 초능력자가 지체 장애를 가졌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200
- 5탄 : "외계인" (어느 날 외계인을 목격했다면? + 외계 대사가 지구에게 마지막 하루를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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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탄 : "선택" (내가 원하는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 돈을 선택하면 사람이 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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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탄 : "이상세계" (내가 재능인 취급받는 세계로 간다면? + 내 꿈이 이뤄진 세계로 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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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탄 : "중독" (내가 슬롯머신에서 돈을 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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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탄 : "외모" (성형수술이 계속 실패만 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91
- 10탄 : "꿈" (꿈 속 마을로 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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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탄 : "외계인" (우리 집에 외계인들이 쳐들어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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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탄 : "소원" (어느 날 지니가 나타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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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탄 : "의문" (영문도 모른 채 내가 바다 한 가운데 여객선에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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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탄 : "사랑"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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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탄 : "인간" (우주 개척지를 찾아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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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탄 : "TV" (흑마술을 가르쳐주는 어린이 프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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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탄 : "시간" (시공간을 만드는 인부들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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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탄 : "행복" (가족들의 말과 행동이 자꾸만 반복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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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54
- 21탄 : "자동차" (옛날 차를 타고 과거로 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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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탄 : "가족" (인형이 살아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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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탄 : "미래" (국가에서 지능 시험을 치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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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탄 : "공포" (사람이 없는 마을에 단 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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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탄 : "비일상" (갑자기 단어들의 뜻이 뒤죽박죽으로 바뀐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83
- 26탄 : "발전" (사람이 모두 굳어버린 행성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65
- 27탄 : "꿈" (내가 사는 세상이 그저 꿈이라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8862
- 28탄 : "욕망" (100년후의 세계에서 눈을 뜬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31
- 29탄 : "사랑" (구두에 영혼이 들어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53
- 30탄 : "공포" (집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는 할머니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1057
- 31탄 : "도서관" (사람의 삶이 적힌 책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33
- 32탄 : "행복" (내가 천국에 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83
- 33탄 : "생명" (미친듯이 글만 쓰는 아이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086
- 34탄 : "태양" (지구가 태양과 점점 가까워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250
- 35탄 : "진실" (폐점된 상가에서 누군가 계속 날 쫓아온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650
- 36탄 : "시간" (시간을 멈추는 초시계가 생긴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782
- 37탄 : "시간" (내 물건들이 사라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1399
- 38탄 : "시작" (환상특급 극장판 : 프롤로그)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893
- 39탄 : "인간" (환상특급 극장판 : 내가 과거로 날아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970
- 40탄 : "황혼" (환상특급 극장판 : 깡통차기 놀이를 하면 어려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000
- 41탄 : "행복" (환상특급 극장판 : 수상한 가족들이 사는 집에 갇힌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029
- 42탄 : "공포" (환상특급 극장판 : 비행기 위의 괴물이 나한테만 보인다면? + 에필로그)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150
- 43탄 : "우주" (소인(小人)들이 사는 행성을 찾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164
- 44탄 : "젊음" (마시면 젊어지는 물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336
- 45탄 : "피아노" (본심을 드러나게 하는 피아노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457
- 46탄 : "저승" (방청객을 못 웃겼을 때 지옥에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632
- 47탄 : "의심" (갑자기 모든 기계가 멈춘다면?)
안녕하세요? 약 2주만에 돌아온 '레고 경비원'입니다.
원랜 더 일찍 돌아오고 싶었습니다만,
이번에도 나름의 사정이...
환상특급 포스팅 시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전 자정, 새벽에 글을 쓸 때가 많답니다.
헌데 밤을 새는 건 호르몬에도 안 좋고,
예전에 암으로 사망하신 분의 책을 읽어보니
'쓸데없이 밤을 많이 샌 것'을 후회하는 것 중 하나로 꼽으시더군요.
그래서... 밤 10시가 되면 자는 버릇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아침형 생활을 너무 갑자기 시작하다보니
'밤 10시에 잔다'
▼
'얼떨결에 아침 5시에 눈을 뜬다'
▼
'그리고 점심 쯤부터 극도로 피곤해진다'
▼
'결국 하루종일 피곤해서 아무 것도 못 한다'
▼
'밤 10시가 되면 겨우 방에 기어들어가서 원없이 잔다'
이런 식으로 2주가 지나더군요...;;
그래서 환상특급을 언제 올려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만한 분들은 알고 계셨겠지만,
환상특급 에피소드 중에는 크리스마스 특별편이 있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보여드리려다 시기를 놓쳤던 그 에피소드!
