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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홀릭] 10
씬1. 9부 씬73의 한강고수부지/밤
태현, 차안에서 강욱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태현 내가.. 자네한테 할 말이 있어..
강욱E 무슨 말씀이시죠?
태현 5년 전 사건에 대해서, 강욱씨 자네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씬2. 춘천 기차역 앞/밤/엔딩 씬에 이어서
전화를 받던 강욱, 표정이 굳어졌다.
굳어진 표정으로 얼른 기차역 쪽을 본다.
역 안에서 강욱을 바라보고 있는 율주, 율주를 바라보는 강욱의 얼굴.
율주 (무슨 일인가 싶기만 한데)
강욱 (말을 잃고 전화기만 귀에 대고 있고)
태현E 자네를 만나야겠어. 그 사건, 애매한 사람이 형을 살았더군.
강욱 (굳어버린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태현E 나한테 목격자 진술이 있네.
강욱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씬3. 한강고수부지/밤
태현의 차안. 태현 전화를 하고 있다.
태현 …… (저쪽에서 답이 있기만을 기다리고)
강욱E (천천히) 알겠습니다.
씬4. 춘천 기차역 /밤
강욱, 전화를 하고 있다.
강욱 제가.. 내일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내일 뵙죠.
율주 (무슨 안 좋은 일인가 싶어 나오고 있고)
강욱 (나오는 율주를 보면서 전화를 끊는)
율주 무슨 전화야?
강욱 (불안해진 표정으로 말없이 율주를 보는)
율주 (걱정스럽게) 왜, 할머니셔?
강욱 .. 네.
율주 많이 걱정하셨나 보다. 얼른 가자. (돌아서는데)
강욱 (그대로 서서 율주를 보고만 있고)
율주 (돌아본다. 왜 안 오나 싶은데)
강욱, 그대로 서있기만 하다.
율주 (다가와 걱정스럽게) 강욱아, 왜 그래?
강욱 .. 선생님.
율주 응?
강욱 (보는)
태현E 5년 전 사건에 대해서 강욱씨, 자네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강욱 (불안, 초조로 입이 탄다.)
율주 (더 걱정스럽게) 강욱아 왜 그래?
강욱 선생님 우리.. 하루만 더 있다 가요, 하루만요.. (간절한)
율주 (빤히 본다.)
씬5. 민박집 방 안/밤
강욱과 율주가 방에 들어온다. 두 사람, 어색하게 서있다.
율주 (애써 편하게) 방이 좀 썰렁하다, 그치?
강욱 괜찮은데요 뭐.. (풀썩 앉고)
율주 그런가? .. (어디에 앉아야 할지)
강욱 (율주의 손을 잡아끌어 옆에 바짝 앉힌다.)
율주 (미소)
강욱 (율주를 빤히 본다.)
율주 (손가락으로 강욱의 얼굴을 앞으로 돌리며) 그만 봐. 내 얼굴 구멍 나.
강욱 선생님.
율주 응?
강욱 우리, 서울 가지 말고.. 아예 여기서 살래요?
율주 너 좀 이상하다? 전화 받고 나서부터 좀 이상해졌어.
강욱 (보기만)
율주 왜 그래, 할머니가 뭐라 그러셨는데 그래.
강욱 (보기만)
율주 (이상하다) 안 좋은 일이야?
강욱 (손을 잡으며) 아니에요.. 그냥 한번 해본 소리에요..
율주 정말 아무 일 없는 거야?
강욱 그럼요.
서로 보면서 미소짓고 있는 두 사람. 강욱의 미소끝은 태현의 말 때문에 불안하고,
(시간 경과)
율주가 이불을 덮고 한쪽에 누워서 자고 있다.
강욱, 율주 옆에서 물끄러미 자고 있는 율주를 바라보고 있다.
태현E 자네를 만나야겠어. 그 사건, 애매한 사람이 형을 살았더군.
강욱 (걱정/불안)
율주, 몸을 뒤척인다. 강욱, 율주의 어깨위로 이불을 덮어주고,
(시간 경과-아침)
햇볕이 들어오고 있다. 강욱, 한곳에 웅크리고 자고 있다.
강욱, 악몽이라도 꾸는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거리고 있다.
강욱 (꿈속에서도 불안한)
율주, 엷게 웃으며 강욱을 편하게 뉘어준다.
식은땀으로 젖은 머리를 가지런히 해주고,
씬6. 호숫가/낮
강욱과 율주가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율주 (바람을 맞으며) 야, 시원하다~
강욱 …… (율주가 보지 않을 때는 계속 불안, 초조)
율주 강욱아!
강욱 네
율주 땡큐!
강욱 뭐가요?
율주 그냥 다.
강욱 (애잔해지고)
율주 (강욱의 등에 살며시 얼굴을 대고)
씬7. 호숫가/낮
강욱과 율주가 자전거와 함께 호숫가를 걷고 있다.
율주 강욱아, 우리 나중에 여기 와서 살자. 학교 앞에서 조그마한 스파게티집 을 하는 거야.
값은 아주 싸게, 가끔은 공짜로도 주고,
강욱 (대답 않는)
율주 왜 대답 안 해?
강욱 싫어요.
율주 왜?
강욱 쪼그맣게 안할 거예요, 아주 크게 할 거예요.
율주 (소리 내서 웃고)
강욱 (웃음 끝에) 선생님, 우리 멀리.. 다른 나라 가서 살래요?
율주 왜? 난 우리나라가 좋은데,
강욱 내가.. 가자고 해도 안 갈 거예요?
율주 알았어, 근데 어느 나라?
강욱 (잠시 보는)
율주 어느 나라.
강욱 울트라캡숑대빵좋은나라.
율주 (소리 내서 웃고)
강욱도 소리 내서 웃는다. 그러나 웃음 끝은 여전히 불안하고,
씬8. 검찰청 앞/오전
싸이렌을 울리며 차 한대가 선다. 거의 동시에 안에서 나와 서는 태현,
차에서 건실과 재철이 내린다. 잡아온 마약사범1, 2가 내린다.
태현 (입구에서 바라보고 있고)
건실 들어와 새끼들, (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재철 (힘들었다는 듯이 몸을 비틀며 따라오고)
태현 (사범 데리고 가는 건실 재철에게) 수고하셨습니다.
태현, 건실, 재철이 데리고 들어가는 마약사범들을 날카롭게 본다.
씬9. 태현의 사무실/오전
건실이 태현에게 보고하고 있다.
건실 밤새 잠복했다가 거래현장에서 바로 체포 했습니다. 이번엔 제보가 맞았습 니다.
태현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실 이번에 잡은 놈 중에 김현철과 거래했던 놈이 있습니다. 내일, 역삼동 플라워 호텔 나이트에서
만나기로 했답니다.
태현 (생각하는)
건실 어떻게 할까요, 지원 요청할까요?
재철 당연히 해야죠, 김현철이 직접 올지도 모른다는데,
태현 현장엔 우리끼리만 가죠, 김현철이 미리 눈치 챌 수도 있으니까, 내일은 저도 나가겠습니다.
씬10. 기차 안/늦은 오후
율주는 강욱의 어깨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강욱 (율주의 손을 잡은 채 여전히 창밖을 보고 있는)
태현E 5년 전의 사건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
강욱 ……
잠자는 율주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린다.
씬11. 율주의 꿈
5년 전의 사고 현장이다.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율주. 경오와 강욱이 나뒹 굴고 있다. 꿈은 어느새 점프해서
율주 까지 세사람이 나뒹군다.
율주, 경오를 향해 힘껏 발을 뻗는다. 경오가 나가떨어진다.
율주 (낮은 비명) 악!
씬12. 기차 안/늦은 오후
자던 율주, 벌떡 일어난다.
강욱 (놀라서) 왜 그래요.
율주 (멍해서) 강욱아.. 경오가.. 내 발차기에 맞았어.. 떨어졌어..
강욱 (완전히 굳고)
율주 (멍히 강욱을 보며) 내가.. 발로 찼어..
강욱 악몽이에요.
율주 (멍하게 강욱을 보는)
강욱 (율주를 꽉 안으며) 악몽이에요.. 악몽.. 잊어버려요.. 어서 잊어요..
율주 (계속 멍히) 내가 경오한테..
강욱 (자르며/강하게) 악몽이라니까요!
율주 (이상한 듯) 너 왜 화를 내고 그래..
강욱 (저도 모르게 화냈음을 깨닫고) .. 미안해요.
율주 ……
씬13. 율주의 집 앞/밤
강욱과 율주가 다가오고 있다.
강욱 (잠시 율주를 보다가) 선생님.. 우리.. 내일 볼 수 있겠죠?
율주 그럼. 당연하지.
강욱 (끄덕 끄덕)
율주 근데 왜 그런 소리를 해?
강욱 그냥요. 혹시나 해서.. 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농담하듯) 내가 갑자기 확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거, 아닌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내가 모르는 곳에 와 있는 거 아닌가..
율주 (진지해져서) 그런 얘기 하지 마, 듣기 싫어.
강욱 알았어요. (히죽 웃으며) 농담이에요 농담.
율주 들어갈게, 잘 가.
강욱 네.
겨우 돌아서는 율주. 강욱, 잠시 서서 율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돌아선 다.
강욱 (무겁고)
씬14. 삭제
씬15. 버스 정류장/밤
강욱, 서있다. 전화기를 들고 망설이고 있다.
강욱 (고민 끝에 번호를 누르고는) 저, 서강욱입니다.
씬16. 예술의 전당 외부 일각/밤
강욱과 태현이 나란히 서있다.
태현 긴말 않겠네, 자네가 사라져 줘.
강욱 (굳어서 태현을 본다.)
태현 자네가 율주에게서 떠나면, 내가 율주를 데리고 이 나라를 떠나겠네.
강욱 (보는)
태현 언젠가는 율주가 이 사실을 알게 될 거야. 그럼, 율주는 온전히 살아 갈 수 없어, 자네가
율주를 대신해 교도소에 갔다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칠 노릇인데, 자기 때문에 제자가 죽은 걸 율주가
어떻게 받아들이겠 나. (깊은 한숨) 율주가 알기 전에, 내가 율주를 데리고 떠나겠네.
강욱 (미치겠다.)
태현 자네는 이 일이 자네만의 비밀일 줄 알았지, 하지만 목격자고 있었고.,
그리고 내가 알았어, 다음은 누구 차례 같은가?
강욱 ……
태현 ……
강욱 내가.. 거절 한다면요?
태현 (본다.)
강욱 검사님이 선생님한테 말씀하실 껀가요?
태현 (불쾌한 듯) 자네 날 잘못 알고 있군. 나도 자네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율주가 이 일을 영원히 모르길 바라는 사람이야. ........자네, 그거 아나?
강욱 (보면)
태현 자네가 율주 가까이 있으면, 율주가 당시의 상황을 기억해 내기가 쉽다는 거?
강욱 (충격./굳어질 대로 굳어지고)
태현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입은 막을 수 있다고 치세, 하지만 율주 혼자서 찾고 있는 기억은 막지
못해. 물론 영원히 생각해내지 않기를 바라지만,
강욱 (기막힌데)
태현 난 검사를 그만 둘 생각이야. 검사로써 애매한 사람이 5년을 썩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냥 눈
감아 둘 수는 없어. 이 일을 눈감아 두는 대신 검사를 그만두고, 율주를 데리고 떠나겠네.
강욱 (보는)
태현 결정은 자네가 해. 계속 율주 옆에 있으면서 율주가 기억하고 있는 환각을 제대로 되돌려놓을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번 율주를 위해 사라져 줄 것 인지,
강욱 (보고 있는)
태현 대답 기다리지. (간다.)
강욱 (보면)
강욱,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서있다.
강욱 (눈이 점점 붉어진다.)
씬16-1. 예술의 전당 일각/밤
태현의 차가 서있었다. 태현, 차안에서 몸을 깊숙이 숙이고 있다.
강욱에게 사라지라고 말한 것이 편치만은 않다.
태현 (눈을 감는다.)
씬17. 거리/밤
번잡한 거리. 강욱, 붉어진 눈으로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태현E 자네, 그거 아나? 자네가 율주 가까이 있으면, 율주가 당시의 상황을 기억 해 내기가 쉽다는
거?
강욱 (허탈한)
저절로 걸음이 멈춰진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씬18. 율주의 집/밤
율주, 영애에게 야단맞고 있다.
영애 (율주의 등짝을 때리며) 너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독한 것, 이 독한 것!
율주 (가만 영애에게 등짝을 내주고 있고)
영애 (달래기 시작한다.) 율주야, 너 이러는 거 아냐.. 너 이렇게 남의 가슴에 못 박는 거
아냐.
율주 엄마.. 나 태현씨 더 이상 못 속여.. 태현씨를 위해서도 그게 나아..
영애 율주야, 너 지금은 사랑만 있으면 다 될 것 같지, 아냐.. 사랑이 밥 먹여 주는 거 아냐,
배 곯아가면서 사랑할 수 있을 거 같애?
율주 (아픈) 엄마.. 정말 미안한데, 엄마가 날좀 이해해줘.. 엄마, 나 힘들어..
영애 율주야아~
율주 엄마 다 끝났어 이제, 내가 태현씨한테 헤어지자고 했어.
영애 (기막혀 잠시 보다가) 내가 내일 김검사 만나서 니 대신 무릎 꿇고 빌게.
제발 어리석은 내 딸 좀 봐달라고, 걔가 잠시 눈이 뒤집혔었다고, 용서를 구할게. 너만 어서 정신 차려,
그러면 돼.
율주 엄마..
씬19. 거리/밤
강욱, 어느 문 닫힌 상가 앞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멀거니 보고 있 다. 전화벨소리. 강욱, 전화받지
않는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
율주, 액정을 보면 <울트라캡숑대빵> 이라고 써있다.
강욱, 전화기를 옆에 바닥에 내려놓는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
씬20. 율주의 방/밤
율주, 울리는 벨소리를 듣다가 전화를 접는다.