그래서 올해는 꼭 보여드리리라 다짐한 그 에피소드!
그것을 올리기 위해 어제(12월 23일)부터 작업을 했는데
외할머니 생신이라서 캡처 도중 외할머니 댁으로 출동,
오늘(12월 24일) 캡처와 이미지 정리를 모두 마치고
글을 쓰려는데 노트북이 갑자기 심각하게 느려지고
아- 아- 뭐가 어떻게 될지 이젠 저도 모르겠습니다.
특선 에피이니 아무리 늦어도 내일 오전까진 올려야 되는데
과연 될런지 ㅋㅋㅋㅋ
사족은 이쯤해두고, 시작!
하기 전에 주의사항!
이것은 크리스마스 특선 에피라서
훈훈함이 위주! (그래서 평소의 그 음산한 BGM을 뺐습니다 ㅋ)
그러니 평소 같은 반전, 충격, 교훈은 없으니 유의!
55. 따뜻한 밤
때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을 사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가득 몰려오면서,
백화점은 저마다의 웃음소리가 넘쳐났습니다.
그리고... 그런 매장의 구석에선
산타 복장을 한 직원이 아이들의 소망을 들어주는
이벤트가 진행...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산타는 없고, 대신 그 앞으로
'산타는 지금 순록에게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라는 표지판만 세워진 채, 매니저가
산타의 도착 예정 시간을 표시하는 시곗바늘을
점점 뒤로 늦추고 있었습니다...
그 탓에 기다리던 아이들 사이에선
아쉬움 가득한 한숨만 흘러나오고,
참다 못한 사장 '던디'가 매니저를 찾아오기에 이릅니다.
"예정 시간이 한참 지났잖아!
'코윈'은 어디 갔지?"
"모르겠습니다.
출발했다는 연락은 들었는데
어디 있는지는 저도 잘..."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산타, '코윈'의 행방...
대체 그가 어디 있는고 하니...
바로 술집...!
코윈은 백화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가라는 백화점은 안 가고
혼자 술잔만 기울이고 있었던 것!
"손님, 일 나가야 된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넌 이해 못 하겠지만 난 이맘때엔 꼭 술을 마셔야 돼.
취기가 오르면 내가 진짜 산타가 된 것 같거든.
주머니만 넉넉하다면 아이들한테 원없이 선물을 나눠줄텐데 말이야..."
그런데...
형편이 여의치않아 백화점에도 들어가지 못하던 아이들이
술집 유리창 너머에서 코윈을 바라보며
기대 찬 눈빛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 애들이 아까부터 왜 저러는 거지?"
"당신이 진짜 산타인줄 아는 것 같은데요?"
"그거 안 됐네... 난 선물은커녕 돈 한 푼 없는데 말이야."
"에휴! 그럼 슬슬 돈 벌러 가보실까!
주인장, 늘 그러던 것처럼 오늘 값도 그냥 외상으로 남겨둬.
오늘 일해서 번 돈으로 저녁에 낼테니까."
"네, 네, 그러시겠죠."
아이들을 보자 해야 할 일이 기억난 코윈!
하지만 그는 백화점에서 일한다고 해봤자 한낱 말단 직원...
이렇게 늑장을 부리지만 사실 당장 술값을 낼 형편조차 되지 못했죠.
결국 코윈은 술값을 나중에 한꺼번에 내기로 약속하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손님! 주머니에 돈 있으신데요?"
분명 빈털털이 신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윈의 산타 코트 주머니에선
1달러 지폐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옷을 입은 본인조차 알 수 없는 희한한 상황...
코윈이 슬며시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그 안에선 지폐가 한 장 더 나왔습니다...
뜻밖의 수입이 생긴 코윈은, 외상으로 남기려던
술값을 그 자리에서 지불하고 술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술집을 나서자마자,
코윈은 또 다시 주머니에서 나타난 지폐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아까부터 유리창에 고개를 대고 있던 아이들에게
돈을 나눠주며,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었죠.
하지만 여유부릴 시간은 진작에 바닥난 상황!
주정뱅이 산타는 겨울 바람 강추위에 몸을 떨고,
누군가를 마주칠 때마다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백화점으로 향했습니다!
같은 시각, 백화점에선...
던디 사장이 의류 코너 직원을 달달볶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가족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따로 빼놓았던 상품들이 죄다 팔려버렸기 때문...