율주 (이상한데)
씬21. 강욱의 집 마당/밤
강욱, 샌드백을 치고 있다. 힘껏, 빠르게 뻗는 주먹.
한번씩 주먹을 뻗을 때 마다, 강욱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
태현E 자네가 사라져 줘.
태현E 결정은 자네가 해.
어느 순간, 숨이 차는지 샌드백을 안고는 그대로 주저앉는다.
땅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참동안 숨을 몰아쉬고 있다. 얼굴을 든다.
강욱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있는)
씬22. 방송국 외부 일각/낮
]
자경, 전화를 하고 있다.
자경 할머니, 저 자경이에요. 강욱이 왔어요? (놀란) 지금 집에 있어요?
씬23. 강욱의 방/낮
웅크리고 자는 강욱, 인자가 빗자루를 들고 들어온다.
인자 (자고 있는 강욱을 빗자루로 때리며) 이눔의 새끼, 어디 가서 이틀씩이나 자빠져 자고
들어와서는, 지금이 몇 신데 아직 이러고 있어!
강욱 아, 아.. (그제 서야 일어나서는) 할머니 아파~
인자 (계속 때리며) 아프라고 때리지 그럼 이뿌다고 때리냐?
강욱 (인자를 안으며) 미안 할머니~
인자 너 오늘 출근 안 하냐?
강욱 어.. 오늘부터 안나가 할머니.
인자 (잠시 보다가 놀리듯) 짤렸냐?
강욱 아 할머니, 짤리긴 누가 짤려, 내가 그만 둔 거야.
인자 왜.
강욱 스파게티 싫어졌어, 할머니랑 국밥 말을래.
인자 너 가만 보면 국밥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더라? 국밥 말기가 쉬운 줄 아 냐? 잔말 말고,
딴 데 취직해, 뭔 사정으로 짤렸는지는 모르지만, (나가면)
강욱 아, 할머니 나 짤린 거 아니라니까!
E 전화기 벨소리.
강욱 (보는)
울트라캡숑대빵이다. 받지 않고 보기만,
씬24. 레스토랑 내부 일각/낮
율주, 강욱에게 계속 전화를 하고 있다. 메시지로 넘어간다.
율주 (걱정/무슨 일인가 싶은데)
창밖으로 태현이 들어서는 것이 보인다.
율주 !
태현 (율주와 시선 마주치고)
율주 (보는)
씬25. 공원/낮
태현과 율주가 나란히 서있다.
태현 .. 우리 결혼, 그냥 진행한다.
율주 태현씨.
태현 그 때, 니 얘기, 안들은 걸로 할게.
율주 (잠시 보다가 차분하게) 태현씨.. 내가 언제 가장 가슴아팠는줄 알아?
태현씨가 나하고 강욱이 일, 알면서 모른 척했다는 거 알았을 때야.
태현 (보면)
율주 나는.. 태현씨랑 헤어지는 게 쉬운 줄 알아? 나도 고통스러워.
근데, 나하고 강욱이 사이 다 알면서, 모른 척 해야 하는 태현씨를 보는 게 더 고통스러우니까,
태현 내 고통은 내가 감당해.
율주 (보는)
태현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고통? 너하고 헤어지는 고통보다 더 크지 않아.
율주 태현씨, 이러지 마. 우습게 들리겠지만, 난, 내가 태현씨랑 빨리 헤어지는 게 태현씨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힘들었지만, 그래서 시간 끌지 않은 거야.
태현 너 꼭 날 위해서 헤어져 준거 같이 말한다?
율주 (본다.)
태현 며칠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나는 대체 너한테 뭔가, 너는 대체 나한테 뭔 가.. 니가
뭐길래, 내가 너를 놓지 못하는 건가.
율주 ……
태현 배신감 들고, 몹시 화가 났다는 거, 부정하지 않을게. 내가 아직도 화가 나 있다는 것도
부정하지 않을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 껀 없어.
율주 !
태현 결혼, 예정대로 진행한다.
씬26. 강욱의 집 앞/낮
강욱, 집에서 나온다. 다가오던 자경과 마주친다.
자경 (웃으며) 오랜만이다?
강욱 (표정 없이 보면)
자경 니가 집에 안 들어왔다고, 전화도 안 된다고 할머니가 전화 하셨어,
너 왔다 그러길래, 와본 거야. 전화를 할까 하다가, 혹시 니가 전화 안 받 으면 내가 속이 더 터질 것
같아서, 직접 왔어.
강욱 (가만 보기만)
자경 (웃으며) 막상 얼굴 보니까 좀 꼴보기 싫네? 안 볼 때는 보고 싶더니만,
더 보면 안 되겠다. 갈게. (가버린다.)
강욱 (서있는데)
자경 (세워놓은 차 앞으로 가서는) 태워줘?
강욱 (그 말에 대답 않고 자경을 스쳐 내려가는)
자경 (본다./말은 쿨 해도 쓸쓸하고)
누군가 보는 시선이 있다. 멀리 김현철의 심복이 바라보고 있었다.
강욱의 집으로 다가온다. 밖에서 집을 이러 저리 살피고,
씬27. 레스토랑 조리실/낮
영길, 한손으로는 요리를 볶으면서, 한손으로는 전화를 하고 있다.
영길 야, 너 어디야? (야단치듯)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
씬28. 레스토랑 일각 패스트 푸드점/낮
영길과 강욱이 마주 앉아있다.
강욱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있다.)
영길 오늘부터 그만 두겠다고?
강욱 네. (맛있게 먹으면)
영길 (한심하게 보며) 너 그게 지금 입으로 그렇게 잘 들어 가냐?
강욱 저 깜방에서 이거 얼마나 먹고 싶었은데요.
영길 (화낸다.) 너 깜방 얘기 좀 그만해, (흘겨보며) 새끼,
강욱 (히죽) 화나셨어요? 죄송해요.
영길 너 지배인이랑 어떻게 되는 건데? 같이 결혼이라도 하겠다는거냐?
강욱 (히죽 웃기만)
영길 너, 여기 계속 나올 수 없는 건 알겠는데, 마, 대책이라도 세워놓고 나가야 지, 이렇게 달랑
나가면 어쩔려구. (미치겠다.) 아 새끼, 지배인이랑 너, 내 가 보기엔 둘 다 제정신 아냐 지금.
강욱 (툭 던지듯) 그래서 제가 정신 차릴려고요.
영길 정신 차린다고? 그런 놈이 냉큼 그만둔대?
강욱 (의미 있게 미소만)
영길 야, 근데 너, 가서 인사는 하고 그만 둬야 되는 거 아니냐?
강욱 (애교까지) 대신 해주시면 안돼요?
씬29. 레스토랑 앞/낮
태현의 차가 선다.
태현 들어가.
율주 (단호하게) 태현씨.. 얼른 어머님 아버님께 말씀 드려.. 내가 말하기 전에,
잘 들어가. (내린다.)
태현 ……
태현, 바로 차를 출발 시킨다.
씬30. 레스토랑/낮
율주가 들어온다. 영길과 수진이 테이블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보인 다.