"그게 말이나 되나? 그건 맞춤코트였다고!
그게 왜 매장에 걸려 있어!"
"하지만, 매장 옷걸이에 분명히 걸려 있었고,
가격표까지 붙어 있었습니다...
차마 그게 사장님 물건이라곤..."
"분명 코윈, 그 녀석 짓이로군...!
역시 그 놈한테 물품 체크 같은 걸
시키는 게 아니었는데!"
그리고... 자신이 한참 늦은데다가
사장을 열불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코윈은 고주망태가 되어 비틀대는 몸으로
느릿느릿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산타 좌석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사슬을 풀려는데,
떨리는 손은 좀처럼 사슬을 풀지 못하고
계속 버벅거리기만 했습니다.
"산타?"
화를 최대한 억누른 채,
슬며시 코윈을 부르는 던디 사장...
그러자 잔뜩 취한 코윈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찾아
멍하니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다 그만 발을 헛디뎌
그 자리에서 넘어진 코윈!
설상가상으로 주변에 설치돼 있던 난간, 트리,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과 부모까지
함께 쓰러지며 순식간에 모든 게 아수라장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던디 사장은 쓰러진 코윈을 일으켜 세우고...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
"... 자네 술 마셨나?
이 시간까지 어딜 싸돌아 다니나 했더니,
어딜 느긋하게 술이나 퍼먹고 앉았어!"
"... 죄송합니다, 사장님..."
"자네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나?
산타가 오길 하염없이 기다리던 아이들이
자네만 믿고 1시간을 기다렸다고!
그런데 고주망태 꼴로 나타나선
모든 걸 난장판을 만들어놓고!
자넨 내가 아니라 아이들을 실망시켰다고!"
"... 사장님껜 이 아이들 뿐입니까?"
"그건 또 무슨 소리지?"
"밖에선 부모도 가족도 없이 홀로 크리스마스를 지내거나
백화점에 발을 들이는 건 꿈도 못 꾸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네, 제가 여기서 절 기다리던 아이들을 실망시켰죠.
하지만 사장님께서 지금 화나신 이유는
아이들이 슬퍼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사장님 가게에서 돈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허! 그렇게 정의감 넘치는 녀석이 약속 시간도 못 지켜?
내가 화난 이유? 그래,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자네가 내 아내와 아들을 위해 준비해둔 물건을
가격표 붙여서 매장에 진열해놨지?"
"사장님, 그 실수에 대해선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그 선물을 받은
다른 가족들이 기뻐하리라고 생각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사장님께서 사모님과 아드님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선물을 내일이든 언제든 준비해도 가족 분들은
충분히 이해해주실..."
"더는 듣기 싫네!
자넨 해고야! 그렇게 가난한 아이들이 불쌍하면
어디 내 가게 밖으로 나가서 실컷 보살펴주던지
마음대로 하라고!"
선물을 팔아넘기고,
출근 시간에도 늦고,
그마저도 주정뱅이 꼴로 나타난 결과,
결국 던디 사장의 엄격한 선포 끝에
코윈은 백화점에서 해고됩니다...
그 날 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이거늘,
코윈은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이젠 직업도 없이
홀로 외롭고 쓸쓸하게 술만 들이키고 있었습니다...
(왠지 낯설지 않은 솔로의 크리스마스 풍경...)
하지만 술병마저 오래지않아 바닥나고...
결국 코윈은 빈 술병이라도 치우면
마음이 좀 정리되리라는 생각에,
락커에서 검은 쓰레기 봉지를 꺼내
쓰레기들을 하나 둘씩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코윈이 창문을 열어 밖을 내려다보니,
거기엔 아이들과 보호자가 코윈이 사는 아파트 앞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아... 저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나눠주고 싶지만
돈은 물론, 이젠 직업조차 없는 백수 신세...
코윈은 자신이 산타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크나큰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그가 짊어질 수 있는 것이라곤
선물이 가득한 보따리가 아니라,
빈 술병만 가득한 쓰레기 봉지...
코윈은 어수선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우선 정리 중이던 쓰레기 봉지를 짊어지고
아파트를 나섰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뭔가 삐걱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계가 윙윙대는 듯한 이상한 소리...
하지만 멀리 어디선가 들리는 것치고,
그 소리는 너무나 선명하고 가깝게 들렸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코윈...