수진 알았어요. (율주 보고) 지배인.
율주 네. (다가가면)
수진 서강욱씨가 오늘부터 안나오겠대.
율주 아 네..
영길 직접 와서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일이 좀 생겼나봐.. 죄송하다고..
율주 그래요?
수진 (못마땅한) 아무리 일이 생겨도 그렇지, 잠깐 나와서 인사도 못해요?
(일어서며) 얼른 사람부터 구해야 겠네. 주방장님이 좀 알아봐주세요.
영길 네.
율주 (수진 가자) 서강욱씨 연락 언제 왔었어요?
영길 어, 내가 잠깐 만났어, 요 앞에서..
윤종 (다가와서) 오빠, 강욱 오빠가 그만둔다고요?
영길 그래..
윤종 그럼 우리 강욱오빠 송별회 해줘야 겠네~ 나이트 가요 나이트.
영길 (기막힌 얼굴로 보면)
율주 그래요.. 마지막인데, 이따 강욱씨한테 송별회 해줘요.
윤종 (신나서) 역삼동 플라워 호텔로 가요, 거기 죽여요.
영길 (윤종을 바라보며 점점 미치겠고)
씬31. 락커 룸/낮
율주, 전화를 걸고 있다. 여전히 받지 않는 전화.
율주 (불안해진)
씬32. 오락실./낮
강욱, 오락을 하고 있다. 싸우는 게임. 함성까지 질러가며 깨부수고 있는 강욱, <YOU WIN!> 강욱,
과장되게 큰 소리로 웃는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슬픈,
E 다시 울리는 벨소리.
강욱 (전화기를 보는 시선 갈등하고 있고)
씬33. 레스토랑 내부 일각/낮
율주, 전화를 걸고 있다.
율주 (초조한데)
강욱E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헤이, 대빵!
율주 (가슴 쓸어내리며) 너 어디야,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씬33-1. 오락실 앞/낮
강욱, 쭈그리고 앉아서 전화를 하고 있다.
강욱 싸우나 했잖아요, 싸우나. 때 빼고 광 낼려고,
율주E 걱정했잖아.
강욱 (울컥 하는/참으며 장난스럽게) 걱정은 무슨, 내가 앤가요?
이제 다신 걱정 같은 거 하지 마요, 나 기분 나빠요 애 취급해서..
.. 송별회요? 아 나 오늘 바쁜데..
씬34. 검찰청 복도/저녁
태현, 건실, 재철이 걸어가고 있다.
마주오던 수봉과 세 사람 마주친다.
건실,재철 (꾸벅 인사하고)
수봉 수고가 많네.. (태현 보고) 순조롭냐?
태현 두고 봐야죠.
수봉 몸조심해라. 행세를 보니 직접 뛰는 거 같은데,
태현 네..
수봉 (어깨를 툭툭 쳐주고는 간다.)
태현 (먼저 나간 건실과 재철을 따라 빠르게 가는)
씬35. 호텔 나이트클럽/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태현, 건실, 재철이 일각 곳곳에 서서 빠르게 주위를 보고 있다.
어디엔가, 언젠가 김현철이 등장할 것이다. 눈을 빛내며 잠복하고 있다.
태현 (시선 날카롭고)
건실, 재철 (보고 있고)
씬36. 호텔 나이트클럽 앞/밤
중형차가 세대가 차례로 들어서고 있다.
맨 앞에 있던 현철의 차가 서자 뒤이어 다른 차들도 선다.
현철 (창문을 약간 내리면)
호텔보이 (다가와서 뭐라 말하고)
현철 (끄덕이고)
씬36-1 나이트클럽/밤/
율주, 영길, 윤종, 민혁 등이 한 테이블에 앉아있다.
윤종, 민혁은 음악소리에 벌써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있다.
율주 (계속 문 쪽을 보고 있는)
영길 지배인, 아까 강욱이랑 통화했다 그러지 않았어? 이 자식 여기 못 찾나?
율주 제가 나가서 다시 전화 해 볼게요. (일어나는데)
영길 아냐, 내가 해 볼게. 아 시끄러워, 정신이 없네 정신이.. (윤종을 째려보며) 왜 이딴
덴 오자 그래 갖고, (나간다.)
율주 (아무리 생각해도 강욱이 이상하다.)
율주 앉아있는 테이블과는 멀리 거리를 두고 서있는 태현,
계속 긴장된 시선으로 둘러보고 있다.
씬36-2 나이트클럽 앞/밤
영길,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전화를 걸고 나오고 있다.
영길 어, 싸부다. 뭐해, 안 오고.
씬36-3 거리 공원/밤
강욱, 긴 벤치위에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누워서 전화를 받고 있다.
강욱 나 지배인님한테 바쁘다고 했는데,
영길E 서강욱, 너 그만두는 거까지야 어쩔 수 없지만, 송별회까지 안 오면 애들 이 뭐라 그러겠냐,
내 얼굴은 또 뭐가 돼, 버릇없는 제자 뒀다고 안 그 러겠어?
강욱 (가만 듣고 있는)
씬36-4. 나이트클럽 앞/밤
영길, 전화하고 있다.
영길 사실 지배인이 지금 너 송별회 해줄 기분이겠냐? 그래도 첫 직장이었다고, 제대로 격식차려서
마무리 해주려는 거 아냐. 잔말 말고 빨리 와! (끊고 들 어 가려는데)
율주 (안에서 나온다./영길 보자) 통화 하셨어요?
영길 어, 금방 온대, 위칠 잘 몰랐나봐.
율주 (끄덕)
영길 들어가자구.. (율주와 함께 들어가고)
씬36-5. 거리 공원/밤
벤치위에 누워있던 강욱, 안되겠는지, 천천히 일어나 앉는다.
씬36-0. 나이트 클럽 일각 거리/밤
현철이 탄 중형차가 달리고 있다.
심복, 운전하고 있고, 뒷좌석에 현철이 앉아 있다.
씬37. 나이트클럽/밤
윤종, 민혁이 홀에서 춤을 추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있는 율주와 영길. 율 주는 자꾸 입구 쪽을 보고 있는데,
강욱 (불쑥 나타나서 영길 옆에 앉는)
율주 (보는)
영길 야, 너 언제 왔어.
강욱 지금요. (사람들 춤 추는 것을 보며) 신났네,
율주 (강욱 보면)
강욱 (배시시 웃어 보인다.)
영길 나도 나가봐야겠다. (자리라도 피해주듯이 나가면)
율주 강욱아.
강욱 (장난스럽게 쉿, 한다. 누가 듣기라도 한 듯이 두리번거리면)
율주 (장난인 줄 알고 미소)
강욱 (웃는/몸을 깊게 숙이고는 술을 마신다.)
율주 (보는)
강욱 (술병을 들어 율주의 잔에 맞추며) 태권.
율주 (웃고는 마신다.)
강욱 (아프게 보고)
율주 뭐하고 있었어?
강욱 이것저것 일이 좀 있었어요. (마시는)
율주 (의아하게 보면)
강욱 (잔을 부딪치며 장난친다.) 건배! 태권 할 줄 알았죠?