그러다 문득, 그는 그 소리가 어딘가 멀리에서 들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쓰레기 봉지에서 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러자 화들짝 놀라서 저도 모르게
쓰레기 봉지를 내동댕이치는 코윈!
그런데...
바닥에 내팽개쳐진 쓰레기 봉지에서
소리의 근원지가 여유롭게 기어나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수께끼의 삼륜 오토바이 장난감...
오토바이 장난감은 삑삑대는 효과음과
윙윙대는 모터음을 내뿜으며
태연하게 바닥을 빙글빙글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이건 쓰레기 봉지일텐데?
분명 텅 빈 술병만 가득했는데?
자기는 산 적도, 넣은 적도 없는 장난감이
저렇게 멀쩡하게 작동될리가...
뭔가 심상치않은 기운을 느낀 코윈은
괴물이 잠든 방 문을 여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쓰레기 봉지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손을 집어넣어보니
이번에 거기서 나온 것은...
바로 푹신한 봉제 표범 인형!
이 또한 코윈은 구경도 해본 적 없는 물건...!
심지어 쓰레기 봉지 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형은 털끝에 때 하나 끼지 않고 새것처럼 깨끗했습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다시 봉지 안에 손을 넣어
이것 저것 꺼내보는 코윈!
그러자 마치 산타의 선물 보따리마냥
휴대용 라디오, 막대 사탕 등등...
온갖 선물들이 가득 쏟아져 나왔습니다!
"얘들아! 얘들아!!!"
드디어 나눠줄 선물이 생긴 코윈은
방금 찬송가를 부르고 떠났던 아이들을 향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선물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각, 백화점은...
가게는 문을 닫고, 직원들 역시 거의 퇴근해서
이제는 매장 문을 닫는 몇몇 직원이나
순찰을 도는 경비들만 남은 상태!
던디 사장은 경비들에게 뒷일을 맡기고
자가용을 몰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단지로 들어선 순간,
갑자기 미소짓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들은 각자 저마다의 물건을 품에 안고 만족하며
돌아가거나, 새 자전거나 스케이트 같은 것을 타며
즐겁게 도로를 활보하고 있었죠.
이들은 짐작하시다시피,
코윈의 선물을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행렬...!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저 의아할 뿐인 던디...!
그는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곳은 마치 전혀 다른 세상,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또 하나의 우주라도 되는 듯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크리스마스 조명이 가득하고
사람들은 모두 기대와 웃음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다른 곳은 조용한데, 어째서 여기만...?
던디는 잠시 집으로 가는 길을 멈추고,
차를 세워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여전히 곳곳에는 자전거나 스케이트를 탄 아이들,
선물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가득했으며,
계단에서 또 다른 크리스마스 전구 설치를 마치자,
사람들이 불을 밝히고 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자연스레 이 모든 게 대체 어디서 시작됐는지
의문을 품게 된 던디 사장...
그는 사람들이 유독 많이 몰리는 장소이자,
저마다 인형, 썰매, 장난감 등을 들고 나오는
한 건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자 도착한 곳은, 바로 코윈이 살던 아파트 건물...!
그런데 그 안은 선물을 쥔 사람들이 가득해서
몸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였고,
그 중심에선 산타 복장을 한 코윈이 줄을 선 사람들을
한 명씩 맞이해주며 쓰레기 봉지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꺼내 선물해주고 있었습니다.
야구를 하고 싶은 소년에겐 알루미늄 배트와 글러브를,
안경이 깨져서 고민인 여인에겐 예쁜 새 안경을,
인원수 대비 난방시설이 부족한 파티장을 위해 따뜻한 우유를!
선물이 나올 때마다 그것을 받아든 사람들은
모두 만족하며 행복해했고, 지켜보던 사람들도
덩달아 즐거워서 박수를 치며 환호해주었습니다.
"코윈!"
"사장님! 오셨어요?"
"사장은 무슨! 자넨 해고됐어!
더 이상 날 사장이라고 부르지도 마!
그보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보시는 대로입니다!
제가 산타로서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고 있죠!"
"그것 참 이상하군?
자넨 분명 백수 신세일텐데
그건 다 어디서 난 거지?"
"크리스마스의 기적입니다!
모두를 위한 선물이 이 안에서 나와요!"
코윈은 모두와 함께 흥겨움에 취한 나머지,
지금 자신이 하는 말이 전혀 믿을 수 없다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습니다.
물론 던디 사장은 그 말을 믿지 못했고...