율주 (소리 내서 웃는)
강욱 (문득 율주를 바라보는 눈이 슬프고)
율주 (춤추는 영길을 바라보다가 강욱 보면)
강욱 (시선 피하듯 일어서서 화장실 쪽으로 간다.)
일각에 서있는 태현, 여기저기 날카롭게 살피고 있다.
건실이 먼저 사람들 사이를 지나 화장실 쪽으로 가는 강욱을 발견했다.
건실 (태현에게 다가와서는) 검사님.
태현 (보면)
건실 저기요.
태현, 건실이 가리키는 곳을 본다. 강욱이 지나가고 있다.
태현 (의아하고)
건실 서강욱이 뭔가 있습니다. (강욱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고)
심복이 들어온다. 한 곳에 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태현 둘러본다. 두 사람 아직 서로를 보지 못했다.
웨이터 한명이 심복에게 다가와서 뭐라 귓속말을 한다.
심복,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간다.
태현 (날카롭게 계속 둘러보는)
씬37-1 나이트클럽 주차장/밤
심복이 다가온다. 세워져 있던 현철의 차, 문이 열린다.
심복, 현철에게 뭐라 귓속말을 한다.
현철 (끄덕이고 문을 올린다.)
심복, 운전석으로 가서는 차를 출발시킨다.
씬38. 나이트클럽 화장실 앞/밤
강욱, 화장실을 향해서 간다. 건실이 뒤따라간다.
강욱의 핸드폰이 울린다.
강욱 (받으면)
태현E 서강욱씨, 잠깐 나 좀 보지.
강욱 !
건실 (뒤에서 멈춰서 있고)
태현E 3번 룸으로 와.
강욱 ……
씬39. 나이트클럽 내 룸/밤
태현, 혼자 앉아있다. 강욱이 들어온다.
강욱 (보면)
태현 여긴, 어쩐 일인가.,
강욱 송별횝니다. 오늘 제가 레스토랑을 그만뒀거든요.
태현 (웃는 얼굴로)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강욱 (날카롭게 본다.)
태현 그럼 레스토랑 식구들하고 다같이 왔나?
강욱 네.
태현 .. 율주도 왔나?
강욱 네.
태현 (끄덕이고는) 그래, 생각은 좀 해봤어?
강욱 네.
태현 결론은 못 내렸나보군.
강욱 결론 내리기 쉽지 않죠.
태현 (보는)
건실 (들어 온다/의심의 눈으로 강욱 보면)
강욱 할 말 다하셨으면 가보겠습니다.
태현 저기, 레스토랑 식구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나 여기 있다는 거.
강욱 네.
태현 그리고 가능한 빨리 레스토랑 식구들이랑 여기 나가. 위험 할 수도 있어.
강욱 그러죠. (나간다.)
건실 (강욱 나가자) 검사님, 나가라니요.
태현 (일어서며) 오늘 서강욱 송별회로 왔답니다.
건실 아니, 그걸 믿으신단 말이에요?
태현 혼자 온 게 아닙니다. 레스토랑 식구들 다 왔습니다.
건실 근데 왜 하필 여기겠어요, 그게 의심스러운 거죠.
태현 .. 송별회는 확실합니다. (나가고)
(강욱에 대한 의심 풀지 않고)
씬40. 나이트클럽 홀/밤
홀에서 율주, 영길, 민혁, 윤종이 춤을 추고 있다.
강욱, 거리를 두고 서서 율주가 춤을 추는 것을 본다.
쑥쓰러운듯, 몸만 약간 흔드는 정도.. 환하게 웃고 있는 율주의 얼굴.
강욱 (테이블에 앉아서 깊이 깊이 바라보는)
씬41. 거리/밤
강욱과 율주가 걷고 있다.
율주 강욱아, 너 오늘처럼 전화 안되고 그러면, 나 화낸다.
강욱 (대답 않는)
율주 왜 대답 안해.
강욱 아, 잔소리 진짜 심해.
율주 뭐?
강욱 (웃으며) 알았어요.
율주 강욱아.. 오늘 너 좀 이상해.
강욱 뭐가요.
율주 글쎄.. 암튼 이상해.
강욱 (보는)
율주 나도 이상해.. 니가 레스토랑에 안나오는 것뿐인데, 꼭 영영 헤어지는 거 같냐,
강욱 (그 소리 마음 아픈데)
율주 넌 안 그래?
강욱 대빵.
율주 내가 왜 대빵이야?
강욱 울트라캡숑대빵은 너무 길잖아요. 생략했어요.
율주 (어이없는데)
강욱 우리 사진 찍을래요?
율주 사진?
씬42. 사진관/밤
강욱과 율주가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사, 파인더를 통해서 두 사람을 보고 있다.
렌즈를 보며 웃음 짓고 있는 율주, 강욱도 입은 웃고 있지만 슬퍼 보인다.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직감한 강욱이다. 몇 번 터지는 플래시.
마지막 강욱의 표정, 눈이 붉어져 있다.
씬43. 강욱의 방/낮
강욱, 몸을 웅크린 채 모로 누워있다. 괴로운 듯 계속 몸을 웅크리고,
웅크리고 하는,
태현E 자네가 사라져 줘.
강욱 (미치겠는)
E 전화벨소리.
보면, 낯선 번호다. 받는다.
영애E 나 율주 엄말세.
강욱 (얼른 자세를 고쳐 앉으며) 아 네.. 알겠습니다.
씬44. 강욱의 집 일각 큰 거리/낮
현철의 차가 서 있다.
현철 (뒷좌석에 앉아서) 우편물 배달이 몇 시지?
심복 올 때 됐습니다.
현철 나가봐 그럼. 조금 후에 내가 서강욱한테 전화 할 테니까.
심복 네. (나간다.)
씬45. 강욱의 집 앞/낮
강욱, 집에서 나온다. 강욱을 보는 시선이 있다. 건실이 차 안에서 잠복하 고 있었다.
건실 (내려가는 강욱을 보는데)
E 전화벨소리.
강욱 (전화 받으며) 여보세요.
현철E 나다 현철이 형.
강욱 (걸음 멈추고)
현철E 나 니 집 근처에 있는데, 잠깐 좀 볼까?
건실 (강욱 보는)
골목(혹은 다른 집)에서 나온 우체부가 강욱의 집 대문 앞으로 간다.
심복, 밑에서 강욱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전화 받고 있던 강욱, 심복쪽 을 본다. 심복, 강욱에게 얼굴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간 다.
강욱 (전화를 받으면서 심복을 보는)
심복 (고개 숙이고 있고)
건실 (강욱 보고 있는데)
강욱 (만나고 싶지 않은 표정으로 서서는) 제가 오늘 약속이 있는데요..
(건너편에서 뭐라 하는 거 같다. 전화기를 들고 내려가고)
우체부, 강욱의 집 대문 앞에서 내려온다. 이미 우편함에 우편물 몇 통을 꽂아두었다.,
심복, 계단을 내려오는 우체부를 봤다. 우체부를 잡으려는 듯이 빠르게 집 쪽으로 간다.