나아가 코윈이, 해고된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백화점 물건들을 몽땅 털어서
공짜로 나눠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기에 이릅니다...!
"여기 누구 전화 갖고 계신 분 없습니까?"
결국 경찰을 부르기로 결심한 던디 사장!
하지만 85년 당시 '휴대폰'이란, 갖고 있는 사람이 소수였을뿐더러
소위 '벽돌폰'이라 불리는 무식한 크기라
지금 던디가 갖고 있을 리 만무!
"여기요! 아까 산타한테서 받은 거예요!"
그러나 마침 옆에 있던 여성이
손에 쥔 벽돌폰을 건네주었습니다!
어찌 됐든 휴대폰을 구하는 데 성공한 던디 사장!
그는 산타를 신고하기 위해
산타에게서 나온 전화기 숫자판을 두들기며
신속하게 경찰을 불렀습니다!
"... 여기 산타클로스 마을이 있었던가?"
"... 글쎄요...?"
잠시 후...
신고를 들은 경찰이 현장을 찾아오는데
그들 또한 찬란한 아파트 단지 풍경에 감탄하긴 마찬가지 ㅋ
곧이어 경찰들은 코윈의 아파트를 급습,
선물의 출처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이 물건들은 다 어디서 구하셨죠?"
"이 봉지 안에서요."
"그러니까, 이 봉지 안에 있는 물건들을
다 어디서 구하셨냐고요?"
"... 저절로 생겼답니다."
"더는 들을 것 없습니다!
어디서 구하기는요!
저희 가게에서 훔친 게 분명합니다!"
"사장님, 저는..."
"내가 사장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경관님, 이 양반은 오늘 제 가게에서
술을 먹고 난동을 부린 녀석입니다!
그래서 제가 해고했더니 앙심을 품고
제 물건들을 빼돌려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거죠!"
물론 코윈은 억울했습니다만,
솔직히 훔친 물건을 나눠줬다는 쪽이
쓰레기 봉지에서 무한정으로
선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보다
더욱 신빙성이 있었기에...
경찰은 던디 사장 쪽 의견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여러분, 죄송합니다만
여러분께서 받으신 물건들은
다시 던디 씨의 백화점으로
돌려드려야 겠군요."
하지만 모처럼 받은 선물인데...
사람들은 선물을 다시 뺏기는 게 싫다며
모두 아쉬운 기색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변하는 것은 없고,
결국 파티는 중단, 코윈은 경찰들에게 이끌려
건물 밖으로 연행됩니다...
그런데...
코윈이 쥔 쓰레기 봉지 안에서
갑자기 작은 종이 한 장이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던디 사장의 백화점에서
산타 도착 예정 시각의 시곗바늘을 조정했던
매니저 겸 현재 파티 도우미로 있는
윌슨이 그 종이를 주워봅니다...
그것은 바로...
영수증...!
사람들에게 나눠준 물건을
가게에서 샀다는 명백한 증거!
이어서 봉지 안에서는
계속해서 선물들의 영수증이 쏟아져 나옵니다...!
윌슨은 코윈이 경찰차에 실려가기 전에
서둘러 달려가 경찰들을 불러 세웠습니다!
"경관님! 잠시만요!
여기 영수증이 있습니다!
이 물건들은 모두 가게에서 산 거라구요!"
"... 정말이네요?
계산 날짜도 확실히 오늘이고...
그럼 아깐 왜 봉지 안에서
저절로 생겼다고 하셨죠?"
"... 아이들의 동심을 깨트리면 쓰겠습니까?"
"아~ 그런 깊은 뜻이!"
"그렇다면 저희들이 산타 선생님을 데려갈 이유는 없군요!
이 선물들도 이제 모두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러자 경찰들은 코윈의 결백을 인정!
더불어 코윈이 나눠준 선물들도 역시
계속 갖고 있어도 된다는 소식을 전해줍니다!
곧이어 코윈은 봉지 안에서 눈송이 대신
하얀 영수증 다발을 마구 꺼내 흩뿌렸고,
사람들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영수증 속에서 환희했습니다 ㅎㅎ
잠시 후, 파티도 끝나갈 무렵...
던디 사장은 코윈을 감방으로 보내지 못한 것이 화났는지
아니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났는지도 알 수 없는 채,
아파트 입구 계단에 홀로 앉아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뒤로 코윈이 나타납니다.
"사장님, 여기 계셨네요?"