건실 (순간 강욱의 집 앞으로 간 심복이 시선에 잡히고)
심복 (우체부를 향해 빠르게 다가가고)
우체부, 이미 오토바이 타고 내려가고,
심복, 아차 싶은 표정으로 내려가는 우체부를 본 뒤, 꽂아놓은 강욱 집 우 편함으로 간다. 건실, 강욱의 집
우편함으로 다가간 심복을 더욱 수상히 보는데, 심복, 우편함에 있던 우편물을 살핀다. 원하던 우편물이 없다.
낭패다 싶은 표정으로 돌아서는데, 자신을 보고 있던 건실과 눈이 마주친 다.
건실 (지나가는 사람인 척)
심복 (주위를 살피면서 천천히 내려가고)
건실 (그런 심복을 의심스럽게 보고)
씬46. 강욱의 집 일각 거리/낮
강욱이 내려오고 있다. 멀리 현철의 차가 보인다.
강욱 (차에 다가가자)
현철 (차 문을 열고) 타.
강욱 약속 있습니다.
현철 잠깐 타.
강욱 여기서 듣겠습니다. 하실 말씀이 뭐죠?
현철 짜식, 난 너 그 반항심이 참 맘에 들더라. 귀여워.
강욱 (보는)
현철 지난 번에 보니까, 사는 게 힘들어보여서, 내가 좀 도울까 싶어서,
강욱 사양하겠습니다.
현철 그래?
강욱 네. 저.. (웃으며) 형, 저 늦었는데..
현철 알았다. 가봐 그럼.
강욱 (간다.)
현철 (창문을 올리는데)
전화가 온다.
현철 (받으면서) 어떻게 됐어, 도착을 안 해?
씬46-1. 강욱의 집 앞/낮-삭제
씬46-2. 동네 식품점/낮
우체부, 안으로 들어온다.
우체부 (들어서면서) 여기 통장 집 맞죠. 저기 위에 계단집, 등기우편물좀 전해주 실 수 있으세요?
집에 사람 없던데,
주인 (50대 여자) 할머니네요, 두고 가세요.
씬47. 까페/오후
강욱과 영애가 마주 앉아 있다.
영애 (가만 보다가 다정하게) 우리 집 양반이 했던 소리가 생각나네요.
강욱 (본다.)
영애 우리 집 양반이 그런 말을 했었어요. 서강욱씨를 보고 왔는데, 인상 참 좋 은 청년이더라고,
돌아 나오는데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
강욱 !
영애 그때 우리 집 양반 죽을 준비를 미리 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한 일이,
서강욱씨 찾아간 일이었을 거예요 아마도.
강욱 ……
영애 (애원하듯) 강욱씨, 우리 율주, 그만 보내줘요. 내 딸은 내가 잘 알아요, 걔 마음 쉽게
못 돌려요, 강욱씨가 좀 돌려줘요.. 내가 부탁할게요. 내가,
(강욱에게 고개를 숙이며)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강욱 (아픈)
영애 우리.. 율주 아버지 죽고 나서 김검사 덕에 살았어요. 김검사가 우리 모녀 은인이에요..
인간이면 은혜를 알아야죠.. 내가, 부탁할게요.. 부탁할게요..
강욱 ……
씬47-1. 야외 까페/낮
영길, 강욱에게 선물을 하나 내밀고 있다.
강욱 이게 뭐예요?
영길 풀어봐.
강욱, 풀어보면 작은 칼이다.
영길 내가 처음 요리 배울 때 쓰던 거야. 그 작은 칼로 야채도 다듬고 생선도 다듬고, 그 칼에
손도 숱하게 베어보고, 별거 별거 다했다. 선물이야.
강욱 (감격) 고맙습니다.
영길 강욱아.
강욱 네.
영길 비록 험한 길 가는 너한테 내가 줄 꺼라고는 이 칼 밖에 없지만,
강욱아, 잊지 마라. 니 뒤에는 내가 있다는 거.
강욱 (웃으며) 네 싸부님.
영길 그 칼 무뎌지면 언제든지 와. 칼 가는 방법은 또 내가 잘 알지 않냐.
강욱 네.
영길 (걱정스럽게) 에유, 나도 모르것다. 내가 잘하는 건지, 어쩐지..
강욱 (지그시 칼을 본다.)
영길 짜식, 디게 마음에 드나 보네?
강욱 (칼을 보는 눈이 붉어지고)
영길 (보면)
강욱 (억지로 울음 삼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 들며) 싸부, 고맙습니다.
씬48. 지하철 역/오후
지상으로 나와 있는 지하철 역.
강욱이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전동차가 서고,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강욱, 탈 생각 않고 약간 고개를 숙인 채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만 보고 있다. 벨소리가 울린다. 액정에
<울트라캡숑대빵>
강욱 (폴더를 열자마자 장난스럽게) 헤이 대빵.
씬49. 거리/낮-삭제
씬50. 태현의 사무실/오후
책상 앞에 앉아있는 태현, 건실, 재철이 그 앞에 서있다.
건실 냄새가 납니다 검사님.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어요.
태현 (생각하고 있는)
재철 계장님, 어떻게 거기서 잠복할 생각을 하셨어요? 지시도 없이,
건실 (발로 차며) 내가 너니, 내가 너야?
재철 (피하며) 아, 정말
건실 검사님, 얼른 수색 영장 받아서 서강욱 집 한번 수색해보죠.
지난 번에 필리핀에서 들여온 것도 우편으로 거래 했었잖아요 왜.
태현 …… (심각하게 고민하는)
씬51. 병원 복도/오후-삭제
씬51-0. 대형 서점 앞/오후/추가 씬
율주, 서점 앞, 간이 의자에 앉아서 강욱을 기다리고 있다.
멀리 다가오던 강욱, 율주를 발견하자 그대로 서서 바라본다.
율주, 저도 모르게 입에서 낮게 허밍으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고,
서점에서 엄마 손을 잡고 나오는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든다.
강욱 (걸음 멈추고 서서 그런 율주 바라보는)
율주 (어느 순간 강욱을 보고 환하게 웃고)
강욱 (다가와 옆에 앉으면)
율주 왜 이렇게 늦었어.
강욱 (율주가 있는 봉투 보며) 뭐 샀어요?
율주 책.
율주,강욱 (동시에) 서점에서 책사지 빵 사나?
두 사람, 소리 내서 웃는다.
강욱 (순간 밀려오는)
율주, 봉투에서 책을 꺼내면,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위한 책들이다.
율주 (책 보이며) 자신 있지?
강욱 ……
율주 운전은 내가 가르쳐 줄게. (또 다른 책을 꺼낸다. 요리책이다.) 이건 내꺼.
너한테 맛있는 거 많이 해 줄 거야.
강욱 (짠해지는데)
율주 왜 아무 말도 안 해? 감동 받았어?
강욱 .. 네.
율주 (강욱의 팔짱을 끼며) 우리 나중에 할머니랑 우리 엄마랑 다 같이 여행가 자. 운전도 같이
하고, 맛있는 것도 같이 만들고..
강욱 ……(대답 않는)
율주 왜 또 대답 안 해?
강욱, 갑자기 율주를 와락 안아버린다.
강욱에게서 빠져나오려는 율주, 강욱, 율주 놓치 않고 꽉 안고 있는,
씬51-1. 라디오국 사무실/오후
자경, 책상 앞에 쌓아놓은 씨디 사이에서 음반 하나를 찾고 있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자경 (전화를 걸고는) 정피디, 리스달 꺼 어딨어? (사이/짜증) 자료실에 없으니 까 그렇지, 너
하나 가지고 있잖아. 어디?.. 알았어.
전화를 끊은 자경, 책상서랍을 연다.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노트들 사이 에 몇 장의 음반, 리스달을 찾아낸다.
다이어리가 보인다. 서랍을 닫으려는데, 다이어리 사이에 껴있는 사진이 눈에 띈다. 본다. 자신의 사진이다.
자경 (어이없고)
덮으려다가 글이 눈에 잡힌다. 본다.
<오늘 김태현 검사가 찾아왔다. 강욱이가 진짜 범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고 있었다. 한명씩 알아가고 있다.
자경이는 언제쯤 알게 될까?>
자경 !!!!!!!
자경, 빠르게 다시 읽고, 또 읽고, 읽는다.
씬52. 방송국 스튜디오/늦은 오후
자경이 빠르게 들어와서 호태 앞에 가서 선다.
호태 (무슨 일인가 싶은데)
자경 (다이어리를 들이밀며) 이게 무슨 소리야.
호태 (굳는)
자경 무슨 소리냐구.
호태 ……
자경 강욱이가 범인이 아니라니?
호태 ……
자경 너, 당장 말 못해?
호태 (보면)
자경 말해, 이게 무슨 소린지 당장 말해!
호태 ……
자경 강욱이가 아니면, 누구야, (믿고 싶지 않지만) 이율주 선생님이니?
호태 그래..
자경 (기가 막히고)
호태 내가 말했잖아. 강욱이와 선생님 사이에 니가 모르는 비밀이 있다고,
자경 (기막혀) 그러니까.. 강욱이가 대신 들어갔단 말야?
호태 이율주 선생님은 몰라.
자경 (더 기가 막히고)
호태 (자경을 보는)
자경 넌 어떻게 알았니..
호태 그날.. 난 거기 있었어. 사건 현장에. 내 눈으로 봤어.
자경 (싸늘하게) 근데, 왜 가만 있었니 너.
호태 (말 못하는)
자경 너, 다 알면서도 5년 동안 모른 척 했단 말야? 너 니가 무슨 짓을 했는 줄 알아?..
정호태, 나, 너 용서 못해.. 절대 용서 못해.. 선생님도 용서 할 수 없어. (호태를 싸늘하게 쏘아보고는
나간다.)
씬53. 거리/늦은 오후
자경의 차가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자경 (분노하고 있는)
씬53-1 레스토랑/늦은 오후/추가 씬
자경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윤종 (뛰어 들어오는 자경 보고) 어, 안녕하세요?
자경 안녕하세요. 서강욱씨 좀 불러주실래요?
윤종 강욱 오빠요? 그만 뒀는데, (그것도 몰랐냐는 표정)
자경 (놀란)
(씬54 삭제)
씬55. 강욱의 집 앞/늦은 오후
율주의 차가 선다.
율주 강욱아, 너.. 아무 일 없는 거지?
강욱 그럼요.
율주 (잠시 보다가) 됐어 그럼, (하는데)
차창 너머로 자경이 서있는 것이 보인다. 강욱도 동시에 봤다.
자경 (율주를 쏘아보고 있는)
율주 (보는)
강욱 (차에서 내려 자경을 본다.)
자경 (눈에 눈물이 맺혀 있고)
강욱 (자경이 이상하다. 다가가는데)
자경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강욱 (알았구나, 직감한)
자경 (율주에게 다가가며) 선생님이 무슨 짓을 했는 줄 아세요?
율주 !
강욱 (율주에게 다가가려는 것을 막으며) 자경아.
자경 (버럭) 넌 비키라구! 이 바보 같은 자식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율주 (차에서 나와서 자신을 쏘아보고 있는 자경을 보는)
강욱 (자경을 데리고 여기를 빠져나가야 한다.) 자경아.. 가자.. (자경을 잡아끄 는데)
자경 놔! (율주에게 다가가려는데)
강욱 (다시 막고)
율주 (어쩌지 못하고 그저 보기만)
자경 (원망의/율주에게 소리친다) 선생님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요? 알아 요?
강욱 자경아, 잠깐만, 잠깐만..
율주 (강욱을 다시 만났기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하고 덤덤히 서있는)
자경 (막고 선 강욱을 뿌리치며) 선생님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아냐고요!
강욱, 자경이 말 못하도록 자경을 꽉 안아버린다.
율주 !!
강욱 (자경을 꽉 안고서 율주 안 들리게 자경의 귀에 대고 눈에 핏발이 서서는)
제발 자경아.. 제발.. 제발.. 제발..
자경 (그제 서야 숨을 몰아쉬고만 있는)
율주 (보고 있자니 가슴 찢어지고)
강욱 (자경에게서 떨어져 간절한 눈빛으로 자경을 본다.) 제발 자경아,
자경 (핏발 선 눈 보고)
강욱, 자경을 데리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율주, 멍해져서 서있다.
씬56. 강욱의 집 일각 골목길/늦은 오후
강욱, 자경을 데리고 골목길로 들어온다.
강욱 (애원하는 눈빛으로) 안 돼, 이러면 안 돼 자경아.
자경 바보자식.
강욱 ……
자경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인간, (울컥하고)
강욱 (배시시 웃는)
자경 (눈물 주르르)
강욱 자경아.. 오빠, 괜찮아.
자경 괜찮다구? 뭐가 괜찮아.
강욱 다 지난 일이잖아.
자경 지나긴 뭐가 지나, 넌 평생 전과자로 살면서 이 수모 저 수모 다 당해야 하는데, 도둑
잡아도 도둑으로 몰리면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뭐가 괜찮아.
강욱 (웃으며) 다음부터는 도둑 안 잡으면 되지 뭐.
자경 나 선생님한테 말 할 거야.
강욱 자경아.
자경 나 이제 알았어.. 니가 영원히 내 사람 될 수 없다는 거..
너한테는 선생님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는 거, 그동안 내가 헛꿈 꿨다는 거.. 나, 너의 세컨드가 되어도
행복하다는 거!
강욱 (지그시 보는)
자경 나, 니 억울한 죄 벗기고 싶어.
강욱 니가 말하면.. (강한) 그 순간부터 너랑 난 완전히 끝이야.
자경 (같이 강한) 진작에 끝난 거 아니었어? 너 지난번에 나 안본다고 했잖아.
괜찮아, 그렇게 해, 근데, 나는 널 위해서, 니 누명 벗겨줄래.
강욱 .. 자경아, 선생님 이 사실 알면 못 살아. 선생님 못살아.
자경 (싸늘하게) 너한테는 선생님이 중요할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니가 중요 해.