"... 내가 사장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
그래, 뭐,
내가 틀렸다고,
날 비웃으러 왔나?"
"아니요. 다 같이 즐거워하고 있는데
아까부터 사장님만 안 보여서 찾고 있었습니다."
코윈은 살포시 던디 사장의 옆에 앉았고,
던디 사장은 여전히 빈털털이 코윈이 그 많은 선물들을
일일이 돈 주고 샀다는 것을 납득하지 못한 채
영수증을 손에 쥐며 캐물었습니다.
"코윈, 솔직히 말해.
이 선물들은 다 어디서 난 거지?
경찰들은 이 영수증에 속았을지 몰라도
난 아니야! 분명 물건을 훔친 다음
고객들이 버렸던 영수증을 모아서
의심을 피하..."
그런데...
갑자기 던디 사장의 손에 쥐어진 영수증이,
쓰레기 봉지에서 나왔던 영수증이
빛나는 가루가 되어 사라졌습니다...
애당초 사람들에게 선물을 남겨두고,
코윈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었으니,
제 역할을 다 한 지금은 더 이상 필요 없을 테죠 ㅎㅎ
"...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기적엔 이유를 묻지 마세요."
"... 이건, 1961년 다저스 사인볼이잖아!"
곧이어 코윈은 쓰레기 봉지에서
사장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꺼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실수로 팔려버렸던
던디 사장 아내의 맞춤 코트!
그리고 사장의 아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야구 선수의 사인볼까지 꺼내줍니다!
아까부터 일어난 모든 일이 '기적'임을 알게 된 던디 사장은
코윈을 향한 의심을 모두 거두게 되었고,
가족들을 위한 선물까지 받게 되자
처음으로 코윈에게 미소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ㅎㅎ
"그런데 자네는 어쩌지?
모두가 원하는 걸 얻었는데,
자네가 원하는 건?"
"전 괜찮습니다.
이 밤, 한낱 주정뱅이였던 제가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걸요.
전 이미 제가 원하는 걸 다 이뤘습니다."
그렇게 던디 사장은 어서 빨리 아내와 아들에게 선물을
전해주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고,
코윈 역시 사장과 작별 인사를 하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파티가 끝나고 어느새 사람들이 모두 떠나간 집 안.
코윈은 느긋하게 콧노래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흥얼거리며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산타가 아닌 코윈으로 돌아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귀에 걸친 가짜 수염부터 벗기 위해
귀로 손을 뻗은 코윈은...
지금 자신의 얼굴에 달린 수염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 수염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코윈은 자신이 진짜 산타가 됐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것은 선물 보따리에 이은 크리스마스의 마지막 선물이자,
코윈 자신을 위한 유일한 기적!
곧이어 즐거움에 웃음짓는 소리는 점점 '호 호 호'로 변하고,
코윈의 몸은 서서히 빛나는 가루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진짜 산타가 된 코윈은
이 곳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 위해
빛나는 가루가 된 몸으로 굴뚝을 빠져나와
세상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차에 오르기 직전,
던디 사장은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코윈의 '호 호 호'하는 웃음소리를 듣게 되고,
코윈이 본인의 바람대로 앞으로도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리라는 것을 직감하며
이야기가 막을 내립니다.
첫댓글 날이 점점 추워지니까 이런 훈훈한 이야기도 좋지,,,🥰
나도 선물 줘 시켜볼게 있다고••• 암튼 훈훈한 이야기 넘 좋다 첨에 반짝이는 가루 되길래 죽여버리는줄 ㅠㅋㅋㅋㅋ
아 훈훈한 이야기였어 ㅠㅠ
따뜻하다...
흑 ㅠ 봉다리에서 물건 나오는 게 저 사장네 백화점 물건들이 술술 나오는 건줄 ㅋㅋㅋ 그래서 사장 담날 출근했을 때 백화점 텅텅 비어있구...^_ㅠ
나도 이렇게 생각함ㅋㅋㅋㅋㅋㅋ 너무 찌들었나봐...
따뜻한이야기ㅜ
와 훈훈하다 나도 저 봉투 로또당첨되게해주세요
훈훈하니 좋다
너무좋다
좋다 ~~ 크리스마스 영화 한 편 본 느낌ㅋㅋ
따듯해..
지가 노력하긴 싫고 생색은 내고 싶고 ㅜ 돈없으면 술먹지말고 돈아끼라고요... 나는 꼬였다 꼬였어 ㅜ
진짜 따뜻하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