강욱 (가만 보는)
자경 내가 왜 참아야 돼? 내가 왜.
강욱 (저도 터지겠는/애원하듯 보며) 자경아, 제발.. 제발.. 제바알~
자경 나 절대, 안 참아.
씬57. 강욱의 집앞/늦은 오후
율주, 서성거리면서 강욱을 기다리고 있는데,
인자 (뒤에서) 이게 누구야?
율주 (돌아보곤 반갑게) 할머니, 안녕하셨어요?
인자 (곱지 않게) 보시다시피 난 안녕한데, 선생님이 어쩐 일이야?
율주 (당황하는)
인자 왜 선생님이 우리 집 앞에 있어?
율주 저 할머니.. 진작에 찾아뵙지 못해서.. (하는데)
인자 내가, 다시는 보지 말자고 했어 안했어?
율주 (고개만 숙이고 있는)
인자 약혼한 처녀가, 이게 무슨 짓이야? 응? (한 숨 섞인) 내가, 부탁했잖아..
내가, 우리 잊고 살자고, 부탁했잖아.
율주 (아무 말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는)
인자 제발, 잊고 살어.. 더는 상처기 내지 말고.. 어서 가. 뵈기 싫어.
율주 할머니.
인자 어서 가아~
율주, 어쩌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는 돌아선다.
인자, 혀를 차고는 안으로 돌아서고,
씬58. 강욱의 집 일각 거리/늦은 오후
인자에게 쫓겨난 율주, 쉽이 떠날 수도 없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강욱은 어디 갔을까, 답답하기만 하다.
율주, 어디에 있을지 몰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데,
율주의 손을 낚아채는 손, 강욱이다.
율주 (보고) 강욱아.
강욱 가요.
율주 자경인.
강욱, 말없이 율주를 데리고 걸어간다.
씬59. 거리/늦은 오후
강욱, 율주의 손을 잡고 걸어간다. 강욱의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거의 뛰다시피,
율주 (왜 이러는지 몰라) 강욱아.
강욱 (말없이 걷는)
율주 (걸음 멈추며) 강욱아, 잠깐만.. 너 왜이래.
강욱 (본다.)
율주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지 말해.
강욱 (눈시울이 붉어지는)
율주 말해, 무슨 일인지 말해. 너 이상해. 춘천 갔다온 다음부터 이상해졌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강욱 우리.. 어디든 가요.
율주 (본다.)
강욱 어디든.. 가요.
율주 (잠시 보다가) 도망가지 말자. 우리.. 부딪쳐서 이겨내자.
강욱 아뇨.. 가야 돼요.. 지금 가야 돼요.. 안 그러면, 안 그러면, (말 멈추는)
율주 안 그러면,
강욱 (보기만)
율주 벌써 지친거야?
강욱 우리.. 며칠만이라도요.
율주 (보는)
강욱 며칠만이라도.. 며칠만이라도.. 어디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요..
율주 (달래는) 강욱아.
강욱, 율주의 답을 듣지 않고 율주를 데리고 달린다.
씬60. 버스터미널/늦은 오후
율주, 서있다. 강욱이 표를 사가지고 온다.
강욱 가요.
율주 강욱아 이러지 마..
강욱 (강한) 가야 돼요.
율주 (진지한) 서강욱.
강욱 (보면)
율주 너, 말해.. 내가 모르는 일 있어 너. 그치.
강욱 없어요 그런 거.
율주 있어, 너 있어. 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니, 응?
강욱 없어요 아무 일도.
율주 아냐, 너 분명히 있어.
율주의 전화벨이 울린다. 보면, 태현이다.
율주 (망설이는데)
강욱 받지 마세요.
율주 (잠시 보다가) 받을게.. 전화까지 피할 필요 없어. (받으며) 태현씨.
강욱E 그래.. 너 혹시 지금 강욱씨랑 같이 있니?
율주 !
씬61. 강욱의 집/늦은 오후
강욱의 집을 이미 수색했다. 건실, 우편으로 배달 된 물뽕을 들고 있다.
수신자에 서강욱 이라고 되어 있다.
인자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게 무슨 일인가만 싶고,
태현 (사람들과 조금 떨어져서 전화를 하고 있는) 같이 있어?
율주E 그건 왜.
태현 (같이 있음을 직감한) 어디니 지금.
순간, 전화기 너머 고속버스 터미널의 안내원 안내방송이 들린다.
여자E (전화기 너머) 잠시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해남행 00시 발 버스가 차량 사정으로 인해
지연 되었아오니... (하는데)
태현 (굳어지면서 전화를 끊고)
씬62. 해남행 버스 승차장/늦은 오후
강욱과 율주, 해남행 버스에 앉아있다.
율주 (이건 아닌다 싶은데)
강욱 (결심한 듯 앉아있고)
율주 (다시 한번) 강욱아.
강욱 (대답 않고 앞만 보고 있는)
율주 (어째야 할지)
씬63. 거리/늦은 오후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는 거리. 싸이렌을 울리며 달려가는 차.
재철이 운전하는 차에 태현이 타고 있다.
태현 (굳은 표정으로 밖을 보고 있고)
씬64. 해남행 버스/늦은 오후
아직 출발하지 않은 버스.
버스 안의 강욱과 율주, 둘 다 말이 없다.
율주 (아무래도 아니다. 일어서며) 강욱아, 우리 내리자.
강욱 (율주를 다시 앉힌다.)
율주 강욱아. (내리려는데)
기사, 차에 오른다. 문이 닫힌다.
율주 (끝까지 이건 아니다 싶은데)
씬65. 거리/늦은 오후
태현이 탄 차가 달려오고 있다.
씬66. 버스 승차장/늦은 오후
버스가 막 출발하기 시작했다.
순간, 싸이렌 소리, 태현의 차가 버스를 막는다. 버스 선다.
강욱,율주 (밖을 보고 놀라는데)
차로 올라오는 건실과 재철. 강욱에게 다가온다.
강욱 (보면)
건실 내려. (하고는 율주 보고 놀라는)
율주 (건실 알아보고 놀라고)
강욱 (굳어서) 무슨 일입니까.
건실 서강욱씨 일단 내려. 마약소지 혐의야.
강욱 !
율주 (무슨 소린가 싶고)
태현이 밖에서 기다리며 서있다.
강욱과 율주가 버스에서 내린다. 기다리고 있던 태현을 본다.
태현 (굳은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고)
강욱 (보는)
율주 (태현 보는)
건실 (강욱에게)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고 당신이 하는 말은 당신에 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으며, (수갑을 채우려는데)
율주 (놀란 얼굴로 보고)
강욱 (굳는데)
태현 잠깐만요, (채우지 말라고 저지하고)
태현 (다가와서는 율주에게 시선 안주고) 서강욱씨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합니 다.
강욱 (웃는 얼굴로) 뭔가 잘못 아셨습니다 검사님.
태현 나도 그러길 바랍니다.
강욱 (보는)
태현 (보는)
서로 보는 강욱과 태현, 두 사람을 바라보는 율주, 그 세 사람의 모습에서 엔딩.